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제공 提供


 숙식 제공 → 먹고잠 / 밥과 집 줌 / 집과 밥 있음

 자료 제공 → 밑감 줌 / 밑거리 댐 / 밑글 도움 / 밑 이바지

 금품 및 향응 제공이 → 돈이나 밥을 주면 / 돈이나 밥을 건네면


  ‘제공(提供)’은 “갖다 주어 이바지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있다·주다·되다·아름힘’이나 ‘나누다·나눔·나누기·나눠받다·나눠주다’로 다듬습니다. ‘나오다·내놓다·내다·내밀다·내주다·내어주다·넣다’나 ‘노느다·노느메기·누리다’로 다듬어요. ‘대다·대보다·대주다·도와주다·도움·돕다·이바지’나 ‘드리다·드림·베풀다·보내다·건네다·꺼네다·끄집다’로 다듬을 수 있어요. ‘받다·받음·받아들이다·받아주다·받아쓰다’나 ‘보이다·보여주다·알려주다·알리다·알림·아뢰다’로 다듬지요. ‘하다·해놓다·해대다·해두다·해주다·해오다’나 ‘들이대다·들이밀다·맡다·맡기다·차리다·차려놓다’로 다듬고요. ‘바라지·바라지하다·앞바라지·앞배·앞보기’나 ‘뿌리다·사주다·써먹다·쓰다·쓰이다·팔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들다·들리다·들려주다·밝히다·털어놓다·나타내다·드러내다’로 다듬습니다. ‘얘기·얘기하다·이야기·이야기하다’나 ‘풀다·풀리다·풀어내다·풀어놓다·풀어주다·풀어먹다’로 다듬을 만합니다. ‘열다·열리다·열어주다·열어젖히다’로 다듬으며, ‘바치다·땀내다·땀바치다·땀쏟다·몸바치다·품들이다·품바치다·품쏟다’나 ‘흩뿌리다·흩어뿌리다’로 다듬으면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제공’이 여섯 가지 더 나오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제공(制空)’은 ‘하늘힘·하늘잡이·하늘을 잡다’로 다듬을 만해요. ㅍㄹㄴ



제공(制空) : 공중에서 적을 제압하는 일

제공(祭供) : 제사에 이바지함. 또는 그런 물건

제공(提公) : 신라 때에, 나이에 따라 구분한 남자의 등급 가운데 하나

제공(提?/諸貢) : 첨차와 살미가 층층이 짜여진 공포

제공(提控) : 고려 시대에, 연경궁 제거사에 속한 정칠품 벼슬

제공(諸公) : = 제위(諸位)



4백 석을 생산하는 논밭일을 하는 데 소실들은 노동력을 제공하여야 했다

→ 400섬을 낳는 논밭을 짓는데 꽃아씨도 일하여야 했다

→ 400섬을 얻는 논밭을 짓는데 버금각시도 몸바쳐야 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2》(조갑제, 조선일보사, 1998) 324쪽


우리는 누락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 우리는 빠진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 우리는 사라진 얘기를 해야 한다

《전쟁에 반대한다》(하워드 진/유강은 옮김, 이후, 2003) 16쪽


동박새를 불러 꿀을 제공해 주며 새를 유인하는 풍매화(風媒花)의 하나이다

→ 동박새를 불러 꿀을 주며 새를 끌어들이는 바람꽃 가운데 하나이다

→ 동박새한테 꿀을 주며 새를 부르는 바람받이 가운데 하나이다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3》(이상희, 넥서스BOOKS, 2004) 205쪽


