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에는 ‘백조(白鳥)’가 없다. ‘백조’는 일본말이다. 그러면 한국말은 무엇일까? ‘고니’이다. 그래서, ‘흰고니·검은고니·큰고니’ 같은 새가 있다. 그러나,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백조의 호수” 같은 이름은 아직도 바로잡지 못한 채 그저 다시 퍼지고 또 퍼지기만 한다. 일본 만화 《백조 액추얼리》하고 ‘백조’라는 이름은 그리 이어질 일은 없을 테지만, 이 만화책을 ‘고니 액추얼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주 마땅하게 붙이는 이름이지만, 이러한 이름을 마땅하다고 느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 만화책에 흐르는 줄거리처럼, ‘고마운 사람한테 찾아가서 지어미가 되겠다’고 하는 고니가 참말 고니인지, 아니면 고니인 척하는 사람인지,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니가 참말 사람으로 몸을 바꾸어서 ‘고마운 이한테 지어미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눈앞에서 똑똑히 보았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믿으며 받아들일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러나 저러나, 만화책 《백조 액추얼리》는 사람과 고니 사이에서 맺고 얽는 살가운 이야기를 조곤조곤 다룬다. 예쁜 그림과 고운 이야기가 흐른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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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액추얼리
코다마 유키 지음, 천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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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69. 내 마음에 드는가 살피기



  누구나 마음에 드는 일을 할 때에 즐겁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면서 즐거울 수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일이라면 언제나 스스로 나서서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라면 억지로 돈을 쥐어 주어야 비로소 시킬 수 있습니다.


  찍고 싶은 사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찍습니다. 따로 시키는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나서서 찍습니다. 찍고 싶지 않은 사진이기에 남이 시킬 때에 비로소 찍습니다. 돈을 벌어야 한다든지, 신문이나 잡지를 내야 해서 찍는 사진이기에 누군가 이런 사진을 찍거나 저런 사진을 찍으라고 시킵니다.


  남이 시키기에 찍는 사진일 때에는 즐겁지 않습니다. 남이 시키니까 찍는 사진일 때에는 발돋움하지 않습니다. 남이 이런 사진을 찍어 달라고 바라더라도 스스로 마음이 움직여서 찍어야 비로소 즐겁습니다. 남이 저런 모습도 찍어 달라고 말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밝혀서 찍어야 비로소 발돋움합니다.


  사진을 많이 찍어 보았기에 잘 찍지 않습니다. 이른바 ‘경험이 많은 사람’이 사진을 잘 찍지 않아요.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녁 마음이 움직일 때에 스스럼없이 사진기를 손에 쥐면, 꼭 한 장만 찰칵 하고 찍어도 아주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사진을 얻습니다.


  아이들이 먹을 밥을 어떻게 짓는지 헤아려 보셔요. 아이들만 먹는다고 여겨 간을 안 보거나 아무렇게나 지을 수 없습니다. 내가 안 먹는 밥을 짓는다고 할 적에 ‘내가 안 먹으니’까 간을 안 보거나 아무렇게나 지을 수 없습니다. 내가 안 먹는 밥을 차려서 건넬 적에도 ‘내가 맛있게 먹을 만한 밥’으로 지어서 건네야 즐겁습니다.


  집을 잘 짓는 나무장이는 언제나 ‘나무장이 스스로 살고 싶거나 살 만한 집’을 짓습니다. 이 집에서 누가 어떻게 살는지 모르는 채 집을 짓지 않습니다. 예부터 어버이가 바느질로 옷을 지어서 아이한테 입힐 적에도 ‘옷을 입을 아이’를 내내 마음으로 그리면서 손을 놀립니다.


  사진을 찍는 우리들은 언제나 마음으로 생각을 기울여야 합니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고, 내 마음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찍는 사진인지 생각하며, 스스로 마음에 들도록 찍는 사진인지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이웃이나 동무한테 건넬 수 없어요.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찍는다면, 이런 사진은 기쁨도 슬픔도 이야기도 아름다움도 길어올리지 못합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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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68. 부르는 소리를 듣자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소리를 듣습니다. 눈길을 그러모을 수 있으면 빛깔과 무늬를 봅니다. 마음을 모을 수 있으면 사랑을 느낍니다.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으면 온몸으로 맞아들입니다.


  둘레에서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가 넘친다 하더라도, 내가 들으려고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참말 내가 들으려고 하는 소리만 가려서 듣습니다. 시끄러워서 다른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지만, 시끄럽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에 다른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셈입니다. 이것저것 어수선하거나 온갖 사람이 많아서 내가 찾아야 할 사람을 못 찾을 수 있으나, 이것저것 어수선하거나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탓에 내가 찾으려는 사람을 못 찾는 셈입니다.


  어버이라면 제 아이가 어디에 있든 바로 알아차립니다. 수많은 아이한테 둘러싸여도 제 아이를 바로 한눈에 알아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이라면 제 어버이가 어디에 있든 곧장 알아내요. 수많은 어른한테 둘러싸여도 제 어버이를 곧장 한달음에 알아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시끄러운 소리가 있어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은 어수선한 곳에 있어도 내가 바라보려고 하는 곳을 똑똑히 바라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 모습이나 사진으로 찍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바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아무 이야기나 사진으로 담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길어올려서 즐겁게 가꾸는 삶을 이야기 하나로 갈무리해서 사진으로 담습니다.


