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아버지랑 자야한대요 온세상 그림책 6
나카가와 치히로 지음, 고향옥 옮김 / 미세기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64

 


할아버지와 즐겁게 노래해요
― 오늘 할아버지랑 자야 한대요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
 고향옥 옮김
 미세기 펴냄, 2008.5.20.

 


  봄을 맞이한 시골은 조금씩 부산합니다. 마을 할매와 할배는 논밭에 새힘을 북돋우려고 애쓰고, 마을로 찾아와 먹이를 찾는 새들도 아침저녁으로 조잘조잘 복닥거립니다.


  풀잎이 깨어나면서 풀벌레가 함께 깨어납니다. 꽃잎이 터지면서 벌과 나비가 하나둘 춤춥니다. 나뭇가지마다 잎망울과 꽃망울이 가득합니다. 일찍부터 꽃이나 잎을 내놓는 나무가 있고, 아직 조용히 기다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다만, 옛날과 견주면 한 가지가 다릅니다. 옛날에는 따사로운 봄날에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개구지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고샅과 들과 숲마다 넘쳤으나, 오늘날에는 어느 시골마을에서도 아이들 노랫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 처음으로 할아버지 댁에 혼자 자러 왔어요 ..  (2쪽)

 

 

 

 

 

 


  언제부터 아이들 노랫소리가 시골에서 사라졌을까 헤아려 봅니다.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간 아이들은 도시에서 노래를 부를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은 뛰놀아서 아이인데, 요즈음 도시 아이들은 얼마나 신나게 놀면서 노래하거나 춤추는지 궁금합니다.


  텔레비전이나 만화영화가 무언가 나와야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저희끼리 어울려 놀면서 스스럼없이 춤이 흘러나오고 노래가 터져나오는 아이들입니다. 놀 때에는 늘 노래가 흘러요. 놀 적에는 언제나 노래와 함께예요.


  그러고 보면, 예부터 어른들도 아이와 같아요. 아이들은 놀면서 노래라면, 어른들은 일하면서 노래입니다. 아이들은 놀 적에 늘 노래를 불렀고, 어른들은 일할 적에 언제나 노래를 즐겼습니다.


.. “할아버지. 잠이 안 와요.” “그래? 그럼, 안 자도 돼.” “안 자도 돼요?” “그럼, 되고말고. 할아버지가 고래 만났던 이야기를 해 주마.” ..  (25쪽)


  아이들은 누구나 어버이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안 따집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 나이를 안 묻습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한테 돈이 많은지 적은지 캐묻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한테 부동산이 있는지 전셋집이 있는지 살피지 않습니다.


  즐겁게 놀면서 즐거운 아이들입니다. 즐겁게 일하면서 즐거운 어른들입니다. 기쁘게 뒹굴면서 기쁜 아이들이에요. 기쁘게 두레와 품앗이를 하는 동안 기쁘게 웃음짓는 어른들입니다.

 

 

 

 

 


.. “할아버지, 그 뒤로 쭈욱 그 섬에 있었어요?” “아니다. 또 모험을 떠났지. 할아버지는 너보다 몇 십 배나 더 오래 살았으니까 말이야. 어이쿠, 아빠가 벌써 데리러 왔구나.” ..  (30쪽)


  나카가와 치히로 님 그림책 《오늘 할아버지랑 자야 한대요》(미세기,2008)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머스마는 할배 집으로 혼자 갑니다. 머스마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바깥일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닐 수 없어 하루 동안 할아버지한테 아이를 맡기기로 해요.


  아이는 할아버지를 잘 모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잘 알까요? 글쎄, 모를 노릇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잘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를 이끌고 목욕탕으로 갑니다. 이녁이 살아온 이야기를 아이한테 스스럼없이 들려주면서 함께 놉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말을 듣다가 어느새 빨려듭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이야기에 녹아들고, 어느덧 할아버지하고 신나게 놀아요.


  예부터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사람들은 큰식구를 이루었어요. 큰식구란 한식구입니다. 크게 하나인 식구요, 하늘처럼 하나인 식구입니다. 아이와 어버이와 할매와 할배가 한집에서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서로 오순도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어른들은 함께 일하고 아이들은 같이 놀았습니다. 어른들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고,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물려받았어요.


  오늘 이 땅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모두 어른이 됩니다. 이 땅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이 아이들을 낳은 어버이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될 테지요. 어른이 된 아이들은 곧 새 아이를 낳을 테며, 새 아이는 다시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될 테며, 예전에 아이였던 사람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됩니다.


