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신세 身世


 신세를 지다 → 고맙다 / 도와주다 / 빚을 지다 / 빛을 받다

 여러 가지로 진 신세가 많다 → 여러 가지로 고맙다 / 여러 가지로 손길을 받았다

 어른이 되면 이 신세를 꼭 갚겠습니다 → 어른이 되면 이 빚 꼭 갚겠습니다


  ‘신세(身世)’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폐를 끼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해요. ‘돕다·도움·도와주다’나 ‘부축·부축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고마움·고맙다’로 손보고, ‘빚·빚지다’나 ‘빛’으로 손봐요. ‘손길·손빛·손길꽃·손빛꽃’이나 ‘오감·오감하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신세(新歲)’를 “= 새해”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아무리 남한테 신세를 져도 주눅 들 필요는 없어

→ 아무리 남한테 빚져도 주눅 들 까닭은 없어

→ 아무리 남이 도와도 주눅 들지는 마

《소녀의 마음》(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04) 200쪽


정말 오랫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 참 오랫동안 빛을 받았습니다

→ 참말 오랫동안 고마웠습니다

《신부 이야기 7》(모리 카오루/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5) 172쪽


철창 신세 안 지게 조심해

→ 사슬살이 안 하게 살펴

→ 고랑 차지 마

《태양의 집 5》(타아모/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4) 77쪽


항상 신세를 지고 있잖아

→ 언제나 손쓰잖아

→ 노상 도와주잖아

→ 늘 고맙잖아

《일하지 않는 두 사람 5》(요시다 사토루/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 16쪽


무척이나 신세를 졌으면서 인사도 감사표시도 늦어져서

→ 무척이나 빚졌으면서 절도 고맙단 말도 늦어서

→ 무척이나 손길을 받으면서 절도 고맙단 말도 늦어서

《은빛 숟가락 13》(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17) 8쪽


지금까지 여러모로 신세를 졌는데, 한꺼번에 갚을 수 있을 것 같아

→ 이제까지 여러모로 도와줬는데, 한꺼번에 갚을 수 있을 듯해

→ 여태까지 여러모로 고마웠는데, 한꺼번에 갚을 수 있을 듯해

《경계의 린네 25》(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02쪽


여행지에선 늘 누군가에게 신세 질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 낯선 곳에선 늘 누구한테 여쭐 일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 나들이하면 늘 이웃이 돕게 마련이니까

→ 이웃마을에선 늘 고마울 일이 있으니까

→ 머물면서 늘 빚질 일이 있으니까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문학동네, 2025)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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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행지 旅行地


 우리가 갈 여행지는 → 우리가 갈 곳은

 이번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 이제 가려는 곳은

 여행지에서의 규칙이라면 → 마실터에서 지킨다면 / 낯선 곳에서 지킬 일은


  ‘여행지(旅行地)’는 “여행하는 곳”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는곳·가는길·가는데·가려는 곳·가려는 길’이나 ‘가다·오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곳·데·자리’나 ‘나들이터·마실터’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낯설다·낯모르다’나 ‘머무르다·머물다·보내다·지내다’로 손질하고, ‘흐르다·흘러가다·흘러들다’로 손질하지요. ‘물길·물골·물꼬·물줄기’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이웃·이웃사람·이웃님·이웃꽃·이웃씨’나 ‘이웃하다·이웃마을·이웃고을·이웃고장’으로도 손질하고요. ㅍㄹㄴ



여행지에서 보낸 건가

→ 나들이 가서 보냈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미카미 엔 글·나카노 그림/최고은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5) 7쪽


여행지에서 이런저런 박물관에 갑니다

→ 마실터에서 이런저런 살림숲에 갑니다

→ 마실하며 이런저런 살림숲집에 갑니다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 8쪽


나는 사교인간이 아님을 인정하고 여행지에서의 사교에 신경쓰지 않기로 함

→ 나는 싹싹하지 않으니 마실터에서 안 어울리기로 함

→ 나는 사근하지 않으니 이웃마을에서 안 만나기로 함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미술문화, 2024) 31쪽


여행지에선 늘 누군가에게 신세 질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 낯선 곳에선 늘 누구한테 여쭐 일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 나들이하면 늘 이웃이 돕게 마련이니까

→ 이웃마을에선 늘 고마울 일이 있으니까

→ 머물면서 늘 빚질 일이 있으니까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문학동네, 2025)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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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구르는 속도 - 제4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2025년 고양시 올해의 책 사계절 아동문고 113
김성운 지음, 김성라 그림 / 사계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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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6.3.25.

