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 아동문학가 권정생이 걸어간 길
이충렬 지음 / 산처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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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29.

인문책시렁 361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이충렬

 산처럼

 2018.5.5.



  우리는 누구를 아름답다거나 안 아름답다고 말하곤 합니다. 아이라면 ‘아름아이’라 할 테고, 어른이라면 ‘아름어른’이라 할 테지요. 꽃이라면 ‘아름꽃’이요, 비라면 ‘아름비’일 테고요. ‘아름’은 ‘아름드리’로 엿보듯 “두 팔을 활짝 벌려서 넉넉하고 따스하게 안는” 결을 나타냅니다. 아무나 안지는 않되, 아무 거리낌도 스스럼도 없이 안는 ‘아름’입니다.


  많이 팔거나 널리 팔기에 ‘아름책’이지 않습니다. 알려지지 않거나 팔리지 않았어도, 사랑으로 짓고 여밀 뿐 아니라 사랑을 들려주고 심는 이야기가 흐르기에 ‘아름책’입니다. 아름다운 사람도 이와 같아요.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은 권정생 할배가 ‘아름답다’는 뜻으로 줄거리를 짭니다. 숱한 분이 “아름다운 권정생”이라 말하는데, 막상 권정생 할배는 이런 말을 꽤 거북하게 여겼습니다. 아니, 거북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정생 할배처럼 앓거나 아프지 않은 이들이 “아름다운 권정생”이라 말하거든요. 권정생 할배처럼 걸어다니거나 시골버스를 타는 살림이 아닌 이들이 “아름다운 권정생”이라 말하니까요. 권정생 할배처럼 손으로 천천히 글을 쓰되 언제나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 눈길·눈높이로 이야기를 여미려 하지 않는 이들이 “아름다운 권정생”이라 말하니까 말이지요.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을 읽으면, “그즈음 창작과비평사에서는 권정생의 작품을 모아 단독 동화집을 만들기로 결정했다.(168쪽)”고 적지만, 옳지 않습니다. 박정희 총칼나라가 서슬퍼런 한복판인 그즈음, 이오덕 님은 누구보다 어린이가 푸른꿈과 참사랑을 품도록 어린이책이 알차게 나와야 한다고 외쳤고, 창작과비평사에서 ‘아동문고’를 내놓기를 바란다면서 밑틀을 짜고 글님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그때 창작과비평사는 시큰둥하고 심드렁했습니다. 자꾸자꾸 찾아가서 얘기하고 달랜 끝에 비로소 책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이러면서 이오덕 님이 권정생 님 동화책도 창비아동문고에 들어가도록 말을 넣고 ‘설득’을 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이오덕이 명예퇴직을 했다. 교사에서 시작해 교감, 교장까지 42년 인생을 바친 교직이었지만, 전두환 정권이 교육행정을 지나치게 간섭하자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학교를 떠나는 것이었다. 이오덕은 경기도 과천으로 이사했고, 그때부터 아동문학 발전을 위한 활동과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246쪽)”고 적는데, 안 맞습니다. 이미 이오덕 님은 박정희·전두환 총칼나라에 걸쳐서 ‘민주화운동’을 온몸으로 했고, 이 몸짓을 못마땅하게 여긴 두 우두머리는 이오덕 님을 내내 못살게 굴었습니다. 1986년에는 전두환과 교육부가 아주 막바지로 괴롭혀서 ‘불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이오덕 님은 “나 하나만 괴롭히면 견디겠지만, 우리 학교 모든 교사와 아이들을 괴롭히기에 내가 그만두는 길밖에 없구나” 하고 느끼면서 눈물로 떠나야 했습니다.


  권정생을 말하려면 이오덕을 반드시 말해야 합니다. 이오덕을 말하려면 권정생을 꼭 말해야 합니다. 둘은 따로 뗄 수 없이 한마음과 한사랑으로 한누리를 일구는 작은 시골지기로 살아가려는 마음지기였어요. 그런데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은 ‘권정생이 남긴 책과 글과 발자국’만 너무 좇으면서, ‘권정생하고 뗄 수 없는 마음지기 이오덕’을 너무 잘못 읽거나 엉뚱하게 읽습니다.


