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파이어족FIRE族



파이어족 : x

FIRE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재정적 독립을 이루고 일찍 은퇴하기 (일찍 재정적인 안정을 이룬 후 젊을 때 은퇴를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생활 방식)

ファイア族 : x



한글로 ‘파이어족’이라 적든, 영어에 한자를 붙여 ‘FIRE族’이라 적든, 둘 모두 못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우리말이 아닐 뿐더러, 우리 삶을 담아내는 말씨가 아닙니다. 이웃나라에서 나타나는 여러 살림새를 우리나라에 받아들일 적에는 우리 나름대로 풀고 삭이고 다듬을 노릇입니다. 젊은날에 불태우듯 땀흘리면서 목돈을 거둔 뒤에, 일찍 일터를 떠나서 느긋이 늘그막을 보내려고 하는 길이라고 한다면, ‘불태우다·불사르다 + 꽃 + 씨’ 석 마디를 아우를 만합니다. 불꽃으로 타오르면서 씨앗을 남기는 셈이에요. 불타오른 젊은날에 꽃씨를 맺는 셈입니다. ‘불꽃씨’처럼 새말을 그려 봅니다. ㅍㄹㄴ



한동안 파이어족 얘기가 많이 들렸습니다. 아시다시피 파이어FIRE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즉 경제적으로 빨리 자립하여 일찍 은퇴한다는 말의 약자입니다

→ 한동안 불꽃씨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불꽃씨란 불처럼 일해서 일찍 꽃을 피운다는 뜻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최인아, 해냄, 20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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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공황장애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를 호소한다 → 괴로워서 넋이 나간다고 운다

 최근까지 공황장애로 고생했다 → 요새까지 허우적이며 힘들었다

 각박한 사회에서 공황장애가 발생한다 → 메마른 터전에서 새하얗게 질린다


공황장애(恐慌障碍) : [의학] 뚜렷한 근거나 이유 없이 갑자기 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공황 발작이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병. 공황 발작이 일어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곧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숨이 가쁘면서 멍하거나 둘레가 제대로 안 보일 때가 있다지요. 그야말로 아찔해서 쓰러질 판입니다. 이런 몸이나 모습은 ‘넋나가다·얼나가다·멍·멍하다’나 ‘새하얗다·하염없다·하얗다’로 나타냅니다. ‘비다·붕뜨다·벙뜨다’나 ‘어리벙벙·우두커니’로도 나타내지요. ‘깎아지르다·떨어지다·나가떨어지다’로 나타낼 만해요. ‘허우적·허전하다·허허벌판’이나 ‘헐벗다·휑하다·헬렐레’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ㅍㄹㄴ



한 순간 공황장애에 가깝게 긴장했던 내가

→ 한때 멍멍하게 굳던 내가

→ 한때 넋잃고 뻣뻣하던 내가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45쪽


급기야 공황장애 비슷한 병이 찾아왔다

→ 더구나 벙뜨기까지 했다

→ 게다가 넋이 나가기도 했다

→ 마침내 얼이 나가기도 했다

《버티고 있습니다》(신현훈, 책과이음, 20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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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연장 年長


 다섯 살 연장이다 → 다섯 살 위이다

 일행 중에 가장 연장인 → 무리에서 가장 어른인

 연장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다 → 나리한테 굽히다

 수많은 연장자를 물리치고 → 숱한 윗내기를 물리치고


  ‘연장(年長)’은 “서로 비교하여 보아 나이가 많음.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키고, ‘연장자(年長者)’는 “나이가 많은 사람 ≒ 연상자·전배(前輩)”를 가리킨다지요. ‘위·손위·손윗사람·웃나이’나 ‘윗사람·윗내기·윗님·윗분·윗놈’으로 고쳐씁니다. ‘어른·어르신·얼찬이’나 ‘꼭두자리·꼭두벼슬·으뜸자리’로 고쳐써요. ‘나리·높다·높끝·높꽃·높은곳·높곳·높은분’이나 ‘높은자리·높자리·높은별·높별·높은벼슬·높님’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늘그막·늙마·늙바탕’이나 ‘늙다·늙네·늙님·늙은네·늙으신네’로도 고쳐쓰지요. ‘늙다리·늙둥이·늙은이·늙사람·늙은사람·늙은내기’로 고쳐쓰고, ‘지는길·지는꽃·지는 나이·지는이·지는님’이나 ‘하얀날·흰머리날·흰머리·흰바구니’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연장자를 존경하는 마음은 항상 잊지 않도록

→ 어른을 섬기는 마음은 늘 잊지 않도록

→ 윗사람을 우러르는 마음은 늘 잊지 않도록

《일상 2》(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8) 92쪽


네가 제일 연장자잖아

→ 네가 가장 위잖아

→ 네가 가장 손위잖아

《별의 노래》(아메노 사야카/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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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연장 延長


