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70 : 시간 -의 색 점점 투명해져


시간이 갈수록 번데기의 색이 점점 투명해져요

→ 날이 갈수록 번데기는 속이 보여요

→ 하루가 갈수록 번데기 속이 보여요

→ 어느덧 번데기는 속이 다 보여요

《나는 제왕나비》(데버라 홉킨슨·메일로 소/이충호 옮김, 다림, 2021) 12쪽


애벌레가 고치에 튼 몸을 ‘번데기’라 합니다. 처음에는 잠들며 웅크린 몸이지만, 고치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속이 보일 만큼 바뀌고, 바야흐로 나비라는 새몸으로 거듭나요. 하루가 갈수록 바뀝니다. 날이 갈수록 다릅니다. 어느덧 새롭게 깨어나기까지 맑게 비치는 몸빛으로 꿈틀꿈틀하면서 천천히 눈을 뜹니다. ㅍㄹㄴ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점점(漸漸) :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 ≒ 초초(稍稍)·점차·차차

색(色) : 1.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사물의 밝고 어두움이나 빨강, 파랑, 노랑 따위의 물리적 현상. 또는 그것을 나타내는 물감 따위의 안료

투명(透明) : 1. 물 따위가 속까지 환히 비치도록 맑음 2. 사람의 말이나 태도, 펼쳐진 상황 따위가 분명함 3. 앞으로의 움직임이나 미래의 전망 따위가 예측할 수 있게 분명함 4. [물리] 물체가 빛을 잘 통과시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67 : 직장 여성 남자 아내 가진다는 것 여전


직장 여성이 남자 아내를 가진다는 것은 여전히 매우 드문 일이다

→ 일순이가 집돌이를 만나기란 아직 매우 드물다

→ 일엄마가 집아빠랑 살기란 아직 매우 드물다

《아내의 역사》(매릴린 옐롬/이호영 옮김, 책과함께, 2012) 574쪽


‘아내’라는 낱말은 “안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고, “집안일 맡는 사람”을 뜻합니다. 가시버시를 맺는 두 사람 가운데 한쪽만 ‘아내’일 수 없습니다. 집에서는 둘 모두 ‘집사람’으로서 살림을 나란히 맡고 즐겁게 꾸릴 노릇입니다. 차츰 바뀌어가는 모습인데, 이제는 집밖일도 집안일도 가시버시가 즐겁게 하면 됩니다. 일순이가 집돌이를 만나기는 아직 어렵다지만, 일엄마가 집아빠랑 살기란 드물다지만, 나란히 일꾼이면서 살림꾼으로 마주하는 길을 열 수 있어요. 차분히 열고서 차근차근 나아가면 어느새 확 트인 새터와 새집과 새나라가 서리라 봅니다. ㅍㄹㄴ


직장(職場) : 1.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 ≒ 일터 2.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직업 = 일자리

여성(女性) : 1. 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특히, 성년(成年)이 된 여자를 이른다 ≒ 여 2. [언어] 서구어(西歐語)의 문법에서, 단어를 성(性)에 따라 구별할 때에 사용하는 말의 하나

남자(男子) : 1. 남성으로 태어난 사람 ≒ 남 2. 사내다운 사내 3. 한 여자의 남편이나 애인을 이르는 말

여전(如前) : 전과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56 : 근처 -들 정신없이 있었


근처에서는 닭들이 정신없이 모이를 쪼고 있었고

→ 옆에서는 닭이 바쁘게 모이를 쪼고

→ 곁에서는 닭이 쉬잖고 모이를 쪼고

《노랑이와 분홍이》(윌리엄 스타이그/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5) 8쪽


닭이나 새나 지렁이나 나비를 바라볼 적에는 ‘-들’을 안 붙이게 마련입니다. 영어라면 꼬박꼬박 ‘-s’를 붙일 테고요. 모이를 쪼는 닭을 말할 적에는 “닭에 모이를 쪼고”라 하면 됩니다. 바쁘게 쪼는 닭을 보고, 쉬잖고 쪼는 닭을 봅니다. 우리 옆이나 곁에서 부지런히 여기저기 다니면서 쫍니다. ㅍㄹㄴ


근처(近處) : 가까운 곳 ≒ 근린·근방

정신없다(精神-) : 1. 무엇에 놀라거나 경황이 없어 앞뒤를 생각하거나 사리를 분별할 여유가 없다 2. 몹시 바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55 : 있 건 혹시


우리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건지 혹시 아니?

→ 우리가 여기서 뭐 하는지 아니?

→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하지?

《노랑이와 분홍이》(윌리엄 스타이그/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5) 7쪽


뭐 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지 어리둥절하기에 헤맬 만합니다. 옮김말씨인 “-고 있는 건지”는 ‘-하는지’로 손질합니다. 이 글월에서 ‘혹시’는 군더더기이니 덜어냅니다. 묻는 말씨이니 “뭐 하는지 아니?”라 하면 되고, “무엇을 하지?”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혹시(或是) : 1.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 ≒ 혹(或)·혹야(或也)·혹여(或如)·혹자(或者) 2. 어쩌다가 우연히 3. 짐작대로 어쩌면 4. 그러리라 생각하지만 다소 미심쩍은 데가 있어 말하기를 주저할 때 쓰는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3.13. 그동안 그간 그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외마디한자말 ‘그간(-間)’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동안·그사이·그새’로 고쳐쓰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이 외마디한자말을 우리 손으로 털거나 씻거나 치우지 못 하느라, 여러 곳에 스멀스멀 번져요. 이 말씨 하나는 오래도록 우리가 알맞게 쓰던 숱한 말씨를 조금씩 잡아먹습니다.


