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위원회 委員會


 각종 위원회를 정비하기로 했다 → 여러 모둠을 추스르기로 했다

 청년 위원회에서 → 젊은마당에서 / 젊은모임에서


  ‘위원회(委員會)’는 “[행정] 일반 행정과는 달리 어느 정도 독립된 분야에서 기획, 조사, 입안, 권고, 쟁송의 판단, 규칙의 제정 따위를 담당하는 합의제 기관. 특수한 행정 분야에서 일반 행정청의 권한에 소속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행정 사무를 맡아보기 위하여 등장한 제도이다”처럼 풀이합니다. ‘두레·모둠·모음·모임’이나 ‘모둠일터·모둠일판·모둠터·모둠판’으로 다듬습니다. ‘모임터·모임뜰·모임자리’나 ‘일두레·일모임’으로 다듬고요. ‘뜨락·뜰·마당·자리’로 다듬을 만해요. ‘마루·마루벌’이나 ‘한아름·한아름꽃·한아름길·한아름빛·한아름밭’으로 다듬어도 되고요. ㅍㄹㄴ



성심을 다해 돕고자 한 이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적잖았다

→ 기꺼이 돕고자 한 이들이 나라지기 이음마당에도 적잖았다

→ 온힘을 다해 돕고자 한 이들이 나라일 맞이마루에도 적잖았다

《흔들리는 촛불》(손석춘, 철수와영희, 2019) 123쪽


위원회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일단은 알아둬야지

→ 두레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뭐 알아둬야지

→ 모둠에서 같이 일해야 하니, 먼저 알아둬야지

《루리 드래곤 2》(신도 마사오키/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162쪽


위원회의 선두에 서서 백방으로 손을 써 주고 있어요

→ 모둠에서 앞장서며 여러모로 손을 써 주셔요

→ 일두레에서 앞장서며 널리 손을 써 주셔요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3》(야마모토 룬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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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코믹·코미디/comic·comedy



코믹(comic) : 웃음을 자아내는 익살스러움

코미디(comedy) : 1. [영상] 웃음을 주조로 하여 인간과 사회의 문제점을 경쾌하고 흥미 있게 다룬 연극이나 극 형식. 인간 생활의 모순이나 사회의 불합리성을 골계적, 해학적,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 희극 2. 남의 웃음거리가 될 만한 일이나 사건

comic : 1. 웃기는, 재미있는 2. 코미디의, 희극의

·comedy : 1. 코미디, 희극 2. 코미디 같은 점, 희극성

コミック(comic) : 1. 코믹 2. 희극의

コメディ-(comedy) : 1. 코미디 2. 희극



‘코믹’이며 ‘코미디’를 우리 낱말책에 싣습니다만, 이런 영어는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영어 낱말책에서 찾아볼 낱말이니까요. 우리말로는 ‘우습다·우스개·우스꽝스럽다·웃기다·웃다·웃음·웃음짓다·웃음노래’나 ‘우스갯소리·우스갯말·우스갯글·우스갯짓’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웃긴글·웃긴말·웃음글·웃음말’이나 ‘익살·익살맞다·익살궂다·익살스럽다·익살글·익살말·익살질’로 풀고요. ‘장난·자파리·장난질·장난하다·장난스럽다·장난글·장난말’이나 ‘장난꾸러기·장난쟁이·장난꾼·장난돌이·장난순이’로 풀어도 됩니다. ‘넌덕·재미·재미나다·재미있다·재미글·재미말’이나 ‘하하·하하하·하하거리다·하하대다·하하호호’로 풀어도 어울리지요. ‘그림·그림꽃·그림꽃씨·그림노래·그림빛·그림씨’로 풀고, ‘글꽃·글놀이·놀이글·놀이말’이나 ‘말꽃·말놀이·말짓기놀이·말잇기놀이·말짓놀이·말잇놀이’로 풀어도 되어요. ㅍㄹㄴ



코미디 같은 걸 보고

→ 우스개 따위를 보고

→ 익살판을 보고

《유리가면 1》(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 84쪽


코믹 매장의 매출은 올라가지만

→ 그림꽃칸은 몫이 올라가지만

《서점 숲의 아카리 9》(이소야 유키/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1) 86쪽


그래, 코미디든 미신이든 해 보기 전에는,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아

→ 그래, 넌덕이든 엉너리든 해보기 앞서는, 사람 마음은 움직이지 않아

→ 그래, 자파리든 눈속임이든 해보기 앞서는, 사람 마음은 안 움직여

《너와 나의 발자취 3》(요시즈키 쿠미치/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2013) 168쪽