  귀를 기울여 듣습니다. 풀 한 포기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습니다. 마음을 기울여 듣습니다. 먼 데서 사는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생각을 기울여 듣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흙과 해와 별이 들려주는 꿈을 듣습니다. 우리가 찍는 사진에는 온갖 노래와 이야기와 꿈이 서립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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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도서관 국민서관 그림동화 161
가즈노 고하라 글.그림, 이수란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48



도서관은 서로 즐겁게 노는 곳

― 한밤의 도서관

 가즈노 고하라 글·그림

 이수란 옮김

 국민서관 펴냄, 2014.8.26.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즐겁게 노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놀고, 누군가는 책으로 가득한 곳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즐겁게 노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누군가는 도서관 건물 둘레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요.


  도서관은 책만 있는 곳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세운 곳으로 들어서는 길이 숲으로 우거지는 데여야지 싶습니다. 모든 책은 숲에서 온 줄 깨닫고, 도서관은 책만 있는 데가 아닌, 책이 태어나도록 이끈 나무와 풀이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가꾸어야지 싶어요.



.. 도서관에는 꼬마 사서와 세 마리의 올빼미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지요 ..  (4쪽)




  한국 사회에서 도서관은 ‘시험공부를 하는 곳’이거나 ‘책을 읽는 곳’이거나 ‘자료를 찾는 곳’에서 그칩니다. ‘즐겁게 노는 곳’이 되는 도서관은 아예 없거나 거의 없습니다. 뛰거나 달릴 수 있는 도서관이 없어요.


  아이들은 왜 뛰거나 달리고 싶을까요? 아이들은 뛰거나 달리면서 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하루 내내 뛰거나 달리면서 놀아도 새롭게 힘이 솟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을 다그쳐서 입을 다물거나 얌전히 있으라 할 수 없어요. 아이들은 신나게 뛰놀고 나서 땀을 식힐 적에 비로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개구지게 뛰놀고 나서 다리를 쉴 적에 비로소 책을 손에 쥘 만합니다.



..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슬퍼요. 그래서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어요.” 늑대 소녀가 울먹거리며 말했어요. “울지 마세요.” 꼬마 사서는 늑대 소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으로 갔어요 ..  (15쪽)





  가즈노 고하라 님이 빚은 그림책 《한밤의 도서관》(국민서관,2014)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가 혼자서 꾸리는 ‘한밤 도서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밤 열 시부터 이튿날 새벽 다섯 시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이라고 해요.


  아이는 밤 열 시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잠을 안 자면서 도서관지기를 할 수 있을까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놀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면서 도서관을 열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림책에 나오는 어린이는 아주 맑은 얼굴과 몸짓으로 도서관을 꾸립니다. 책을 가지런히 놓고, 도서관 손님을 받습니다. ‘한밤 도서관’으로 찾아오는 손님은 모두 숲동무입니다. 숲에서 지내는 수많은 이웃들이 도서관으로 찾아옵니다.


  ‘한밤 도서관’에서는 모두 이웃이요 동무이자 손님입니다. 여우도 거북도 똑같은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다람쥐와 올빼미도 서로 이웃이고 동무이면서 손님이에요.


  아이는 꿈나라에서 ‘도서관지기’가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참말 스스로 도서관을 꾸려서 밤에 살그마니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한밤 도서관을 꾸리는 줄 아이 어머니나 아버지는 모를 수 있어요. 마을사람도 이웃집도 모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숲동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숲동무가 알아듣습니다. 숲동무가 들려주는 말을 아이가 알아듣습니다. 아이는 밤새 숲동무한테 책을 빌려 주다가, 도서관 문을 닫을 새벽 다섯 시 즈음에는 도서관지기 노릇을 함께 맡은 올빼미를 옆에 앉히고는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올빼미 세 마리는 도서관지기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을 가만히 들으면서 콜콜 잠듭니다.




.. 바로 올빼미들이 잠들기 전에 꼬마 사서가 읽어 주는 재미난 동화책이지요 ..  (25쪽)



  도서관은 즐겁게 노는 곳입니다. 도서관은 서로 즐겁게 놀면서 꿈을 키우는 곳입니다. 마음으로 놀고, 사랑으로 놉니다. 빙그레 웃으면서 놀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놉니다.


  도서관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할까요? 아니에요. 도서관에서는 마음을 열면서 책을 만나면 됩니다. 도서관에서는 다소곳하게 걸어다녀야 할까요? 아니에요. 도서관에서는 씩씩하게 걷고 어깨를 활짝 펴고는 우리 마음밭에 심을 씨앗이 될 어여쁜 이야기를 찾아서 읽으면 됩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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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16. 2014.10.18.ㄴ 책순이와 잠돌이



  책순이 옆에 잠돌이가 달라붙는다. 이제 자러 갈 때인데, 둘 모두 잠을 미룬다. 책순이는 책을 한 권 더 읽은 뒤 자겠다 하면서 두 권 세 권 내처 읽는다. 잠돌이는 작은이불을 뒤집어쓰면서 누나 곁에 엎드려 눈을 껌뻑껌뻑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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