  엊그제에 보기글 하나만 처음으로 짚다가 더 헤아리면서 스물네 꼭지를 챙겼습니다. 보기글 하나만 놓고서 살핀다면 ‘그동안·그사이·그새’로 손질하고 끝났을 텐데, 대여섯 꼭지를 넘고 열 꼭지를 지나고 열다섯 꼭지를 거쳐서 스무 꼭지를 넘으니 손질말이 자꾸자꾸 나옵니다. 바야흐로 스물네 꼭지에 이르니 더 손질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이리하여 우리말로는 ‘그동안·이동안·그사이·그새·내내·내도록·늘·느루·노·노상·지난·지나오다·지나가다·살다·살아오다·살아가다·살아내다·여태·여태껏·여태까지·이제·이제는·이참·이판·이제껏·이제까지·오늘까지’처럼 나타낸 자취를 읽어내었습니다.


  한자말 ‘사막(沙漠/砂漠)’이 있습니다. 밑뜻으로 보면 ‘모래땅·모래언덕·모래밭·모래벌’처럼 네 가지로 옮기면 됩니다. 그러나 이 한자말 하나는 씨앗처럼 번져서 온갖 곳에 자꾸자꾸 스며들어요. 이러구러 온갖 보기글을 더 짚고 살피고 헤아리면서 ‘모래땅·모래언덕·모래밭·모래벌·허허벌판·허허벌·허허들·허허들판·허허땅·허허판·거칠다·메마르다·없다·있지 않다·거친들·거친땅·거친벌·거친터·거친판·쓸쓸하다·허전하다·허거프다·허수하다·허수’처럼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르게 손질할 우리말을 찾아내었습니다. 다만 2026해 첫봄 언저리에 이만큼 찾아낼 뿐입니다. 한 해가 흐르고 이태가 지나며 너덧 해를 더 보내노라면 손질말을 새록새록 더 찾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나흘쯤 지나면 올해에 새로 태어나는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노래(시)를 맡고, 미국에서 지내며 그림붓을 쥐는 유한아 님이 그림을 맡은 책입니다. 《열두 달 소꿉노래》(문화온도 씨도씨, 2026.2.22.)가 곧 찍음터에서 따끈따끈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펴낸날은 ‘2026.2.22.’이되 책은 ‘2026.3.16.’ 즈음 비로소 책집에 들어갈 듯합니다. 요새는 ‘3.16.’에 나오는 책에 ‘펴낸날 4.16.’로 적기도 하는데, 이 그림책은 펴낸날이 거꾸로 거의 한 달 앞입니다. 그만큼 펴냄터에서 막바지까지 더 살펴보고 가다듬고 매만지는 품을 들였다는 뜻입니다.


  그림책은 ‘한벌읽기’를 못 하는 읽을거리입니다. 그림책은 으레 ‘즈믄읽기(1000번)’를 하는 읽을거리입니다. 어린이는 그림책을 으레 즈믄읽기나 두즈믄읽기(2000번)를 하면서 마음을 살찌우고 생각을 북돋웁니다. 우리가 어른이나 어버이라면, 어린이만큼 즈믄읽기나 두즈믄읽기를 못 하더라도, 온읽기(100번)나 쉰읽기쯤 마음을 기울이고 손길을 보태면, 아이어른이 함께 눈망울을 밝혀서 글눈을 깨우치는 실마리를 저마다 스스로 찾아낼 만하다고 봅니다.


  밭짓기를 하는 분은 한두 해 짓는들 밭일이나 해바람비나 풀꽃나무를 아예 모릅니다. 열 해쯤 지어도 밭과 들과 숲을 조금 어림할 뿐입니다. 열다섯 해를 넘기고 스무 해쯤 이르러야 비로소 “밭일을 조금 알겠어.” 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풋풋한 젊은일꾼’이 ‘어질게 물드는 이야기꾼’으로 거듭나는 길에는 거의 마음을 못 쓴다고 느낍니다. 젊은일꾼 누구나 이녁 일감을 스무 해쯤 느긋이 누리고 지으면서 “이제 좀 눈을 뜨겠네!” 하고 알아채도록 북돋우고 지켜보고 도울 줄 아는 얼거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스무 해 즈음 일구는 손길을 빛내는 나이가 마흔∼쉰입니다. ‘제대로 일꾼·이야기꾼’에 이르는 나이인 마흔∼쉰부터 스무 해를 슬기롭고 어질게 땀흘리라고 북돋우고 거들고 돌아볼 줄 아는 나라로 거듭난다면, 예순∼일흔 나이에 어린이한테 ‘살림씨앗’을 베풀며 물려주는 ‘착한 일꾼·이야기꾼’으로 피어날 만하지 싶습니다. 일흔쯤 이른 나이란, 아이어른 모두한테 착하고 참하며 차분히 이야기꽃과 일꽃을 씨앗으로 이어주는 때라고 봅니다. 이렇게 아흔 살까지 살아간 뒤에는 호젓이 뚜벅뚜벅 거닐거나 두바퀴를 달리면서 온누리를 새롭게 배우는 길을 갈 만하지요. 이러면서 온살(100)을 맞이하면 기쁘게 노래하면서 온돈(전재산)을 마을아이한테 남기면 될 테고요.


  다같이 소꿉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빕니다. 어린이만 소꿉노래를 부를 까닭이 없습니다. 이제는 아이어른이 함께 소꿉노래를 부르면서 소꿉살림을 짓고, 소꿉글을 쓰고, 소꿉말을 나누고, 소꿉꽃으로 소근소근 속빛을 밝히는 하루를 살아낼 때라고 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