 연장 근무 → 덧일 / 덤일

 생명의 연장 → 목숨 잇기

 평균 수명의 연장에 따라 → 삶나이가 늘며

 버스 노선이 연장되다 → 버스길을 늘리다

 더 연장되겠지 → 더 하겠지

 벚꽃 놀이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 벚꽃 놀이를 더한다고 알렸으며

 연장 100km의 → 길이 100km인

 소풍도 수업의 연장이다 → 나들이도 배움길이다

 사회생활에서도 계속 연장됐다 → 바깥살이에서도 그대로 이었다

 밖에서 있었던 일이 집에까지 연장되는 것은 → 밖일을 집에까지 이으면


  ‘연장(延長)’은 “1. 시간이나 거리 따위를 본래보다 길게 늘림 2. 물건의 길이나 걸어간 거리 따위를 일괄하였을 때의 전체 길이 3. 어떤 일의 계속. 또는 하나로 이어지는 것 4. [수학] 주어진 선분을 한쪽 방향 또는 양쪽 방향으로 늘이는 일 5. [철학] 공간 속에 위치하고, 그것의 일정한 부분을 차지하는 물체의 성질. 데카르트는 정신을 사유하는 실체로, 물체를 연장성을 지닌 실체로 보아 이원론적으로 규정하였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연장선(延長線)’은 “어떤 일이나 현상, 행위 따위가 계속하여 이어지는 것”을 가리킨다는군요. ‘길·길이·너비·볼’이나 ‘끈·줄·줄거리·실타래’로 손봅니다. ‘줄줄이·줄잇다·줄짓다·줄달음’이나 ‘줄줄·주르르·줄기차다·쪼르르·쭉·철철’로 손보고, ‘잇다·이어가다·이어지다·잇닿다·잇대다’로 손볼 만합니다. ‘흐르다·흘러가다·흐름’에 ‘한결같다·한달음길’이나 ‘늘다·늘리다·늦추다·늦추잡다’로 손보지요. ‘물리다·미루다’나 ‘더·더하다·덤’으로 손보고, ‘닿다·맞닿다·맞물리다·맞붙다·만나다’나 ‘붙다·높다·자라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연장’을 열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연장(年壯) : 나이가 젊고 원기가 왕성함. 보통 30세 전후를 이른다

연장(年長) : 서로 비교하여 보아 나이가 많음. 또는 그런 사람

연장(姸粧) : 곱게 단장함

연장(連狀) : = 연판장

연장(連將) : [운동] = 연장군

연장(連章) : [역사] = 교장(交章)

연장(連?) : 병풍을 두른 것처럼 잇따라 서 있는 험준한 산봉우리

연장(連牆/連墻) : 담이 서로 잇대어 닿음

연장(煙?) : 열대 지방의 풍토병

연장(鍊匠) : [역사] 쇠를 불리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



문자문화의 연장선상에 그림책을 두고

→ 글살림과 잇는 곳에 그림책을 두고

→ 글살이 하나로 그림책을 두고

→ 글길과 잇닿는 데에 그림책을 두고

《어린이와 그림책》(마쯔이 다다시/이상금 옮김, 샘터, 1990) 158쪽


그러나 현재의 컴퓨터 발달속도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면

→ 그러나 오늘날 셈틀이 발돋움하는 길을 이어 보면

→ 그러나 오늘날 셈틀이 거듭나는 결을 미루어 보면

《스티븐 호킹의 우주》(존 보슬로우/홍동선 옮김, 책세상, 1990) 196쪽


북두칠성 끝에 있는 두 개의 별을 직선으로 잇고, 그 직선을 곧장 위로 연장하면

→ 일곱별 끝에 있는 두 별을 죽 잇고, 다시 곧장 위로 이으면

→ 바가지별 끝에 있는 두 별을 곧게 잇고, 또 곧장 위로 이으면

《꼬마 정원》(크리스티나 비외르크·레나 안데르손/김석희 옮김, 미래사, 1994) 46쪽


그 연장선상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 그 흐름에서 잡는다

→ 그 흐름을 바탕으로 고른다

→ 그 흐름을 따라서 고른다

《소농》(쓰노 유킨도/성삼경 옮김, 녹색평론사, 2003) 45쪽


언니와 동생 사이의 연장 같은 느낌으로

→ 언니와 동생 사이를 잇는 느낌으로

→ 언니와 동생 사이를 이은 느낌으로

《푸른 꽃 2》(시무라 타카코/오주원 옮김, 중앙북스, 2010) 116쪽


어쩌면 1948년에 김구와 김규식 두 분이 평화적으로 통일민족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평양에 갔던 남북협상의 재생이요 연장선상이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 어쩌면 1948년에 김구와 김규식 두 분이 어깨동무로 한나라를 세우려고 온갖 가시밭을 무릅쓰고 평양에 갔던 어울만남을 되살리거나 이었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역사가의 시간》(강만길, 창비, 2010) 350쪽


위험한 참견도 그 연장인 것 같아

→ 아슬한 끼어들기도 이어간 듯해

→ 아찔한 끼어들기도 잇닿은 듯해

《나만이 없는 거리 1》(산베 케이/강동욱 옮김, 소미미디어, 2015) 94쪽


수명을 몇 년 더 연장하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 몇 해 더 살다가 그칠 수도 있습니다

