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요요 擾擾


 시국이 음산하고 요요하다 → 나라가 어둡고 뒤숭숭하다


  ‘요요하다(擾擾-)’는 “뒤숭숭하고 어수선하다”를 뜻한다고 하지만, 그야말로 쓸데없는 한자말입니다. 뜻대로 ‘뒤숭숭하다’나 ‘어수선하다·어지럽다’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뜬금없는 한자말 ‘요요하다’를 자그마치 아홉 가지 더 싣는데 싹 걷어치울 일입니다. ㅍㄹㄴ



요요하다(了了-) : 1.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 2. 뚜렷하고 분명하다

요요하다(夭夭-) : 1. 나이가 젊고 아름답다 2. 생기가 있고 얼굴빛이 환하고 부드럽다 3. 어떤 물건이 가냘프고 아름답다

요요하다(姚姚-) : 아주 어여쁘고 아리땁다

요요하다(??-) : 1. 맵시가 있고 날씬하다 2. 산들거리는 바람이 부드럽다 3. 소리가 길고도 간드러지다 4. 드리워진 나뭇가지 따위가 길게 휘늘어져 있다

요요하다(搖搖-) : 1. 자꾸 흔들리다. 또는 자꾸 흔들다 2. 마음이 흔들려 안정되지 아니하고 들뜨다

요요하다(寥寥-) : 1. 고요하고 쓸쓸하다 2. 매우 적고 드물다

요요하다(遙遙-) : 매우 멀고 아득하다

요요하다(嶢嶢-) : 1. 몹시 위태롭다 2. 뜻이 깊고 높다

요요하다(撓撓-) : 물건 따위가 자꾸 흔들려 어지럽다



서로가 망연자실 속에 잊음(잊어줌)과 기다림(기다려줌)이라는 딜레마를 피할 수가 없었던 요요(擾擾)한 일이 상기되어

→ 서로가 넋을 잃고 잊고 기다려야 하는 고빗사위를 벗어날 수가 없어 뒤숭숭하던 일이 떠올라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정수일, 창비, 2004)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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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영애 令愛


 대통령의 영애(令愛)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 나라지기 따님과 사귀었다

 그분의 영애(令愛)한테 무례하군 → 그분 아이한테 버릇없군


  ‘영애(令愛)’는 “윗사람의 딸을 높여 이르는 말 ≒ 규애·애옥·영교·영녀·영랑·영양·영원·옥녀”처럼 뜻풀이를 하지만, ‘가시내·가스나·갓님’이나 ‘따님’으로 고쳐씁니다. ‘딸·딸내미·딸아이’나 ‘아이·작다’나 ‘숲씨·숲이’로 고쳐써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영애(靈艾)’를 “신령스러운 쑥”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왕족이나 귀족 영애가 쓰는 이름 아닌가

→ 임금씨나 나리 따님이 쓰는 이름 아닌가

→ 임금집과 감투꾼 딸이 쓰는 이름 아닌가

《아르슬란 전기 10》(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 89쪽


오노 재벌의 영애라는 자각을 잊은 건 아니시겠죠

→ 오노 돈집 딸아이인 줄 잊지 않으셨겠죠

→ 오노 돈꽃 따님인 줄 잊지 않으셨겠죠

《하이스코어 걸 1》(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 93쪽


말씀드린 영애입니다

→ 말씀한 딸입니다

→ 여쭌 딸아이입니다

《천막의 자두가르 1》(토마토수프/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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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변방국가



 변방국가로 전락할 위기이다 → 구석으로 내몰릴 판이다

 변방국가로 무시를 당하다 → 끄트머리로 얕보이다

 변방국가에서 탈피할 계기를 → 귀퉁이에서 벗어날 발판을


변방국가 : x

변방(邊方) : 1.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2.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의 땅 = 변경

국가(國家) : 일정한 영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主權)에 의한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회 집단. 국민·영토·주권의 삼요소를 필요로 한다 ≒ 나라·방가·방국