  권정생·이오덕 두 분은 결(성격)은 다르지만 씨(성품)는 같습니다. 다르면서 같기에 그토록 오랜 나날을 어울리고 얘기하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을 따로 그리려 하더라도, 권정생 님은 ‘개구쟁이 권정생’으로 그려야 알맞다고 느낍니다. 이오덕 님은 ‘얌전한 이오덕’으로 그려야 알맞을 테고요. 개구쟁이하고 얌전이가 문득 만난 첫날부터 마음지기인 줄 알아보고서 오랜 길을 천천히 함께 거닐었다고 여겨야 알맞다고 느껴요.


  이제 두 분 모두 떠나고 없는 마당이기에, 이승에 없는 두 분을 추켜세우는 일은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마음결과 마음씨와 삶결과 삶씨를 다시 헤아려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잣거리에서 사랑하는 짝꿍하고 아이도 여럿 낳아서 시끌벅적하게 뛰놀고 싶던 권정생이고, 멧숲에서 고즈넉히 멧새랑 동무하면서 고요히 숲살림을 품고 싶던 이오덕입니다. 둘 사이를 오롯이 사랑으로 바라보고 마주할 적에라야, 비로소 두 사람이 우리한테 남긴 글씨와 말씨와 빛씨를 찬찬히 읽을 만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그는 자신의 의사를 따라 준 동생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아플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것에도 감사했다. 이제는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참지 않아도 되었다. (25쪽)


권정생은 세상에 남기고 싶은 자신의 글을 동화라기보다 그냥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써 나갔다. (35쪽)


이오덕은 서슬 퍼런 시대에 전쟁을 반대하는 주제의 동화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82쪽)


이오덕은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입으며 집에 갈 채비를 했다. 그리고 가방에 있던 원고지 한 권을 꺼내 여기에다 단편동화 한 편을 쓴 뒤 보내 달라고 말했다. 주머니에 있던 돈도 원고지 사는 데 보태라며 그에게 건넸다. 권정생은 펄쩍 뛰며 사양했지만 이오덕은 억지로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권정생은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가려 했지만 이오덕이 한사코 못 나오게 했다. (108쪽)


7월 말, 이오덕은 서울에 갔다. 세종문화사 측에서는 8월 10일까지 책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약속을 너무 많이 어겨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빨리 좀 부탁한다는 말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오덕은 세종문화사에서 나와 권정생이 편지에다 원고료를 주지 않는다고 했던 잡지사들을 방문했다. 깜빡 잊었다, 사무 처리가 잘못되었다며 그 자리에서 준 곳이 있는가 하면, 조만간 보내겠다는 곳도 있었다. 이오덕은 허탈했다. 그리고 3000원, 4000원짜리 소액환이 든 봉투가 언제 올까 매일매일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을 권정생의 삶이 너무 측은했다. (127쪽)


+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이충렬, 산처럼, 2018)


그의 작품에는 치열한 작가정신이 담겨 있다

→ 그분 글에는 붓넋이 불타오른다

→ 그분은 북받치는 넋으로 글을 썼다

7쪽


배달 일을 하면서도 열심히 글을 쓴 문학청년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 나르는 일을 하면서도 힘껏 글을 쓴 글벌레 나날이 있다

→ 나름이로 일하면서도 바지런히 글을 쓴 푸른글꽃 무렵이 있다

8쪽


그날 밤부터 노숙露宿을 하면서

→ 그날 밤부터 길에서 자며

→ 그날 밤부터 이슬잠으로

28쪽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토종개뿐 아니라

→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다니는 마을개뿐 아니라

→ 마을을 돌아다니는 개뿐 아니라

71쪽


방천防川에 우거진 아카시아나무와

→ 둑에 우거진 아카시아나무와

→ 물둑에 우거진 아카시아나무와

71쪽


한 달 후면 과월호가 되어 묻히지만

→ 한 달 뒤면 지난책이 되어 묻히지만

→ 한 달 뒤면 묵은책이 되어 묻히지만

→ 한 달 뒤면 예전책이 되어 묻히지만

73쪽


자신의 시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 권정생에게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 노래로 들려주려는 뜻을 잘 읽은 권정생이 반가워 말을 이어갔다

