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진은영 지음, 이수지 그림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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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14.

그림책시렁 1793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

 진은영 글

 이수지 그림

 초록귤

 2026.4.16.



  전라남도 진도 앞바다에 잠긴 배에 갇힌 채 바다이슬이 된 숱한 사람이 있습니다. 나라가 멀쩡하지 않다고 여겨 숱한 사람이 촛불을 들었고, 그무렵 우두머리를 끌어내렸습니다. 새로 우두머리에 앉힌 이한테 ‘왜?’를 물으면서 ‘까닭’을 찾으라고 일을 맡겼습니다. 그러나 새 우두머리는 ‘왜?’도 ‘까닭’도 안 찾고 안 푼 채 슬며시 자리를 떠났습니다. 다른 일은 안 해도 되고, 오직 “바다밑 배에 갇힌 사람들 눈물과 응어리”를 풀라고 맡긴 우두머리 자리인데, 그 뒤로도 내내 아무 말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얼레벌레 하루하루 흐른 어느 날 전라남도 무안나루에서 난데없이 날개가 펑 터져서 숱한 사람이 하늘이슬이 되었습니다. 바다이슬을 놓고는 숱한 글바치가 숱한 글과 책을 써내는데, 뜻밖에 하늘이슬을 놓고는 거의 아무런 글도 책도 없다시피 합니다.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는 ‘세월호 참사’에 맞추어 눈물글과 눈물그림을 담습니다. 아직 눈물을 씻기 어렵다고 할 테지만, 이제는 눈물젖은 줄거리가 아니라 ‘왜?’하고 ‘까닭’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몇 해 앞서 다른 그림님이 《응시》(김휘훈, 필무렵)라는 그림책을 말없이 선보인 적 있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려는 붓끝이라면 ‘눈물로 머무르는 늪’이 아닌 ‘이슬이 풀꽃나무를 살리는 길’을 새로 바라보고 풀어낼 노릇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무안나루 떼죽음을 놓고서 붓끝을 움직여야 맞고요. ‘전라남도’에서 일어난 두 가지 죽음늪을 아주 다르게 다가서는 모습이란 몹시 창피합니다. 그리고 일본말씨로 붙인 책이름은 “오늘 내가 태어났어”나 “내가 태어난 오늘이야”처럼 손질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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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응시》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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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평면적


 평면적 구조 → 펼친 얼개 / 판짜임

 입체적 내용들을 지상에다 평면적으로 늘어놓는다면 → 덩어리를 땅에 펼쳐 늘어놓는다면

 평면적 서술 → 밋밋한 풀이 / 무덤덤한 풀이 / 따분한 풀이 / 겉풀이

 평면적인 묘사이다 → 밋밋하게 그렸다 / 무덤덤히 담았다 / 겉모습만 나타냈다

 단순히 평면적으로만 받아들이다 →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다 / 그저 겉으로만 받아들이다

 평면적인 소개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 겉훑는 글을 뛰어넘는다 / 밋밋하게 밝히는 틀을 뛰어넘는다


  ‘평면적(平面的)’은 “1. 평면으로 되어 있는. 또는 그런 것 2. 겉으로 나타난 일반적인 사실만을 논의하거나 표현하는. 또는 그런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자리·펴다·펴내다·펼치다’나 ‘판·판때기·판터·판자리·판마당’으로 다듬습니다. ‘판판하다·반반하다·반듯하다·반듯반듯·번듯하다·반듯길·질펀하다’나 ‘들·들녘·들마당·들마루·들판’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큰들·큰벌·한들’로 다듬고, ‘밋밋하다·맛없다·맛적다·따분하다·재미없다·심심하다·슴슴하다’나 ‘무덤덤하다·무턱대고·대수롭지 않다·대수롭지 않다’로 다듬어요. ‘그냥·그저·그대로’나 ‘수수하다·투박하다·잔잔하다’로 다듬어도 됩니다. ‘겉·겉가죽·겉살·겉낯·겉얼굴’이나 ‘겉돌다·겉돌이·겉멋·겉멋스럽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겉모습·겉빛·겉자락·겉차림·겉결’이나 ‘겉발림·겉발리다·겉보기·겉옷·겉핥기·겉훑기’로 다듬지요. ‘겉치레·겉으로·겉질·겉짓·겉꾼·겉사랑’이나 ‘고르다·고른길·고른넋·고른얼·고른빛’으로 다듬으며, ‘납작·납작납작·납작하다’로 다듬을 만합니다. ‘너른벌·너른벌판·너른들·너른들녘·너른들판’이나 ‘너울들·너울들녘·너울들판’로 다듬고, ‘다리미·다리다·인두’로 다듬어도 돼요. ㅍㄹㄴ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진은 평면적이라서 그림자가 없는 듯이 찍고

