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12 : 레드 탐 레드 것들의 종착지


레드는 탐스럽습니다. 레드는 모든 익는 것들의 종착지입니다

→ 빨강은 먹음직합니다. 열매는 익으며 빨갛습니다

→ 붉으면 맛있습니다. 익으면 모두 붉습니다

《너랑 나랑 노랑》(오은, 난다, 2012) 16쪽


영어는 ‘red’이고, 우리말은 ‘빨강’입니다. ‘빨갛다·발갛다’나 ‘붉다·불그스름하다’처럼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먹음직합니다. 먹음직스럽고 맛있어 보여요. 열매는 차근차근 익어가면서 빨간빛으로 닿습니다. 마지막으로 닿는 길은 붉은알입니다. ㅍㄹㄴ


레드 : x

red : 1. 빨간(색의), 붉은 2. (눈이) 빨간, 충혈된, 핏발이 선 3. (얼굴이) (화·당혹감·수치심 등으로) 빨간[시뻘건/새빨간] 4. (머리카락·동물의 털이) 빨간[붉은]색인

탐스럽다(貪-) : 마음이 몹시 끌리도록 보기에 소담스러운 데가 있다

종착지(終着地) :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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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90 : 지난번 가족 그간 혼자서 끌어안고 있던 -에 대한 -ㅁ을 -았었-


지난번 가족 모임 때 나는 그간 혼자서 끌어안고 있던 아빠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았었다

→ 나는 지난 집안모임 때 여태껏 아빠가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 나는 지난 집모임 때 이제까지 아빠가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가족은 어렵습니다만》(박은빈, 샨티, 2021) 119쪽


혼자 안기에 ‘끌어안다’라 합니다. “혼자서 끌어안고 있던”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옮김말씨 “-에 대한 + -ㅁ을 + -았었-” 얼개인 “아빠에 대한 + 두려움을 + 털어놓았었다”입니다. “아빠가 + 두려웠다고 + 털어놓았다”로 손질합니다. 그동안 털어놓기 쉽지 않기에 지난 집안모임 때 가만히 털어놓으면서 스스로 풀어냅니다. 여태 혼자 안은 마음은 언제나 스스로 내려놓으면서 풀 수 있습니다. ㅍㄹㄴ


지난번(-番) : 말하는 때 이전의 지나간 차례나 때 ≒ 거반·거번·경일·경자·과반·낭석·낭시·낭일·낭자·먼젓번·선반·선차·왕자·이전번·저번·전번·전자·전차·전회·주낭·향일·향전

가족(家族) :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그간(-間) :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비교적 짧은 동안 = 그사이

끌어안다 : 1. 끌어당기어 안다 ≒ 끌안다 2. 일이나 책임을 떠맡다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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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89 : 도로 위에서의 주행 큰 영향을 미치


도로 위에서의 주행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 길에서 달릴 적에 크게 다르지만

→ 길에서 달리면 크게 다르지만

《자전거를 타면 앞으로 간다》(강민영, 자기만의방, 2022) 78쪽


일본말씨와 옮김말씨가 섞인 “도로 위에서의 주행에 +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같은 글월은 “길에서 달릴 적에 + 크게 다르지만”으로 손봅니다. 길에서 달리거나 들에서 달리면 다르지요.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영향’을 ‘미치다’로 풀이하고, ‘미치다 ㄴ’을 ‘영향’으로 풀이하며 얄궂습니다. “영향을 미치다”는 잘못 쓰는 겹말씨입니다. 아예 덜어낼 노릇입니다. ㅍㄹㄴ


도로(道路) : 사람, 차 따위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비교적 넓은 길

주행(走行) : 주로 동력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나 열차 따위가 달림

영향(影響) :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일

미치다 ㄴ : 1. 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2.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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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하정우 손털기



  저잣거리에서 일하는 사람하고 손을 잡다가 자꾸자꾸 ‘손털기’를 하는 모습이 찍혀서 말밥에 오른 하정우 씨가 있다고 한다. 말밥에 오른 지 이틀쯤 지난 뒤에는 마치 ‘허리꺾기’를 하듯 온몸을 숙이면서 ‘손잡기’를 하는 모습을 찰칵찰칵 잔뜩 찍어서 누리길(sns)에 올린다고 한다.


