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가출 家出


 가출 청소년 → 집나온 푸름이

 그는 가출을 감행하였다 → 그는 집을 뛰쳐나왔다

 가출한 아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 집나간 아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가출(家出)’은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감. ‘집 나감’으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뜻풀이처럼 ‘집나가다’로 고쳐씁니다. ‘나가다·나오다’나 ‘떠나다·떠돌다’로 고쳐씁니다. ‘뛰쳐나오다·새길찾기’나 ‘길나서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가출(加出)’을 “[역사] 조선 시대에, 관아에서 정원 외에 잔심부름꾼을 두던 일”로 풀이하면서 싣는데, 털어냅니다. ㅍㄹㄴ



어떻게 가출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 어떻게 집나갈 줄 알았는지

→ 어떻게 집을 나간다고 알았는지

《가출할 거야!》(야마구치 사토시/김정화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9) 46쪽


어제부터 무려 가출 중이시래

→ 게다가 어제부터 나가셨대

→ 어제부터 참말 안 들어온대

《산카레아 2》(핫토리 미츠루/오경화 옮김, 학산문화사, 2011) 24쪽


저 손님 요즘 매일 와서 앉아 있는데, 가출한 걸까요

→ 저 손님 요즘 날마다 와서 앉는데, 집을 나왔을까요

→ 저 손님 요즘 늘 와서 앉는데, 집에서 나왔을까요

《중쇄를 찍자! 2》(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5) 88쪽


왜 가출했어? 전부 얘기해 봐

→ 왜 나갔어? 모두 얘기해 봐

→ 왜 집나갔어? 다 얘기해 봐

《불멸의 그대에게 3》(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7) 139쪽


모처럼 가출했으니 많이 먹어 봐야지

→ 모처럼 나왔으니 많이 먹어 봐야지

→ 모처럼 뛰쳐나왔으니 많이 먹어야지

《80세 마리코 3》(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53쪽


여기서 가장 먼 마을에서 가출했는데

→ 여기서 가장 먼 마을에서 나왔는데

→ 여기서 가장 먼 마을에서 떠났는데

《소말리와 숲의 신 2》(구레이시 야코 /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 91쪽


우리가 집을 나왔어! 가출했다고!

→ 우리가 집을 나왔어! 나왔다고!

《울보 꼬마》(이마무라 아시코·사카이 고마코/조혜숙 옮김, 책빛, 2020) 6쪽


가출 소녀가 진짜로 존재하는구나

→ 길순이가 참말로 있구나

→ 길아이가 참으로 있구나

→ 집밖순이가 참 있구나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4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오덕 읽는 하루

― 가르치려면 배운다



《어린이 시》

 요시다 미즈호 글

 이오덕 옮김

 온누리

 1984.1.20.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쓰는 아이나 어른은 없을 만하지만, 따로 틀을 세우지 않으면 처음 붓을 쥐는 자리부터 눈을 밝히면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고 느낍니다. 길잡이로 서는 어른으로서 “우리가 보내는 하루를 그대로 쓰면 됩니다” 하고 들려줄 수 있다면, 아이도 어른도 눈물과 웃음을 스스럼없이 밝히면 되는 줄 받아들인다면, 잔소리도 큰소리도 목소리도 노랫소리도 그저 즐거이 담으면 넉넉한 줄 알아차릴 수 있으면, 모든 글은 바로 내가 되읽고 새로읽을 밑글이라는 대목을 마주한다면, 길든 짧든 빛나는 글 한 자락을 쓴다고 느낍니다. 따로 보람(성과·결과)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쓰는 글이 아닙니다. 언제나 스스로 곁에 두면서 마음을 돌아보고 되새기면서 기운을 내는 밑동을 이루는 글이라고 봅니다.