→ 요즘 젊은 사람들은 빛꽃이 밋밋해서 그림자가 없는 듯이 찍고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아라키 노부요시/백창흠 옮김, 포토넷, 2012) 225쪽


그 사랑이 지금 그 순간 인물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평면적으로 대했던 것이다

→ 그 사랑이 오늘 그때 우리한테 어떤 뜻이 있는지 밋밋하게 마주한 셈이다

→ 그 사랑이 오늘 그때 우리한테 어떤 뜻이 있는지 무덤덤히 바라본 셈이다

→ 그 사랑이 오늘 그때 우리한테 어떤 뜻이 있는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 셈이다

《배우는 삶 배우의 삶》(배종옥, 마음산책, 2016) 42쪽


예컨대 일자리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평면적으로 농민들의 도시 이주와 주택 매입입을 부추긴다면

→ 이를테면 일자리 들을 살피지 않은 채 그저 흙지기더러 서울로 옮기고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면

→ 곧 일자리 들을 헤아리지 않은 채 무턱대고 흙님더러 큰고장으로 옮겨서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면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57쪽


모든 일을 시간 순으로 종이 위에 써 나가면 그 스토리는 여러모로 평면적이다

→ 모든 일을 때에 따라 종이에 써 나가면 그 얘기는 여러모로 밋밋하다

→ 모든 일을 흐름에 맞춰 종이에 써 나가면 그 얘기는 여러모로 수수하다

→ 모든 일을 흘러온 대로 종이에 써 나가면 그 얘기는 여러모로 잔잔하다

《할망은 희망》(정신지, 가르스연구소, 2018)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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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오브제objet



오브제(<프>objet) : 1. [미술]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이르는 말. 상징, 몽환, 괴기적 효과를 얻기 위해 돌, 나뭇조각, 차바퀴, 머리털 따위를 쓴다 ≒ 어셈블리지 2. [예술] 꽃꽂이에서, 꽃 이외의 재료

objet : 1. 물체, 사물  2. 물품, 물건, 용품  3. (감정·행위의) 대상 4. (사고·연구 따위의) 주제, 테마

オブジェ(프랑스어 objet) : 1. 오브제 2. (전위 미술에서) 환상적·상징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 작품에 넣는 여러 가지 물체(에 의한 작품) 3. 꽃꽂이에서, 꽃 이외의 재료(에 의한 작품)



우리 낱말책은 ‘오브제’를 길게 풀이하지만, 프랑스 낱말책은 ‘물체·사물·물건·대상’처럼 짤막히 풀이합니다. ‘감·것·거리’나 ‘살림·살림감·살림거리·쓸거리·볼거리·구경거리’나 ‘아무·아무것·암것·무엇·뭐·뭣·몬·몸’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숨·숨빛·숨결·숨꽃·숨붙이·숨소리’나 ‘넋·넋빛·빛·빛살’로 고쳐쓰고요. ‘온것·온빛·온·온갖’이나 ‘다·모두·모든’으로 고쳐써도 되지요. ‘자리·자위·둘레’나 ‘뭇·뭇목숨·뭇것·뭇넋·뭇빛·뭇숨결’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속·속것·속엣것·속꽃’이나 ‘속뭉치·속덩이·속덩어리·속더미’로도 고쳐써요. ‘밑·밑동·밑빛’이나 ‘밑감·밑거리·밑바탕·밑절미’로 고쳐쓸 수 있어요. ‘밑꽃·밑짜임·밑틀·밑판’이나 ‘밑받침·밑밭·밑밥·밑뿌리·밑싹’으로 고쳐씁니다. ‘밑씨·밑자락·밑자리·밑칸’이나 ‘바탕·바탕길·바탕꽃’으로 고쳐쓰고요. ‘이것저것·이 일 저 일·이모저모 여러 가지·여러 갈래·여러길·여러빛·여러빛깔’로도 고쳐써요. ㅍㄹㄴ



