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넋

사전투표



  시골에서는 제때뽑기(본투표)도 미리뽑기(사전투표)도 힘들다. 다 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때뽑기를 하는 날은 쉼날이기에 군내버스가 하루 한두 벌 다니니까 그냥 못 탄다. 그나마 우리 마을은 쉼날에 하루 한두 벌 다니되, 웬만한 마을은 아예 안 다닌다.


  시골사람은 이러거나 저러거나 고되다. 그러나 나는 이런 줄 알고서 시골에 깃들어서 산다. 어쩌다 있는 뽑기날에 다니기 좋은 곳이 아닌, 한 해 내내 호젓하고 짙푸른 숲을 누릴 푸른집에서 지내려는 마음이니까.


  올해에 제때뽑기를 하는 날에는 자칫 고흥에 없을 수 있기에, 미리뽑기를 하자는 마음으로 고흥읍에 나온다. 미리 ‘선관위·네이버’로 알아보고서 뽑는곳(사전투표소)을 짚고서 고흥읍 고흥여중으로 갔다. 그런데 고흥여중 둘레에도 어귀에도 알림글이건 뭣도 없다. 사람조차 없다. 뮐까? 뽑기를 한다는 고흥여중 체육관 앞까지 갔으나 여중생이 까르르깔깔 떠드는 소리만 울린다.


  나중에 고흥읍 농협 담벼락에 붙은 종이를 보고서 헛웃음을 지었다. 고흥여중은 사전투표소로 없다고 하네. 고흥읍에서는 고흥군민회관이란 데만 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다. 그곳(고흥군민회관)은 걸어가기에 너무 멀다. ‘면 안쪽 깊은 작은마을’에서 사는 사람이 시골버스를 타고 읍에 나와서 찾아갔다가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타러 다시 버스나루로 걸어가기에는 한참 멀다.


  아까 고흥여중 둘레를 떠올려 본다. 나 말고도 고흥여중으로 미리뽑기를 하러 가는 어르신을 여럿 스쳤다. 이분들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느끼고 보내시려나? 이분들 헛걸음은 누가 토닥여 주려나?


  예전에는 시골에서 뽑기를 할 적에 마을지기(이장)가 탈탈이(경운기)에 할매할배를 태우고서 다녀왔다. 이러다가 짐수레(트럭)가 퍼진 뒤에는 마을지기가 뽑기날에 새벽부터 바지런히 짐수레로 할매할배를 태워서 오갔다. 이제 웬만한 시골마을에서는 할매도 할배도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저잣마실이건 그냥마실이건 못 다닌다. 시골할매와 시골할배는 거의 기어다니다시피 한다. 이분들은 뽑기날이래서 뽑으러 오가지 못 하는 몸일 뿐 아니라, 시골버스마저 안 다니니 애써 나가려고 해도 나갔다가 들어올 길마저 없다. 뽑기란, 민주란, 자유란, 평등이란, 여기에 ‘전라도’와 ‘시골’이란 뭘까? 아무튼 나는 이튿날(5.30.) 시골버스를 타고서 면소재지로 나가야겠다. 이튿날은 그나마 흙날이라서 시골버스로 면소재를 다녀올 수 있다. 다만, 시골집에서 면소재지에 뽑기를 하러 다녀오려면 길에서 한나절(4시간)을 써야 한다. 시골은 그곳(투표소)에 걸어서 다녀올 수 없다. 2026.5.29.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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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5.24.


《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글·아라이 료지 그림/정수윤 옮김, 문학동네, 2025.10.21.



해가 나다가도 구름이 폭 덮는 하루이다. 구름이 짙으니 아직 선선하다. 이제는 여름이라 할 철이되, 구름과 비가 부드러이 달래면서 온땅을 덮는다. 작은아이하고 감자국을 끓인다. 요 며칠 ‘우리집 잠자리’하고 노는 이야기를 아이한테 들려준다. 잠자리는 우리 앞으로 휙 날아가다가도 이내 돌아와서 맴돌곤 한다. 이때에 팔을 가만히 앞으로 뻗으면 잠자리가 고개를 갸웃갸웃하다가 살며시 내려앉지. 잠자리를 그냥 앉히기도 하지만, 팔등을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면, 잠자리도 팔등을 따라 이리 날고 저리 난다. 잠자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에도 사뿐히 앉는 터라, 사람이 팔등을 슬슬 움직여도 잘 따라온다. 《아름답다는 건 뭘까?》를 돌아본다. 줄거리나 뜻은 나쁘지 않구나 싶되, ‘삶’이라는 자리를 서울(도시)에서만 구경하고야 만다. 아무래도 이와 같은 그림책을 읽을 아이어른 모두 서울내기일 테고, 책도 서울내기가 펴내며 알리겠지. 맨손에 흙을 묻히면서 호미를 쥐는 사람이 붓을 쥔다면 확 다르게 줄거리를 짜고 숨빛을 담으리라. ‘아름답다’는 ‘아름드리’라는 나무를 보면서 배우듯, 푸르게 우거지는 숲이 뭇숨결을 고루두루 품으면서 함께살기를 이루는 결을 가리킨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알고 싶다면 서울을 떠나면 된다. 시골에서 살림을 짓고, 들숲메바다를 품으며 별바라기를 하면 된다.