  즐겁게 노래하던 아이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즐겁게 놀던 아이들이 즐겁게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즐겁게 노래할 수 있기를 빌어요.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알뜰살뜰 아끼고 사랑하면서 꿈꿀 수 있기를 빌어요.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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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길을 걷는 이들은 으레 ‘작은 메’와 ‘큰 메’를 갈라서 말하곤 한다. 그런데, 멧자락을 놓고 작거나 크다고 가를 수 있을까. 높이나 크기가 어떠해야 작거나 클까? 메는 언제나 그대로 메일 뿐이다. 냇물은 늘 그대로 냇물일 뿐이다. 작은 내도 큰 내도 없다. 작은 사람도 큰 사람도 없다. 모두 같은 사람이다. 몇 해쯤 자란 어린나무도 나무요, 천 해쯤 살아온 큰나무도 나무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멧길을 걷다가 작은 메와 큰 메를 나누어 볼는지 모른다. 멧길을 걷다 보면 퍽 힘든 길과 수월한 길이 있다고 느낄 테니까. 그러면, 다시 물어야 한다. 힘든 길과 수월한 길은 서로 어떻게 다를까. 힘들다면 무엇이 힘들고 수월하다면 무엇이 수월할까. 이성부 님 시집을 읽는다. ‘산맥’이 아닌 ‘대간’을 오르내리면서 느낀 이야기를 싯말로 적바림한 책을 읽는다. 이성부 님은 산맥을 넘어 대간에 이른 깨달음을 시집에 소복소복 담는다. 앞으로 대간을 지나 숲이나 마을로 들어선다면, 새롭게 깨닫는 이야기를 사뿐사뿐 담을 수 있겠지.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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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이성부 지음 / 창비 / 2005년 2월
8,500원 → 8,070원(6%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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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나가 후미 님이 그린 《서양골동 양과자점》과 《어제 뭐 먹었어》가 있다. 이 두 가지 만화책은 여러모로 뜻있고 재미있다고 느낀다. 다만, 이 두 작품은 나하고는 잘 안 맞는다. 이야기 흐름이나 얼거리가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으나, 마음을 살포시 건드리는 맛이 옅다고 느꼈다. 이와 달리, 이녁 단편만화 《아이의 체온》은 다른 두 작품과 이야기 흐름이나 얼거리가 얼추 비슷하면서도 마음을 살포시 건드리는 맛이 짙다. 《아이의 체온》을 다 읽고 덮은 뒤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어느 작가가 내놓는 모든 작품을 다 좋아할 수 있어야 하는가? 어느 작가가 내놓는 작품 가운데 어느 하나가 마음으로 깃들면 다른 작품도 저절로 깃들 노릇이 아닐까? 작가가 다루는 이야기마다 작가로서 들이는 땀과 사랑이 다를까? 책을 읽는 사람마다 작품이 마음으로 스며드는 때가 모두 다를까? 《서양골동 양과자점》과 《어제 뭐 먹었어》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누군가 나더러 요시나가 후미 님 만화책으로 어느 책이 아름답느냐고 물으면 《아이의 체온》이라고 말할 뿐 아니라, 이 만화책부터 헌책방에서 찾아내어 읽어 보시라 덧붙이고 싶다. 단편만화 《아이의 체온》은 그리 사랑받지 못해 쉬 판이 끊어지고 말았다.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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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체온- 뷰티플 라이프 스토리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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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먹었어? 7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3년 4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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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먹었어? 8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3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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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1- 애장판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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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3] 삼월꽃

 


  별꽃이랑 코딱지나물꽃이랑 봄까지꽃은 이월을 밝히는 눈부신 꽃입니다. 앉은뱅이 봄꽃 세 가지는 마당이며 논둑이며 들판을 덮습니다. 냉이꽃이랑 꽃다지꽃이랑 꽃마리꽃도 앉은뱅이 봄꽃 둘레에서 나란히 앉아서 한들한들 어깨동무합니다. 숲속에서는 할미꽃이랑 복수초랑 현호색이 곱게 고개를 내밉니다. 삼월로 접어들 무렵에는 진달래가 하나둘 기지개를 켜고, 때이른 유채꽃과 갓꽃이 피는 한편, 닥나무꽃이랑 매화나무꽃이랑 수유나무꽃이 해맑게 흐드러집니다. 삼월에 피어나며 눈부신 꽃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동백나무꽃은 삼월꽃일까요, 이월꽃일까요. 제비꽃도 삼월에 방긋방긋 고개를 내미니 삼월꽃이라 할 테지요. 사월에는 사월을 빛내는 하얀 딸기꽃이 피고, 딸기꽃에 앞서 앵두꽃이 곱습니다. 요즈음은 앵두꽃이나 딸기꽃을 누리는 사람은 드물고 으레 벚꽃만 누리는데, 달마다 이 꽃 저 꽃 즐기면서 꽃한테 이름 하나 새롭게 붙여 봅니다. 너희는 삼월꽃이로구나, 너희는 이월에도 피고 사월에도 피니 삼월꽃이면서 이월꽃이요 사월꽃이로구나, 너희는 사월에 흐드러지지만 삼월부터 피어나니 사월꽃이면서 삼월꽃이로구나, ……. 봄꽃이고 봄맞이꽃이며 삼월꽃입니다. 봄내음꽃이고 봄바람꽃이며 봄빛꽃입니다.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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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선물 받기

