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격조 隔阻


 십 년 가까이나 격조된 것 같았다 → 열 해 가까이나 뜸한 듯했다

 오래 격조하여 → 오래 떨어져서 / 오래 못 만나

 피차 격조히 지내 왔다 → 서로 떨어져 지내 왔다 / 서로 뜸하게 지내 왔다


  ‘격조(隔阻)’는 “1.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함 ≒ 소조(疏阻) 2.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막힘”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뜨악하다·뜸·뜸하다·뜨음하다·뜨막하다·등돌리다·등지다’나 ‘동떨어지다·떨어지다·떨어뜨리다·따로·따로따로’로 다듬습니다. ‘까마득하다·가마득하다·아득하다·아스라하다’나 “만나지 않다·마주보지 않다·섞이지 않다·안 만나다”로 다듬고요. ‘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멀리하다’나 “못 보다·못 오다·보지 못하다·오지 못하다”로 다듬어요. ‘꺼리다·꺼려하다·끊다·끊기다·끊어내다·끊어지다’나 ‘남·남남·남나라·남누리’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데면데면하다·서먹하다·서먹서먹하다·고개돌리다·얼굴돌리다’나 ‘외따로·외딴·외딸다·헤어지다·헤지다’로 다듬어도 되어요. ㅍㄹㄴ



격조했습니다, 이누야샤 님

→ 오랜만입니다, 이누야샤 님

→ 뜸했습니다, 이누야샤 님

《이누야샤 2》(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 75쪽


다륜 그리고 나르사스도! 격조했네

→ 다륜 그리고 나르사스도! 뜸했네

→ 다륜 그리고 나르사스도! 멀었네

《아르슬란 전기 6》(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85쪽


그간 격조했습니다

→ 그동안 뜸했습니다

→ 그새 못 왔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 이제야 왔습니다

《아르슬란 전기 9》(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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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노래 - S코믹스 S코믹스
이치카와 하루코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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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5.4.

만화책시렁 830


《벌레와 노래》

 이치카와 하루코

 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3.6.



  우리집에 후박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얼추 마흔 해쯤 앞서 마을 아재가 한 그루 심었다는데, 천천히 자라고 줄기가 굵으면서 어느덧 크고작은 새가 내려앉는 쉼터로 자리잡았습니다. 후박꽃이 피면서 맺는 후박알을 새가 쪼아먹고서 똥을 누면 어린나무가 곳곳에 하나둘 늘어요. 올해에는 어린 후박나무 가운데 한 그루에 애벌레가 잔뜩 붙어서 잎을 거의 다 갉았습니다. 우리집에서 함께사는 참새에 딱새에 박새에 동박새는 왜 이 애벌레를 안 잡나 하고 지켜보았어요. 잎을 거의 다 갉힌 나무는 보름쯤 지나면서 다시 새잎을 냅니다. 《벌레와 노래》를 읽었습니다. 그림님은 다른 그림꽃에서도 ‘결을 뛰어넘는 짝짓기’ 또는 ‘뒤범벅 짝짓기’ 또는 ‘나란히 짝짓기’를 선보입니다. 살며 짝을 지어서 놀 수 있습니다만, ‘마음’과 ‘넋’과 ‘얼’이 없는 채 몸섞기에만 기울면, ‘빛나는’ 길이 아니라 ‘빛바래며’ 길드는 늪으로 가게 마련입니다. 삶을 짓는 살림길이 아닌 활활 타오르는 짝짓기는 얼핏 ‘빛나는’ 듯싶어도 불길로 한때 크게 환할 뿐, 이내 사그라들어 재가 되어요. 그야말로 ‘불타는 짝짓기’라 할 텐데, 푸른별을 비추는 해는 이글이글 타지 않습니다. 뭇숨결을 고루 살리는 빛볕살이에요. 우리가 짝을 지을 적에는 ‘몸섞기’에 안 얽매여야 하지 않을까요? ‘마음나눔’을 봐야 하지 않을까요?


