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95 : 속의 -ㄴ가 -ㄴ가 있


흙 속의 누군가에게 무언가 먹이고 있는 듯한

→ 흙에 사는 누구한테 무엇을 먹이는 듯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김선우, 문학과지성사, 2007) 11쪽


씨앗이나 지렁이나 굼벵이는 흙에 깃듭니다. “흙 속”에 있지 않습니다. 뿌리를 ‘흙에’ 묻는다고 말합니다. “흙 속”이 아닙니다. ‘-ㄴ가’를 잘못 붙이는 “누군가에게”입니다. ‘누·누구’가 밑꼴이니 ‘누구한테’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무어’는 ‘뭐’를 줄인 말이고, ‘무엇·뭣’을 가리킵니다. ‘무언가’가 아닌 ‘무어를’이나 ‘무엇을’이나 ‘뭐를’이나 ‘뭣을’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무엇을 먹이든 제대로 먹일 노릇이고, 뭐를 먹든 차분히 먹을 일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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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94 : -ㄴ -ㅁ의 시간


고요한 쉼의 시간으로 삼을 수 있었다

→ 고요히 쉬는 한때로 삼을 수 있었다

→ 고요히 쉬는 때로 삼을 수 있었다

→ 고요히 쉬는 나날로 삼을 수 있었다

《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김용희, 샨티, 2004) 39쪽


고요히 쉬는 때를 보내기에 몸이 살아나고 마음을 폅니다. 고요히 쉬는 한때가 없다면 그만 골이 아프고 힘에 겹습니다. 밭은 틈이라도 누리면서 숨을 돌립니다. 짤막하게라도 일손을 놓고서 드러누우니 기운을 차립니다. 오래오래 쉬지 않더라도 됩니다. 토막짬을 누리고 말미를 챙기면서 기지개를 켭니다. ㅅㄴㄹ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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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구판 舊版


 구판의 내용과 자세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 옛판과 꼼꼼히 견줘 봐야 한다

 구판으로 구매했다 → 첫판으로 샀다


  ‘구판(舊版)’은 “[매체] 이전에 만든 책판(冊版). 또는 그러한 판으로 찍은 책”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묵은책’이나 ‘예전책·예전판’으로 고쳐씁니다. ‘옛글·옛날글’이나 ‘옛책·옛날책·옛적책’으로 고쳐쓸 만하고, ‘옛판·옛날판·옛적판’이나 ‘첫글·첫벌글·첫판’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구판’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구판(丘坂) : 언덕과 산비탈을 아울러 이르는 말

구판(駒板) : 베를 맬 때, 실을 켕기는 기구. 돌을 올려놓으며 끌리게 되어 있다 = 끌개



나는 구판으로 이미

→ 나는 첫판으로 이미

→ 나는 옛판으로 이미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박솔뫼, 위즈덤하우스, 2024)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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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1.22. 어떤 돈



  돈을 많이 벌기에 나쁠 까닭이 없고, 돈을 안 벌기에 나쁠 수 없다. 어떤 돈을 어떻게 벌거나 안 버는가 하고 들여다볼 노릇이다. 나는 인천에서 나고자란 사람이라서, 누가 인천 이야기를 하면 귀를 쫑긋 세운 채 살았는데, 우리나라 ㅈㅈㄷ뿐 아니라, 이른바 ‘진보좌파’나 ‘환경단체’나 ‘작가’ 들이 인천으로 ‘취재’나 ‘공부’를 하러 온 일을 거의(보다는 아예) 못 보았다. 인천에서 ‘굴업도’를 지키려고 작은이가 땀을 뺄 적에 진보좌파나 환경단체는 아예 또는 거의 눈길조차 안 두었고, 영종섬과 용유섬을 메워서 끔찍하게 바다와 들숲을 망가뜨리는 하늘나루를 때려박을 적에도 진보좌파나 환경단체가 한두 마디 말이라도 제대로 한 적조차 없다고 느낀다. 이리하여 새만금뿐 아니라 무안공항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숱한 막삽질을 놓고도 정작 그들은 안 움직이기 일쑤이다. 전남 고흥처럼 조그마한 시골에 ‘핵발전소·화력발전소’를 어마어마하게 때려짓겠다고 포스코와 군수와 나라와 전남지사가 똘똘 뭉칠 적에 누가 힘을 보태었을까? 알고 보면, 아무도 힘을 안 보탰다. 그냥 시골사람 작은손으로 용케 지켰을 뿐이다.