  얼추 쉰 살이라는 나이를 살아오면서 ‘손잡기’를 해본 바가 없을까? 손을 마주잡은 사람이 뻔히 보는 눈앞에서 ‘손털기’를 하면, 왜 이렇게 손을 터는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손털기를 하는 이가 ‘저놈(저짝 무리 놈)’이면 화살을 퍼붓고, 손털기를 하는 이가 ‘이놈(우리 무리 놈)’이면 감싸려고 할 뿐이다.


  아이가 손을 잡자고 하면서 “사탕과 침과 흙이 범벅인 손”을 내밀 적에 어찌하려는지 물어보고 싶다. ‘우리집 아이’뿐 아니라 ‘이웃집 아이’가 코딱지를 후비다가 입으로 쏙 넣던 손을 슥 내밀면서 “아저씨, 나랑 손잡아요!” 하고 방긋 웃으면 어찌하려는지 물어볼 노릇이다.


  우리가 어버이라면, 또 어른이라면, 아이 손에 뭐가 묻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버이나 어른이라면 가만히 손수건을 꺼내어 먼저 아이 손을 살살 쓰다듬으면서 닦아 주겠지. 손수건을 미처 못 챙겼으면 옷자락이나 옷소매로 먼저 아이 손을 살살 닦아 줄 테고. 이러면서 “그래, 손을 잡자. 그런데 네가 신나게 놀면서 손에 이모저모 많이 묻었네. 놀다 보면 뭐가 잔뜩 묻게 마련인데, 손을 자주 씻고, 또 손수건을 챙겨서 닦으면 손이 무척 기뻐해. 그래서 아저씨가 네 손을 이렇게 손수건으로 살살 닦아 주고 싶단다.” 하고 한마디를 곁들이면 서로 즐겁다. 이때에 아이는 문득 한 가지를 배우지.


  벼슬(국회의원)을 얻고 싶어서 “서울살이를 한동안 접고서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다. 위에 계신 분이 밑으로 내려갈 적에는 종이(표)를 얻고픈 마음일 텐데, 벼슬을 얻는 분은 뽑기를 앞둘 적에만 사람들을 만나서 손을 잡더라. 뽑기를 마친 뒤에는 “손잡기는커녕 얼굴조차 볼 수 없”더라. 아무튼, 하루 내내 손에 물과 먼지와 얼룩과 이모저모 묻히면서 바지런히 일하면서 땀흘리는 사람은 아주 마땅히 손에 이모저모 많이 묻는다. 벼슬아치가 저잣사람하고 손을 잡는다고 할 적에는 무슨 뜻일까? 기꺼이 물도 때도 먼지도 얼룩도 비린내도 받아들이면서 배우겠다는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벼슬을 얻기 앞서 부디 왼손에는 종이(수첩)를 쥐고서, 오른손에는 손수건을 챙기기를 빈다. 저잣사람뿐 아니라 마을사람이 무엇을 바라는지 들을 적마다 얼른 종이에 적기를 빈다. ‘꾸밈머리(에이아이)’한테 시키거나 맡기지 말자. 몸소 듣고 손수 적자. 이러면서 저잣거리 사람들한테 손수건을 하나씩 나눠줄 수 있다. “이렇게 애써 일하시는 땀내음을 저도 손바닥으로 물씬 느낍니다. 애써 주시는 손끝으로 이 나라가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그래서 여러분 손을 잡고서 손수건으로 땀도 물도 얼룩도 닦아 주고 싶습니다.” 하고 속삭이면서 손수건을 하나씩 드리면 될 노릇 아닐까?


  핑계를 대지 말자. 아직 모르니까 배울 뿐이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잘못을 했으니 더 고개숙이면서 “제가 나이가 쉰 살이 넘었어도 아직 철이 없습니다. 철없이 군 짓을 부디 너그러이 보아주십시오. 더 허리숙이면서 애쓰겠습니다.” 하고 말 한 마디 하면 될 일이지 않나? 종이(수첩)하고 손수건을 안 챙기면서 그저 허리만 굽신굽신하는 몸짓인 이들이 벼슬자리에 앉는 일은 다시는 없기를 빈다. 귀담아듣고, 받아적고, 이야기하고, 바로바로 바꾸고 고치는 모습을 보이기를 빈다. 벼슬을 거머쥔 다음에 하지 말고, 벼슬을 아직 안 쥐었을 적부터 일해야 비로소 ‘일꾼’이다. 벼슬(국회의원)은 “사람들이 낸 낛(세금)으로 일삯을 받는 심부름꾼이라는 자리”이다. 사람들이 낸 낛을 다달이 엄청나게 받는 벼슬인데, 기껏 즈믄(1000) 사람 손쯤 잡았다고 손이 저린다면, 벼슬을 가로채려고 하지 말아야지. 2026.5.2.


