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10. 2014.9.30.ㄱ 평상바람 책순이



  책순이가 평상에 앉아서 만화책 《미요리의 숲》에 푹 빠졌다. 지난해에는 거의 거들떠보지 않더니 올해에는 한참 푹 빠진다. 이리하여 만화영화 〈미요리의 숲〉도 새삼스레 다시 보여주었다. 가을바람이 불어 모시잎을 살랑이고, 빨래는 햇볕에 보송보송 마른다. 책순이도 햇볕을 따끈하게 쬐면서 살결이 까맣게 탈 테지. 좋아. 살결 까만 놀이순이 책순이는 예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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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09. 2014.9.29. 글자를 짚으며



  리지아 누네스 보중가 님이 쓴 《노랑 가방》이라는 어린이문학이 있다. 아주 재미나고 멋진 책이다. 큰아이가 이 책을 어머니한테서 받아 읽기로 한다. 그런데 한참 읽다가 소리가 길게 늘어지는 대목이 있다. 책순이는 글자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모든 소리를 똑똑 끊어서 읽는다. 옆에서 ‘똑똑 끊어 읽기’를 듣다가 한참 웃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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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문이 되자



  아마 열다섯 살이었지 싶다. 이무렵부터 ‘한국에서 나오는 신문’은 모두 거짓말투성이라고 깨달았지 싶다. 그러나 이무렵에는 이렇게 깨닫기만 할 뿐, 달리 무엇을 할 수 없었다. 스무 살이 되어 비로소 글쓰기를 할 무렵, 나 스스로 한 가지를 생각한다. 한국에서 나오는 신문이 모두 거짓말투성이라 한다면, 덧없고 부질없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가득 채워 애먼 나무를 괴롭히는 짓만 일삼는다면, 내가 스스로 신문이 되자고 생각한다.


  신문이 엉터리이기 때문에 신문이 될 생각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꾸준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삶을 가꿀 때에 아름답기 때문에 ‘어떤 글이나 말’을 꾸준히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나 스스로 신문이 되자’ 하고 생각한 까닭은 오직 하나이다. 내가 스스로 삶을 지으면서 하루하루 맞이하는 이야기를 글로 찬찬히 갈무리하여 날마다 꾸준하게 띄울 수 있으면, ‘사람을 바보나 종이 되도록 가두는 굴레’인 신문이나 방송에서, 내 이웃과 동무부터 천천히 벗어날 수 있으리라 느꼈다. 나부터 스스로 내 삶을 새롭게 지어서 배우고, 내가 배운 내 삶을 이웃과 동무한테 보여주는 동안, 내 이웃과 동무는 스스로 삶을 짓고 생각을 짓는 슬기를 깨달으리라 느꼈다.


  참말 내 꿈대로 나는 천천히 신문이 된다. 종이신문도 누리신문도 아닌 ‘이야기신문’이 된다. 마음을 열어 생각을 지으려 하는 이웃이나 동무라면, 내가 쓴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 새 이야기를 찾거나 깨달으리라 본다. 스스로 새 이야기를 찾거나 깨달은 이웃과 동무는, 또 이녁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겠지. 4347.10.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내 마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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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73] 일없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우리 사회에서 ‘일없다’는 북녘말이고 ‘괜찮다’는 남녘말이라고 똑 잘라서 가르곤 합니다. 책이나 방송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제껏 그런가 보다 하고 지냈어요. 이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뒤적여 살필 생각조차 안 했습니다. 며칠 앞서 이웃마을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마실을 갔는데, 이웃마을에서 만난 할매가 “일없어. 더 안 줘도 돼.” 하고 손사래를 치는 모습을 봅니다. 어라, ‘일없다’라니, 이 말은 전라말이기도 한가? 아니, ‘일없다’는 북녘말이 아닌 우리 모두 쓰는 말, 그러니까 서울말이 아닐 뿐인가? 자전거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한국말사전을 뒤적입니다. 한국말사전에는 ‘일없다’를 북녘말로 따로 가르지 않습니다. 쓸모가 없거나 마음을 쓸 일이 없다는 뜻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일없다’를 말한다고 나옵니다. 그러면, 누가 왜 ‘일없다’를 북녘말이라고 했을까요? 북녘사람뿐 아니라 시골사람을 제대로 만난 적이 없는 몇몇 지식인이나 기자가 어설피 퍼뜨린 이야기가 잘못 뿌리내리는 모습이 아닌가 하고 느낍니다. 참말 한국사람은 제발 한국말사전 좀 살짝이라도 뒤적이면서 말을 할 노릇입니다. 4347.10.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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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10.6. 큰아이―마무리 그림



  글순이는 글놀이를 즐겁게 마무리지을 줄 안다. 글을 다 옮겨적은 뒤에 앙증맞게 그림을 붙인다. 게다가 그림마다 누구를 그렸는지 똑똑히 밝힌다. 사름벼리와 동생과 아버지와 어머니, 이렇게 네 사람을 그린다. 이듬해에 동생이 찾아올 테니, 이듬해부터는 다섯 사람을 그리겠지. 언제부터인가 큰아이 글놀이를 지켜볼 적마다 으레 마무리그림을 기다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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