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빈둥 투닉스 왕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2
미라 로베 지음, 수지 바이겔 그림, 조경수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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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2.6.

맑은책시렁 340


《빈둥빈둥 투닉스 왕》

 미라 로베 글

 수지 바이겔 그림

 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1.12.5.



  집에 기둥(가장)이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만, 한집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르게 기둥입니다. 한 사람만 기둥이지 않습니다. 한집에서 한 사람이 사라지면 여러 기둥 가운데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기에 한쪽으로 기울어요. 그러나 무너지거나 쓰러지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기둥이 새롭게 힘을 모아서 집을 꾸리거든요.


  나라에 기둥(대표)이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만, 어느 나라에서든 이 나라를 이루는 모든 사람이 기둥입니다. 그래서 나라지기(대통령)를 비롯해 숱한 벼슬아치(국회의원)가 다 사라지더라도 나라는 안 무너지고 안 기울어요. 나라에는 워낙 ‘기둥(사람)’이 많은 터라, 사람들 스스로 잘 꾸려요.


  나라에서는 오히려 “내가 기둥이요!” 하고 뻐기는 무리가 득시글거리면서 기우뚱합니다. 사람들은 고르게 기둥 노릇을 하는데, 몇몇 우두머리에 벼슬아치가 혼자 뽐내려 하면서 껑충 오르려 하거든요. 오히려 나라나 마을에서는 ‘뽐내는 기둥’이 없을 적에 넉넉하고 아름답고 알찹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 사이에 우리나라에는 ‘나라기둥(대통령)’이 없습니다. 석 달 동안 나라기둥이 없어도 나라는 멀쩡할 뿐 아니라, 도리어 ‘잘 굴러’갑니다. 나라기둥이 없이 어찌 이웃나라하고 사귀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여러 나라 우두머리가 만난다고 하더라도, “우두머리가 만날” 뿐입니다. 모든 나라일은 ‘우두머리’나 ‘나라기둥’이 아닌, 작은일꾼이 맡아요.


  《빈둥빈둥 투닉스 왕》은 여태까지 “허울스러운 임금(나라기둥)”이 뽐내면서 빈둥빈둥 “아무 일을 안 하는 나날”이 “오히려 임금으로서는 일하는 모습”으로 굳은 나라를 어떻게 아이들이 바꾸었는지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어린이책이 들려주는 줄거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스스로 눈이 밝으면 다 알아챕니다. ‘그들(대통령·국회의원·장관·시도지사·군수·군의원·시의원·도의원)’은 아무 일을 안 해요. ‘그들’은 벼슬을 쥐고서 돈과 이름과 힘을 거느릴 뿐입니다. 모든 일은 우리가 스스로 합니다. ‘그들’은 기둥도 아닌 주제에 거들먹거리면서 떡을 날름날름 집어삼키면서 고물만 지저분하게 흩뿌릴 뿐입니다.


  나라기둥은 누구나 하면 됩니다. 나라기둥도 다른 벼슬자리도 ‘제비뽑기’로 판가름하면 됩니다. 나라기둥이나 벼슬자리는 그야말로 시늉이거든요. 이 땅에는 몸으로 일하고, 온마음으로 살림하고, 참사랑으로 집안을 돌보는 어른이 있을 노릇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다운 어른 곁에서 일과 살림을 배우면서 사랑을 새롭게 지피는 눈빛을 밝힐 적에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지난 석 달뿐 아니라 앞으로 석 달도 똑같습니다. 앞으로 세 해나 서른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우리는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통령 선거’ 따위는 이 나라에 없어도 돼요. 어느 누구도 안 뽑으면 됩니다. 벼슬아치(국회의원)도 몽땅 도려내면 되어요. 시골에 ‘군의원·도의원’이 왜 있어야 할까요? 밥그릇잔치인 이들을 모조리 도려내고서 ‘일하는 사람’이 이따금 갈마들어 나라기둥과 벼슬자리를 맡아야 ‘돈 새는 구멍’이 다 사라집니다.


