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책방을 추억함
박성기 지음 / 명작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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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2.28.

읽었습니다 327



  작은 헌책집 이름을 책으름으로 붙인 책이 나와서 놀랐다. 그런데 막상 작은 헌책집을 드나든 발자국보다는 어쩐지 엇나가는 줄거리가 잇단다고 느낀다. 정우성 씨를 만난 하루를 첫머리에 싣기도 하는데, 무슨 줄거리를 남기려는 뜻인지 아리송하다. 글쓴이가 여태까지 걸어온 나날을 갈무리하는 마음 같다고는 느끼면서도, 차근차근 추스르거나 여미지 않았구나 싶다. 가만 보면, “-을 추억함”이라는 책이름 아닌가. 책을 가까이하고프던 발걸음을 되새기려는 삶매듭이라 할 꾸러미이니, 아무래도 이런 글과 저런 글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스스로 건사하고 싶었으리라 본다. 책쓰기를 어떻게 하면 나을는지 도움말을 들려줄 만한 분이 둘레에 있었다면 사뭇 달리 나왔으리라 본다. 여러모로 쳐내고 다듬고 고쳐쓰고 했다면, ‘작은 책사랑이로서 걸은 한삶’을 새롭게 마주할 만한 알찬 꾸러미가 되었으리라고도 느껴서 아쉽다.


《공씨책방을 추억함》(박성기, 명작, 2020.11.16.)


ㅅㄴㄹ


아버지가 폭탄선언을 했다

→ 아버지가 외쳤다

→ 아버지가 벼락말을 했다

36쪽


아버지 소천을 축하한다며

→ 아버지 가신길을 기린다며

→ 아버지 고요쉼을 기린다며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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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이슈북 2
강만길.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12.28.

인문책시렁 389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손석춘·강만길

 알마

 2012.10.10.



  어느 해에 태어나든 안 대수롭습니다. 2000년에 태어났기에 철없지 않습니다. 1975년에 태어났어도 안 배우는 사람이라면 철없습니다. 1950년이나 1935년에 태어났어도 똑같아요. 일찍 태어났기에 철들지 않아요. 늘 새롭게 배우면서 고개숙이는 사람이 어른스러우면서 철이 듭니다.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를 곰곰이 읽는데, 이야기를 편 두 분이야말로 ‘20세기형 인간’입니다. 그런데 ‘20세기 사람’끼리 이야기를 한들 새길을 열 수 있을까요? 이 자리에 참말로 ‘20세기 사람’이 나란히 있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러다 보니 두 분이 주고받는 말이 자꾸 담에 부딪혀요. 서로 담을 안 허물고 안 넘습니다.


  두 분이 쓰는 글은 ‘대학생도 어렵게 여긴다’고 스스로 말을 하는데, 두 분은 ‘나는 쉽게 쓴다’고 여기는데 젊은이가 못 알아듣는다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어렵거나 딱딱한 한자말을 쓰기에 글이 어렵지 않습니다. 한자를 하나도 안 넣더라도 어려운 글은 그냥 어렵습니다. 그러면 왜 어려울까요? 곁에 어린이가 없으니 어렵습니다. 어린이하고 함께 배우면서 새롭게 일구려는 마음이라면 누구라도 말과 글을 어렵게 안 합니다. 돌려말하지도 않겠지요. 다만, 어린이하고 이야기하는 어른이라면 ‘돌려말하기’는 안 하되 ‘빗댑’니다. 늘 수수께끼처럼 아이한테 되묻기에 어른이에요. 아이가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 먼저 묻고 차분히 듣고서 새롭게 이야기를 짜는 사람이어야 비로소 철든 어른입니다.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를 읽으면 1960년 무렵에 국사편찬위원회 일꾼 가운데 강만길 씨만 ‘군대를 마쳤다’고 나옵니다. 참 끔찍합니다. 요새도 안 다른데, 돈있거나 힘있거나 이름있는 이들뿐 아니라, ‘대학교’라든지 ‘학자’라는 길을 가는 이들도 슬슬 꽁무니를 빼요. 그러나 강만길 씨는 지난날 군대를 마치기는 했어도 대학교·정치·시민단체에 너무 오래 몸을 담근 탓에 막상 ‘그냥 군대에 끌려가는 여느 사람들 곁이나 사이’하고 한참 멀구나 싶습니다.


  예나 이제나 먹물(지식인)은 손에 물도 흙도 잘 안 묻히려고 듭니다. 글바치인 먹물이 아닌 ‘그냥 대학교만 마쳐’도, 게다가 ‘중·고등학교만 다녀’도 아이들이 손에 물이나 흙을 안 묻히려고 합니다. 집안일도 안 하고 논밭일도 안 하는 오늘날 ‘배운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굳이 ‘21세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20세기 사람’을 낡았다고 몰아세울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서울에서나 시골에서나 나란히 어깨동무하면서 ‘들사람·숲사람·바다사람·멧사람·하늘사람’으로 거듭나는 길에 서고, 언제나 아이 곁에서 어른스럽게 철든 하루를 짓는 살림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ㄱ]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이 책을 쉽게 못 쓰는 버릇이 있어요. 논문 쓰던 버릇이 있어서. (12쪽)


[ㄱ] 임진왜란을 거치고 난 다음 나라가 피폐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때 조선왕조가 망했어야 해요.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예를 들어 인기 있는 의병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가 들어섰어야 합니다. (21쪽)


[ㄱ] 서울대학적인 국사학이 따로 있고, 고려대학적인 국사학, 연세대학적인 국사학이 따로 있어야 하는데 다 없어졌거든요. (29쪽)


[ㄱ] 임시정부의 김구는 수백 명을 데리고 돌아왔잖아요. 광복군을 비롯해서 각료들, 교민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되는 거예요. (32쪽)