  저마다 누리고 짓고 그리고 가꾸고 일구면서 나누는 삶을 그리기에 틀(표준)을 잡을 수 없는 글입니다. 글뿐 아니라 말도 억지로 틀(표준)을 잡을 수 없어요. 살아가는 하루도, 살림짓는 보금자리도, 사랑하는 사람도, 따로 낫거나 나쁜 틀(표준)을 못 세웁니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타고나는 몸이듯, 아이어른 누구나 다 다르게 하루를 살아가면서 스스럼없이 쓰는 ‘삶글’입니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빚는 꿈그림을 바라보면서 손수 여민 살림살이를 그저 수수하게 쓰는 ‘살림글’입니다. 밉거나 싫거나 좋다는 틀이 아니라, 스스로 샘솟거나 우러나오는 포근하면서 밝은 햇빛과 별빛과 같은 사랑을 티없이 쓰는 ‘사랑글’입니다.


  책을 널리 읽기에 눈이 넓지 않다고 느낍니다. 종이로 묶은 책만이 아니라, 바람과 하늘이라는 책이 있어요. 바다와 샘과 냇물이라는 책이 있어요. 멧새와 들새와 바닷새와 철새와 텃새라는 책이 있어요. 온갖 풀벌레라는 책이 있고, 벌나비와 개미와 지렁이라는 책이 있어요. 연구소라는 곳에 깃들면서 딱정벌레를 오래오래 지켜본 바를 담아서 묶어야 ‘곤충도감·곤충학 논문’이지 않듯, 아이 눈으로 딱정벌레를 두고두고 살펴본 바를 담아도 알뜰살뜰 빛나는 ‘벌레이야기’를 이루게 마련입니다. ‘오늘’과 ‘하루’라는 책을 읽으면서 담아낼 수 있고, 서로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눈빛을 읽으면서 담아낼 수 있는 글이라고 봅니다.


  노래하면서 놀이하는 아이 곁에서, 노래하면서 살림하는 어른으로 선다면, 서로서로 늘 즐겁게 빛나는 말 한 마디를 주고받으면서 이야기가 자랍니다. 이 이야기를 문득 옮기니 글일 테지요. 겨울 한복판이나 끝자락에도, 새봄 첫머리나 한복판에도, 우리를 둘러싼 푸른바람을 나란히 그리는 이야기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요.


  모든 글은 저마다 마음꽃일 테니까요. 모든 말은 스스로 생각씨앗일 테니까요. 모든 이야기는 서로서로 사랑길을 테고요.


  《어린이 시》(요시다 미즈호/이오덕 옮김, 온누리, 1984)는 1967년 6월에 처음 옮긴 꾸러미입니다. 1983년 10월에 이 묵은 꾸러미를 추슬러서 처음으로 바깥에 선보입니다. 이오덕 님 스스로 쓴 책이 있되 애써 이웃나라 책을 옮겼습니다. 옮긴 책 앞자락에 밝히듯이 ‘우리가 널리 배울 길’이 있기에 옮깁니다. 이오덕 님은 2001년에 《한 사람의 목숨》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어린이와 푸름이가 쓴 노래(시)를 조촐히 옮겨서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여느 새책집에는 안 넣었습니다.


  《어린이 시》를 애써 옮기셨는데 이 책을 알아보거나 살핀 손길은 매우 드물다고 느낍니다. ‘한국글쓰기연구회’ 길잡이도 이런 책이 나온 줄 까맣게 모르거나, 나온 줄 더러 알았어도 안 읽었다고 느낍니다. 전두환 등쌀에 시달린 탓도 있고, 들너울을 일으키는 데에 뜻을 두기도 했다지만, 막상 어린이 곁에 서려고 하지 않은 탓에 모르거나 안 읽었다고 느낍니다.