ㅍㄹㄴ


하정우, 악수 후 '손 털기' 논란… "유권자가 벌레냐" 야권 한목소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28467?sid=100


하정우의 '손 털기' 논란 팩트체크…'풀 영상' 모두 찾아봤다|지금 이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eAbVse4PYog


하정우, '악수' 사진 무더기 SNS 게재…'손털기' 논란 정면 돌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922635?sid=100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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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무색 無色 ㄴ


 무색한 웃음 → 낯없는 웃음 / 덧없는 웃음 / 초라한 웃음 / 부끄런 웃음

 넘어지자 무색하여 → 넘어지자 창피하여 / 넘어지자 남사스러워

 궁전이 무색할 정도의 큰 저택 → 임금집이 초라할 만큼 큰집

 그녀가 어찌나 고운지 천궁의 선녀들도 무색하게 될 지경이었다 → 그이가 어찌나 고운지 하늘아씨가 빛을 잃을 판이다


  ‘무색(無色) ㄴ’은 “1. 겸연쩍고 부끄러움 2. 본래의 특색을 드러내지 못하고 보잘것없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창피·창피하다’나 ‘부끄럽다·바끄럽다·부끄럼질·부끄럼짓’으로 고쳐씁니다. ‘남사스럽다·남우세·남우세스럽다·남우세하다’나 ‘납작·납작납작·납작하다’나 ‘낯간지럽다·낯뜨겁다·낯부끄럽다·낯없다’로 고쳐써요. ‘빛잃다·빛을 잃다·덧없다·부질없다·보잘것없다·볼것없다’로 고쳐쓰지요. ‘쓸데없다·쓰잘데기없다·쓰잘머리없다·쓸모없다·쓸일없다·쓸모잃다·쓸것없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달아오르다·벌겋다·벌개지다·붉어지다’나 ‘스스럽다·쑥스럽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가렵다·간지럽다·간질거리다·간질간질’이나 ‘근지럽다·근질거리다·근질근질’로 고쳐씁니다. ‘아니다·아닌 말이다·아닌 말씀입니다·아니올시다’나 ‘주제넘다·주제모르다·주제없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초라하다·쪽팔리다·야코죽다’나 ‘코납작·코가 납작·콧대죽다·콧대꺾이다·큰코 다치다’로 고쳐쓰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무색’을 셋 더 실으나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무색(-色) : 물감을 들인 빛깔

무색(無色) ㄱ : 아무 빛깔이 없음

무색(霧塞) : 안개가 짙게 끼어 가려져 있음



순박한 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져 버렸다

→ 착한 고장이라는 말이 스스럽다

→ 수수한 고장이라는 말이 초라하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보석이 된다》(김수남, 석필, 1997) 70쪽


하지만 그건 자신이 싸게 사기 때문이지, 조선답다는 수식은 비상시와 떨어진 가게를 남겨둘 필요가 없다는 말에 의해 무색해진다

→ 그렇지만 제가 싸게 사기 때문이지, 조선답다는 말은 불벼락과 떨어진 가게를 남겨둘 까닭이 없다는 말 탓에 빛을 잃는다

《고서점의 문화사》(이중연, 혜안, 2007) 107쪽


한민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모든 것이 달라 있었다

→ 한겨레라는 말이 덧없을 만큼 모두 달랐다

→ 한겨레라는 말이 부질없을 만큼 모두 다르다

《꽃이 펴야 봄이 온다》(셋넷학교 엮음, 민들레, 2010)19쪽


쓰기를 연마해 온 나의 십수 년이 무색해질 만큼

→ 쓰기를 갈고닦은 열몇해가 남사스러울 만큼

→ 쓰고 벼리던 열몇해가 부끄러울 만큼

→ 글을 갈아온 열몇해가 간질댈 만큼

→ 글을 가다듬은 열몇해가 쑥스러울 만큼

《갈등하는 눈동자》(이슬아·이훤, 먼곳프레스, 202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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