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23 : 바라건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


바라건대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런 사이가 되길 바라

→ 너와 아오이가 서로 그렇게 지내기를 바라

《지구의 끝은 사랑의 시작 5》(타아모/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37쪽


첫머리를 ‘바라건대’로 열고서 “-가 되었으면 좋겠구나”로 맺으니 겹말씨입니다. ‘바라다’를 뒤로 돌려서 “-가 되길 바라”나 “-기를 바라”로 손질합니다. 두 사람이 아끼고 돌보며 지내기를 바란다고 할 적에는 “그런 존재”가 아닌 “그런 사이”라 해야 어울립니다. “그렇게 지내다”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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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24 : -ㄴ가의 돌봄 있 그건 것 당연해지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살고 있지만 어느새 그건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해지고 말았다

→ 누가 돌봐주며 살지만 어느새 숨쉬기처럼 마땅하게 여기고 만다

→ 누가 돌보기에 살아가지만 어느새 숨쉬기처럼 잊어버리고 만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신민주, 디귿, 2021) 53쪽


일본말씨 “누군가의 돌봄”하고 옮김말씨 “살고 있지만”이 섞은 대목은 “누가 돌봐주며 살지만”이나 “누가 돌보기에 살아가지만”으로 손봅니다. 군더더기 ‘그건’하고 ‘것’은 덜고서, 일본옮김말씨인 ‘당연해지고’는 앞말과 묶어서 “숨쉬기처럼 마땅하게 여기고”나 “숨쉬기처럼 잊어버리고”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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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25 : 던지는 물음이 있


가끔 던지는 물음이 있어요

→ 가끔 물어봐요

→ 가끔 물어요

《국어시간에 뭐 하니》(구자행, 양철북, 2016) 327쪽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물음을 던지다”이지만, 푸른배움터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분조차 이처럼 틀린말씨를 그냥그냥 쓰기 일쑤입니다. “가끔 던지는 물음이 있어요”는 일본스런 한자말 ‘질문’만 안 썼을 뿐입니다. “가끔 물어봐요”로 바로잡습니다. “가끔 물어요”로 바로잡아도 됩니다. “가끔 이야기해요”나 “가끔 말을 섞어요”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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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30.

숨은책 1149


《鎭魂歌》

 김남주 글

 청사

 1984.12.10.



  처음 김남주 노래를 만난 때는 1990해라고 떠오릅니다. 누가 이이 노래를 읽으라고 시키거나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오래도록 사슬살이를 하다가 1988해에 풀려난 이야기를 읽었어요. 어머니랑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하면서 날마다 새뜸을 뒤적였는데, 어느 날 문득 이이 이야기를 읽고서 이름을 새겼고, 노래책은 몇 해 지나서야 겨우 손에 쥡니다. 들물결이 한창이어도 사거나 빌릴 수 없는 책이 수두룩했고, 푸른배움터를 다니면서 찾아보기 어려운 책도 흔했습니다. 그렇지만 《鎭魂歌》 같은 노래책을 애써 내놓는 곳이 1984해에 있었고, 이렇게 태어난 책을 기꺼이 맞아들여 품은 곳도 있어요. 비록 이 작은 노래책은 새책집에서 사라졌어도 드문드문 헌책집으로 흘러나와서 새롭게 읽히려고 기다립니다. 누런종이에 차곡차곡 찍힌 글씨를 되읽으면서 오늘날 글자락은 무엇을 적거나 남기는지 돌아봅니다. 벌써 마흔 해 남짓 묵은 아스라이 옛책인 노래책 하나를 앞으로 눈여겨보면서 숨빛과 땀빛과 글빛과 살림빛과 사람빛을 다스릴 이웃은 오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려나 하고 헤아립니다. 아프고 앓고 죽고 다치고 쓰러지고 우는 모든 넋을 씻을 노래라면, 어떤 손끝으로 태어나서 어떤 눈길로 읽힐 수 있으려나 되새깁니다.


- 한국사립문고협의회, 한신교회문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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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30.

숨은책 1147


《암태도 소작쟁의》

 박순동 글

 청년사

 1976.11.15.첫/1980.5.10.한글개정판



  오늘날은 밑삯(최저임금)을 매긴다면 지난날에는 논밭낛(소작료)을 내는 얼개입니다. 돈을 벌려면 돈을 부리는 벼슬아치나 돈바치한테 엎드려야 하는 틀은 예나 이제나 매한가지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벼슬이라는 자리가 없을 뿐 언제나 온땀을 들이며 하루를 바칩니다. 그런데 오늘날 일터는 ‘받거나 바라는 돈’이 너무도 크게 다릅니다. 어느 곳은 덤(성과급)과 꽃돈(퇴직금)을 어마어마하게 안기고, 어느 곳은 덤이나 꽃돈이나 말미조차 없습니다. 어느 곳은 덤과 꽃돈을 더 받으려고 들고일어나지만, 어느 곳은 밑삯을 제대로 받으려고 작게 목소리를 냅니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벼랑까지 몰려서 마침내 낫과 쟁기를 내려놓고서 일어난 논밭지기 이야기를 담은 조그마한 꾸러미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온해(100년) 앞서도 요즈음도 시골에서 논밭을 짓는 사람들 이야기를 글로 담거나 옮기는 일은 드뭅니다. 이제 시골내기도 논밭지기도 아주 적은 터라, 시골살이나 논밭살림을 글로 펼 사람이 나란히 드물 테지요. 시골과 논밭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날마다 밥을 먹고, 밥은 시골과 논밭에서 가꾸어서 얻습니다만, 들빛을 잊기에 들불을 잃는 늪입니다. 일자리마다 땀값이 다르더라도, 들살림을 돌보는 땀값이야말로 제값을 치러야 맞을 텐데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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