  누가 어린이 곁에 있었을까요? 우리는 1987년에 드디어 우두머리를 끌어내렸습니다만, 그때 어린이 곁을 지키면서 어린이가 하루하루 새롭게 익히고 가꿀 살림살이를 이끌거나 가르친 어른은 누구였을까요? 지난날도 오늘날도 매한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손전화’에 지나치게 파묻힌다고 핀잔에 꾸지람을 하지만, 정작 아이들 곁에서 함께 일하고 살림하고 노래하면서 보금자리를 일구는 어른이 너무 드뭅니다. 아이들을 그만 나무라고서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 핑계는 접고서 집안일과 집살림부터 찬찬히 돌보고 마을일과 마을살림을 바라보는 매무새를 일구는 작은걸음부터 내딛을 하루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 손을 잡거나 어깨를 겯으면서 함께 나아가려는 길을 일본 한자말로 ‘연대(連帶)’라 하고, 길을 나란히 걷는 사람을 반길 적에 일본 한자말로 ‘환대(歡待)’라 하더군요. 아직까지 일본 한자말을 그냥그냥 쓰기에 나쁠 일이 없지만, 손을 맞잡을 적에는 어린이도 알아듣도록 ‘손잡기’라는 우리말을 할 수 있고, 어깨를 겯을 적에는 어린이도 나란하도록 ‘어깨동무’라는 우리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나아가니 ‘함께걷기’이고, 같이 걸어가니 ‘같이걷기’입니다. 너와 나를 아우르려고 하기에 ‘나란히’라 하지요.


  밝게 웃으면서 맞이한다는 뜻으로 ‘반기다·반갑다’ 같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한결 품을 넓히면서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려는 길이라면 ‘나눔’을 바라볼 만합니다. ‘나눔’이라는 우리말을 멀리하면서 ‘분배·배분·공유·할당·부조·노블리스 오블리제·공존·안배·평등·자선’이나 ‘커머닝(commoning)’ 같은 바깥말에서 맴돈다면, 우리는 여태 손잡기나 어깨동무나 반가운 마음하고는 멀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남(그들)하고 맞붙어서 이긴다거나, 남(저놈)하고 싸워서 꺾으려는 뜻이라면, 아무래도 손잡기나 어깨동무나 나눔하고는 멀구나 싶어요. 어느 누구도 이기거나 지지 않는 길이어야 비로소 ‘손잡기·어깨동무·나눔’이라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뜻이 달라도 같이 놀아 왔고, 다른 마음이나 몸이어도 깍두기로 여겨 언제나 얼싸안았는데, 이제 아이들 사이에서도 손잡기가 잊히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어깨동무가 매우 흐리다고 느낍니다.


  참다우면서 착하고 아름다이 빛나는 어깨동무와 나눔이라면, “품 넓히기(연대 확장)”란 무엇인지 다시 짚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끼리끼리 갈라서 붙으려는 굴레가 아닌, 너나없이 자라는 들풀과 나무가 어울리는 ‘숲’을 바라보고서 배우는 길이 “품 넓히기”일 텐데 싶습니다.


  어쩐지 우리는 스스로 어린이였던 나날을 너무 쉽게 잊는 듯합니다. 어른이란 몸을 입은 뒤에는 어린이와 손을 잡거나 어깨를 겯을 뿐 아니라, 이웃하고 나란히 걸어가는 길도 그만 잊는 듯합니다.


ㅍㄹㄴ


앞의 생각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민간 교육운동으로서의 글짓기 교육의 성과가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 때문이겠고, 뒤의 생각은, 수난의 역사만을 거듭한 우리 민족에 비해, 그래도 그들은 매우 행복한 자리에 놓여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어린이들의 시에서 가장 솔직한 모양으로 그 나라 그 민족의 생활과 호흡을 느낄 수 있읍니다. 그러니 우리의 어린이들의 시에 우리의 역사적힌 현실이 솔직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과, 참된 시 교육을 하여 우리의 어린이들을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를 구하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 아닙니까? 요시다 씨가 서문에서 말한 것같이 시 교육은 “언어로서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일”임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겠읍니다. (5쪽)


일본 어린이의 시는 동요→아동자유시→생활시→생활행동시, 이렇게 발전해 왔읍니다. 그리고 생활시 이후의 시 지도는 생활적이고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제재를 찾도록 장려하여, 거의 40년 동안 그 방향이 변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토대 위에 올라서서 여러 가지 개성이 나타나는 작품 지도를 주장하는 요시다 씨로서는 마땅히 할 만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통도 아무것도 없고, 더구나 사회 형편이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아주 다른 우리나라에서는, 이 요시다 씨의 방법을 그만한 자리에서 그만한 거리를 두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작문 교육이라면 시고 산문이고 그저 덮어놓고 어린애들의 귀여운 재롱만을 흉내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교육이 성행하여 왔으니, (5∼6쪽)