ㅍㄹㄴ


“아빠를 돌봐줘야 하니까 이렇게 됐어. 일할 때 외엔 멍하고 잠이 많거든.” 18쪽


“여동생을 버릴 수는 없어. 인간의 쓰레기와 별의 부스러기 남매야. 내게서 떠나지 마.” 146쪽


“우타. 미안해.” “바보. 그런 말은 안 배워도 돼.” “계속 바다에 안 있어서 좋았어.” 213쪽


#蟲と歌 #市川春子


+


《벌레와 노래》(이치카와 하루코/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


정말 좋았어. 월례 연주회를 열까

→ 참 좋았어. 달노래마당을 열까

→ 아주 좋았어. 달노래잔치를 열까

28쪽


넌 절집 아들이니까 정진요리 정도는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절집밥 즈음은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풀꽃밥쯤은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풀밥살림은 할 수 있겠네

122쪽


귀소본능이 심겨 있어

→ 둥지넋을 심었어

→ 집넋을 심었어

→ 보금사랑을 심었어

1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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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15 : 것 중 하나 이런 것


이 나라에서 내가 배우는 것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 나는 이 나라에서 이런 일도 배운다

→ 난 이 나라에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 난 이 나라에서 늘 배운다

《갈등하는 눈동자》(이슬아·이훤, 먼곳프레스, 2026) 32쪽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는 것 중 하나 + 이런 것이다”입니다. 어느 하나를 말할 적에는 “-는 것 중 하나”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무엇을 하는지 밝히면 됩니다. 우리는 “이런 것이다”를 말끝에 넣어서 앞말을 받는 얼개를 안 씁니다. 덜어낼 군말입니다. ㅍㄹㄴ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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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14 : 퇴장 결심 허공 마지막 마침표


스스로 삶에서 퇴장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허공에 대고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다

→ 스스로 삶에서 물러나기로 한다. 떨리는 손으로 하늘에 대고 마지막을 찍는다

→ 스스로 삶을 떠나기로 한다. 떨리는 손으로 하늘에 대고 마침꽃을 찍는다

《너랑 나랑 노랑》(오은, 난다, 2012) 44쪽


삶에서 물러난다고 할 적에는, 이 삶을 마치겠다는 뜻입니다. 삶을 떠나기로 할 적에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다는 마음입니다. ‘마침꽃’이란 마지막으로 찍는 꽃입니다. “마지막 마침표”라 하면 겹말입니다. 다만, 마침꽃을 여럿 찍다가 그야말로 ‘끝’으로 찍고는 더 안 찍는다는 뜻으로 여길 수 있으니, 이러한 뜻을 살리려면 “하늘에 대고 마침꽃을 마지막으로 찍었다”로 손보면 되어요. ㅍㄹㄴ


퇴장(退場) : 1. 어떤 장소에서 물러남 2. 회의장에서 회의를 마치기 전에 자리를 뜸 ≒ 퇴석 3. 연극 무대에서 등장인물이 무대 밖으로 나감 4. 경기 중에 선수가 반칙이나 부상 따위로 물러남

결심(決心) : 할 일에 대하여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함 ≒ 결의(決意)

허공(虛空) : 텅 빈 공중”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공중(空中)’은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마침표(-標) : 1. [언어] 문장 부호의 하나. ‘.’의 이름이다. 서술·명령·청유 따위를 나타내는 문장의 끝에 쓰거나, 아라비아 숫자로 특정한 의미가 있는 날을 표시할 때, 장, 절, 항 등을 표시하는 문자나 숫자 다음에 쓴다 ≒ 끝점·온점 2. [언어] 이전 문장 부호 규정에서 온점(.), 고리점(?), 물음표(?), 느낌표(!)를 아울러 이르던 말. 2015년 문장 부호 규정 개정 시(2015년 1월 1일 시행)에 이 조항이 삭제되었다 ≒ 종지부·종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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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12 : 레드 탐 레드 것들의 종착지


레드는 탐스럽습니다. 레드는 모든 익는 것들의 종착지입니다

→ 빨강은 먹음직합니다. 열매는 익으며 빨갛습니다

→ 붉으면 맛있습니다. 익으면 모두 붉습니다

《너랑 나랑 노랑》(오은, 난다, 2012) 16쪽


영어는 ‘red’이고, 우리말은 ‘빨강’입니다. ‘빨갛다·발갛다’나 ‘붉다·불그스름하다’처럼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먹음직합니다. 먹음직스럽고 맛있어 보여요. 열매는 차근차근 익어가면서 빨간빛으로 닿습니다. 마지막으로 닿는 길은 붉은알입니다. ㅍㄹㄴ


레드 : x

red : 1. 빨간(색의), 붉은 2. (눈이) 빨간, 충혈된, 핏발이 선 3. (얼굴이) (화·당혹감·수치심 등으로) 빨간[시뻘건/새빨간] 4. (머리카락·동물의 털이) 빨간[붉은]색인

탐스럽다(貪-) : 마음이 몹시 끌리도록 보기에 소담스러운 데가 있다

종착지(終着地) :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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