다듬읽기 282


《행운이 구르는 속도》

 김성운

 김성라 그림

 사계절

 2024.9.10.



  즐겁게 구른다면 빠르느냐 느리느냐 안 따집니다. 즐겁게 구를 적에는 좋으냐 나쁘냐 안 가립니다. 즐겁지 않기에 ‘행복’이나 ‘복’을 거머쥐기를 바라지요. ‘행(幸)’도 ‘복(福)’도 ‘살림’하고는 아주 멉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행복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으로 풀이하지만, ‘행복’은 ‘기쁘다·흐뭇하다’하고는 맞닿지 않는 한자말입니다. “어쩌다가 길이 풀려서 좋다”는 밑뜻입니다. 벼슬아치나 나라지기나 돈바치가 사람들을 억누르면서 좋아하는 굴레를 가리키는 ‘행·행복·행운’인 터라, 막상 우리가 이런 한자말이 마치 ‘좋은’ 줄 잘못 바라볼 적에는 모두 뒤틀리거나 꼬이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손길을 펴서 살림을 가꾸지 않더라도, 남이 다 해주면서 좋기를 바라는 얕은 굴레가 ‘행·행복·행운’이고 ‘요행·다행’입니다. 이 얼거리를 읽어낸다면 “좋게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닌, “하루하루 제 보금자리에서 땀흘리고 살림을 짓는 길을 걸”을 테지요. 우리 다리로 걷고, 우리 손으로 가꾸고, 우리 눈으로 돌보고, 우리 마음으로 심는 길일 적에 ‘살림·삶·사랑’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살림·삶·사랑’하고 등지거나 먼 굴레와 늪과 수렁이 ‘행·행복·행운·요행·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행운이 구르는 속도》는 ‘살림을 짓는 나’가 아니라 ‘좋게 풀리기를 바라며 남을 자꾸 쳐다보는 늪’에서 아이가 어떻게 ‘좋게 풀리’는지 다루는 줄거리입니다. 날씬하거나 미끈하거나 이쁘장하거나 두 다리와 온몸이 멀쩡하게 태어나야 ‘좋게’ 태어난 삶이지 않습니다. 어떤 몸으로 어떻게 태어나든 이 별에 온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사랑을 누리면서 하루를 맞이합니다.


  삶에는 가시밭길과 자갈길이 있어요. 꽃길만 흐르지 않습니다. 겨울이 반드시 있어야 봄이 있고, 봄이 반드시 끝나야 열매가 맺는 여름이며, 여름이 반드시 저물어야 가을에 드디어 열매가 익습니다. 다 다른 네 철인데, 모두 석 달씩 흐릅니다. 어느 철이든 더 길지 않아야 하고 짧아야 하지 않아요. 겨울이 길어 보인들 그저 석 달입니다. 여름이 짧아 보인들 고작 석 달이에요. 다 다른 네 가지 철이 흐르듯 우리 삶도 언제나 다르게 오르내리거나 너울칩니다. 이렇게 삶을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즐겁게 구르는 길”입니다. 얼마나 빨라야 좋으느냐 하고 따지는 “행운이 구르는 속도”가 아닌,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살림을 하고 가꾸고 돌아보면서 차분히 지내는 마음을 줄거리로 잡는다면, 글결도 멋내기가 아니라 수수하게 살림을 들려주는 길이었을 테지요.