교육이란 것이 허울좋은 상품이 아니고,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뒤숭숭한 푸닥거리는 물론 아니고, 진실로 그것이 과학이라면, 우리는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의 땀과 결정을 받아들이기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참된 시 교육의 기운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6쪽)


+


후지산은 / 한 번 폭발했다. / 우리들같이 / 불의 심장이 있다. / 선생님과 동무들은 / 이렇게 말한다. / “후지산은 이제 죽었다.” / 한다. / 그러나 나는 / 후지산은 / 살아 있다고 / 믿고 있다. (20쪽/사하꾸 후시꼬. 도꾜 2년 여)


순자야, / “바다에 안 빠지게 조심해!” / “아버지, 어머니 말 잘 듣고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해!” / “빨리 한국말 배워라!” / “1학년 2반 동무들 잊지 말고!” / “이따금 편지 보내 줘!” / 모두 / 차례 차례 말했다. / 순자는 / 기차 창문에서 눈물을 흘리며 / 꾸벅, 인사를 했다. / 찌리링……하고 벨이 울린다. / “잘 가거라!” / “잘 가!” 하고 / 모두들 달렸다. / 순자 아버지도 /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 칙 칙 칙 / 커덩 커덩, 하고 / 기차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 결국 가 버렸다. (49쪽/나구이 이찌로오. 아오모리 1년 남)


길을 간다. / 좋은 꽃 냄새가 난다. / 머리를 들면 / 높다란 오동나무 꽃이다. / 저녁해에 물들어 / 자주빛으로 향기를 풍기고 있다. / 벌들이 꽃가루를 온 배에다 묻히고 / 꽃 속에 뛰어들어갔다가 / 나왔다가 한다. / 오동꽃은 마치 / 어머니처럼 / 말 없이 꿀을 먹이고 있다. (101쪽/오까모도 마스모리. 오까야마현 5년 남)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하는 아이들 - 아이들 시 모음, 새로 고침판 이오덕의 글쓰기 교육 7
이오덕 엮음 / 양철북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오덕 읽는 하루

― 사랑으로 말하고 쓴다



《일하는 아이들》

 이오덕 엮음

 청년사

 1978.2.15.



  글이란 언제나 그림입니다. ‘글’이라는 낱말은 ‘그리다’에서 비롯했습니다. 모름지기 ‘글·그림’은 같지만 다른 말입니다. ‘글’은 노래·놀이가 물처럼 언제나 즐겁게 흐르듯이 피어나는 결을 그린다면, ‘그림’은 눈으로 넉넉히 담아내는 결을 그립니다.


  그려서 글인데, 글이란 늘 말을 그립니다. ‘말’을 옮기기에 글이라고도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모든 글은 “말을 눈으로 그림처럼 보도록 그린 모습”이라고 여겨야 알맞습니다. 우리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그리는 ‘글’을 펴면서 서로 말을 나누는 셈입니다. 글을 남긴 분이 이미 즈믄해쯤 앞서 이 땅을 떠났어도 글을 읽는 사이에 ‘떠난 글님’하고 말을 섞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말이 무엇인지 살펴야 할 테지요. 말이란 ‘마음’을 담은 소리입니다. 말을 안 하더라도 눈짓이나 몸짓에도 마음이 묻어나기에, 눈짓과 몸짓으로 마음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다만 숱한 사람들은 한 마디를 하지요. “말을 안 하는데 네 마음을 어떻게 알아?” 하고요.


  우리가 글을 쓴다고 할 적에는 바로 “마음을 담은 소리인 말을 다시 눈으로 쉽게 바로 그때그때 언제까지나 알아보려는 뜻으로 그린다”고 할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읽어낸다면 ‘글쓰기 = 말그림 = 마음쓰기’인 줄 알아채면서 어떤 마음을 어떤 말로 담아서 어떤 글로 그릴 적에 스스로 빛나는 줄 깨달을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읽지 않는다면, 꾸밈글과 치레글과 허울글과 겉글에서 맴돌고요.


