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38 : 생명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 동질적임을


생명의 다양성이 문화의 다양성과 등질적임을 밝히려 한다

→ 여러 숨결이 여러 살림과 매한가지인 줄 밝히려 한다

→ 고른 숨결이 고른 살림과 같은 줄 밝히려 한다

→ 뭇빛이 뭇삶과 나란하다고 밝히려 한다

《비판적 생명 철학》(최종덕, 당대, 2016) 6쪽


여러 숨결이 있기에 여러 살림이 나란히 있습니다. 고른 숨결을 바탕으로 고른 살림을 매한가지로 돌봅니다. 뭇빛과 뭇삶이 나란합니다. 두루 살아가는 푸른별에서 두루 살림짓는 너와 나입니다. 골고루 피어나는 파란별에서 골고루 가꾸는 우리 모두입니다. 서로 어깨동무를 합니다. 누구나 같이 일어서고 만납니다. ㅍㄹㄴ


생명(生命) : 1.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2. 여자의 자궁 속에 자리 잡아 앞으로 사람으로 태어날 존재 3. 동물과 식물의, 생물로서 살아 있게 하는 힘 4. 사물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 5. 사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다양성(多樣性) : 모양, 빛깔, 형태, 양식 따위가 여러 가지로 많은 특성

문화(文化) : 1.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2. 권력이나 형벌보다는 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인도하는 일 3. 학문을 통하여 인지(人智)가 깨어 밝게 되는 것

등질적 : x

등질(等質) : 성분이나 특성이 고루 같음 = 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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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슬로비디오slow video



슬로비디오(slow video) : [연영] 비디오테이프 재생 수법의 하나. 빠른 움직임을 느린 움직임으로 바꾸어 재생한 화면으로, 운동 중계나 기술 분석 따위에 이용한다 ≒ 저속 재생

slow video : (영화용어) 슬로 비디오

スロ-·ビデオ(일본조어 slow + video) : 슬로 비디오. 빠른 동작을 느린 동작의 화면으로 바꿔서 재생하는 TV 재생의 한 방법. * 영어로는 slow motion replay



느리게 보여준다고 할 적에는 ‘느린그림’이라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우리 낱말책에 ‘슬로비디오’가 올림말로 나오고 ‘느린그림’은 아직 없는데, 이제 올림말을 제대로 추슬러야지 싶어요. 일본말 ‘슬로비디오’는 털어내면 됩니다. 굳이 올리려 한다면 ‘슬로비디오 → 느린그림’이라 하면 됩니다. 여러모로 보면 ‘느린그림·느긋그림’에다가 ‘느리다·느긋하다·늦다’하고 ‘천천히·넌지시·살며시’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ㅍㄹㄴ



미소가 최대한 천천히 여유롭게 슬로비디오로 흩어지던 날이 있었다

→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웃음이 흩어지던 날이 있다

→ 더없이 넉넉하며 느릿느릿 웃음꽃이 흩어진 날이 있다

→ 느린그림처럼 그저 넉넉히 웃던 날이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 4》(김은성, 애니북스, 2019)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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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논파 論破


 날카로운 반론으로 논파되었다 → 날카롭게 맞서서 박살났다

 모순점을 논파하였다 → 두모습을 깨뜨렸다 / 꼬인 곳을 깼다


  ‘논파(論破)’는 “논하여 남의 이론이나 학설 따위를 깨뜨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부수다·박살내다·바수다·쳐부수다’나 ‘깨뜨리다·깨다·깎다·결딴나다·거덜나다’로 손질합니다. ‘헐다·허물다·흐무러지다’나 ‘무너뜨리다·무너지다·망가지다·망치다·맛가다’로 손질하지요. ‘죽다·사라지다·없다·없애다·쓰러뜨리다’나 ‘동강나다·묵사발·수렁·진구렁’으로 손질합니다. ‘나가다·넘어지다·자빠뜨리다’로 손질할 수 있어요. ‘쓸리다·휩쓸리다·씨를 말리다·아작·악살’이나 ‘엎다·엎지르다·와르르·우르르’로 손질해도 어울리고요. ‘잘못되다·조각나다·좀먹다·폭삭’이나 ‘후비다·할퀴다’나 ‘콩가루·터지다·토막내다·파먹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밟다·뭉개다·이기다·찧다’나 ‘짓밟다·짓뭉개다·짓이기다·짓찧다’로 손질해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논파(論罷)’를 “논하여 없앰. 또는 논하여 물리침”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논파당했어