  일하지 않던 ‘그들’이라서, 그들은 일을 안 하면서 돈을 빼먹는 틀(법)만 세웁니다. 이 민낯을 배우는 2024∼25년이라고 느껴요. 눈금(지지율)은 허울입니다. 이쪽 머저리와 저쪽 멍청이와 그쪽 얼간이 모두 도려내고서 우리 손으로 이 땅과 들숲바다와 보금자리를 스스럼없이 도란도란 가꾸는 손짓을 북돋우면서 빛나는 하루입니다.


ㅍㄹㄴ


투닉스 왕은 그밖의 일들은 어찌 되든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333명의 신하들은 가장 중요한 일들이 척척 잘 이루어지도록 애썼다. 식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의자에 쿠션들이 놓여 있고, 가마가 준비되게 했다. (12쪽)


아무도 핌피와 함께 나무에 기어오르거나 연을 날리려고 하지 않았다. 벨벳 양복과 비단 드레스를 더럽힐까 봐 겁이 난 아이들은 숨바꼭질조차 하기 싫어했다. 그리고 핌피가 달리기 경주를 하자고 제안하자 아이들은 곱게 빗질한 머리카락이 헝클어질까 봐 두려워했다. (28쪽)


“하지만 아빠한테는 333명이나 되는 신하들이 있는걸요. 대체 어떻게 시중을 받지 않을 수 있단 말이에요!” 가우데오가 웃었다. “그렇다면 그 333명의 신하들을 쫓아내야겠네.” (60쪽)


“뭐라고? 네 생일은 겨울이잖아.”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번엔 여름에 생일을 할래요. 그것도 오늘로요!” 투닉스 왕이 말했다. “깜짝 놀랄 일이구나! 그렇다면 우선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네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109쪽)


“전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보물을 파내는 왕은 많겠죠. 하지만 소젖을 짤 줄 아는 왕은 틀림없이 아주아주 드물 거예요.” (114쪽)


모자를 쓴 남자가 말했다. “무슨 일이냐고요? 화날 일이죠! 궁전에 채워진 자물쇠와 쪽지를 못 봤나요? 우리 국왕이 숲에 살면서 우리를 보살피지 않는답니다.” 곱슬머리 남자가 말했다. “그러니까 우린 새로운 국왕을 찾아야 합니다.” (120쪽)


#KonicTunix (1979년)

#MiraRobe #SusiWeigel


+


《빈둥빈둥 투닉스 왕》(미라 로베/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1)


빈둥빈둥이들로 이루어진 가문이었다

→ 빈둥빈둥이 집안이다

→ 빈둥빈둥이 뼈대이다

9쪽


왕은 날씬하고 기품 있는 몸매를 가졌습니다

→ 임금은 날씬하고 멋진 몸매입니다

27쪽


아버지한테로 돌아가 곧장 첫 번째 비밀을 알려 드려라

→ 아버지한테 돌아가 곧장 첫 수수께끼를 알려주어라

60쪽


우린 새로운 국왕을 찾아야 합니다

→ 우린 새 임금을 찾아야 합니다

120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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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903 : -의 ㅁ 육아 노동 튀어나오다


아이의 사랑스러움은 육아에 얽힌 온갖 노동 사이사이에서 불현듯 튀어나온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사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불현듯 본다

→ 아이를 돌보는 사이에 사랑스럽구나 하고 불현듯 느낀다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 7쪽


이 글월은 ‘사랑스러움은 + 튀어나온다’인 얼거리입니다. 옮김말씨예요. 아이를 돌보는 어른 눈으로 보는 이야기인 만큼, “(나는) + 아이를 돌보는 사이에 + 사랑스러운 모습을 + 불현듯 + 본다”처럼 통째로 고쳐씁니다. 아이를 돌보는 하루는 ‘노동’이 아닙니다. 그저 ‘돌보다’예요. 아이하고 어울리며 살림을 짓는 하루를 굳이 일본말씨인 ‘육아노동’으로 돌리지 않기를 바라요. 아이한테서 배우고 아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꽃을 바라보기로 해요. 우리는 서로 사랑하려고 아이어른 사이로 오늘 하루를 맞이합니다. ㅍㄹㄴ


육아(育兒) : 어린아이를 기름

노동(勞動) : 1. [경제]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2. 몸을 움직여 일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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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904 : 서커스단의 -ㅁ은 위대한 인간성