  잘 쓴 글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을 쓴 글”만 있습니다. 때로는 “마음을 안 쓰고서 꾸미는 글”만 있을 테지요. 이를테면 보람(상·당첨)을 노리며 쓰는 글이라면 마음이 아니라 딴청을 하면서 허울을 드러내는 글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잘 쓴 글 = 그저 꾸며서 속이는 글”입니다. “마음을 쓴 글 = 마음을 나누려는 글”입니다. 마음을 나누려는 말이나 글은 “잘하다 못하다”가 아닌 오롯이 “마음을 나누려는 빛”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인지 짚어야 할 테지요. 마음이란 바로 ‘삶’입니다. “좋은 삶”도 “나쁜 삶”도 “기쁜 삶”도 “슬픈 삶”도 아닌, 그저 내가 나로서 오늘을 누리는 삶이 고스란히 깃드는 마음입니다. “마음을 말로 나타낸다”고 할 적에는, 내가 스스로 오늘이라는 삶을 보낸 모든 이야기를 가리거나 숨기거나 보태거나 꾸미지 않으면서 “그저 그대로 담아서 편다”는 얼거리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보고 짚는다면, ‘글쓰기 = 말그림 = 마음쓰기 = 삶쓰기’라는 길을 환하게 맞아들일 테고, 이 글결을 읽기에 낱말을 하나하나 깊고 넓게 짚고 다루면서 ‘글쓰기’라는 하루를 짓는다고 느낍니다.


  《일하는 아이들》이 책으로 태어난 1978년에 깜짝 놀란 사람이 많은 우리나라입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1978년까지도, 또 이해 뒤로도 우리나라는 여태 ‘꾸밈글’을 “잘 쓴 글”로 삼습니다. 스스로 보낸 삶을 쓰는 ‘삶글’을 눈여겨보지 않은 글밭(문학계)입니다. 스스로 짓는 살림을 담는 ‘살림글’은 새봄글(신춘문예)로 안 뽑은 글밭(문학단체)입니다. 어린이가 읽는 책도 어른이 읽는 책도 온통 ‘꾸밈글’이 흘러넘쳤습니다.


  이오덕 님은 《일하는 아이들》을 묶어내기 앞서 ‘어린이가 스스로 삶과 살림과 사랑을 담은 글’을 꾸준히 여미었고, 이렇게 길잡이(교사)가 아이 곁에서 길동무에 삶동무로 지내면서 북돋우자고 가르쳤습니다. 이오덕 님한테서 배운 분으로서는 이 책이 그리 대수롭지 않았어요. 진작에 나올 만한 책이 이제서야 겨우 나올 수 있었다고 여길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먼먼 옛날부터 어버이 곁에서 함께 일했습니다. 굳이 ‘아동노동’ 같은 일본말을 빌지 않더라도, 아이도 언제나 일꾼입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쉬잖고 일하는 어버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은 먼저 스스럼없이 “어무이, 나가 뭐 도울 일 없나?” 하고 여쭙니다. “아부지, 나가 좀 도울랑게.” 하면서 소매를 걷어요. 아이들은 어버이 일감을 조금 나누어 받으면서 온몸으로 깨닫고 온마음으로 배웁니다. “아, 나는 고작 요 조그마한 일감일 뿐인데 얼마나 손이 시리고 힘들고 등허리가 결리는가! 울 엄마아빠는 날마다 어떤 일을 하면서 이 보금자리를 일구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숱한 시골 엄마아빠는 하루 24시간 가운데 22시간을 일하더라도 가난했습니다. 낛꾼(소작인)은 땅이 없어서 땅을 빌리는데, 땅지기는 굳이 일을 안 하더라도 낛꾼한테서 받는 몫으로 배부를 뿐 아니라 해가 갈수록 살림이 불어납니다. 시골 엄마아빠는 눈을 붙일 짬조차 없이 바쁘고 고되기도 하지만, 배움터에 나갈 일도 없고, 글을 읽거나 배울 짬도 없습니다. 이 나라 멧골자락 가난한 집 시골아이도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배움터 없던 시골과 멧골”에 작은곳(분교)이 생겼고, 이 작은곳을 다니는 아이들은 비로소 ‘글구경’을 합니다. 적잖은 ‘작은길잡이(분교장)’는 아이들을 팽개쳤지만, 이오덕 님처럼 뜻있는 작은길잡이도 드문드문 있었어요. 그리고 이오덕 님은 작은길잡이로서 일군 열매를 둘레에 널리 나누었습니다. 멧골아이가 처음으로 쥐는 글붓으로 처음으로 적은 쪽글을 알뜰히 여미어 하나씩 베풀었어요. 1950∼70해무렵 멧골아이는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내가 쓴 글을 실은 책”을 누렸습니다.


