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56 : 부류의 걸 순간 안도감 느꼈 점차 무장해제되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는 걸 눈치챈 순간 안도감을 느꼈고 점차 무장해제되었다

→ 비슷한 사람인 줄 눈치채자 느긋했고 차츰 마음을 놓았다

→ 비슷하다고 눈치채자 반가웠고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끝의 시작》(서유미, 민음사, 2015) 108쪽


‘비슷하다’라 하면 이미 어떤 갈래나 무리라고 나타냅니다. “비슷한 부류의”는 겹말입니다. 군말 ‘것’은 덜어요. “안도감을 느꼈고”도 겹말입니다. 비슷하다고 눈치채자 반갑습니다. 이제는 조금 느긋합니다. 싸움말인 ‘무장해제되었다’는 “마음을 놓았다”나 “마음을 열었다”나 “마음을 풀었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부류(部類) : 동일한 범주에 속하는 대상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어 놓은 갈래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안도감(安堵感) : 안심이 되는 마음 ≒ 안심감

점차(漸次) : 1. 차례를 따라 진행됨 2. 차례를 따라 조금씩 ≒ 점점·차차

무장해제(武裝解除) : [군사] 항복한 군인이나 포로의 무기를 빼앗는 일. 또는 중립국 영토 안에 들어온 교전국 병력의 전투 장비를 일시적으로 빼앗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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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7 : 속 존재였던 것 같


나는 햇빛 속에 내려앉는 먼지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 나는 햇빛 사이로 내려앉는 먼지 같았어요

→ 나는 햇빛을 받으며 내려앉는 먼지였어요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최지은, 창비, 2021) 140쪽


먼지가 내려앉는 곳은 “햇빛 속”일 수 없습니다. “햇빛 사이”로는 내려앉습니다. 또는 “햇빛을 받으며” 내려앉는다고 할 만합니다. 일본말씨에 군말이 붙은 “먼지 같은 존재였던 + 것 같아요”는 “먼지 + 같았어요”로 손보거나 “먼지였어요”로 손봅니다. ㅍㄹㄴ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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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8 : 어떤 不可思議의 깊이에로


겨울하늘은 어떤 不可思議의 깊이에로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낯설게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들은 바 없이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믿기지 않게 깊이 사라져 가고

→ 겨울하늘은 수수께기처럼 깊이 사라져 가고

《處容》(김춘수, 민음사, 1974) 50쪽


요즈음은 ‘-에로’나 ‘-에로의’처럼 토씨를 얄궂게 잘못 쓰는 일이 확 사라집니다. 지난날에는 일본말씨를 흉내낸 이런 말씨가 꽤 번졌어요. 우리말에 없는 토씨를 억지로 만들어야 글이 남다르다고 여겼거든요. 게다가 “알 수 없다”나 ‘아리송하다·알쏭달쏭하다·모르다·수수께끼’나 “믿기지 않는다·믿을 수 없다·못 믿겠다”라 하면 될 텐데, 굳이 일본말씨로 ‘불가사의·不可思議’라 적어야 글꽃(문학)이라고 잘못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 不可思議의 + 깊이에로”는 “알 수 없는 + 깊이로”로 다듬을 수 있는데, ‘깊이’를 이름씨로 삼아서 ‘-로’를 붙이기보다는 어찌씨로 삼아서 토씨 없이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낯설게 + 깊이”나 “믿기지 않게 + 깊이”처럼 다듬으면 돼요. 겨울하늘은 수수께끼처럼 깊이 사라집니다. 겨울하늘은 낯설게 깊이 사라져요. 겨울하늘은 모르는 새 깊이 사라지고, 겨울하늘은 문득 깊이 사라집니다. ㅍㄹㄴ


불가사의(不可思議) : 1. 사람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하고 야릇함 2. 나유타의 만 배가 되는 수. 즉, 10**64**을 이른다 3. 예전에, 나유타의 억 배가 되는 수를 이르던 말. 즉, 10**120**을 이른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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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59 : 급격하게 -지고 있


낮이 급격하게 길어지고 있다

→ 낮이 갑자기 길다

→ 낮이 확 길다

→ 낮이 불현듯 길다

→ 낮이 부쩍부쩍 길다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180쪽


낮이나 밤은 ‘길어지’거나 ‘짧아지’지 않습니다. 밤과 낮이 갈마드는 길을 바라볼 적에는 “밤이 길다”나 “낮이 길다”라고만 합니다. 겨울로 다가서면 낮이 “부쩍 짧”을 테고, 봄으로 접어들면 낮이 “확 길”어요. 갑자기 짧고, 불현듯 길지요. 냉큼 짧고, 바람처럼 빠르게 길군요. 냅다 바뀌고, 바로바로 바뀝니다. ㅍㄹㄴ


급격(急激) : 변화의 움직임 따위가 급하고 격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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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660 : 종종 문 환기 시킨


종종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 가끔 다 열고 바람을 바꾼다

→ 곧잘 활짝 열고 바람을 뺀다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54쪽


바람을 갈거나 빼거나 바꿀 적에 ‘환기시키다’처럼 잘못 쓰기 일쑤입니다. 집안을 활짝 열고서 바람갈이를 하는 일을 남한테 맡긴다면 ‘시키다’라 할 텐데, 마치 남한테 시키는듯 버릇처럼 쓰는 ‘환기시키다’는 ‘환기하다’로 써야 맞습니다. 굳이 일본스런 한자말을 써야 하지 않으니, “바람을 바꾼다”나 “바람을 뺀다”나 “바람을 간다”라 하면, ‘-시키다’를 잘못 붙일 일이 없습니다. 이따금 다 열면서 새바람을 맞이합니다. 틈틈이 활짝 열어젖혀서 새롭게 스미는 바람을 누립니다. ㅍㄹㄴ


종종(種種) : [명사] 모양이나 성질이 다른 여러 가지 [부사] = 가끔

문(門) : 1.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하여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시설 2. [역사] 조선 시대에, 서울에 있던 네 대문 = 사대문 3. [체육] 축구나 하키 따위에서, 공을 넣어 득점하게 되어 있는 문 = 골문 4. 거쳐야 할 관문이나 고비

환기(換氣) :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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