어떤 친구는 오브제를 찍어 오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인물을 찍어 오기도 한다

→ 누구는 이모저모 찍어 오기도 하고 누구는 사람을 찍어 오기도 한다

→ 누구는 이것저것 찍어 오기도 하고 누구는 사람을 찍어 오기도 한다

《조세현의 얼굴》(조세현, 앨리스, 2009) 166쪽


그런데 왜 난 이 오브제 앞에서 움직일 수 없는 걸까

→ 그런데 왜 난 이 앞에서 움직일 수 없을까

→ 그런데 왜 난 이 숨붙이 앞에서 못 움직일까

《유리가면 45》(미우치 스즈에/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123쪽


형형색색의 오브제가 놓여 있는 서점을 상상했었다

→ 알록달록한 살림을 놓은 책집을 그렸다

→ 눈부신 숨빛을 놓은 책가게를 그렸다

→ 갖은 살림거리를 놓은 책집을 떠올렸다

《여행자의 동네서점》(구선아, 퍼니플랜, 2016) 245쪽


책은 읽을거리로서의 대상 이전에 오브제로서 매력적인 경우도 많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숨빛으로 사로잡기 일쑤이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볼거리로 눈길을 끌곤 한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구경거리로 눈을 사로잡곤 한다

《황야의 헌책방》(모리오카 요시유키/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8)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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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욕창 褥瘡


 엉덩이에 욕창이 생겼다 → 엉덩이가 개갰다

 누워 있어서 생길 욕창 방지로 → 눕느라 해지지 않도록


  ‘욕창(褥瘡)’은 “[의학] 병으로 오랜 시간을 누워 지내는 환자의 엉덩이나 등이 개개어서 생기는 부스럼 = 압력궤양”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개개다·개갬’이나 ‘해어지다·해지다’나 ‘부스럼’으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그래도 욕창이 하나도 없으셨다는 것이 위로일까

→ 그래도 하나도 개개지 않으셔서 고마울까

→ 그래도 하나도 해지지 않으셔서 반가울까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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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봄


 나의 봄이 왔다 → 내게 봄이 왔다 / 나도 봄이 왔다

 드디어 꽃의 봄이다 → 드디어 꽃봄이다

 서울의 봄 → 서울봄 / 서울은 봄

 고향의 봄 → 시골봄 / 마을봄


  ‘-의 + 봄’인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서울의 봄” 같은 자리는 “서울봄”처럼 붙일 수 있고 “서울은 봄”처럼 토씨를 손볼 수 있어요. “서울봄날”처럼 뒷말을 붙여도 어울립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봄이다” 같은 자리는 “이제부터 우리는 봄이다”나 “이제부터 우리 봄철이다”처럼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 그때부터이고, 그때가 바로 봄날

→ 그날 열고, 그때가 바로 봄철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66쪽


이 그림을 완성할 즈음, 형형색색의 봄이 찾아오리라

→ 이 그림을 마무리할 즈음, 곱게 봄이 찾아오리라

→ 이 그림을 끝낼 즈음, 눈부시게 봄이 찾아오리라

→ 이 그림을 다 그릴 즈음, 빛나는 봄이 찾아오리라

《귀수의 정원 1》(사노 미오코/정효진 옮김, 서울문화사, 2011) 182쪽


간질간질거리는 중3의 봄

→ 간질거리는 열여섯 봄

→ 간질간질한 푸른봄

《마이페이스로 걷자 1》(미모토 한나/현승희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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