  끝이나 구석에 있다면 ‘가두리·가장자리·가녘·가생이’나 ‘구석·구석빼기·구석자리·구석지다’나 ‘귀·귀퉁이·기슭·기스락·깃 ·깃새’라 하면 됩니다. ‘꼬마·꼬마둥이·꼬맹이·꼬마나라·꼬마누리’나 ‘끄트머리·끝자리·끝자락·작다·조그맣다’라 하면 되어요. ‘작은곳·작은나라·작은누리·작은물·작은자리’나 ‘둘레·둘레고을·둘레고장·둘레마을’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들자리·들녘자리·들판자리’나 ‘모퉁이·모랭이·여린나라·여린누리’라 할 만합니다. ‘바깥·밖·바깥자리·바깥쪽·바깥터·밭자리·밭쪽·밭터’나 ‘서울곁·서울 둘레·서울 언저리’나 ‘시골·시울·언저리·외지다·후미지다’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두 나라는 중국에 속한 변방국가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오

→ 두 나라는 중국에 낀 귀퉁이기 때문이라고 하오

→ 두 나라는 중국에 딸린 구석이기 때문이라고 하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정수일, 창비, 2004)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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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염없는 바깥 걷는사람 시인선 2
송주성 지음 / 걷는사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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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2.10.

노래책시렁 479


《나의 하염없는 바깥》

 송주성

 걷는사람

 2018.4.30.



  거미나 벌레나 지렁이를 보며 징그럽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많고, 파리나 모기를 보며 싫다고 여겨 바로 때려죽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거미와 벌레와 지렁이가 없으면, 사람은 밥을 아예 못 먹습니다. 파리와 모기가 없으면, 사람은 쓰레기밭에 파묻혀 죽습니다. 다름(차이·차별)을 자꾸 작은이(소수자) 쪽으로만 몰아가려는 ‘진보’가 넘치는데, 여태 어느 ‘진보’도 ‘시골에서 자가용 없이 군내버스 타는 작은이 권리’를 말한 적이 없습니다. 어느 ‘진보’도 ‘시골에서 농약·농기계·비료·비닐 없이 논밭을 돌보는 작은이 인권’을 말한 적마저 없어요. 예부터 ‘깍두기’라고 해서 모든 쪽에 어울리며 같이 노는 살림살이로 ‘다름’을 품었습니다. 틀에 박는 ‘인권·태도’가 아닌, 너랑 내가 다르기에 다른 만큼 새롭게 어울리는 사랑을 바라볼 때라야 모든 실마리를 푼다고 느낍니다. 《나의 하염없는 바깥》을 읽고서 덮습니다. 부산말로 문득 읊는 이웃과 동무 이야기는 살갑지만, 서울말로 틀에 짜맞추는 말만들기는 따분합니다. 둘레를 보고 스스로 돌아보면 노래가 저절로 나옵니다. 틀에 맞추려 하고 멋스럽게 보이려고 하면 ‘딱딱한 문학’으로 틀어박힙니다. 굳이 ‘시문학’을 안 하기를 바라요. ‘노래’하면 돼요.


ㅍㄹㄴ


그는 매일같이 자신의 노래를 구출하러 나갔다 / 일평생, 천 길 깊이의 절벽 안쪽으로 길을 뚫고 / 겹겹이 세워진 삼천억 개의 돌문 하나하나 노크 (바깥 10/69쪽)


야! 직업 군인이 머꼬? / 울 아부지 직업이 군인이라고 / 그라믄 그냥 군인이지 와 직업 군인이라고 쓰노? / 몰라, 울 아부지가 꼭 그래 쓰라칸다 아이가 (무필이 아버지/101쪽)


+


《나의 하염없는 바깥》(송주성, 걷는사람, 2018)