  《일하는 아이들》에 실은 어린이글을 보면, “아이 목소리를 담은 글”일 뿐 아니라, “엄마아빠는 말할 틈도 글쓸 짬도 없으나, 아이가 엄마아빠 일살림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이 일한 삶과 살림과 사랑을 옮긴 글이란, 이 아이들 엄마아빠가 어릴 적에 똑같이 하던 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어느 글바치도 삶글과 살림글과 사랑글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문학’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과 ‘종교’와 ‘예술’도 ‘삶글·살림글·사랑글’은 시시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멋글’을 쓰기에 바빴습니다. 그들은 멧골도 시골도 아닌 ‘서울’에서 꾸밈글만 써대었습니다.


  《일하는 아이들》은 온몸과 온마음으로 온삶을 일군 땀방울도 담아내지만, 사투리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스스로 지은 삶을 스스로 적으면서,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노래하는 말글을 선보여요.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살린 꾸러미를 꼽는다면 바로 《일하는 아이들》일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말을 고스란히 담은 글이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말이요, 삶을 고스란히 담은 마음입니다.


ㅍㄹㄴ


이 시집을 펴내는 뜻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시를 알고 시를 씀으로써 인간답게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음 또 하나는 교사와 부모들이 순진하고 정직한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과 함께 시의 세계에서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교과서를 가지고 시험 점수 따기 공부만을 하기에 몸과 마음이 병들어 있는 데다가, 글짓기까지도 상타고 이름 내기 위해 하는 거짓스런 말재주놀이가 되고 있다. 특히 괴상한 동시란 것을 쓰면서 저도 몰래 꾀부리고 거짓을 꾸미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3쪽/이오덕)


봄아, 봄아, 오너라. / 나는 봄이 오면 / 따뜻한 곳으로 지게 지고 / 나무하러 간다. / 나무를 가득 지고 / 집에 갖다 놓고 / 또 나무하러 간다. / 봄이 오면 나는 날마다 나무하고 / 보리밭도 멘다. (12쪽/안동 대곡분교 2년 이용옥 71.2.6.)


퇴비를 이고 / 재까지 오니 / 고개도 아프고 / 학교가 보여서 / 가지고 가기 싫어졌다. / 이것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 선생님한테 혼이 난다. / 또 머리에 이고 / 걷기 시작했다. / 학교에 다다랐다. / 퇴비를 가지고 온 여자아이는 / 보이지 않는다. / 교문을 들어설 때 /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 그래도 꾹 참고 / 교문 앞에 두고 …… (39쪽/문경 김룡 6년 최영순 72.)


아버지는 소를 몰고 나와 막 때린다. / 소는 들로 뛰어다닌다. / 아버지는 소 뒤를 따라가다가 소 고삐를 밟는다. / 소는 확 돌아서 눈물을 흘린다. (64쪽/문경 김룡 5년 송원호 72.4.)


우리는 촌에서 마로 사노? / 도시에 가서 살지. / 라디오에서 노래하는 것 들으면 참 슬프다. / 그런 사람들은 도시에 가서 / 돈도 많이 벌일 게다. / 우리는 이런 데 마로 사노? (101쪽/안동 대곡분교 2년 김종철 69.10.6.)


파랑새야, 어얘 사노? / 사람이 총으로 쏘기도 하고 / 약도 놓고 하면 어얘 사노? / 파랑새야, 너는 약을 놓으면 / 밥이라고 먹다가 죽는다. / 파랑새야, 약을 먹지 말아라. (128쪽/안동 대곡분교 3년 김해자 68.12.11.)