 


  월요일 새벽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시골집을 비웠다. 월요일 새벽 다섯 시 반에 시골집을 떠난 뒤, 금요일 저녁 아홉 시가 넘어서야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바지런히 청소를 하고 몸을 씻은 뒤 몇 점 빨래를 한다. 그동안 집으로 온 소포꾸러미를 살핀다. 아이들이 먼저 상자를 끌러 여기저기로 흩어 놓았다. 책과 함께 스티커라든지 과자를 꾸려 보내 주신 분들이 있다. 시골집을 비운 닷새 동안 이웃 세 분이 책선물을 보내 주었다. 이 선물꾸러미는 언제 닿았을까. 이 선물꾸러미는 이웃님이 언제 보내 주었을까.


  밤이 늦어 불을 끄고 아이들을 재운다. 새로 밝은 아침에 아이들한테 새밥을 지어서 먹이려고 부엌일로 부산하다. 마당으로 내려가서 매화꽃 흐드러진 모습은 사진으로 찍으면서, 선물받은 책은 미처 사진으로 못 찍는다. 밥이 끓고 국이 끓는다. 무를 썰고 당근을 썬다.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서 먹인 뒤 선물받은 책을 돌아보자고 생각한다.


  밥을 푸고 국을 뜬다. 밥상에 한 가지씩 차곡차곡 놓는다. 미리 삶아서 식힌 달걀을 한 알씩 내놓는다. 아이들이 달걀껍질 벗기는 모습을 보고는 그릇 하나 들고 마당으로 내려온다. 옆밭에 마을고양이 세 마리가 나란히 앉아서 해바라기를 한다. 마을고양이 옆에 쪼그려앉아서 갈퀴덩굴과 갓잎과 유채잎을 뜯는다. 고양이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풀을 다 뜯고 장미 잎망울을 들여다본다. 동백꽃 빨간 꽃봉오리를 들여다본다. 시골바람을 살풋 쐬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봄풀을 헹구어 송송 썬 뒤 하얀 접시에 담아 밥상에 올린다.


  책꾸러미를 선물로 보내는 마음은 어떤 빛일까 그려 본다. 동백꽃 붉은 빛깔과 같을까. 곧 터질 장미꽃 잎망울 같은 무늬일까. 매화꽃에 이어 터지려는 복숭아꽃과 같은 결일까. 유채잎이나 갓잎처럼 짙푸른 봄내음일까. 한창 밥을 차리는데 우체국 아재가 부른다. 또 누군가한테서 책선물이 왔다. 나도 이웃님한테 책을 선물로 곧잘 보내는데, 이주에는 오로지 선물로만 네 차례 받네. 토요일과 일요일 지나 월요일이 찾아오면 나도 이것저것 꾸려서 선물꾸러미를 부쳐야겠다.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

 

알라딘서재 이웃 보슬비 님과 순오기

책선물

즐겁게 잘 받았어요.

이따가 재미난 사진을 따로 더 올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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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4-03-22 23:25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마실다녀오셔서 잘 받으셨는지 궁금했었는데,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파란놀 2014-03-22 23:42   좋아요 0 | URL
이번 마실은 길동무이자 길잡이 구실을 하느라, 여러모로 기운을 많이 쓰다 보니, 아직 다리에 힘이 돌지 않아요 ^^;; 그럭저럭 괜찮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몸이 많이 무겁다 싶어 이 글을 쓰고 낮에 드러누웠더니 도무지 못 일어나겠더라구요 @.@

너른 바다를 노래하는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일요일에 기운을 더 추슬러야겠어요~ 고맙다는 인사를 새롭게 더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