마지막 반전을 입힌 기가 막힌 코믹 시를

→ 마지막 뒤집기를 입힌 무척 웃긴 노래를

→ 마지막을 뒤엎으며 놀라운 익살 노래를

→ 마지막에 엎으며 참 재미난 노래를

《동네 한 바퀴》(하재일, 솔, 2016) 65쪽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느낌의 말 같지 않나요

→ 마치 익살칸에 나오는 ‘책읽기’ 느낌이 나지 않나요

→ 마치 장난마당에 나오는 ‘책읽기’ 느낌인 말 아닌가요

→ 마치 하하잔치에 나오는 ‘책읽기’와 같지 않나요

→ 마치 우스개판에 나오는 ‘책읽기’ 같은 말 아닌가요

《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고성국, 철수와영희, 2016)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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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코미디언comedian



코미디언(comedian) : [연기] 희극을 전문적으로 연기하는 사람 = 희극배우

comedian : 코미디언

コメディアン(comedian) : 코미디언, 희극 배우



어쩐지 우리는 우리말로 ‘광대·어릿광대·딴따라’라 하면 낮춤말로 잘못 여기느라 그냥그냥 ‘코미디언’이라고만 하기 일쑤입니다. 모든 말은 살아가는 결을 나타낼 뿐이기에 높거나 낮지 않습니다. 몸짓을 펼쳐 보이는 일이라면 ‘몸짓꾼·몸짓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몸짓으로 빛내며 웃기고 울리면 ‘빛잡이·빛바치·빛꽃잡이·빛꽃바치’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웃음꾼·웃음잡이·웃음바치·웃음님·웃음지기’나 ‘익살꾼·익살님·익살잡이·익살바치·익살지기’라 해도 어울려요. 마루나 마당에 서서 새사람으로 선보이는 놀이를 펴기에 ‘탈꾼·탈사람·탈아이·탈잡이·탈바치·탈지기’라 할 만합니다. ㅍㄹㄴ



코미디언 K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 웃음꾼 ㄱ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 탈꾼 ㄱ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 광대 ㄱ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다시 시작하는 나비》(김정란, 문학과지성사, 1989) 50쪽


그러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코미디언이 한마디 거들었다

→ 그러자 꽃손님으로 나온 웃음지기가 한마디 거든다

→ 그러자 반짝손님으로 나온 익살꾼이 한마디 거든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샘터, 2005) 227쪽


혼인 예식을 시작하자 신랑이 코미디언처럼 실수를 연발해서 예식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 사랑마당을 펴자 곁짝이 광대처럼 잇달아 넘어지면서 잔치마당이 오붓하다

→ 꽃자리를 열자 곁벗이 익살꾼처럼 잇달아 뒤뚱거리면서 잔치마당이 밝다

→ 사랑자리를 펴자 꽃짝이 어릿광대처럼 잇달아 고꾸라지면서 잔치판이 즐겁다

《안흥산골에서 띄우는 편지》(박도, 지식산업사, 2005) 273쪽


그럴 거면 코미디언이고 뭐고 때려치워

→ 그럴려면 빛잡이고 뭐고 때려치워

→ 그럴려면 웃음꾼이고 뭐고 때려치워

→ 그럴려면 탈바치이고 뭐고 때려치워

→ 그럴려면 어릿광대이고 뭐고 때려치워

《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말 6》(카이타니 시노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2) 42쪽


미래가 창창한 예비 코미디언이라고

→ 앞날이 밝은 다음 익살잡이라고

→ 앞길이 환한 풋풋 익살꾼이라고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린디 웨스트/정혜윤 옮김, 세종서적, 2017) 3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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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세상물정



 세상물정에 도가 트다 → 살림에 길이 트다

 세상물정 모르는 부류 → 삶을 모르는 무리 / 하나도 모르는 무리

 세상물정을 아는 인물 → 삶을 아는 사람 / 모두 아는 사람

 세상물정 모르는 1인 → 살림을 모르는 한 사람


세상물정 : x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물정(物情) : 세상의 이러저러한 실정이나 형편 ≒ 풍정(風情)