→ 노래로 밝히려는 속내를 잘 짚은 권정생이 반가워 더 이야기했다

104쪽


가끔씩 보내 주는 돈으로

→ 가끔 보내 주는 돈으로

126쪽


책을 압수당한 적도 있다고 말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꼈다

→ 책을 빼앗긴 적도 있다고 말하며 함께 울었다

→ 책을 빼앗긴 적도 있다고 말하며 아픔을 나누었다

144쪽


존재론적 슬픔 속에서 만난 인연

→ 타고난 슬픔으로 만난 끈

→ 처음부터 슬프게 만난 사이

150쪽


막상 이사를 오니 그리움보다 쓸쓸함과 외로움이 그를 감쌌다

→ 막상 옮겨 오니 그립기보다 쓸쓸하고 외롭다

→ 막상 새터로 가니 그립기보다 쓸쓸하고 외롭다

150쪽


괴짜라고 한 말이 자신이 생각한 의미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다르다고 한 말이 저가 생각한 뜻과는 다른 줄 깨달았다

→ 뜬금없다고 한 말이 제 생각과는 다른 줄 깨달았다

156쪽


전통 문화가 파괴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 삶길이 망가진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 살림꽃이 무너진 꼴도 많이 봤습니다

167쪽


산상수훈 첫 번째 복음이 바로 ‘가난한 자의 복’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첫 번째인 이유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멧숲말씀 첫째가 바로 ‘가난한 기쁨’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첫째인 까닭이 사람한테 가장 빛나는 말씀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멧빛말씀 첫째가 바로 ‘가난한 노래’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첫째인 까닭이 사람한테 가장 눈부신 말씀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7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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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요람 5 - 어느 산부인과 실습생의 일기
오키타 밧카 지음, 서현아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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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8.

만화책시렁 713


《투명한 요람 5》

 오키타 밧카

 서현아 옮김

 문학동네

 2024.2.20.



  어린이한테는 아무 말이나 안 써야 어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숱한 사람들은 아직 어른이기를 바라지 않는 듯싶습니다. 어른끼리 어느새 익숙한 말씨를 그냥 어린이한테 쓰더군요. 어린이한테는 ‘계엄·탄핵’도 어렵지만 ‘민주·평화’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 대목을 읽고서 말부터 말답게 가꾸려는 마음을 키우는 사람은 몇일까요? ‘민주’를 ‘민주’로 지키려면, 먼저 이 일본스런 말씨를 털어낼 노릇입니다. ‘사람’을 말할 일이고, 사람 사이에 사람뿐 아니라 뭇숨결이 어울리는 길, 바로 ‘어깨동무’를 말할 줄 아는 자리부터 어른이 어른다우면서 어린이가 어질게 크는 길에 이바지합니다. 《투명한 요람》을 어느새 다섯걸음째 읽습니다. 대단히 잘 빚은 그림꽃이라고 느끼면서도 막상 그냥그냥 후다닥 읽고서 느낌글을 한참 잊었습니다. 아기란 어떤 숨결이고, 아기를 누가 낳으며, 아기를 낳기까지 얼마나 둘레에서 사랑으로 지켜보고, 아기가 태어난 뒤로도 마을이 얼마나 사랑이라는 품으로 함께 북돋우는가 하고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얼핏 본다면 ‘돌봄터(병원)’ 하루입니다만, 돌봄터에서 흐르는 수수한 하루를 오롯이 사랑으로 따스히 바라보려는 마음이기에, 이 마음씨에서 봄이 싹트고 숨결이 빛납니다.