→ 자빠졌어

→ 헐렸어

→ 무너졌어

→ 깨졌어

《일하지 않는 두 사람 6》(요시다 사토루/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9) 81쪽


관중을 아군 삼아서 철저하게 논파해 주마

→ 구경꾼한테 기대어 몽땅 뭉개 주마

→ 들러리랑 함께 낱낱이 깨부숴 주마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5》(아오키 유헤이/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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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슬로우 봄날의 시집
강성은 지음 / 봄날의책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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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4.6.

노래책시렁 541


《슬로우 슬로우》

 강성은

 봄날의책

 2025.8.29.



  시골은 마을에 아무 가게가 없습니다. 그저 작은집에 논밭과 멧자락이 있습니다. 냇물이 흐르거나 못물이 있고, 멧등성이나 들판을 따라서 숲이 우거지거나 뭇새가 날아들어요. 어느 집은 마당이 휑뎅그렁합니다. 어느 집은 둘레로 나무를 포근히 감쌉니다. 어느 집은 갖은 흙수레(농기구)를 거느리고 끝없이 부릉부릉 몹니다. 어느 집은 손연장만 다루면서 조용히 흙노래를 부릅니다. 《슬로우 슬로우》를 읽으며 ‘서울길’로 하루를 맞이하고 한 해가 흐르고 열 해나 스무 해나 서른 해를 보낼 적에 어떤 마음으로 어떤 말을 골라서 만나는가 하고 되새깁니다. 마을 곳곳에 빵집에 잎물집에 옷집에 튀김닭집에 큰가게에 작은가게에 온갖 가게가 줄이을 뿐 아니라 높다랗게 켜켜이 있다면, 언제나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받아들입니다. 새 한 마리 내려앉아서 쉴 데가 없으니 모두 싸게싸게 내달려야 하는 얼개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가지를 뻗을라치면 첫봄이나 끝겨울마다 가지치기를 무시무시하게 하기에, 씨앗 한 톨이 드리워서 싹틀 틈이 없는 틀입니다. 비가 와도 하늘을 파랗게 씻는 모습을 마주할 짬이 없으면, 겨울에 싸목싸목 내리는 눈송이를 혀끝으로 받을 빈터가 없으면, 우리 노랫길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려나요.


ㅍㄹㄴ


말없는 창백한 사물들이 / 나를 알아볼 때까지 / 기다려야 한다 (낮잠/17쪽)


아무리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빵 / 동네마다 빵집이 많고 / 아름다운 빵들이 진열된 환한 상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 사람들이 한 바구니씩 빵을 담고 / 값을 지불한다 피 묻은 빵의 값 (피 묻은 빵/23쪽)


문 닫기 직전의 술집에서 / 우리는 나가기 싫어 미적거리고 있었다 / 폭설과 한파가 도시를 집어삼키는 밤 / 위스키병을 든 반팔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 열이 많아서 겨울에도 늘 반팔 차림이라는 남자의 말에 / 주인장은 끄덕이며 웃었지 (과거가 없는 사람들/28쪽)


+


《슬로우 슬로우》(강성은, 봄날의책, 2025)


슬로우 슬로우 눈 내리는 소리

→ 천천히 천천히 눈 내리는 소리

→ 싸목싸목 눈 내리는 소리

→ 차근차근 눈 내리는 소리

→ 가만가만 눈 내리는 소리

5


잠의 문이 열리는 소리

→ 잠길이 열리는 소리

13


나는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의 기분

→ 나는 울음을 터트리려는 마음

→ 나는 곧 울음을 터트릴 마음

→ 나는 아직 울음을 안 터트린 마음

17


무인 도로 위에 식물들이 무인 책방에서 글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 빈길에 풀꽃나무가 열린책집에서 글씨가 움직인다

→ 호젓한 길에 푸나무가 호젓책집에서 글씨가 움직인다

25


개의 유령이 멍멍 짖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도깨비개가 멍멍 짖는다 그래 나는 살아간다

