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을까 (사진책도서관 2014.9.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책을 찾아서 읽는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펴낸다. 도서관이 모든 책을 껴안을 수 있으리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한 권도 빠뜨리지 않고 모든 책을 건사하는 도서관은 없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도서관이라는 곳이 서기 앞서 태어난 책이 있고, 아주 적게 찍었기에 도서관에 들어갈 만한 권수가 안 되는 책이 있으며, 책방에 넣지 않거나 바코드가 없이 태어난 책이 있다. 100권이나 200권만 찍은 사진책이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을까. 어린이도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엮은 그림책을 도서관은 얼마나 건사하는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을 도서관에서 품는 일이 있는가.


  어디에 있는 어느 도서관이든 저마다 제 빛과 무늬를 살려서 책을 갖추어야 한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모든 책을 품을 수 없는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지자체에 있는 도서관끼리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저마다 어느 갈래 책을 더 알뜰살뜰 건사하겠다는 틀을 세워야지 싶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 둘 만한 책도 있을 테지만, 이 도서관에 가면 만날 만한 책이 있다거나 저 도서관에 가면 있을 듯한 책을 갖출 수 있어야지 싶다.


  어떤 책을 읽을까.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살고 싶은 길을 밝히거나 이끌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살아야 하지 않는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른 꿈을 품고 다 다른 삶을 일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책이 태어날 때에는 온갖 책이 골고루 태어날 수 있어야 하고, 온갖 책이 골고루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하며, 책을 알리는 기자나 작가는 온갖 책을 골고루 살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겠는가 하는 이야기는 어떤 삶을 가꾸겠는가 하는 이야기하고 이어진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실마리를 슬기롭게 풀 때에 나한테 알맞거나 즐거울 책을 넉넉히 찾을 수 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실마리를 스스로 슬기롭게 풀지 않는다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에 빠지거나 휩쓸리면서 길을 잃기 마련이다.


  우리 도서관에 피는 곰팡이를 닦다가 문득 ‘최원식’이라는 분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으려고 내놓은 논문을 본다. 어, 이런 책도 예전에 장만한 적이 있구나 하면서 놀란다. 최원식이라는 분. 그래 이녁이 인천내기라서 이녁 석사학위 논문이 어쩌다가 헌책방에 들어왔을 때에 기쁘게 장만한 듯하다. 다큐멘터리 단편을 찍으려는 젊은이가 찾아와서 도서관을 찍고 나한테서 이야기를 듣는다. 이동안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씩씩하게 논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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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9-2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참. 예쁘게 많이 컸어요

파란놀 2014-09-28 02:35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자라고
어른들도 함께 씩씩하게 자랍니다~
 

사름벼리 콕 집어서



  서재도서관 한쪽에 앉아 만화책을 보던 사름벼리가 갑자기 만화책을 덮더니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면서 웃는다. 무엇을 하나 했더니, 동생이 ‘아버지 사진기 세발이’를 낑낑대고 나르더니 한쪽에 척 세우고는 올렸다 내리면서 노는 모습을 보고는, 재미있다고 웃는다. 꽤 무거운 세발이일 테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면서 무게를 잊는다. 얼마든지 영차영차 날라서 척 바닥에 세우고는 손잡이를 휘휘 돌려 밑쇠를 위로 죽 올리고, 다시 손잡이를 거꾸로 돌려 밑쇠를 아래로 죽 내린다.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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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03. 2014.9.16. 가까이에 책순이



  책순이가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 앉는다. 아버지가 이쪽에서 책꽂이 먼지를 닦으면 이쪽으로 와서 앉는다. 아버지가 저쪽으로 옮겨 책꽂이 먼지를 닦으면 저쪽으로 와서 선다. 어디에 앉든 아버지와 너와 동생은 이 도서관에 함께 있어. 굳이 이리저리 달라붙으려 하지 않아도 돼. 그렇지만 책순이는 책을 손에 쥐고 아버지 꽁무니를 좇아 이리저리 함께 움직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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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한테도 치마 줘



  누나가 긴치마를 입으려 하니, 산들보라도 저한테 치마를 달라고 한다. 누나 치마 가운데 산들보라가 하나를 고른다. 그래서 긴치마를 산들보라한테 입혔더니 1분이 채 안 되어 “벗을래.” 하고 말한다. 치마가 좋으면 그냥 누나처럼 입고 살면 되지 뭘 그래.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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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바르게 쓰기



  한국말을 바르게 쓰는 일을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 한국말사전 만들기이다 보니 생각하기도 하지만, 둘레 사람들이 한국말을 거의 모두 엉성하게 쓰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미국사람도 미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중국사람도 중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베트남사람도 베트남말을 엉성하게 쓸까?


  영어에 물들거나 한자에 길든 대목을 말할 생각은 없다. 오직 한 가지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왜 한국사람은 한국이라는 곳에서 이웃들과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면서 즐겁게 주고받을 말을 생각하지 못하는지 아리송하다.


  살가운 이웃과 동무한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가. 사랑스러운 아이들한테 어떤 말을 물려주고 싶은가. 누구보다 나 스스로 넋과 마음을 살찌우면서 생각을 지을 적에 어떤 말을 기쁘게 펼쳐서 꿈을 이루고 싶은가.


  글쓰기란 ‘말을 글로 옮겨서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다. 말을 글로 옮길 적에 어떻게 해야 사랑스럽거나 아름답거나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누구보다 한국사람 스스로 슬기롭게 깨닫는 길은 어려운가 쉬운가 곰곰이 돌아본다.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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