그 생각 안으로 들어가는 통찰의 길을 제공하고 있다

→ 그렇게 생각하도록 꿰뚫는 눈썰미를 알려준다

→ 그렇게 생각하도록 꿰뚫는 슬기에 이바지한다

→ 그 생각으로 녹아드는 슬기로운 길을 이끈다

→ 그 생각을 꿰뚫어보는 눈길이 된다

→ 그 생각을 꿰뚫어보라고 이야기한다

→ 그 생각을 꿰뚫도록 돕는다

→ 그 생각을 꿰뚫어보는 슬기를 일러준다

《영혼의 부족 코기를 찾아서》(앨런 이레이라/이태화 옮김, 샨티, 2006) 17쪽


새들에게 풍부한 먹을거리와 안락한 집을 제공한다

→ 새한테 넉넉한 먹을거리와 아늑한 집이다

→ 새한태 푸짐한 먹을거리와 포근한 집이다

→ 새는 먹을거리와 집을 넉넉히 누린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홍선욱·심원준, 지성사, 2008) 16쪽


일차적으로 쌀을 생산해서 밥을 먹게 해 주고 거대한 녹지공간을 제공해 몸과 마음을 안락하게 해 준다

→ 첫째로 쌀을 지어 밥을 먹을 수 있고 너른숲을 베풀어 몸과 마음이 아늑하다

→ 먼저 쌀을 거두어 밥을 먹을 수 있고 푸른숲을 베풀어 몸과 마음이 포근하다

《논, 밥 한 그릇의 시원》(최수연, 마고북스, 2008) 50쪽


중국이 티베트인에게 부여한 간접세의 징수에 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 중국이 티베트사람한테 거두어들이는 낛을 깊이 돌아본다

→ 중국이 티베트사람한테 긁어모으는 나랏돈이 어떠한지 깊이 느낀다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폴 인그램/홍성녕 옮김, 알마, 2008) 122쪽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만년의 생활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 끝맺지는 못했지만 늘그막을 널리 알려준다

→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삶을 잘 보여준다

→ 마무리짓지는 못했지만 막바지 삶을 두루 다루었다

《도스또예프스끼 평전》(E.H.카/권영빈·김병익 옮김, 열린책들, 2011) 6쪽


원거리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일자리에 점차 기대게 된다

→ 먼발치 큰일터가 내주는 일자리에 차츰 기댄다

→ 멀리 있는 큰곳에서 내미는 일자리에 자꾸 기댄다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조나단 도슨/이소영 옮김, 그물코, 2011) 61쪽


스위스의 도서관이 제공하는 공간과 도서대여 시스템은 편리한 자원이었다

→ 스위스 책숲은 자리도 책도 빌려쓰기 좋게 돌본다

《스위스 방명록》(노시내, 마티, 2015) 291쪽


언론이 편파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

→ 새뜸이 한켠 이야기만 하면

→ 붓이 한쪽 얘기만 들려주면

→ 글붓이 한쪽으로 기울면

→ 글판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손석춘, 철수와영희, 2015) 103쪽


오직 세 가지 가능성을 제공한다

→ 오직 세 가지 길을 보여준다

→ 오직 세 가지 길을 밝힌다

→ 오직 세 가지 길이 있다

→ 오직 세 가지 길이 열린다

《아미쿠스 모르티스》(리 호이나키/부희령 옮김, 삶창, 2016) 81쪽


상상 가능한 온갖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 생각할 수 있는 온갖 길과 살림새에 맞춰 쓸것과 품을 내어준다

→ 헤아릴 수 있는 온갖 길과 살림새에 맞춰 쓸모와 바라지를 베푼다

→ 그릴 수 있는 온갖 길과 살림새에 맞춰 살림살이를 베풀고 이바지한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309쪽


곤충은 식물 수분을 돕고 사체 부패를 처리하며 생태계에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벌레는 꽃가루받이를 돕고 썩은 주검을 흙으로 돌리며 숲에서 큰몫을 맡는다

→ 벌레는 꽃가루받이를 돕고 썩은 주검을 흙으로 바꾸며 숲에서 큰일을 한다

《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 자연과생태, 2016) 94쪽


식품 코너에선 할인행사를 열고 푸짐한 선물도 제공했다

→ 먹는 칸에선 에누리잔치를 열고 덤도 푸짐히 줬다

→ 먹을거리 자리에선 에누리를 하고 덤도 푸짐히 줬다

《마산·진해·창원》(김대홍, 가지, 2018) 83쪽


조사를 위한 질문지가 사전에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 알아볼 물음종이를 미리 내밀지 않은 채