무차초스 서커스단의 훌륭함은 무엇보다도 위대한 인간성에 있다

→ 무차초스 멋솜씨판은 무엇보다도 됨됨이가 훌륭하다

→ 무차초스 꽃솜씨판은 무엇보다도 마음결이 훌륭하다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에버하르트 뫼비우스/김라합 옮김, 보리, 2000) 212쪽


멋솜씨를 부리는 사람들은 솜씨에 앞서 마음결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꽃솜씨만 부리기에 훌륭하지 않아요. 꽃솜씨에 이르기까지 서로 헤아리고 살피고 도우면서 두레를 이루는 됨됨이가 훌륭하다지요. 글재주나 글솜씨만으로 훌륭할 수 없습니다. 투박하거나 띄어쓰기가 잔뜩 틀리더라도, 스스로 이 삶을 사랑하면서 오늘이라는 살림을 즐겁게 지으려는 꿈을 심는 마음이면 누구나 훌륭합니다. ㅍㄹㄴ


서커스(circus) : 마술이나 여러 가지 곡예, 동물의 묘기 따위를 보여 주는 흥행물. 또는 그것을 공연하는 흥행 단체

위대하다(偉大-) :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 ≒ 괴연하다(傀然-)·위여하다

인간성(人間性) : 1. 인간의 본성 2. 사람의 됨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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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906 :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성품을 지닌 환경운동가 전 한 -의 작가


저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아름다운 성품을 지닌 환경운동가이기 전에 유난히 제멋대로 살아온 한 사람의 작가였기 때문입니다

→ 저는 한말살림으로 아름다운 들꽃이기 앞서 유난히 제멋대로 살아온 글꾼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꽃바르며 아름다운 들지기이기 앞서 유난히 제멋대로 살아온 글바치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한얼로 아름다운 숲지기이기 앞서 유난히 제멋대로 살아온 글벌레이기 때문입니다

《달려라 냇물아》(최성각, 녹색평론사, 2007) 6쪽


말과 삶이 같다면 ‘한말살림’입니다. ‘한얼’이라는 뜻이요, ‘꽃바르다’는 매무새예요. 마음은 ‘지니’지 않아요. 마음은 그저 ‘있’습니다. “성품을 지닌”은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들꽃을 들보니 들꽃지기입니다. 들숲을 보살피려고 하니 숲지기입니다. 굳이 일본 한자말로 ‘환경운동가’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글을 쓰니 글꾼에 글바치에 글벌레에 글쟁이입니다. 흙을 가꾸니 흙꾼에 흙지기에 흙사람이에요. 다 다른 사람은 모두 나란한 넋으로 이 별에서 반짝반짝 어울립니다. ㅍㄹㄴ


지행합일(知行合一) : 지식과 행동이 서로 맞음 ≒ 지행일치

성품(性品) : 1.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 2. ‘성’을 점잖게 이르는 말

환경운동 : x

환경(環境) : 1.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2.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

운동(運動) : 1.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하여 몸을 움직이는 일 2.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또는 그런 활동 3. 일정한 규칙과 방법에 따라 신체의 기량이나 기술을 겨루는 일. 또는 그런 활동

-가(家) : 1. ‘그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또는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4. 이전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5. ‘이전’ 또는 ‘앞’, ‘전반기’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작가(作家) :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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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08 : 개봉일 의무 -었


반드시 개봉일에 봐야 할 의무가 있었다

→ 반드시 첫날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단추에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맞이에 봐야 한다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7쪽


첫날 보려고 생각한다지요. ‘반드시’는 “해야 한다”하고 맞물려서 쓰곤 하는데, 한자말 ‘의무’를 곁들이면 겹말입니다. 첫맞이로 보고 싶으니 “첫맞이로 봐야 한다”라 말하면 됩니다. ㅍㄹㄴ


개봉(開封) : 1. 봉하여 두었던 것을 떼거나 엶 ≒ 개은 2. 새 영화를 처음으로 상영함

의무(義務) : 1.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일. 곧 맡은 직무 2. [법률] 규범에 의하여 부과되는 부담이나 구속 3. [철학] 도덕적으로 강제력이 있는 규범에 근거하여 인간의 의지나 행위에 부과되는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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