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2.6.

숨은책 882


《全斗煥 대통령 기념우표책 1981.3.∼1985.5.》

 선전국 엮음

 민주정의당

 1985.8.



  1985년에 열한 살이었고, 한창 나래모음(우표수집)에 마음을 쏟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린배움터 길잡이라서 그무렵에는 집에 글월이 잔뜩 왔어요. 예전에는 어린이가 길잡이한테 손글월을 5월 15일뿐 아니라 여름말미·겨울말미에 꼬박꼬박 보냈거든요. 아버지 앞으로 온 글월에 붙은 나래를 잘 떼거나 글자루를 통째로 건사했고, 소꿉돈을 모아서 ‘나래벼리(우표목록)’를 장만했습니다. 이러다가 《全斗煥 대통령 기념우표책》이 곧 나오는 줄 알고는 “저 비싼 녀석은 그림떡이지!” 하고 여겼어요. 이따금 인천에서 서울중앙우체국으로 전철을 타고 가서 나래를 사기도 했는데, 서울에 사는 적잖은 아이들은 엄마 손을 잡고서 이 비싼 나래꾸러미(기념우표책)를 아무렇지 않게 사가더군요. “어떻게 저 아이들은 이 비싼 나래를 저렇게 잔뜩 살 수 있지?” 하며 꽤나 부러워 손가락을 빨며 멍하니 구경했습니다. 그런데 1987년이 지나고서 서른 해 즈음 《全斗煥 대통령 기념우표책》은 헌책집에서 마구 짓밟히며 다들 버렸어요. “이런 쓰레기를 어떻게 파나?” 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2023년 겨울에 대구 헌책집에서 오랜만에 만나서 살살 쓰다듬어 보았습니다. 나래꾸러미가 뭔 잘못이겠어요. 그놈이 잘못이요 엉터리였을 뿐이지.


국민 속의 대통령으로서 全斗煥 대통령에게 조그만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후세의 사가들에 의해 성실하고 청렴한 대통령으로, 그리고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82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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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2.6.

숨은책 839


《革命政府와 憲法》

 박일경

 진명문화사

 1961.8.17.



  나라에 차꼬를 채우고 재갈을 물리려는 우두머리는 예나 이제나 나란합니다. 그들은 일꾼이나 심부름꾼 몫으로 나라지기 자리에 선다는 마음이 아예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두리를 하고, 고삐를 채우고, 총칼나라로 담벼락을 칩니다. 《革命政府와 憲法》이라는 낡은 책을 처음 헌책집에서 만나던 무렵에는 ‘박일경’이라는 분이 참 대단하도록 뻔뻔하게 빌붙기를 하는구나 싶었으나, 어느덧 2024년 12월 3∼7일 사이에 이르고 보니, 어느 우두머리뿐 아니라 숱한 벼슬아치에 감투꾼은 그저 똑같다고 느껴요. 박일경은 1920년에 태어나서 1937년에 경성제국대학에 들어가고, 1942년에 고등문관시험에 붙어서 조선총독부 무렵 ‘전남 함평군수’를 하고, 1947년부터 대구대·서울대·성균관대·경희대에서 가르치다가, 1950년대 첫무렵부터 법제처에서 일하더니, 박정희 곁에서 법제처장과 문교부장관을 맡고, 으뜸길(헌법)을 주물럭거릴 뿐 아니라, 전두환 곁에서 국가보위입법회의까지 맡은, 이러고서 1994년에 흙으로 돌아갔다지요. 그들은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외지만, “벼슬·감투를 거머쥐”려는 속셈일 뿐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민주·혁명’이었다고 읊지만, 언제나 ‘힘꾼(권력욕심)’이라는 수렁에 갇힌 끄나풀입니다.


序를 끝마침에 際하여 著者는 五·一六革命이 有終之美를 걷우어 우리祖國이 鞏固한 反共體制를 갖춘 참다운 民主共化國으로 新發足할 날이 가까운 將來에 到來하기를 바라 마지 않는 바이다. (머리말/4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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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2.6.

숨은책 947


《한글 전용 특별 심의회 회보 제5집》

 편집부 엮음

 한글전용특별심의회

 1963.8.10.



  1945년에 나라를 찾았다고 여기지만, 정작 우리말을 우리글이라는 그릇에 담는 일을 놓고서 제대로 일을 펴거나 하지는 않은 이 나라입니다. 일본앞잡이가 곳곳에 있기도 했지만, 글밥을 먹는 이들부터 ‘일본나라(일제강점기)’로 억눌리던 때에 하던 대로 “그냥 일본한자말·일본말씨를 쓰는 길”이 수월하다고 여겼습니다. 이들은 “마흔 해쯤 일본글을 쓰고 살았으면 일본한자말도 우리말이 아닌가?” 하면서 우리말·우리글을 멀리했습니다. 《한글 전용 특별 심의회 회보 제5집》은 1963년에 나옵니다. 이 꾸러미를 펴면 1945년부터 열여덟 해가 지난 1963년까지 일본말을 나라 곳곳에서 버젓이 쓴 자취를 읽을 만합니다. 그런데 숱한 일본말을 어떻게 우리말로 풀고 다듬을는지 뜻을 모으는 사람마저 모자랐습니다. 애써 손본 말씨는 자리잡지 못 하는데, 글밥을 먹는 이들은 “예전부터 익숙한 일본한자말”을 그냥 쓸 뿐이고, 우리말씨로 고쳐쓰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곰곰이 보면 ‘한글쓰기’라 외치지 못 하고 ‘한글전용(-專用)’이라는 틀을 못 떨칩니다. 책자취에 “값 안받음”이라 적은 대목은 훌륭하되, 여느 자리부터 우리말로 알맞게 쓰지는 못 합니다. 일본이 물러난 지 여든 해가 지나도록 못 고치거나 못 다듬은 말씨는 앞으로도 그냥 써야 할까요? 아니면 이제부터 고치거나 손볼 수 있을까요?