→ 살펴볼 물음종이를 미리 주지 않고서

《방언의 발견》(정승철, 창비, 2018) 100쪽


필요로 하는 모든 이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를 취급한다. 그야말로 만물책방이다

→ 바라는 모든 이한테 줄 수 있도록 여러 갈래를 다룬다. 그야말로 온책집이다

→ 뜻하는 모든 이한테 건넬 수 있도록 온 갈래를 다룬다. 그야말로 열린책집이다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책마을해리 엮음, 기역, 2019) 115쪽


대중의 수사修辭에 형태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그 압박이 갈수록 강력해진다

→ 우리가 두루 쓰는 말을 짓는 사람들은 갈수록 더 억눌린다

→ 우리가 널리 쓰는 말을 가꾸는 사람들은 갈수록 더 짓눌린다

《누가 시를 읽는가》(프레드 사사키·돈 셰어/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2019) 22쪽


이처럼 미러링은 우리에게 낯섦을 제공한다

→ 따라하면 이처럼 낯설다

→ 되비치면 이처럼 낯설다

→ 돌려주면 이처럼 낯설다

《타락한 저항》(이라영, 교유서가, 2019) 165쪽


나치 독일의 고급 프로파간디스트Propagandist로서 용역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고

→ 나치 독일에 멋스런 떠벌쟁이로서 아주 땀을 바쳤고

→ 나치 독일에 빛나는 알림꾼으로서 뚜렷하게 일을 했고

→ 나치 독일에 높직한 나불꾼으로서 똑똑히 품을 팔았고

《안익태 케이스》(이해영, 삼인, 2019) 55쪽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 덧글이 나오지 않아 

→ 풀이글이 없어서 옳지 않다고 따졌다

《수어》(이미화, 인디고, 2021) 106쪽


따라서 그만한 반대급부를 동네책방에서 제공해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 따라서 그만큼 마을책집이 돌려주어야 맞다고 생각을 한다

→ 따라서 그만큼 마을책집이 갚아야 맞다고 생각한다

《동네에서 서점이 모두 사라진다면》(김현우·윤자형, 화수분제작소, 2022) 116쪽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 아침마다 차려주는 맛있는 밥

→ 날마다 베푸는 맛있는 아침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 12쪽


쾌적한 쉼터와 숙소를 제공할 의무를 정하고 있어요

→ 깔끔한 쉼터와 집터를 내주어야 한다고 세웠어요

→ 산뜻한 쉼터와 잠자리를 마련하도록 해요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이수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 113쪽


부록으로 보드게임을 제공하고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열었습니다

→ 곁딸려 말놀이를 나눠주고 여러 볼거리를 열었습니다

→ 덧으로 판놀이를 내놓고 갖가지 잔치를 열었습니다

→ 덤으로 한판놀이를 주고 가지가지 놀이판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런치lunch



런치 : x

lunch : 1. 점심 2. (특히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

ランチ(lunch) : 1. 런치 2. 점심 3. 서양식의 간단한 식사



우리말은 때를 밥으로 나란히 나타내기에 ‘아침·저녁’은 때이름이자 밥이름입니다. 다만 ‘낮’이나 ‘밤’이나 ‘새벽’은 때만 가리킵니다. 예부터 아침저녁을 밥때로 삼았다는 뜻이요, 사이에는 ‘사잇밥’이라고 하는 ‘참’을 ‘곁’으로 즐겼거든요. 영어 ‘lunch’는 ‘곁두리·곁밥’이나 ‘낮밥·낮참·낮틈·낮짬’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덧밥·덤밥·덧·덧거리·덧감’으로 고쳐쓸 수 있어요. ‘사잇밥·샛밥’이나 ‘새참·샛짬·참’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어린이 런치는 오늘의 특별 메뉴야

→ 어린이 낮참은 오늘꽃밥이야

→ 어린이 곁밥은 오늘맛밥이야

《와, 같은. 7》(아소 카이/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5) 8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디스diss·this