ㅅㄴㄹ


“왜 낳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꾸역꾸역 왔을까? 어차피 죽기밖에 더해?” “그게 무슨 소리야! 너도 작작 좀 해!” “아기가 아니라 신이 바보인 건가? 애초에 신이 낳을 수 있는 사람한테 보내줬다면 아기도 늘어날 텐데. 참 이상해. 왜 나 같은 사람한테 오는지.” … ‘어쩌면 정말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낳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실은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절한 것을.’ (22, 23쪽)


“남자 본인은 수술을 받는 아픔도, 그와 함께 자신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한 슬픔도 느낄 수 없으니까,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중절의 무게를 모른다. 남자는 중절한 상대의 슬픔을 받아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조차 하기 싫어하는 그런 남자는 중절 후에도 예전처럼 교제하고 싶어하지만, 여자는 남자 곁을 떠난다. 중절의 무게를 모르는 남자는 여자에게 ‘미래가 없는 남자’니까.’ (43쪽)


미나고 씨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울었다. 그것은 아마 신이치가 죽은 후 처음 흘린 눈물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133쪽)


“왜 다들 나 같은 걸, 나 같은 사람한테 칭찬하고 그래? 지금까지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어. 고작 아이 하나 낳았을 뿐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기타미 씨는 아이를 낳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시면서.” (171쪽)


#透明なゆりかご #沖田×華


+


《투명한 요람 5》(오키타 밧카/서현아 옮김, 문학동네, 2024)


대부분이 중절의 길을 택한다

→ 거의 끊는 길을 고른다

→ 거의 그만둔다

→ 거의 아기를 뗀다

8쪽


오늘은 2구예요

→ 오늘은 둘이요

33쪽


무슨 심경의 변화일까

→ 무슨 마음일까

→ 마음을 왜 바꿨을까

45쪽


임신중에는 피가 응고되기 쉬운 경향이 있어서 혈전이 생길 수도 있어요

→ 아기를 배면 피가 굳기 쉬워서 핏덩이가 생길 수도 있어요

→ 아기가 서면 피가 굳기 쉬워서 핏더미가 생길 수도 있어요

80쪽


물론 일이니까 공사는 구분하죠

→ 뭐 일이니까 나너는 갈라야죠

→ 다만 일이니 너나는 나눠야죠

15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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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대자 大字


 대자로 눕다 → 드러눕다 / 눕다

 대자로 뻗다 → 뻗다 / 벌러덩 / 엎어지다


  ‘대자(大字)’는 “1. 큰 글자 2. 한자 ‘大’ 자와 같이 팔과 다리를 양쪽으로 크게 벌린 모양 = 큰대자”를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글씨가 클 적에는 ‘크다·크나크다’나 ‘큰글·큰글씨’라 하면 됩니다. 벌러덩 누울 적에는 ‘벌러덩’이나 ‘뻗다·늘어지다’나 ‘눕다·드러눕다·자빠지다·엎어지다’라 하면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대자’를 여섯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ㅅㄴㄹ



대자(大慈) : 1. 큰 자비(慈悲)가 있음. 또는 그런 마음 2. [불교] 중생을 사랑하는 부처의 큰 자비가 있음. 또는 그런 마음

대자(代子) : [가톨릭] 성세·견진 성사를 받을 때, 신친(神親) 관계를 맺은 피후견인의 남자

대자(代?) : 1. 대자석으로 만든, 갈색을 띤 가루 모양의 천연 안료 2. 대자석의 빛과 같은, 황갈색과 적황색에 가까운 어두운 붉은색 = 대자색 3. [광업] 잘 부스러져 흙과 같이 되는 어두운 붉은색의 적철석. 석간주와 같이 물감으로나 연마제로, 또는 한방 약재로 쓴다 = 대자석 4. [광업] 산화 철을 많이 함유하여 빛이 붉은 흙. 석회암이나 혈암(血巖) 따위가 분해된 곳에서 나며, 산수화나 도자기의 안료로 쓰인다 = 석간주