ㅍㄹㄴ


《행운이 구르는 속도》(김성운, 사계절, 2024)


그건 와이파이가 안 터지는

→ 빛물결 안 터지는

→ 이음길 안 터지는

7쪽


갈매기들 사이에서도 “거긴 노잼.”이라고 소문난 것 같다

→ 갈매기 사이에서도 “거긴 잼없어.” 하고 퍼진 듯하다

→ 갈매기도 “거긴 재미없어.” 하고 떠드는 듯하다

8쪽


나의 장애나 할아버지와의 의리 같은 것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 내가 못 걷거나 할아버지와 후더워서 그러지 않는다

→ 내 걸림돌이나 할아버지랑 도타워서 그러지 않는다

→ 내 돌담이나 할아버지하고 미더워서 그러지 않는다

8


도망치듯 가게를 나갔다. 메에―롱

→ 달아나듯 가게를 나간다. 메에롱

→ 내빼듯 가게를 나간다. 메에롱

16


사실 나 램프의 요정이다

→ 나 불나래이다

→ 나 불빛날개이다

→ 나 밤나래이다

31


소원 들어줄 사람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 꿈 들어줄 사람 잘 골라야 한다

→ 꿈 들어줄 사람 제대로 골라야 한다

34


빡구가 사악하게 웃었다

→ 빡구가 고약하게 웃는다

→ 빡구가 더럽게 웃는다

→ 빡구가 괘씸하게 웃는다

36


나 짝남 생겼어

→ 나 짝사랑 해

→ 나 짝사랑이야

41


보라의 새로운 소식에 들떴던 것도 잠시

→ 보라가 새로 들려준 말에 살짝 들떴지만

→ 보라가 새로 알린 말에 조금 들떴으나

42


몇 발자국 걷는 건 가능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다

→ 몇 발자국 걸을 수 있지만, 이러려면 몸을 써야 한다

→ 몇 발자국 디딜 수 있지만, 이러자면 몸을 가꿔야 한다

48


심각한 표정으로 얘길 나누는 아저씨

→ 걱정스레 얘기하는 아저씨

→ 괴롭게 얘기를 하는 아저씨

50


우리는 하이 파이브를 했다

→ 우리는 손뼉을 쳤다

→ 우리는 손을 짝짝 했다

52


언니가 온 뒤로 집이 시끌벅적해졌다

→ 언니가 온 뒤로 집이 시끌벅적하다

58


대답과 동시에 으라차차 괴성을 지르며

→ 말하자마자 으라차차 소리를 지르며

→ 말하기 무섭게 으라차차 악을 쓰며

63


제가 사전 답사를 가 봤는데

→ 제가 미리갔는데

→ 제가 먼저봤는데

74


박물관 선생님이 연신 주의를 주었지만

→ 살림숲지기가 연신 나무랐지만

→ 살림숲터님이 연신 꾸중했지만

91


고장 나지 않은 저상 버스를 한 번에 탔다

→ 안 망가진 낮은수레를 바로 탔다

→ 헐지 않은 얕수레를 곧바로 탔다

91


배식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니

→ 밥을 나누고서 자리로 돌아오니

→ 밥나눔을 마치고서 자리로 오니

100


누군가 대신 싸울 기세로 나섰다

→ 누가 싸울 듯이 나선다

→ 누가 싸울 듯이 나서 준다

128


나에게 찾아온 행운은 마법 같은 소원이 아니라 바로 친구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 나는 놀라운 꿈이 아니라 동무를 만날 적에 즐겁다고 말이다

→ 나는 대단한 꿈이 아니라 동무와 어울리기에 즐겁다고 말이다

137


이 글을 읽는 동안 환대받는 기분을 느끼셨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 이 글을 읽는 동안 반갑다고 느끼신다면 더없이 기쁩니다

→ 이 글을 읽으며 반가우셨다면 더없이 기쁩니다

→ 이 글을 반갑게 읽으신다면 더없이 기쁩니다

13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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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3.19.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

 서정홍·청년농부와 이웃들 글, 단비, 2018.4.15.



