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3.25.


《통합사회 문해력 1》

 박윤경·추정완·전보애·범영우 글, 철수와영희, 2026.3.22.



비가 온다. 빗소리로 잠긴다. 빗소리 사이사이 시끌소리가 끼어들려고도 한다. 내내 비내리는 날에는 새소리가 잦아든다. 아직 풀벌레는 덜 깨어났고, 사마귀알집도 조용하다. 벌은 몇만 보이고, 나비도 몇을 문득 만난다. 봄맞이풀은 모두 봄나물이다. 사람이 먼저 훑으면 사람몫이고, 사람이 미처 손을 안 대면 어느새 잔벌레가 까맣게 올라온다. 모두 새봄을 기다렸을 테지. 《통합사회 문해력 1》를 읽었다. 푸른배움터에서는 배울거리가 참 많구나. 둘레(사회)를 보는 눈(문해력)을 아우르는(통합) 길을 다루는 책을 곁에 놓으면 훌륭하리라. 둘레란, 삶터요 터전이며 터이다. 둘레란, 마을이요 집이며 고을이다. 둘레란, 이웃이요 온누리요 푸른별이다. 둘레란, 나랑 너로 이루는 ‘우리’이다. 둘레란, 서울뿐 아니라 시골이요 들숲메바다이다. 아직 ‘사회’라는 일본말에 ‘문해력·통합’ 같은 일본말씨를 내려놓기 어려울 수 있지만, 1945해부터 2026해에 이르도록 내내 “아직 멀었다”고만 여기는 채 여기까지 왔다. ‘터’하고 ‘삶’이라는 수수한 낱말에 숨은 밑뜻을 짚을 때라야 둘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둘레’ 같은 쉬운 우리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짚어야 하지 않을까. “둘러보는 곳, 두르는 곳”이라서 ‘둘레’이고, 나하고 너를 알아보기에 서로 ‘둘’이며, 둘이 두루듯 두르고 둘러보며 돌아보다가 돕고 동무하는 길이기에 ‘두레’이다. 사람끼리도 서로 두레요, 사람과 뭇숨결도 두레이다. “둘레를 아우르는 눈”을 짚고 가르칠 적에는 들숲메바다를 꼭 제대로 헤아려야지 싶다. 그레타 툰베리는 그만 말하고 ‘문송면’부터 말할 줄 알아야지 싶다. 〈민족일보〉와 ‘조용수’부터 살필 적에 우리 삶터를 볼 수 있을 테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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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국인 마약왕' 국내 전격 송환…靑 "엄정 단죄하겠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979526


수갑 찬 채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마스크 없이 고개 꼿꼿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9895?rc=N&ntype=RANKING


“5조 날릴만큼 성과급 급한가” 삼성전자 노조원의 질문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5/0003511438?ntype=RANKING&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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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유해 잇단 발견…무안공항 올해안 개항도 불투명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3689?sid=102


지하철 출퇴근시간 승객 8%는 무임 혜택받는 어르신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5979645?ntype=RANKING


세종 제지공장서 작업자 추락해 숨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9641?type=journal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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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3.24.


《나무하고 친구하기》

 퍼트리셔 로버 글·홀리 켈러 그림/장석봉 옮김, 비룡소, 1999.6.15.첫/2020.11.23.40벌



모과잎이 옅푸르면서 발간 결을 품고서 돋는다. 첫봄에 갓 돋는 나뭇잎은 그냥 푸르지 않다. 노랗거나 발갛거나 붉은 빛을 가만히 품고서 잎망울이 터지고서 어느새 푸르게 물든다. 멧딸기꽃은 아직 멀고, 앵두꽃이 하나둘 터진다. 고작 닷새 앞서만 해도 깨알만큼 조그맣던 앵두꽃망울인데, 봄볕이 높고 깊고 넓게 퍼지면서 한달음에 부풀면서 터지려 한다. 낮에 읍내 나래터로 나가는 길에 큰아이가 함께 나선다. 느슨히 수다를 누리면서 걷고 시골버스를 타고 쉬다가 돌아온다. 아침에 끓인 국을 저녁에 건더기를 곁들여서 데운다. 저녁자리에 모두 둘러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다가 일찍 곯아떨어진다. 《나무하고 친구하기》를 돌아본다. 곧 서른 해쯤 맞이할 그림책인데 꾸준히 읽히는 듯싶다. 이렇게 수수하게 “나무하고 동무하는” 줄거리를 삶자리에서 풀면 된다. 그림책도 글책도 매한가지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못박거나 저렇게 안 한다고 나무라도 안 나쁘되, 어린이부터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하면 즐겁게 피어나고 깨어나는지 짚으면 된다. 앞길을 그리기에 그림이고, 씨앗이 싹터서 푸른숲을 이루는 새날을 그리기에 글이다.