[ㄱ] 장면 정부는 그렇게 된 이유가 있어요. 이승만 정부를 뒤엎은 게 자기들이 아니거든요. 뒤엎은 세력이 따로 있는데 공짜로 정권을 얻다시피 했단 말입니다. 감당 못 해내는 거죠. (43쪽)


[ㄱ] 나는 5·18 덕을 좀 봤어요. 당시 국사편찬위원회에 군대 갔다 온 사람이 나밖에 없었어요.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은 국토건설단에 전부 데려갔잖아요. 나는 자고 나면 계급이 올라가고. 우리 나이는 거의 다 군대 기피자였어요. (50쪽)


[ㄱ] 그때 또 고은 시인이 시를 읊었거든요. 취기가 좀 있어서 천천히 잘 읽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도 잘 못 들을 정도였어요. 다음날 점심때 김정일 위원장이 “고 선생, 어제 시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더군요. (62쪽)


[ㄱ] 나는 정치는 잘 모르니까. [ㅅ] 선생님,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잘잘못을 이제 가리고 그것을 민주 진영 전체가 소통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정권교체도 어렵고 정치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ㄱ] 경험이 부족했어요. 국회의원 한 번하고 해양부장관 한 번 하고 되겠나? 그리고 너무 인제 풀이 없어요. 청와대 들어가도 전부 젊은 변호사 출신들이고 젊은 사람들이에요. (68쪽)


[ㅅ] 젊은 세대는 3대 세습에 민감해요.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는 거죠. [ㄱ] 그런데 대책이 없어요. 북을 안 가봐서 그러는데, 가서 보면 대책이 없습니다. (88쪽)


+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손석춘·강만길, 알마, 2012)


우리는 그 물음을 정치인이나 정치학자에게 묻지 않았다

→ 우리는 벼슬꾼이나 글바치한테 묻지 않았다

3쪽


저도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흐름을 여쭌 겁니다

→ 저도 밑에서 솟는 흐름을 여쭈었습니다

→ 저도 바닥에서 일어나는 흐름을 여쭈었습니다

50쪽


선생은 대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

→ 어른은 너그러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어른은 느긋이 풀자고 얘기했다

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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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46 :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것


저도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흐름을 여쭌 겁니다

→ 저도 밑에서 솟는 흐름을 여쭈었습니다

→ 저도 바닥에서 일어나는 흐름을 여쭈었습니다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손석춘·강만길, 알마, 2012) 50쪽


일본을 거쳐서 영어를 들여온 우리나라입니다. 영어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자리에서 쓰는 말결(문법용어)은 모두 일본말일 뿐 아니라, 풀이·얼거리·밑동까지 일본말이기 일쑤입니다. 이러다 보니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처럼 얼핏 옮김말씨로 보이는 일본말씨가 퍼져요. 우리말씨로는 “밑에서 + 솟는·솟구치는·이는·일어나는·물결치는·타오르는·불타는·치미는”입니다. ‘오르다·내리다’를 알맞게 쓸 자리에 쓸 노릇입니다. 날아오르고 날아내린다고 합니다. 밑에 있는 사람이나 뜻은 “위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는 높낮이가 없거든요. 임금과 벼슬이 있다고 여기는 무리는 사람을 마구 억누르면서 ‘위아래’를 짜려 했고, 이런 짜임새는 낡은 굴레일 뿐 아니라, 총칼을 앞세운 일본이 이 땅을 짓밟으며 퍼뜨린 엉터리입니다. 이제는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같은 옮김말씨스러운 일본말씨는 말끔히 털기를 바라요. ‘것’을 아무 데나 붙이는 버릇도 옮김말씨스러운 일본말씨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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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41 : 재료 생수 준비 즉석 냉- 만들


재료와 생수를 준비하여 갔다가 즉석에서 냉국을 만들어 먹곤 하였다

→ 밑감과 샘물을 챙겨서 바로 찬국을 내어 먹곤 하였다

→ 밑거리와 물을 챙겨서 곧장 찬국을 담가 먹곤 하였다

《제주도 음식》(김지순, 대원사, 1998) 46쪽


시원하게 먹으니 ‘찬국’에 ‘찬국수’입니다. 먹을거리는 손수 내어서 나눕니다. 그곳에서 바로 담그기도 합니다. 곧장 빚는다든지 곧바로 지을 수 있어요. 밑감이 있고 물이 있으면 넉넉합니다. 밑거리하고 샘물을 챙겨서 알뜰살뜰 차립니다. ㅅㄴㄹ


재료(材料) : 1. 물건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감 2. 어떤 일을 하기 위한 거리

생수(生水) : 1. 샘구멍에서 솟아 나오는 맑은 물 ≒ 산물 2. [기독교] 영원한 영적 생명에 필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생명수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즉석(卽席) : 어떤 일이 진행되는 바로 그 자리 ≒ 직석

냉(冷)- : ‘차가운’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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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42 : 감사드리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 고개를 숙인다

→ 고맙다고 여쭌다

→ 고맙다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7쪽


‘드리다’는 높일 적에 쓰는 말씨이지만 ‘감사드리다’는 뜬금없고 틀린 말씨입니다. 고맙다는 마음은 ‘주’거나 ‘드리’지 않습니다. 마음은 ‘드러내’거나 ‘나타내’거나 ‘밝힙’니다. 이 보기글은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인 얼개인데, “고개를 숙인다”고 하면 이미 ‘고맙다’는 뜻입니다. “고개를 숙인다”로 고쳐쓸 일이고, “고맙다”처럼 단출히 쓰면 됩니다. “고맙다고 여쭌다”처럼 써도 어울립니다.


감사(感謝) :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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