  사는 터전을 통틀어서 이르거나, 사는 모든 나날을 가리킬 적에 ‘세상만물·세상만사’하고 나란히 ‘세상물정’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 가지 모두 나란히 손보면 돼요. ‘삶·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나 ‘살림·살림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살림길·살림결·살림살이·살림자리·살림터’나 ‘삶길·삶자락·삶꽃·삶맛·삶멋·삶자리·삶터·삶흐름’으로 손볼 수 있어요. ‘모두·모조리·몽땅·다·죄·죄다’나 ‘이모저모·이것저것·둘레’로 손봅니다. ‘가지가지·갖은·갖은길·갖은일’이나 ‘무엇·뭣·뭇것·뭇이웃·뭇목숨·뭇빛·뭇뜻’으로 손보며. ‘바깥·밖·바깥누리·바깥흐름’으로 손보고요. ‘숱한삶·숱한살림·숱한일’이나 ‘온것·온누리·온누리판·온땅·온빛·온빛깔’으로 손보면 됩니다. ‘온목숨·온숨·온숨결·온이웃·온바탕·온터·온판’이나 ‘온갖길·온갖빛·온갖일·온갖삶·온갖살림’로 손봐도 어울려요. ‘이곳·이쪽·이켠·이자리·이 길·이승’이나 ‘하나도·조금도·아무것·암것·어느 곳·어디·하나둘셋넷’으로 손보지요. ‘여러 가지·여러 갈래·여러길·여러빛·여러빛깔·여러삶·여러살림’이나 ‘우리·울·우리네·우리들’로 손보면 되고요. ‘열다·열리다·열린길·열린꽃·열린빛’이나 ‘트다·트이다·틔우다·트인길·틔운길’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세상 물정 모르는 명교수나 유명한 학자가 많은 것도 일리가 있는 일이다

→ 삶을 모르는 이름난 길잡이나 먹물이 많은 모습도 그럴 만하다

→ 살림흐름 모르는 뛰어난 길라집이나 붓바치가 많을 만하기도 하다

《수상집 망원경》(고병익, 탐구당, 1974) 320쪽


언제부터 세상 物情에 눈이 맑고 귀가 트여

→ 언제부터 둘레에 눈이 맑고 귀가 트여

→ 언제부터 이모저모 눈이 맑고 귀가 트여

《박재삼 시집》(박재삼, 범우사, 1987) 142쪽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나이브naive한 사고를 가진 그들은

→ 아직 둘레를 모르는 물렁하게 바라보는 그들은

→ 아직 삶터를 모르고 얕게 여기는 그들은

→ 아직 삶을 모르며 어쭙잖게 보는 그들은

《영화가 사랑한 사진》(김석원, 아트북스, 2005) 69쪽


돈 많은 거 알고서 노리는 걸까? 세상 물정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삶을 잘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살림결을 잘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살림새를 잘 모르니까

《설희 4》(강경옥, 팝툰, 2009) 82쪽


세상 물정 모르는 저는 그 거금으로 농사지을 땅과 빈집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 살림길 모르는 저는 그 큰돈으로 심고 가꿀 땅과 빈집을 살 뿐 아니라

→ 살림을 모르는 저는 그 목돈으로 심고 거둘 땅과 빈집을 얻을 뿐 아니라

《모두가 기적 같은 일》(송성영, 오마이북, 2012) 15쪽


대개 그 호칭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지요

→ 으레 그 이름은 아무것도 모르는 착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지요

→ 흔히 그 소리는 하나도 모르는 꾸밈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2014) 140쪽


넌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

→ 넌 이곳을 너무 몰라

→ 넌 살림을 너무 몰라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2》(시노마루 노다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37쪽


좋게 말하면 섬세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물정을 모른다

→ 좋게 말하면 곱고, 나쁘게 말하면 삶을 모른다

→ 좋게 말하면 가녀리고, 나쁘게 말하면 아무것도 모른다

《히비키 3》(야나모토 미츠하루/김아미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2쪽


하,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

→ 하, 하나도 모르는 녀석

→ 하, 쥐뿔도 모르는 녀석

→ 하, 어리석은 녀석

《서커스의 딸 올가 3》(야마모토 룬룬/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70쪽


전 어차피 세상물정 몰라요

→ 전 뭐 하나도 몰라요

→ 암튼 전 조금도 몰라요

→ 전 그냥 살림을 몰라요

《티어문 제국 이야기 6》(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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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황석희한테서 배운다