#BeaFriendtoTrees #PatriciaLauber #HollyKeller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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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수명 20년' 넘긴 풍력발전기서 사고…영덕군 "전면철거 추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7423?rc=N&ntype=RANKING


꺾임사고→화재→철거 검토…영덕 풍력단지 '사실상 올스톱'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8678?rc=N&ntype=RANKING


전두환 손자가 그린 ‘가족사 웹툰’ 6780만뷰…“놀랍고 얼떨떨”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0/0003706264?ntype=RANKING&sid=001


BMW·벤츠, 기후소송 승소…"기업 아닌 정치권 책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6993?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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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국이 가장 '적대국'…우리 건드리면 모든 수단 동원해 응징"

https://n.news.naver.com/article/660/0000105906?ntype=RANKING


샤워 줄이고 휴대폰 충전은 낮에만?…"협조해야" vs "구시대적"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8243?rc=N&ntype=RANKING


李대통령 "중동전쟁 비상대응체계…추경, 지역화폐로 직접 지원"(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78453?rc=N&ntype=RANKING


내일부터 공공 차량 5부제…李 "국민은 에너지 아껴 써달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11212?sid=102


이란 외무, 조현 장관에 "'침략자 측' 배엔 호르무즈 닫혀"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5979278?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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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500만원 선고받은 중국인 재외동포에 '출국명령'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5979125?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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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문예부흥



 새시대의 문예부흥이라고 평가한다 → 새빛길이라고 여긴다 / 새로 꽃물살이라고 본다

 재도약의 문예부흥을 일으킨다 → 다시 살림빛을 일으켜세운다

 과거의 문예부흥의 안일에 젖어 → 지나간 꽃물결에 게으르게 젖어


문예부흥(文藝復興) : [역사] 14세기∼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여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인간성 해방을 위한 문화 혁신 운동. 도시의 발달과 상업 자본의 형성을 배경으로 하여 개성·합리성·현세적 욕구를 추구하는 반(反)중세적 정신 운동을 일으켰으며, 문학·미술·건축·자연 과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유럽 문화의 근대화에 사상적 원류가 되었다 = 르네상스

문예부흥(文藝復興) : [책명] 1873년에 영국의 비평가 페이터가 《르네상스사(Renaissance史)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예술 평론집. 13세기 프랑스 문학을 비롯하여 15세기 이탈리아의 문학과 미술을 중심으로 18세기 독일 미술사가(美術史家)인 빙켈만을 다루었으며, 인상주의 비평을 처음 실천하여 후대 유미주의의 창조적 비평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영어 ‘르네상스’를 일본에서 ‘문예부흥’으로 옮겼고, 우리는 이 일본말씨를 여태 그냥 씁니다. 이제는 ‘꽃·꽃길·꽃물결·꽃물살·꽃너울’이나 ‘꽃날·꽃나날·꽃날개·꽃나래·꽃바람’으로 옮길 만합니다. ‘눈부시다·빛나다·반짝이다’나 ‘빛길·빛날·빛철·빛마루·무지개길·무지개날·반짝날’이라 할 수 있어요. ‘살림꽃·살림멋·살림빛·삶빛’이나 ‘아름날·아름철·환하다·활짝’이라 하면 되어요. ‘일어나다·일어서다·일으키다’나 ‘무르익다·달아오르다·물오르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활기찬 문예부흥이 있었다

→ 무럭무럭 살림꽃이 폈다

→ 북적북적 삶꽃이 피었다

→ 꽃나래를 기운차게 폈다

→ 반짝반짝 일어났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일란 파페/유강은 옮김, 교유서가, 20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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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 우리 동네 사람들 이야기 스콜라 창작 그림책 8
팽샛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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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1.

그림책시렁 1782


《여보세요?》

 팽샛별

 스콜라

 2017.11.30.



  스스로 마음에 대고서 속삭이는 노래이기에 우리가 나누는 말과 글이지 싶습니다. 처음 태어나던 날부터 늘 노래이던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 노래하듯 말을 나누며 살아왔습니다. 새도 풀벌레도 매미도 개구리도 사람 곁에서 노래하듯 서로 마음을 나눕니다. 사람은 뭇숨결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소리가 얼마나 놀랍게 노랫가락인지 지켜보면서 말을 터뜨렸습니다. 가없이 오래도록 나누던 말을 ‘눈으로 읽는 말소리’인 ‘글’로 담은 지 얼마 안 됩니다. 글만 쳐다본다면 말을 잊고 잃습니다. 말을 말인 줄 알아채면서 마주할 적에 마음이라는 그릇을 알아봅니다. 《여보세요?》는 언니가 동생을 기다리면서 온마을을 새롭게 돌아보면서 조잘조잘 이야기꽃을 들려주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동생은 머잖아 태어납니다. 그러니까 아직 엄마 뱃속에서 천천히 자라나는 동생한테 조잘조잘 말을 거는 언니입니다.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인지 속삭이고, 우리 마을은 어떤 곳인지 알려줍니다. 갓 태어나는 아기는 언니랑 바로 뛰어놀 수는 없지만, 언니는 동생을 돌아보면서 ‘나’는 아기일 적에 어떻게 자라났는가 하고 배우고 깨우칩니다. 동생을 기다리고 지켜보면서 ‘나’를 알아가는 언니입니다. 곧 태어날 아기는 언니를 돌아보면서 ‘너’를 거울로 ‘나’를 배울 테지요.


