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85 : 애니미즘 개념 다양한 방식 사유함으로써 -에서의 나의 경험 그간의 나의 공부 시도


나는 이 책에서 애니미즘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새롭게 사유함으로써 시골에서의 나의 경험과 그간의 나의 공부를 하나로 엮어 보려고 시도했다

→ 나는 숲빛을 여러모로 새롭게 짚으면서 시골에서 겪고 배운 바를 엮으려고 한다

→ 나는 텃빛을 여러모로 생각해 보면서 시골에서 느끼고 배운 길을 엮으려고 한다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유기쁨, 눌민, 2023) 16쪽


어느 마을이나 터전에서 오래 이어온 숨빛과 삶빛이 있습니다. 오래 이은 마을이라면 시골이요, 숲을 품으면서 푸르게 가꾸는 손끝이 넘실거립니다. 뭇숲을 돌보는 푸른마을은 온갖 숨결이 드나들기에 여러모로 반짝입니다. 이 보기글은 일본말씨로 “애니미즘 개념을 + 다양한 방식으로 + 새롭게 사유함으로써 + 시골에서의 나의 경험과 + 그간의 나의 공부를 + 하나로 엮어 보려고 시도했다”처럼 적는군요. “새롭게 사유함으로써”하고 “엮어 보려고 시도했다”는 겹말입니다. ‘생각’이란 새롭게 지피는 빛이에요. ‘해보다’나 ‘하다’를 뜻하는 한자말 ‘시도’입니다. “새롭게 짚으면서”나 “생각해 보면서”로 다듬고, “엮으려고 했다”로 다듬습니다. 이러면서 “시골에서 + 겪고 + 배운 바를” 즈음으로 단출히 손보면 되어요. ㅍㄹㄴ


애니미즘(animism) : [민속] 자연계의 모든 사물에는 영적·생명적인 것이 있으며, 자연계의 여러 현상도 영적·생명적인 것의 작용으로 보는 세계관 또는 원시 신앙 ≒ 유령관·정령신앙

개념(槪念) : 1.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2. [사회] 사회 과학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들에서 귀납하여 일반화한 추상적인 사람들의 생각 3. 3. [철학]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 언어로 표현되며,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나 판단을 성립시키기도 한다

다양하다(多樣-) : 모양, 빛깔, 형태, 양식 따위가 여러 가지로 많다

방식(方式) : 일정한 방법이나 형식 ≒ 법식

사유(思惟) : 1.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2. [철학]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 ≒ 사고(思考)

경험(經驗) : 1.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2. [철학]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

그간(-間) :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비교적 짧은 동안 = 그사이

공부(工夫) :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시도(試圖) :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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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584 : 번의 -ㅁ으로


일흔 번의 겨울이 지나갔어. 집은 추위와 외로움으로 몸을 떨었어

→ 일흔 겨울이 지나갔어. 집은 춥고 외로워서 떨어

→ 겨울이 일흔 해 지나갔어. 집은 춥고 외로워서 떨어

《운하 옆 오래된 집, 안네 프랑크 하우스》(토머스 하딩·브리타 테켄트럽/남은주 옮김, 북뱅크, 2024) 18쪽


일본스런 옮김말씨인 “일흔 번의 겨울”은 “일흔 겨울”이나 “겨울이 일흔 해”로 바로잡습니다. “집은 + 추위와 외로움으로 + 몸을 떨었어”는 무척 아리송합니다. 집을 사람한테 빗대어 나타내고 싶다면 “집은 + 춥고 외로워서 + 떨어”라고만 하면 됩니다. ㅍㄹㄴ


번(番) : 1. 차례로 숙직이나 당직을 하는 일 2. 일의 차례를 나타내는 말 3. 일의 횟수를 세는 단위 4. 어떤 범주에 속한 사람이나 사물의 차례를 나타내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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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574 : 위해 좋은 일 많이 시민 것 같


나중에 커서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훌륭한 시민이 될 것 같군요

→ 나중에 나라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어른이 되겠군요

→ 잘 커서 나라일에 앞장서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군요

《나는 제왕나비》(데버라 홉킨슨·메일로 소/이충호 옮김, 다림, 2021) 43쪽


‘나중’이란 아이가 ‘클’ 때를 가리킬 테니 “나중에 커서”라 하면 안 맞습니다. ‘나중에’만 쓰거나 ‘커서’만 쓰거나 “잘 커서”쯤으로 꾸밈말을 붙일 노릇입니다. “나라를 위해 + 좋은 일을 많이 하는”은 “나라에 이바지하는”이나 “나라일에 앞장서는”으로 손봅니다. 일을 ‘좋다·나쁘다’로 가르기보다는 ‘이바지·돕다·힘쓰다·앞장서다’로 나타내야 어울립니다. ‘시민 = 도시민’입니다. 모든 사람이 서울(도시)에서 살아야 하지 않으며, 시골에서 살아가는 참한 사람이 많습니다. “시민이 + 될 것 같군요”는 “어른이 되겠군요”나 “사람이 되겠군요”로 손봅니다. ㅍㄹㄴ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시민(市民) : 1. 시(市)에 사는 사람 2. 국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나라 헌법에 의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자유민 ≒ 공민 3. [역사] 서울 백각전(百各廛)의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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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573 : 유해성 부작용에 대한 생각 화장 컸