소리 없는 공중을 올려다보게 된다

→ 소리 없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3쪽


나의 빈 알맹이를

→ 내 빈 알맹이를

→ 빈 알맹이를

13쪽


멀어져 웅성거림이 되고 웅성거림 멀어져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 멀어서 웅성거리고 웅성거리다 멀어 더 들려오지 않는다

17쪽


아주 짧았던 것이 점점 길어진다

→ 아주 짧다가 차츰 길다

→ 아주 짧더니 어느새 길다

17쪽


당신의 안에서 굴절되지 않으면

→ 그대 품에서 굽지 않으면

→ 네 품에서 접지 않으면

23쪽


낙타였음을 안다

→ 곱등말인 줄 안다

25쪽


먼저 숙소에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먼저 나들채에 닿아 우리를 기다린다

→ 먼저 길손채에 와서 우리를 기다린다

39쪽


눈물 많은 그녀, 떠나가는 그녀

→ 눈물 많은 너, 떠나가는 너

→ 눈물 많은 사람, 떠나가는 사람

41쪽


오리들에게 게토ghetto를 지어주고 나면

→ 오리한테 집을 지어 주고 나면

→ 오리한테 굴을 지어 주고 나면

→ 오리한테 쉼터를 지어 주고 나면

→ 오리한테 울을 지어 주고 나면

→ 오리한테 품꽃을 지어 주고 나면

44쪽


조류독감 따위엔 관심조차 없는

→ 새앓이 따위엔 마음조차 없는

→ 새몸살 따위는 쳐다보지 않는

45쪽


흐르는 빗물 위의 동심원

→ 흐르는 빗물에 한동아리

→ 흐르는 빗물에 한동글

56쪽


너를 헛되이 바라보고 있나니 마주한 시선과 응시는 서로의 과녁에 닿지 못하네

→ 너를 헛되이 바라보나니 마주한 눈과 눈매는 서로 과녁에 닿지 못하네

63쪽


배달의 민족도 아닌 찢어진 눈의 동양 여자를

→ 배달겨레도 아닌 찢어진 눈인 샛녘 순이를

83쪽


마지막 잔액을 찾아가던 급한 발걸음

→ 마지막 돈닢을 찾아가던 바쁜 발걸음

→ 마지막 단돈을 찾아가던 동동걸음

96쪽


두 번째로 비등점에 오른 물은

→ 둘째로 끓눈에 오른 물은

→ 둘째로 끓는곳에 오른 물은

12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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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송구영신



 대개 송구영신이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 으레 그믐맞이라는 글을 적는다

 송구영신으로 해돋이 여행을 간다 → 묵은배웅으로 해돋이 마실을 간다

 오전에 송구영신 예배를 올린다 → 아침에 새날노래 비나리를 올린다


송구영신(送舊迎新)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 ≒ 송영



  묵은해를 보내고서 새해를 맞는 날은 ‘섣달그믐·섣달그믐날·섣달그믐밤’입니다. 이때를 따로 ‘섣달그믐맞이·섣달그믐마당·섣달그믐잔치·섣달그믐자리’나 ‘그믐맞이·그믐마당·그믐잔치’라 할 만해요. ‘그믐자리·그믐밤’이나 ‘묵은배웅·묵은절’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그믐이 지나면 새날이요 새해입니다. 이리하여 ‘새걸음·새날노래·새맞이·새로맞다·새로서다’라 할 만하고, ‘새빛·새넋·새얼·새꽃·새빛물결·새빛너울’이나 ‘새해맞이·새해마당·새해잔치·새해자리’라 해도 어울려요. ㅍㄹㄴ



자신의 삶에서 무엇으론가 추억되기를 기대하면서 송구영신(送舊迎新)할 것이오

→ 이 삶에 무엇으로 되새기려나 바라보면서 그믐맞이를 할 셈이오

→ 이 삶에 어떻게로 새기려나 두근거리면서 묵은절을 할 셈이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정수일, 창비, 2004)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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