→ 깨비개가 멍멍 짖는다 그러니 나는 숨쉰다

42


검은 옷이 많아져 나중엔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구나 알게 되고

→ 검은 옷이 늘어 나중엔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구나 알고

50


말년 운은 어디에선가 서성이며 지루하게 내가 늙기를 기다리거나

→ 끝날은 어디에서 서성이며 따분하게 늙기를 기다리거나

→ 늘그막은 어디서 서성이며 지겹게 늙기를 기다리거나

62


이웃의 누군가 우리집 마당 한 귀퉁이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도 되겠냐고

→ 이웃 누가 우리집 마당 귀퉁이 바다로 잇는 길을 써도 되느냐고

→ 이웃이 우리집 마당 귀퉁이 바다로 잇는 길로 가도 되느냐고

69


매일 오후 사료와 물을 마당에 두었다

→ 낮이면 모이와 물을 마당에 둔다

→ 낮마다 먹이와 물을 마당에 둔다

80


모래 속에 잠겨 있던 아이 하나가 어둠 속에 잠겨 혼자 집으로

→ 모래에 잠긴 아이 하나가 어둡게 잠겨 혼자 집으로

→ 모래에 잠긴 아이 하나가 밤에 잠겨 혼자 집으로

8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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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4.5. 일손 아닌 작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날에는 누가 ‘작업’을 한다고 말하면 적잖은 어른은 “뭐가 ‘작업’이여? ‘일’이지? 우리는 작업 안 혀. 일을 하지.” 하고 시큰둥하게 대꾸하곤 했습니다. 이러다 어느 무렵부터 ‘일’을 한다고 말하는 어른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집을 짓건 밥을 하건 옷을 짜건, 죄다 ‘작업’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나타냅니다. 어느 쪽에서는 ‘일’을 하던 사람이 ‘노동’을 하고, 다른 쪽에서는 ‘근로·근무’를 하고, 어느 켠에서는 ‘작업’을 하고, 또다른 켠에서는 ‘업무·직무’를 합니다. 지난날에는 글을 쓰던 어른이 “글을 쓴다”고 말했다면, 어느덧 “집필작업을 한다”라든지 “문학창작을 한다”라든지 ‘작가노동·글노동’ 같은 말씨가 번집니다.


  곰곰이 보면 ‘글’을 쓰거나 읽는 사람도 줄어듭니다. 이제는 ‘문학’이나 ‘텍스트’를 쓰거나 읽는다고 여깁니다. 몸을 ‘몸’이라 않고 ‘육체·바디’라 하듯, 마음을 ‘마음’이라 않고 ‘정신·마인드’라 하듯, 느낄 적에도 ‘느끼다’라 않고 ‘감정·감수성·질감·감촉·감각’이라 하듯, 집을 ‘집’이라 않고 ‘주택·건물·건축물·부동산·아파트·빌라·주거지·주소지·자택·고향·본거지·거주지·가정·가족’이라 하듯, 말을 ‘말’이라 않고 ‘언어·어학·어·단어’라 하듯, 삶을 삶으로 돌아보면서 스스로 눈뜨는 길하고는 아주 멀찍이 떨어진 늪입니다. 그저 늪이되 늪인 줄 모르고 잠깁니다.


  일본스런 한자말 ‘작업’을 손질하는 길은 수두룩합니다. 지난 1994해부터 이 말씨를 손질하는데, 2026해에 이르러 얼추 250가지 즈음으로 손질할 길을 이모저모 찾아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미 250가지 즈음으로 여러 우리말을 고루 쓴 말살림이었는데, 스스로 말빛을 잊고 말길을 잃는 셈이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 2036해 무렵에 이르면 300가지 즈음으로 손질길을 살필는지 모릅니다. 땀흘리고 힘쓰고 애쓰는 모든 곳에 ‘작업’이라고 할 테니까요. 손쓰고 손질하고 손보고 손대는 모든 곳도 ‘작업’이라고 퉁칠 테니까요. 가꾸고 일구고 다듬고 짓고 빚고 돌보는 모든 곳도 ‘작업’이라고 뭉뚱그릴 테고요.


[일본스런 한자말 ‘작업’ 손질하기]

https://blog.aladin.co.kr/hbooks/17197558

https://blog.naver.com/hbooklove/224241315707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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