ㅍㄹㄴ


《여보세요?》(팽샛별, 스콜라, 2017)


엄마가 매일 뽀뽀해 줄 거야

→ 엄마가 날마다 뽀뽀해

→ 엄마가 늘 뽀뽀해

4쪽


나는 그림 그리는 게 가장 좋아

→ 나는 그림 그리기가 신나

→ 나는 그리면 즐거워

6쪽


할아버지도 음악을 좋아하는 걸까

→ 할아버지도 노래를 즐기나

15쪽


커다란 리어카를 끌고

→ 커다란 손수레를 끌고

2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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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뭐 하니? - 구자행 샘 시간에는 내 이야기가 글이 되고 시가 되지
구자행 지음 / 양철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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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1.

까칠읽기 123


《국어시간에 뭐 하니》

 구자행

 양철북

 2016.6.2.



  모든 말과 삶과 마음은 늘 한 끗이 달라서 끝으로 가는구나 싶다. 한 끗을 바꾸면서 마음을 가꾸는 길을 간다. 한 끗을 안 바꾸기에 마음을 안 가꾸는 늪으로 간다. 한 끗을 가꾸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말과 마음과 삶을 나란히 돌보는 길에 선다. 한 끗을 굳이 왜 바꾸느냐고 손사래치느라 말과 마음과 삶이 나란히 시드는 벌판에 선다.


  어른이라는 이름이라면 아이를 돌보게 마련이다. 허울만 어른이라고 앞세운다면 아이를 안 돌본다. ‘돌보다’는 ‘돌아보다’를 줄인 낱말이다. 눈빛을 사랑으로 펴는 마음이라서 ‘돌봄’이라고 한다. 사랑눈으로 돌아보는 마음이 아닌, 이렇게 가르치고 저렇게 이끌려 할 적에는 ‘돌봄’하고 멀다.


  《국어시간에 뭐 하니》를 읽다가 자꾸 멈칫했다. 글쓴이는 푸른배움터에서 우리말(국어)을 가르쳤는데, 지나치게 ‘옳은’ 쪽으로 아이들을 몰아가는구나 싶다. 이를테면 밥멀이(거식증)로 고단한 아이더러 무턱대고 “그래도 먹어야 힘이 나지” 같은 말을 자꾸 하더라. 마음이 와장창 깨지고 다쳐서 몸이 무너질 뿐 아니라, 어떤 사람은 ‘밥먹기 = 불늪’이다. 고기를 못 먹는 사람한테 고기를 억지로 먹이는 짓이나, 먹으면 다 게우는 아이더러 억지로 먹이라 시키는 짓은 똑같이 끔찍하다.


  나는 우리나라 어느 멧골을 오르든 맨발이나 고무신으로 다닌다. 벌써 스무 해가 넘었다. 나뿐 아니라 적잖은 사람은 맨발로 더 사뿐히 다닌다. 지난날에 누가 신을 꿰고서 멧골을 오르내렸는가. ‘등산화·등산배낭·등산장비’가 꼭 있어야 한다고 여겨야 할 까닭이 없다. 또한, 어린이나 푸름이가 쓴 글을 헤아리기 앞서 어린이나 푸름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삶을 보내는지부터 들여다볼 노릇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인지 아닌지 따지는 일은 안 나쁘지만 부질없다. 태어나는 날부터 어버이나 둘레에서 미움만 받느라 몽땅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불벼락을 쏟아낼 수 있다. 글에는 ‘마음’만 담지 않는다. ‘오늘까지 살아낸 마음’을 담는다. 그래서 ‘마음만 읽기’로는 어린마음과 푸른마음에 못 다가선다. ‘삶읽기’부터 할 노릇이다.


  노래(시)는 “순간의 느낌을 붙잡아 쓰는 것”이 아니다. 도무지 아니다. 노래는, 노을처럼 언제나 새롭게 빛나는 높하늘빛처럼 너울거리고 나울거리고 남실거리고 넘실거리는 온삶을 바탕으로 놀이하고 노느듯 들려주는 마음소리이다. 문득(순간) 담기만 하면 말장난과 말재주이다. 곰곰이 담기도 하고, 천천히 담기도 하며, 이따금 불현듯 담기도 한다. 여러 해 지난 일이어도 눈앞에 생생하기에 노래로 담는다. 아직 이루지 않은 일이어도 스스로 되새기고 싶으니 노래로 담는다.