디스 : x

disrespect : 무례, 결례

this : 1. (가까이 있는 것을 가리켜) 이; 이것 2. (이미 언급한 것을 가리켜) 이; 이것 3. (사람을 소개하거나 사물을 보여줄 때) 이; 이 사람[분], (전화상으로는) 저[나]; 이것

ディスリスペクト(disrespect) : 否定すること。けなし、おとしめること。



영어 ‘disrespect(줄여서 diss)’를 ‘손가락질·삿대질’이나 ‘나무람질·지청구질·꾸중질·비아냥질’ 같은 자리에 곧잘 쓰는 요즈음 흐름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결대로 그때그때 담아내면 됩니다. ‘나무라다·지청구·꾸중하다·비아냥대다·비꼬다’라 해도 되고, ‘흉보다·흉질·차다·차이다’나 ‘까다·까대기·깔보다’라 해도 됩니다. ‘this’라는 영어는 ‘이것’을 가리키는데, 우리가 손가락질을 할 적에 으레 “이것 좀 보라고!” 하면서 ‘이것’이란 말을 써요. 이 말씨를 헤아려 ‘이것질’처럼 써도 재미있구나 싶습니다. ㅍㄹㄴ



전, 우라산도라는 동네를 기본적으로 싫어해서 디스하는 쪽으로 떠들 것 같은데, 괜찮나요

→ 전, 우라산도라는 마을을 워낙 싫어해서 까는 쪽으로 떠들 듯한데, 어떤가요

→ 전, 우라산도라는 마을을 그냥 싫어해서 삿대질 쪽으로 떠들 듯한데, 되나요

《파도여 들어다오 1》(히로아키 사무라/김준균 옮김, 대원씨아이, 2016) 75쪽


저기, 결코 디스하는 게 아니에요

→ 저기, 조금도 까는 말이 아니에요

→ 저기, 손가락질이 아니에요

→ 저기, 삿대질이 아니에요

→ 저기, 지청구가 아니에요

→ 저기, 나무라는 말이 아니에요

→ 저기, 조금도 흉보지 않았어요

《마메 코디 1》(미야베 사치/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 197쪽


지금 은근슬쩍 아날로그 원고 디스했지?

→ 바로 슬쩍 손으로 그린다고 흉봤지?

→ 이제 슬그머니 손그림 깔봤지?

《새, 이소지 씨 1》(미에 와시오/장혜영 옮김, 미우, 2020) 65쪽


아빠는 디스 당했네요

→ 아빠는 까였네요

→ 아빠는 깎였네요

→ 아빠는 차였네요

《와, 같은. 7》(아소 카이/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5) 80쪽


괜히 더 디스당하고 있는데

→ 그냥 더 흉보는데

→ 그저 더 까는데

→ 쓸데없이 더 비꼬는데

《마이페이스로 걷자 1》(미모토 한나/현승희 옮김, 대원씨아이, 2026) 66쪽


자기가 좋아하는 세계가 디스당해서 기분 잡친 거잖아

→ 네가 좋아하는 곳을 까서 잡쳤잖아

→ 좋아하는 길을 비꼬아서 잡쳤잖아

→ 좋아하는 데를 흉봐서 잡쳤잖아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5》(아오키 유헤이/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 8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갓꽃냄새