  나는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말’은 늘 ‘마음’을 담게 마련이면서, 마음은 늘 ‘삶’을 담는 얼거리인 줄 느낀다. 아니, 이 얼거리를 안 느끼거나 못 느낀다면 우리말꽃을 못 쓰고, 낱말책을 못 엮는다. ‘말·마음·삶’이 늘 나란히 흐르는 줄 느낄 때라야 말을 말로 할 수 있고 글을 글로 쓸 수 있다. 누구나 똑같다. 마음없이 뱉는 말은 차갑거나 밋밋하거나 부질없거나 쭉정이라 할 수 있다. 마음없이 꾸미거나 치레하는 글은 그저 ‘주례사비평·주례사창작’이다. 이미 이 나라는 ‘주례사비평’이라는 ‘서평단 주례사 독후감’이 넘치는데, ‘주례사창작’이라 할 ‘듣기 좋은 듯 목소리만 옳게 내는 주례사창작’이 물결친다.


  우리가 읽고 쓰는 모든 ‘글’은 ‘삶을 담은 마음인 말’을 그린 ‘소리무늬(말소리를 눈으로 읽는 무늬로 그린 자국)’이다. 그래서 ‘글’을 글로 그대로 쓰는 분이라면, 언제나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먼저 스스로 마음에 담아서 스스로 소리로 옮기는 길”부터 열게 마련이다. 이와 달리 ‘문학창작’이라는 이름을 앞세우려고 하면, 스스로 삶이 없고 마음이 없는 채 겉으로 보기좋게 ‘글꾸미기’를 하고야 만다. 해마다 쏟아지는 ‘문학상 작품집’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기좋게 꾸미는 글”에서 머무는구나 싶더라.


  아무래도 우리말꽃을 쓰는 일을 하기 때문에, 모든 글을 다 읽으려고 하면서 이모저모 살피고 짚고 따진다. “삶과 마음을 사람과 숲이라는 숨빛으로 담는 글”인지 살핀다. 아니면 “삶과 마음과 사람과 숲을 다 등진 채 겉으로 보기좋게 꾸며서 이름·돈·힘을 얻으려는 텍스트 조합”인지 짚는다. “나라면 이런 글감을 어떻게 이야기로 살려서 줄거리를 여미어 이웃한테 들려줄 글로 쓸”는지 따져 본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삶’을 스스로 지으면서 몸소 ‘살림’이라는 하루를 ‘사랑’으로 지핀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라는 이름이다. 서로서로 어떤 ‘사이’에 있는지 새삼스레 생각을 해본다면, 황석희나 서정주나 료나 신경숙이나 정지돈이나 숱한 글바치 겉모습을 누구나 어렵잖이 벗겨내거나 알아채거나 읽어낸다고 느낀다. 우리가 책벌레라는 이웃으로서 오늘부터 새삼스레 ‘읽눈’을 ‘글눈’으로뿐 아니라 ‘삶눈·살림눈·사랑눈·사람눈·숲눈’으로 틔우려 한다면, 참으로 이 별을 아름답게 가꿀 만하지 싶다.


  황석희 같은 사람이 그동안 숨긴 민낯이 드러난 일이란 뭘까? 우리로서 여태껏 어떤 읽눈과 글눈이었는지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그놈 하나’를 탓하기는 쉽다. ‘그녀석 하나’를 감싸는 일도 쉽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닌, 우리 스스로 가꾸고 배울 대목을 바라볼 노릇이다. 여태껏 ‘꾸밈글쓰기’를 제대로 알아낼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이제부터 가꿀 노릇이라고 배우는 징검다리라고 느낀다. 이미 황석희 글결에서 ‘눈가림’인 줄 눈치채거나 느낀 분이라면, 이이 민낯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적부터 글눈과 읽눈을 찬찬히 일군 줄 깨닫는 일이기도 할 테고.


  아름글을 읽으면서도 배운다. 꾸밈글을 읽으면서도 배운다. 아름이웃을 마주하면서도 배운다. 꾸밈꾼과 돈꾼과 허울꾼과 힘꾼을 스치면서도 배운다. 늘 배운다. 배우기에 차분히 달래고 다독여서 익힌다. 배우고 익히니, 서로 새롭게 잇는 사이에 어떻게 징검돌을 놓고서 이야기를 펼는지 헤아린다. 헤아리고 살피고 짚으니 바야흐로 스스로 생각을 밝힌다. 말 한 마디는 ‘말씨’로 거듭나기에 ‘말씀’으로 깨어날 수 있다. 글 한 줄은 ‘글씨’로 주고받기에 ‘글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 2026.4.13.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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