비그친 밤부터 부드러이 풀리는 날씨를 느낀다. 아침볕이 따뜻하다. 부산에서도 새소리를 그득그득 누린다. 우리집 네 사람이 틈틈이 하는 ‘이웃걷기’가 있다. 다섯 가지 말마디를 차분히 넋으로 띄우고 읊으면서 걷는 길닦기이다. 둘레가 시끄럽건 어지럽건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제길’을 찬찬히 나아가는 마음닦기이기도 하다. 첫봄볕이 쏟아지는 길을 거닐며 꿈그림을 돌아본다. 〈무사이〉에 들러 책을 더 읽고 장만한다. 이제 사상나루로 건너가서 14:25 고흥버스를 기다린다. 어제오늘 장만한 책은 시외버스에서 거의 다 읽는다. ‘하멜른 피리’ 이야기에 깃든 뜻이 문득 떠올라서 하루글로 적는다. 어린날 겪은 ‘신주머니 떠넘기’하고 ‘말끔일(학교청소)’도 문득 떠오른다. 저녁에 부엌에 둘러앉아서 이 이야기를 웃음꽃으로 풀어낸다. 짐이란 없고, 집이 있을 뿐이다. 지을 줄 알기에 지내며 즐거울 수 있다.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를 되새긴다. ‘시(詩)’라는 틀에 이름과 얼개를 가둘수록 시시하다고 느낀다. 글(한문)을 몰라도 누구나 늘 나누고 부르던 ‘노래’를 바라보면 함께 놀며 노을빛으로 너울대는 빛을 즐긴다고 느낀다. “시의 숲”이 아니라 ‘노래숲’에서 ‘노을숲’을 지으며 ‘놀이숲’으로 가면 될 텐데. 노래하며 놀이하듯 즐겁게 일하며 살림하면 될 텐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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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장관 "'한국→남한' 명칭 변경, 효과 있을 것"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5969964?ntype=RANKING&sid=001


삼성전자 노조, 이재용 자택 앞 기자회견 예고..."무능 경영진 규탄"

https://n.news.naver.com/article/660/0000105619?cds=news_media_pc&type=editn


무안공항 폐쇄 장기화에 이란 전쟁까지...여행업계 '한숨'

https://n.news.naver.com/article/660/0000105631?cds=news_media_pc&type=edi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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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3.18.


《먼지 행성》

 김소희 글·그림, 아름드리미디어, 2024.3.20.



간밤에 구름이 끼면서 별이 안 보이더니 깊새벽부터 비가 온다. 지난이레는 먼지구름이 짙었다. 고맙게 씻는구나. 빗길을 걸어 옆마을로 간다. 아침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간다. 이제 빗소리를 들으며 부산으로 달린다. 연산동 헌책집 〈글밭〉이 닫았다는 말을 지난여름에 들었으나 설마 싶었고, 오늘 드디어 〈글밭〉 앞으로 찾아간다. ‘임대’ 글씨만 덩그렁하다. 거의 열 달째 빈 채 있었구나. 거제동 〈책과아이들〉로 건너간다. 오늘 수다밭 글감으로는 ‘일’과 ‘아직’ 둘을 잡았다. ‘돈’이 아닌 ‘삶’을 바라보면서 짓는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사이에 비가 그친다. 《먼지 행성》을 곱씹는다. 푸른별이 푸른터가 아닌 먼지별이 되면서 먼지쓰레기를 딴별로 옮긴다는 줄거리인데, 딴별에 쓰레기를 옮겨야 한다면 이미 푸른별은 끝장난 셈 아닐까? 다른 먼별에 쓰레기를 보낼 만한 누리배를 띄울 수 있다면, 이미 쓰레기를 다스려서 흙으로 돌려보낼 솜씨부터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솜씨를 열지 않았다면 푸른별은 벌써 사라지지 않았을까? 무지개사랑(동성애)까지 맞추느라 줄거리를 잡아먹고, ‘아이만 살리면 된다’는 눈물로 맺느라, 막상 먼지가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하는지 아예 못 짚는다. 이제는 생각해야 한다. 들숲메바다를 잊고 등진 서울은 ‘먼지마을’이다. 서울살이를 멈추고서 들숲메살림을 헤아리며 차분히 너르게 가꾸는 길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끝없이 쳇바퀴를 돌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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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방 "이란 정보장관 제거…오늘 중대 기습"(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67462?rc=N&ntype=RANKING


기초단체장 홍보용 ‘문자폭탄’…선거 공정성 논란

https://n.news.naver.com/article/658/000013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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