대자(帶子) : 1. 꼰 실로 나비가 좁고 길이가 길며 두껍게 짠 직물 2. 대자로 만든 허리띠 = 대자띠

대자(帶磁) : [물리] 자기장 안의 물체가 자기를 띠는 현상. 또는 그 결과로 생긴 단위 부피 속의 자기 모멘트 = 자기화

대자(對自) : 1. [철학] 헤겔의 변증법에서 즉자(卽自)의 직접 상태에서 발전한 제2의 단계 ≒ 향자 2. [철학] 사르트르의 존재론에서, 자기 의식을 가진 인간의 존재



소가죽 위에 아이들은 큰 대자로 누워 있었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벌러덩 누웠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벌렁 누웠다

→ 아이들은 소가죽에 드러누웠다

《내 친구 11월의 구름》(힐러리 루벤/남진희 옮김, 우리교육, 2000) 26쪽


어마어마, 아이가 대자로 누워 있네

→ 어마어마, 아이가 드러누웠네

→ 어마어마, 아이가 벌러덩하네

→ 어마어마, 아이가 뻗었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3》(오자와 마리/박민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5)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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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대자보 大字報


 대자보가 나붙다 → 큰글이 나붙다 / 나붙다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대자보를 붙였다 → 저희 뜻을 밝히는 알림글을 붙인다


  ‘대자보(大字報)’는 “우리나라의 대학가에서 내붙이거나 걸어 두는 큰 글씨로 쓴 글. 중국 인민이 자기의 견해를 주장하기 위하여 붙이는 대형의 게시문에서 유래한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큰글·크게 쓰다’나 ‘펼친글·펼친글씨·펼침글·펼침글씨’로 다듬습니다. ‘나붙다·나붙글·나붙글씨’나 ‘나눔글·나눔글월·나눔글꽃’로 다듬을 만합니다. ‘나눔적이·나눔쓰기’로 다듬고, ‘알림글·알림글씨’나 ‘열린글·열린글씨’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대자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 알림글씨로 쏟아지는데

→ 나눔글씨로 쏟아지는데

→ 열린글로 쏟아지는데

→ 펼친글로 쏟아지는데

《세월의 기억》(박순찬, 비아북, 20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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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대로 大路


 대로로 나서다 → 한길로 나서다

 대로를 활보하고 다니다 → 큰길을 누비다

 넓은 대로에는 → 넓은길에는 / 너른길에는

 백주 대로에서 → 한낮 한길에서


  ‘대로(大路)’는 “1. = 큰길 2. 어떤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는 활동의 큰 방향”을 가리킨다지요. ‘너른길·넓은길’이나 ‘큰길·한길’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대로’를 여섯 가지 더 싣는데 몽땅 털어냅니다. ㅅㄴㄹ



대로(大老) : 세상에서 존경받는 어진 노인

대로(大老) : [인명] ‘흥선 대원군’의 존호

대로(大輅) : [역사] = 어가(御駕)

대로(大鷺) : [동물] = 대백로

대로(代勞) : 남을 대신하여 수고함. 또는 그런 수고

대로(對盧) : [역사] 고구려에서 왕을 도와 국정(國政)을 도맡아 하던 벼슬



대로는 모든 지리적, 정서적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지표들을 쓸어 버리고 생겨난 것이며

→ 한길은 모든 땅과 마음과 뿌리를 이루는 눈금을 쓸어버리고 생겨났으며

→ 큰길은 모든 터전과 마음과 밑동을 이루는 눈길을 쓸어버리고 생겨났으며

《골목 안 풍경》(김기찬, 눈빛 ,2003) 8쪽


대로 건너편에는 커다란 교회와

→ 큰길 건너에는 커다란 절집과

《기지 국가》(데이비드 바인/유강은 옮김, 갈마바람, 2017) 22쪽


대로에 나가면 코스프레를 한 사람이 많은데

→ 큰길에 나가면 꾸민 사람이 많은데

→ 한길에 나가면 꽃차림인 사람이 많은데

《꿈에서도 보고픈 2》(아케가타 유우/반기모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1)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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