언니가 / 아침에 일어나서 / 밥을 하는데 / 손이 발발 떤다. / 그래 나는 불쌍하다 / 할라 항깨 그렇고 / 안 할라 항깨 안 됐다. (146쪽/상주 청리 2년 전윤희 62.12.4.)


땅을 파니 / 새싹이 돋아나느라고 / 노랗게 올라옵니다. / 따뜻한 니가 / 올라옵니다. (232쪽/상주 공검 2년 김진순 59.3.25.)


논물에 / 하늘이 보인다. / 하늘이 기쁘다. / 그 논길에 걸어가니 / 어리어리하네. / 곧 빠질라 한다. / 고이 고이 갔다. (266쪽/안동 대곡분교 3년 홍옥분 69.6.1.)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 - S코믹스, 완결 S코믹스
타가와 토마타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2.8.

짝사랑도 외사랑도 온사랑도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

 타가와 토마타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2.15.



  얼어붙는 날씨는 곧 풀리고, 무더운 날씨도 머잖아 걷힙니다. 끝없이 겨울이기만 하지 않고, 내내 여름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추위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나날이기에 더위를 기쁘게 맞이하고, 더위를 그대로 맞아들인 삶이기에 추위를 반갑게 바라본다고 느껴요.


  우리를 괴롭히려는 추위나 더위란 없습니다. 그저 철이 흐르면서 나고 지고 돋고 저무는 살림길입니다. 배고플 적에 먹고, 배부를 적에 쉬고, 기운날 적에 일하고, 기운나지 않을 적에 북돋우면서 하루하루 흐릅니다. 아기가 문득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자리에서 일어서고 드디어 걷고 달리기까지 ‘티없이 바라본 눈’으로 오늘 이날을 살아낸 길이 있다고 봅니다. 아기한테는 그야말로 높다란 담 같은 일이지만, 어렵거나 쉽다는 마음이 아니라,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다리로 서고 걷자는 마음만 있다고 느껴요.


  “하고 싶은 일”이란, 그냥 하고 싶은 일입니다. ‘꼭’이나 ‘반드시’를 붙이는 일이 아닌, “나도 이제 목을 가누어 볼까”라든지, “나도 이제 걸음마를 떼어 볼까”처럼 그냥 수수하게 하고 싶다고 여기는 일일 테지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을 덮습니다. 다 읽고서도 여러 달을 자리맡에 두었습니다. 열여섯 살 겨울을 보내는 아이가 한 뼘 자라면서 새해에 새마음과 새몸짓으로 날갯짓을 하고 싶은 꿈을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마무리가 영 서툴어요. 열여섯은 적은 나이도 많은 나이도 아닌, 그저 열여섯입니다. 열여섯이라고 해서 모르기만 하지 않고, 또 다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열여섯입니다. 예순한 살이라고 해서 더 알거나 덜 알지 않는 예순한 살입니다. 그러나 그림꽃님은 이 대목을 자꾸 놓치는 듯합니다. 아이만 사랑을 바라거나 찾지 않으며, 어른만 사랑을 찾거나 바라지 않아요. 누구나 사랑을 그리고 바라며 찾는 나날입니다.


  한꺼번에 모두 해내려면 고단할 뿐이지만, 오늘은 이렇게 하고 이튿날은 저렇게 하자고 여기면 부드러이 흐르듯 할 만한 일입니다. 초 한 자루 밝히면서 새 하루 맞이해 봅니다. 이제 밤이 걷히고 아침이 밝습니다. “홀로 해보는 사랑”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하는 까닭은 딱 하나예요. 내가 나를 나로서 바라보기에 사랑을 하는데, 내가 나를 나로서 바라보려면 언제나 ‘너’를 바라보고 알아야 합니다. 너랑 내가 다르면서 하나로 이 별에 있는 숨빛인 줄 알아볼 적에 사랑이 싹틉니다. 짝사랑도 외사랑도 맞사랑도 온사랑도 다 다르게 사랑인 길입니다.