#最果タヒ #荒井良二 #うつくしいってなに


아름답다는 건 뭘까? → 아름다움은 뭘까? . 아름다움은? 무엇이 아름다울까? . 뭐가 아름다워? . 아름답다니, 뭐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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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뉴스타파] 전력 오판 15년, 감춰진 청구서 : '개미지옥'이 된 발전소

https://n.news.naver.com/article/607/0000003336


"군수 믿고 맡겼는데"... 건설 브로커 된 권익현 부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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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세월호 조롱? 이 대통령 "일베도 아니고, 대기업 행사에…천인공노할 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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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세월호도 조롱? 李대통령 "인두겁 쓰곤 못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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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타벅스 과거 '총리 표창' 취소 검토…"수시 취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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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잔치·깜깜이 교육감 선거, 러닝메이트제 도입 바람직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070632?sid=110


"중1에 100만원" 교육감 후보 현금 공약…방만 교부금의 폐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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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교육감 선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034401?sid=102


[관점] 교육청 나홀로 ‘돈잔치’ 막겠다지만…교부금, 부실 대학 연명줄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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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고3에 100만원"…돈잔치 공약만 남발하는 교육감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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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교부금 개혁, 국가 미래를 위해서라도 서두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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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우리 호텔 갈까요?"…2030 직장인들 몰린 이유[럭셔리월드]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767120?ntype=RANKING


"중·러, 쿠바서 대미 첩보활동 확대…정보요원 3년새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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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쿠바 정권 돈줄' 군부 재벌 여동생 전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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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2만원 vs 176만원…반도체 호황 속 벌어지는 임금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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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시 개버드 美 국가정보국장 사임…"남편 희귀암 투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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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51 : 궁극적 가치 있었 그 질문을 던져줄 누군가가 필요했


궁극적으로 그들이 어떤 가치를 믿고 있었는지, 그 질문을 던져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 무엇보다 어떤 길을 믿는지 물어볼 사람을 바랐다

→ 속으로 어떤 빛을 믿는지 건드릴 사람을 기다렸다

《요즘. 광주. 생각.》(오지윤·권혜상, 꼼지락, 2020) 14쪽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물어볼 만한 사람을 바랍니다. 건드리는 사람이 없기에, 건드릴 만한 사람을 기다려요. 어떤 길이나 빛을 믿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어요. 속으로 어떻게 여기는지 듣고 싶습니다. ㅍㄹㄴ


궁극적(窮極的) : 더할 나위 없는 지경에 도달하는

가치(價値) : 1.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2. [철학]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 3. [철학]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 선, 미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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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50 : 지금 -ㄴ -ㅁ 건 필요없


저는 지금 새로운 만남 같은 건 딱히 필요없거든요

→ 저는 요새 새롭게 만나고 싶지 않거든요

→ 저는 아직 새롭게 만날 마음이 없거든요

《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5》(키시카와 미즈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71쪽


무늬한글인 “새로운 만남 + 같은 건”은 “새롭게 + 만나고 싶지”나 “새롭게 + 만날 마음이”나 “새롭게 + 만날 뜻이”로 손질합니다. ‘필요없거든요’는 ‘않거든요’나 ‘없거든요’로 손질하지요. ‘지금’은 ‘요새’나 ‘아직’으로 손질하고요. ㅍㄹㄴ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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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28 :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거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거야

→ 이렇게 묻자고 떠오를 만해

→ 묻고 싶은 말이 떠올라

→ 묻고픈 말이 잔뜩 있어

→ 이런 말이 떠오를 만해

→ 이렇게 물어볼 만해

→ 이렇게 물어보고 싶을 만해

《안녕, 미래의 국회의원!》(이사벨 미뉴스 마르틴스·카롤리나 셀라스/김여진 옮김, 봄날의곰, 2025) 3쪽


우리는 “질문들이 + 머릿속에 + 떠오를 거야”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묻고 싶은 말이 + 떠올라”나 “묻고픈 말이 + 잔뜩 있어”처럼 말합니다. 옮김말씨에 길들면 우리말씨를 잊기도 하지만, 스스로 어떤 마음인지 못 그리게 마련입니다. 어떤 말이 ‘떠오른다’고 하면 이미 ‘머릿속’에 나타나는 셈이기에 ‘머릿속에’는 군더더기입니다. 말끝에 붙은 ‘거야’도 군더더기이고요. 묻고 싶은 말이 잔뜩 있더라도 ‘말들·질문들’이라 안 합니다. 우리는 영어처럼 ‘-들’을 아무 데나 붙이지 않아요. ㅍㄹ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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