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큰길로 가겠다 (2025.7.12.)
― 대구 〈북셀러 호재〉
우리는 배움터를 다닐 수 있지만, 그저 ‘우리집’을 ‘우리배움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굳이 다녀야 한다고 여길 적에는 “해삯(연봉)이 많은 일자리를 잡으러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마음이기 일쑤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꿈을 찾아나설 적에는 어떤 배움터도 굳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꿈길을 가려는데 구태여 달구지(자동차)를 몰아야 하지 않고, 서울(대도시)에 가야 하지 않으며, 재주(특기·자격증)가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이요, 어버이는 어버이입니다. 엄마아빠가 스스로 사랑하는 일이 있으면 됩니다. 사랑하는 일에 온마음을 다하는 모습으로 함께 지내면,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스스로 사랑할 일을 천천히 알아보고서 찾아나섭니다.
낮볕을 누리면서 대구로 건너옵니다. 고흥에서 대구를 오는 길은 멀지만, 부산에서 대구는 가깝습니다. 〈북셀러 호재〉에 깃들어 책을 살핍니다. 작은책집을 들르는 젊은이가 꽤 많습니다. 다만, 들르기는 하되 손에 책을 쥐기보다는 슥 구경하고 나가는 발걸음이기 일쑤입니다.
책숲(도서관)을 만남터(데이트코스)로 삼는 젊은이도 더러 있겠지만, 책숲에서 만날 적에는 책을 읽을 테지요. 책집을 만남터로 삼는다면, 책집에서 책을 한 자락쯤 사읽는 마음이기를 바라요. 잎물집(카페)에 들어가서 슥 둘러보고서 나가지 않겠지요. 밥집에 들어가서 슥 구경하고서 나가지 않을 테고요.
지난날 이오덕 님이 대구 어느 분한테 드린 책이 여럿 〈북셀러 호재〉에 들어왔습니다. 책이 이렇게 돌고도는군요. 가만히 쓰다듬습니다. 어린이글을 모은 《큰길로 가겠다》라는 글모음마냥, 우리는 누구나 ‘숲길’과 ‘사람길’과 ‘노래길’과 ‘푸른길’과 ‘하늘길’과 ‘사랑길’을 갈 노릇이지 싶습니다.
손끝으로 짓고, 손빛으로 나눕니다. 짤막하게 적는 손글씨야말로 온마음이 흐르는 사랑이지 싶어요. 굳이 높님(영웅)을 기려야 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작은님으로 마주하면서 작은숲을 짓는 작은책집을 헤아리면 즐겁습니다.
지난날 책빛을 밝히던 ‘창비’를 비롯한 여러 펴냄터는 이제 ‘캐릭터북’을 어마어마하게 쏟아냅니다. 배움책(교과서)·그림책·푸른책·삶책(인문책)도 매한가지입니다. 이 터무니없는 고름을 짚거나 따지는 책이웃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좋아하거나 그저 고개돌립니다. 책마실을 마치고서 느즈막이 부산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널널합니다. 대구·부산이라는 두 고을 사이는 푸르게 일렁이는 멧숲입니다. 낮에는 멧자락과 구름을 보느라 자꾸 책을 덮고, 밤에는 어두워서 쉽니다.
ㅍㄹㄴ
《우리가 뽑은 대장》(한국글쓰기회 엮음, 지식산업사, 1985.10.10.)
- 최춘해 선생님, 이오덕.
《큰길로 가겠다》(울진 옹전국민학교 3학년 2반, 한길사, 1987.2.25.)
- 한길바람개비문고 2
- 이 책을 읽게 될 어린이 여러분은 여기 나오는 어린이들같이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쓰는 글쓰기 공부를 해 주셔요. 그러면 여러분의 마음은 글쓰기를 즐거워하는 동안에 저도 몰래 쑤욱쑥 자라날 것입니다. 누구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공부, 그것이 글쓰기입니다. (머리말/3쪽 : 이오덕)
《살아 있는 아동문학 제1권》(이오덕 엮음, 인간사, 1983.12.1.)
- 일반적으로 아동문학 작가들은 동심이란 말을 너무 쉽게 쌓아 올려 놓고 그 안에 편안히 앉아 오락물을 즐기듯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동화작가, 동시인들이 담 저편에 있는 아이들의 살아 있는 세계를 모르고 있고, 아니면 남의 나라의 것이나 따르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아동문학에서 가장 큰 문제로 들어야 할 것이 주체의 상실과 말장난의 문장이다. 이것은 문학의 생명이 이미 시들어 버렸음을 말함이니, 아무리 책의 겉모양을 야단스리 꾸며서 눈을 끌려고 한들 죽은 문학을 아이들이 돌보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머리글/2쪽 : 이오덕)
《오늘의 아동문학 5 소년 홍길동》(이주홍, 인간사, 1985.5.30.)
《韓國漢字語에 관한 硏究》(이용주, 삼영사, 1974.8.20.)
《부강 경북 161호》(문화공보실, 경상북도, 1969.9.)
- 성냥 다섯 자락
《고양이 약제사》(박정완 글·현민경 그림, 문학동네, 2023.11.9.)
《난 네 편이야》(심상정, 인플루엔셜, 2017.11.14.)
《환경, 인식과 비판》(김시약, 따님, 2013.11.4.)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다니엘 브라이트, 한겨레출판, 2020.8.31.)
#DanielBright
《책으로 세계를 짓는다!》(이현화·유진 엮음, 한길사, 2007.6.1.)
《장면들》(손석희, 창비, 2021.11.12.)
《꽃 피우는 아이 티스투》(모리스 드뤼옹/나선희 옮김, 길벗어린이, 1999.6.10.첫/2005.5.6.9벌)
《북한사람들이 말하는 북한 이야기》(좋은벗들 엮음, 정토출판, 2000.6.17.첫/2000.11.5.2벌)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이주윤, 드렁큰에디터, 2020.6.20
.)
《2인조》(이석원, 달, 2020.12.2.첫/2021.1.7.7벌)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