ㅍㄹㄴ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건, 엄마가 칭찬해 주셨기 때문이야.” (21쪽)


“넌 두 번 다시 같이 있어 주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서워.” “그런 건 아무렇지 않은걸. 상처 입얻 금세 회복할 수 있어.” (28쪽)


“즐거운 추억과 슬픈 추억을 낳은 만남은 절대로 잊을 수 없어서, 그림이나 노랫소리 같은 아름다운 것으로 형태를 바꿔……” (157쪽)


“넌 왜 초상화를 그리는 거야?” “네? 어려운 질문이네요. 으음, 전하고 싶어서일까요.” “뭘 전하고 싶은데? 주제 같은 건.” “평소 말 못 하는 거예요.” (175쪽)


‘사랑을 드러내 봐. 그러면 다음의 내가 시작된다고.’ (186∼187쪽)


#ひとりぼっちで?をしてみた #田川とまた


+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한 남성을 일편단심으로 사모하며 평생 기억에 남을 나날을 보내고 성심성의껏 사랑에 최선을 다했으니

→ 한 사람을 한결같이 품으며 언제까지나 남을 나날을 보내고 사랑에 바지런히 온힘을 다했으니

→ 한 사람을 한꽃같이 그리며 오래오래 남을 나날을 보내고 사랑에 꾸준하게 온힘을 다했으니

62쪽


제 시인 기질이 나와버렸어요

→ 제 노래 버릇이 나와버렸어요

→ 제 노래님이 나와버렸어요

163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 - S코믹스 S코믹스
타가와 토마타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2.8.

책으로 삶읽기 991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

 타가와 토마타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2.15.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을 읽었다. 달아나고 또 달아나고 자꾸 달아난 아이는 마침내 한겨울에 얼어죽을 수 있는 고비까지 스스로 내몬다. 왜 스스로 벼랑으로 내모느냐고 탓할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벼랑끝에 서 보아야 여태까지 걸어온 날을 모조리 돌아볼 수 있고, 이때까지 얼마나 사랑받은 삶인 줄 하나하나 느끼고 알아챌 적에 비로소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우리가 몸을 입고 태어난 날에 벌써 사랑을 가득 받았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아프거나 반갑거나 고마운 모든 일은 언제나 사랑이다. 숨을 쉬고 해를 쬐고 들꽃을 보고 빗방울소리를 듣는 하루도 늘 사랑이다. 손을 잡거나 짝을 맺을 때에만 사랑이지 않다. 바람소리도 풀벌레노래도 노상 사랑이다. 꾸지람도 잔소리도 사랑인데, 사랑을 사랑으로 바라보지 않던 담벼락을 걷어내어야 첫발을 새로 디딘다.


ㅍㄹㄴ


“이별을 슬퍼할 틈이 있다면, 만남을 즐기는 게 더 이득이란다.” (116쪽)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널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자신은 폐가 되는 존재라 단정 짓고서 모두의 다정함과 애정을 계속 비관했어.” (180쪽)


“나는, 사랑받고 있어.” (184쪽)


#ひとりぼっちで?をしてみた

#田川とまた


+


무대 위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는 건 무척 즐거워 보여

→ 마루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면 무척 즐거워 보여

→ 놀이마루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면 무척 즐거워 보여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3쪽


어차피 예선에서 탈락한 댄스니까요

→ 뭐 첫바퀴에서 떨어진 춤이니까요

→ 그냥 처음에서 떨어진 춤이니까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45쪽


가출 소녀가 진짜로 존재하는구나

→ 길순이가 참말로 있구나

→ 길아이가 참으로 있구나

→ 집밖순이가 참 있구나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48쪽


좀더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거야

→ 좀더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북돋울래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94쪽


무서워서 객석을 못 보겠어

→ 무서워 손님칸을 못 보겠어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120


그러기 위해서 교외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멀리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끝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바깥까지 왔잖아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172쪽


+


고기는 범죄적으로 맛있잖아요

→ 고기는 고약하게 맛있잖아요

→ 고기는 너무 맛있잖아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1》(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61쪽


공복의 산은 이미 넘었어요

→ 고픈 고개는 이미 넘었어요

→ 빈메는 이미 넘었어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1》(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65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