유채꽃이 피면 유채꽃냄새가 번져. 배추꽃이 피면 배추꽃냄새가 번지지. 갓꽃이 피면 갓꽃냄새가 번지고, 등꽃이 피면 등꽃냄새가 번져. 모든 꽃은 저마다 다르게 냄새를 퍼뜨려. 더 좋거나 덜 좋은 냄새가 아닌, 그저 피어나는 꽃냄새란다. 아마 처음에는 다 다른 꽃냄새를 못 가릴 수 있어. 처음 듣는다면 개구리소리인지 맹꽁이소리인지 두꺼비소리인지 몰라. 처음 들으니까 딱새소리인지 꾀꼬리소리인지 할미새소리인지 몰라. 모든 꽃은 꽃가루를 날리면서 꽃냄새를 퍼트려. 겨울잠을 마쳤으면 일어나라 알리고, 고치를 틀었으면 깨어나라 알린단다. 꽃냄새는 바람에 실린 꽃가루만으로도 누구나 배부르고 느긋한 하루를 베풀어. 꽃이 피면서 푸르게 덮을 뿐 아니라, 꽃을 따라서 모든 목숨붙이가 기쁘게 살아나서 어울린단다. 암수꽃이 서로 가루받이를 이루려고 꽃물결을 일으키는데, 이 꽃가루가 날아서 암꽃한테 못 닿아도 흙바닥으로 내려앉아서 개미와 작은벌레가 기쁘게 누린단다. 개미와 작은벌레가 누리지 않아도 어느새 빗물을 따라서 땅으로 스미고 땅심을 북돋우지. 땅심을 머금으며 뿌리를 뻗는 풀포기가 땅한테 고맙다고 방긋 웃는 몸짓이 꽃가루라고 할까. 한봄이 깊어가는 길에 갓꽃내음을 누려 봐. 유채꽃내음이나 토끼풀꽃내음이나 찔레꽃내음을 맡아도 즐거워. 어느 곳에서 어느 꽃이든 모든 숨붙이를 살리는 작은바람을 느낄 수 있기에, 스스로 기운을 차리고서 어깨를 활짝 펴지. 그러니까 철마다 숱한 꽃이 피고 지는 땅을 누릴 때라야 ‘집’이란다. 꽃물결로 빛잔치를 이루지 않는 곳이라면 사슬터(감옥)야. 이른바 서울(도시)은 통째로 사슬터란다. 꽃바람이 없이 먼지바람이 세차니까 말이야. 2026.4.20.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방음벽



달구지(자동차)가 끝없이 시끄럽게 달리는 곳에 소리담(방음벽)을 세우더구나. 삽차가 끝없이 파헤치며 어지럽고 시끄러운 곳에도 소리담을 세우네. 예부터 ‘짓는곳’은 너른터이자 마당이자 마루야. 트인 곳에서 아이어른 누구나 드나들며 일하고 놀 수 있기에 짓는곳·지음터이지. 짓는곳을 이룬다면 소리담을 안 세우지. “짓는곳이 아니”거나 “짓는시늉인 곳”이기에 소리담을 세워. 보렴. 즐겁게 어울리고 나누는 곳에서는 노래하면서 지어. 안 즐거울 뿐 아니라, 돈에 따르고 돈을 맞추는 곳은 워낙 어지럽고 시끄러우니까, 누구도 노래하지 않아. 노래하는 즐거운 곳에 쓸데없이 노래담을 안 세우겠지. 노래가 없이 시커멓게 죽어가니까 소리담으로 허울을 세운단다. 그런데 시끄럽게 굴 뿐 아니라 사납게 어지럽히면서 소리담을 안 놓는 이가 있어. 저 혼자만 시끄럽거나 어지럽고 싶지 않으니까, 애먼 옆사람을 괴롭히는 짓이지. 이른바 “다같이 죽자!”는 모진 마음이야. “다같이 살자!”라는 마음이 아니니 그저 시끄럽고 어지러워. 너는 누구랑 무슨 말을 나누니? 함께 즐겁고 싶다면 네 목소리만 높이거나 앞세울 일이 없어. 같이 기쁘며 반기니까 신나게 들려주고 가만히 듣지. 함께 어울리거나 놀거나 일하려는 마음이 없을 적에는 그저 시끄럽거나 귀가 따갑다고 느껴. 그러나 귀따갑다고 느낄수록 네 말도 저쪽한테는 귀따갑다고 여기겠지. 그래서 네가 귀따갑다고 느낄 적마다 더욱 차분히 마음을 다스려서 그저 더 들여다보면서 빙긋이 웃어 봐. 너는 웃음으로 다 녹이고 풀 수 있어. 높거나 두껍게 소리담을 쌓는대서 못 막아. 네 웃음짓으로 모두 풀고 녹이지. 시끄러운 곳이라고 느낄수록 웃고 춤추면 돼. 2026.4.21.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