유해성과 부작용에 대한 생각보다 화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에요

→ 나쁘거나 앓더라도 꾸미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 안 좋거나 덧나도 멋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내 몸과 지구를 지키는 화장품 사용 설명서》(배나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 23쪽


몸에 나빠도 꾸미려 하면 어쩔 길이 없습니다. 도지거나 덧나거나 앓더라도 멋내려 한다면 손쓸 길이 없습니다. 좋게 보이려는 마음이기에 속이 아닌 겉을 꾸미거나 매만집니다. 남이 좋게 보아주기를 바라는 나머지 마음이 아닌 얼굴과 몸매를 꾸미거나 치레합니다. 일본말씨인 “부작용에 대한 생각”인데, 이때에는 ‘생각’이 아닌 “덧나리라 여기다”나 “도지리라 느끼다”라 해야 맞습니다. 꾸미려는 마음은 지난날뿐 아니라, 오늘과 앞으로도 이을 테니까 “더 컸기 때문”이 아닌 “더 크기 때문”으로 손질합니다. ㅍㄹㄴ


유해성(有害性) : 해로운 성질이나 특성

부작용(副作用) : 1. 어떤 일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 2. [약학] 약이 지닌 그 본래의 작용 이외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작용. 대개 좋지 않은 경우를 이른다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화장(化粧) : 1. 화장품을 바르거나 문질러 얼굴을 곱게 꾸밈 ≒ 홍분 2. 머리나 옷의 매무새를 매만져 맵시를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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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쑥국을 끓이고서



  쑥이 돋은 지 한 달 남짓 지난다. 처음 쑥이 돋을 적에는 쓰다듬고서 지켜보았다. 언제 훑으면 즐거울까 헤아리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쑥이 봄볕을 머금고 봄비를 마시고 봄바람을 누리고 봄별을 그리는 동안 가만히 기다렸다. 이렇게 한 달을 보내고서야 “첫 쑥국”을 어제 끓였다. 갓 돋는 쑥도 향긋하되 햇볕을 듬뿍 머금은 쑥도 그윽하다.


  쑥국은 덥히고 더 끓일 적에 한결 그윽하다. 쑥을 끓이면 온집에 쑥내음이 번진다. 어제오늘은 모과꽃을 훑는다. 흐드러지는 꽃망울을 즐겁게 솎아서 햇볕에 말리면 여름과 가을과 겨울까지 꽃물을 조촐히 누린다. 무엇보다도 모과꽃을 훑으면 온몸에 모과꽃내음이 물든다. 여러 날 가더라.


  흙을 만지면 흙내음이 여러 날 가고, 나무를 만지면 나무내음이 여러 날 간다. 멧딸기를 훑으면 멧딸기내음이 여러 날 가고, 속꽃(무화과)을 따서 졸이면 속꽃내음이 여러 날 간다. 이따금 잠자리나 나비가 팔등에 앉으면, 날개를 쉰 잠자리나 나비가 스스로 날아갈 때까지 팔을 들고서 기다린다.


  시골버스를 내리고서 나래터로 가는 길에, 다시 걸어서 저잣마실을 볼 적에, 이러고서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타러 거닐며 두 가지 책을 읽는다. 언제나 ‘걷는읽기’이다. 스스로 속빛을 보려고 읽고 쓰고 생각한다. 오늘은 나래터에서 이웃님한테 글월을 띄우면서 노래꽃을 곁들였다.


  아침까지 해가 비추다가 낮부터 빗방울이 듣고, 저녁은 구름밭으로 가려나 싶다. 해마다 가지치기로 시름시름 앓는 읍내 부채나무(은행)도 잎망울을 틔운다. 가지가 잘리고 줄기가 끊길 적마다 모든 나무가 운다. 나무는 서로 눈물을 나누면서 응어리를 씻고 생채기를 달랜다. 새해에 새롭게 가지를 내고 줄기를 올리자고 이야기한다. 우는 나무를 바라보다가 손바닥으로 줄기를 살짝 토닥이고서 지나간다.


  손길을 받는 글이 가만히 웃는다. 손끝이 닿으면 애벌레가 문득 옴찔하다가 파르르 떤다. 손가락으로 종이를 넘기면 모든 책이 춤추며 기뻐한다. 부엌에서 손수 다듬고 썰고 짓는 결에 따라서 솥과 그릇과 수저가 노래한다. 손이 닿는 곳마다 바람이 새롭고, 손씨가 슬며시 깃들면 온누리에 풀씨 한 톨이 깨어난다.


  돌나물은 아직 조고마하다. 햇볕을 더 머금으면 한봄이 깊을 즈음부터 뜯을 수 있으려나. 이제 앵두꽃이 지면서 멧딸기꽃이 가득하다. 겨울은 잠들었다. 봄빛이 살랑인다. 나는 이 봄길을 걸어가면서 누구나 보금숲을 짓고서 살림하는 나날을 그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가 들어오는구나. 2026.4.6.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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