개인경영(→혼자짓기)

근시안(→졸보기눈)

근로소득(→일벌이)

급식소(→밥주는데)

녹비(→풋거름)

산란(→알슬기·알낳기)

삽목(→꺽꽂이)

권운(→새털구름)

곡자균(→누룩곰팡이)

필경(→글씨살이)

연골(→여린뼈·물렁뼈)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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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28


《松江歌辭》

 정철 글

 방종현 풀이

 정음사

 1948.3.30.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를 다니던 1988∼93년에 ‘옛글(고전문법·고전문학)’을 외우다시피 배웠습니다. 옛사람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옛슬기를 오늘에 살리려는 길이 아닌, ‘대학입시’에 나올 ‘시험문제’ 때문에 가르치고 배웠어요. 이러다 보니 푸른배움터에서 다루는 옛글은 ‘살림글(생활문학)’하고 동떨어졌습니다. 임금바라기를 하거나 하느작거리는 줄거리가 가득했어요. 그러니까, 입에서 입으로 오래도록 흐른 일노래나 들노래나 놀이노래는 ‘대학입시 시험문제’로 아예 다룬 적이 없습니다. 우리 옛이야기나 수수께끼도 매한가지입니다. 《松江歌辭》는 ‘正音文庫’ 가운데 하나로 나옵니다. 우리글을 되찾고 우리말을 누릴 수 있는 기쁜 마음으로 이 작은 꾸러미를 선보였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왜 ‘바른소리’도 아닌 ‘正音文庫’처럼 일본스럽게 글을 적어야 했을까요? 옛사람은 중국을 섬기면서 ‘松江’이라 적었어도, 오늘날에는 ‘솔내’처럼 우리말로 옮기고 제대로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우리는 굴레에서 풀려났어도 막상 ‘고달픈 굴레살이’를 우리말로 풀어내고 우리글로 적은 꾸러미를 거의 못 엮었습니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고, 어떻게 아이를 돌보고, 어떻게 살림을 꾸리면서 집과 밥과 옷을 저마다 손수 지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1946년에도 1948년에도, 또 1960년과 1970년과 2000년뿐 아니라 2020년을 넘어서는 요즈음까지도 제대로 못 엮어요. 작은길을 작은책(문고본)으로 묶을 줄 알 적에, 작은씨를 돌보아 숲을 이루겠지요.


- 金善培 + 1985.9.18. 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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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34


《꼬맹이 자연방 60 겨울 손님, 고니》

 준 나나오 글

 키카쿠 나나오 사진

 편집부 옮김

 한국몬테소리

 1995.1.16.첫/2003.1.20.새



  우리가 우리 손으로 ‘어린이책 꾸러미(전집)’를 처음으로 엮은 때는 언제이려나 하고 어림하면 얼마 안 됩니다. 으레 이웃나라 일본 꾸러미를 몰래 펴냈고, 1990년 앞뒤부터 일본 꾸러미를 ‘일본에 말하고서(저작권계약 맺고서)’ 내놓았습니다. 일본에 말하고서 꾸러미를 내더라도 책자취에 제대로 안 적기 일쑤였어요. 1995년에 한국몬테소리에서 낸 “꼬맹이 자연방 전30권”은 1983년에 처음 ‘저작권계약’을 맺은 듯하니 1983년이 첫판일 텐데, 막상 언제 첫판을 냈는지 안 밝혀요. 2003년에 나온 《꼬맹이 자연방 60 겨울 손님, 고니》는 책자취에 ‘2003.1.20.’이라는 날짜가 첫판인 듯 적지만, 정작 1997년에 ‘저작권계약’을 맺은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누가 글을 쓰고 찰칵 찍었는지 안 밝혀요. 우리 어린이한테 우리 이야기를 들려줄 만한 깜냥도 그릇도 주제도 살림도 아닐 수 있습니다. 일본 꾸러미를 그대로 펴내기에 창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 손으로 못 엮는다면 고개숙이며 배울 노릇입니다. 훔치거나 감출 일이 아닙니다. 더 환하게 드러내어 배워야지요. “꼬맹이 자연방”을 보면 아주 수수한 살림살이하고 숲빛을 차곡차곡 담습니다. 어린이는 바로 ‘오늘 이곳 여느 삶과 살림’을 지켜보고 들여다보고 헤아릴 적에 아름답고 사랑스레 자라게 마련이거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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