  돈은 벌어도 되고 안 벌어도 된다. 돈은 많이 벌어도 되고 적게 벌어도 된다. 다만, 언제나 스스로 아름답게 벌거나 아름답게 쓰면 된다. 모든 일은 바탕이 ‘아름다움’이면 된다.


  보기 좋기에 아름답지 않다. 이름을 드날리기에 아름답지 않다. 힘이 세기에 아름다울 턱이 없다. 누가 아름다운가? 오직 사랑이기에 아름답고, 언제나 들숲바다를 푸르면서 파랗게 품기에 아름답다.


  글도 책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답기에 글이고 책이다. 안 아름답다면 글시늉에 책흉내이다. 100만을 팔아야 아름다운가? 100만을 팔았으면 100만을 팔았을 뿐이다. 고작 10자락을 팔았어도 아름다운 책은 늘 아름책이다.


  모든 작은펴냄터와 작은책집과 작은글꾼은 아름다움과 사랑을 품고 풀면서 이 삶을 노래하려는 마음이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큰펴냄터와 큰책집과 이름글꾼(유명작가)은 아름다움과 사랑 둘하고 동떨어진 채 돈만 쓸어담는 마음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쓸어담을 적에는 스스로 썩어서 문드러진다. 이름을 드날려도 아름다울 수 있으나, 휩쓸거나 거머쥘 적에는 스스로 고여서 얼간이로 치닫는다. 나는 여태까지 틈틈이 ‘블로그 이웃’이나 ‘인스타 이웃’을 먼저 도려냈다. ‘블로그 이웃’이나 ‘인스타 이웃’이 어느 만큼 되면, 그들은 ‘돈(광보홍보비)’을 주더라. 그 돈이 얼마나 크거나 대수롭겠느냐만, 그 푼돈을 받으면, 다들 하나같이 넋을 잃고 잊는다고 느낀다.


  오늘날 누가 네이버·다음이나 인스타·유튜브·페이스북하고 맞서거나 싸울 수 있을까? 오늘날 누가 ㅈㅈㄷ을 손사래치거나 진보언론이더라도 엉터리일 적에 따지거나 나무랄 수 있는가? 오늘날은 다들 이쪽에 서거나 저쪽에 서면서 밥그릇을 지키려고 한다. 밥그릇이 나쁘지는 않으나, 그대와 우리가 스스로 밥그릇을 붙잡기에 아이들이 운다.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등돌리고서 뭘 붙잡으려고 하는가? 이제는 제발 서울(도시)을 떠나서 조용히 ‘사람’으로 ‘사랑’하는 하루를 그리고 지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하고 날마다 한나절(4시간)씩 수다를 떨어야 하지 않을까? 어버이하고 날마다 한나절(4시간)씩 삶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짓는 터”인 ‘집’부터 ‘지키’지 않는 이들은 이 별에서 어떤 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몽땅 ‘짐’으로 바꾸고 만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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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너라면? - 고미 타로의 선택 수업, 2015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2014 SK 사랑의책나눔 선정 바람그림책 23
고미 타로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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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

그림책시렁 1529


《이럴 때 너라면?》

 고미 타로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4.6.17.



  어버이가 아이를 미워하면, 아이를 왜 낳았는지부터 잊을 뿐 아니라, 아이가 문득문득 들려주는 말 한 마디에 어떤 사랑이 흐르는지 하나도 못 알아챕니다. 아이가 어버이를 미워하면, 왜 태어났는지부터 잊을 뿐 아니라, 어버이가 들려주는 모든 말이 잔소리에 성가신 가시로만 여깁니다. 《이럴 때 너라면?》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아이가 아이답다면 언제나 어버이한테 “이럴 때 어떻게 해?” 하고 물어보는데, 아이는 이미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마음에 가닥을 잡았습니다. 어버이가 어버이답다면 먼저 아이한테 “이럴 때 어떻게 할까?” 하고 물어보는데, 어버이는 벌써 “이 길과 저 길을 놓고서 모든 잘잘못을 다 짚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아이어른이 함께 있는 틈이 너무 밭아요. 아이를 애써 낳았는데 어린이집에 배움터에 너무 일찌감치 밀어넣느라, 정작 한집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할 틈이 참으로 드뭅니다. 우리가 서로 주고받을 말이란 “넌 뭘 하고 싶어?” 하고 물으면서 “넌 그렇게 할 때 뭘 느껴?”이지 않을까요? 어버이라면, 아이하고 하루를 통째로 함께 보낼 노릇이되, 적어도 한나절(4시간)은 눈을 마주보며 얘기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이 나라에는 어버이다운 사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五味太郞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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