  말글을 다루는 자리에 있는 분이라면, 남이 아닌 나로서 즐겁게 일하면서 날마다 새롭게 배우기를 바란다. 글쓴이한테 ‘옳다’고 하더라도 모든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옳’을 수 없다. ‘옳음(사실·정의)’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 다른 옳음은 그만 붙잡을 노릇이다. 모든 사람한테 나란할 ‘참(진실)’을 헤아릴 노릇이다. 참하게 철들면서 새롭게 어른으로 설 어린이와 푸름이한테서 배우는 매무새일 때에 비로소 길잡이라고 느낀다.


  ‘국어교사’라는 이름으로 애쓰기 앞서, ‘이웃아재’로 아이들 곁에 설 줄 알아야 한다. 섣불리 넘겨짚으면서 ‘국어교사 정의주장’이 아니라 ‘마을이웃’으로서 아이들 하루하루를 천천히 지켜보고 오래오래 마주하면서 ‘아이한테서 먼저 배우는’ 눈망울이어야 비로소 말글을 함께 나누고 펴는 길을 연다.


ㅍㄹㄴ


“오늘 상찬이 밥 한 그릇 비우는 거 보니 고맙더라.” “네, 저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점심을 조금씩이라도 먹어 봐.” “안 넘어가요. 억지로 먹으면 다시 토합니다.” “그래도 먹어야 힘이 나지. 그렇게 안 먹어서 어쩌나.” “노력해 볼게요.” “오늘 좋았지?” “예. 집에 있었으면 하루 종일 가만히 누워 있었을 낀데 좋았어요.” 76쪽


“저 애가 가방을 들고 천왕봉을 오르겠대요. 내 말은 안 들으니 말 좀 해 줘요.” 96쪽


아이들 시가 참된 마음에서 우러나온 글인지, 어른들 시를 흉내 내는 글쓰기 훈련에서 나온 글인지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125쪽


시는 순간의 느낌을 붙잡아 쓰는 것인데, 그 느낌이란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게 마련이다 … 그래서 나는 오래전에 겪은 일을 글감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133쪽


시를 잘 쓰려면 느낌을 잘 붙잡아야 된다고 말하지만, 느낌을 붙잡아 내기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시를 지도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꼈을 터이다. 160쪽


문예부 아이들이나 문예창작과를 지망하는 아이들은 한사코 ‘꾸며낸 이야기’를 고집한다. 그런 글을 읽어 보면 이야기에 아이들 삶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이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어른들 소설을 모방해서 글을 쓴다. 238쪽


+


《국어시간에 뭐 하니》(구자행, 양철북, 2016)


내가 간섭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세계려니 하면서도, 준엽이의 정직함에 마음이 끌린다

→ 내가 넘보기 어려운 아이들 삶이려니 하면서도 준엽이가 착해서 마음이 끌린다

→ 내가 끼기 어려운 아이들 자리이려니 하면서도 준엽이가 참해서 마음이 끌린다

36쪽


사건은 어젯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어젯밤을 거슬러 본다

→ 어젯밤 일이다

→ 어젯밤이었다

42쪽


그 인간 이중 인간이에요. 정말 가증스러워요

→ 그놈 거짓꾼이에요. 참말 꼴보기싫어요

→ 그 녀석 두얼굴이에요. 참 밉살맞아요

70쪽


표를 많이 얻은 두 시를 놓고 결선 투표를 했다

→ 손을 많이 든 노래로 매듭뽑기를 했다

→ 손길 많이 받은 두 글로 끝내기를 했다

→ 날개꽃 많이 얻은 두 글로 매조지를 했다

→ 이름쪽 많이 얻은 두 글로 마감꽃을 했다

121쪽


거기에 저절로 온갖 뜻이 겹쳐진다

→ 그러면 저절로 온갖 뜻이 스민다

→ 이러면 저절로 온갖 뜻이 깃든다

130쪽


시는 순간의 느낌을 붙잡아 쓰는 것인데, 그 느낌이란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게 마련이다

→ 노래는 문득 느껴서 쓰는데, 오래 지나갈수록 흐릴 수 있다

→ 노래는 그때 느끼며 쓰는데, 한참 지나면 흐릿할 수 있다

133쪽


진희는 대상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 진희는 넌지시 다가가 들여다보았다

→ 진희는 스스로 가만히 보았다

→ 진희는 무엇이든 들여다보았다

→ 진희는 늘 곰곰이 보았다

159쪽


가끔 던지는 물음이 있어요

→ 가끔 물어봐요

→ 가끔 물어요

32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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