→ 목숨을 몇 해 이을 뿐일 수 있습니다

《스키엔티아》(도다 세이지/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7) 199쪽


그 연장은 2150킬로미터에 이른다

→ 길이는 2150킬로미터에 이른다

→ 너비는 2150킬로미터에 이른다

《아나스타시아 10 아나스타》(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8) 12쪽


먼동이 트자마자 연장이 되면서

→ 먼동이 트자마자 이어가면서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박라연, 창비, 2018)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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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2.5. 정의는 정의롭지 않다



  “정의는 정의롭지 않다”고 느낀다. ‘정의(正義)’를 외치는 이를 보면 “저놈은 글러먹었으니 우리 쪽에 있는 이분을 모셔야 해.” 하고 덧붙인다. 다른켠에서 ‘정의(正義)’를 외치는 이는 “아냐. 그놈은 안 돼. 우리 쪽에 있는 이분이야말로 알맞아.” 하고 맞선다. 그런데 그쪽도 저쪽도 똑같이 “안 정의로운 민낯”이기 일쑤이다. 두 쪽은 으레 누가 똥이 더 묻었는지 따지고 싸우고 겨룬다.


  참말로 올바른(정의로운) 사람은 스스로 올바르다고 안 외친다. 올바른 사람은 그저 이녁 보금자리에서 집안일을 하고 집살림을 꾸리면서 허물없이 도란도란 즐겁다. 참으로 올바른 사람은 너나없이 어울리고, 위아래를 안 가른다. 굳이 ‘성평등·페미니즘’을 소리높여 안 외치더라도, 올바른 사람이 걸어가는 길에는 누구나 아름답고 어깨동무를 한다.


  참으로 곧바른(정의로운) 사람은 스스로 안 내세운다. 곧바른 사람은 서울을 떠나 시골에서 호젓하게 흙을 만진다. 곧바른 사람은 나무를 돌보고 품으면서 집을 둘러싼다. 밖에서 보면 ‘집’이 아닌 ‘나무’만 보일 만큼 보금자리를 돌보기에 곧바른 사람이다. 곧바른 사람은 풀벌레를 동무하고 멧새를 이웃한다. 곧바르기에 풀씨를 손바닥에 얹고서 스스럼없이 노래한다.


  그야말로 바른(정의로운) 사람은 어린이 곁에 선다. 시골에서 살든 서울에서 지내든, 바른 사람은 어린이하고 눈높이를 맞추면서 함께 일하고 함께 쉬고 함께 놀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걷고 함께 잠든다. 바른 사람은 힘을 부리지 않는다. 바른 사람은 이름을 드날리지 않는다. 바른 사람은 돈을 뿌리지 않는다. 바른 사람은 올바른 사람하고 동무한다. 바른 사람은 곧바른 사람하고 이웃한다. 이리하여 바르고 곧바르고 올바른 사람은 덩실덩실 춤노래로 하루를 짓는다.


  이윽고 이 세 사람 곁으로 ‘꽃바른’ 사람이 찾아온다. 꽃처럼 바른 사람은 ‘바른길’이 제대로 밝게 빛나는 별로 피어나도록 ‘사랑’이라는 씨앗 한 톨을 건넨다. 사랑이라는 씨앗은 그저 수수한 말씨이다. 아주 흔하게 쓰는 ‘숲’이나 ‘사람’이나 ‘일’이나 ‘비’나 ‘밥’이나 ‘옷’ 같은 낱말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담는다.


  여러모로 보면, “정의롭다고 외치는 사람”이 쓰는 말은 대단히 허울스럽고 어렵고 딱딱할 뿐 아니라, ‘끼리질(제 담벼락 감싸기)’을 일삼는다. 올바르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돈을 움켜쥔 그들이지 않은가? 곧바르다고 외치지만 막상 그들끼리 이름을 거머쥔 얼거리 아닌가? 바르다고 외치는데 속낯을 보면 시키먼 꿍꿍이가 가득하지 않은가?


  그들도 이들도 저들도, 더구나 우리까지도, 하나도 안 올바르고 안 곧바르고 안 바르고 안 꽃바르기에, 무안나루에서 숱한 사람이 애꿎게 죽었어도 안 쳐다볼 뿐 아니라, 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지 낱낱이 안 가리고, 이 끔찍한 짓이 일어날 빌미가 된 벼슬아치를 나무라지도 않는다.


  우리말 ‘바르다’는 ‘밝다’를 밑뜻으로 품는다. ‘바른쪽(옳은쪽·오른쪽)’이 바르지 않다. 밝게 눈뜨기에 바르고, 별처럼 밤을 밝히기에 바르다. 겨우내 고이 잠든 눈을 새봄에 밝게 틔우는 꽃눈에 잎눈이기에 바르다. ‘입바른’ 말만 외치는 “정의로운 사람들”이라고 느낀다. 그렇다. 오늘날 ‘정의(正義)’를 외치는 이는 하나같이 ‘입바른(입만 바른 척하는)’ 허울이자 허깨비이자 허접하고 허름하며 허술한 허수아비로구나 싶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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