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뜨개신 꿰고 춤춘다



  곁님이 뜨개신을 뜬다. 꼬까신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아주 작다. 이 신은 누가 꿸 수 있을까? 셋째 아이가 우리 집에서 태어났다면 이 꼬까신을 꿸 수 있었겠지. 네 살 아이한테 아주 작은 꼬까뜨개신을 발에 꿴 산들보라는, 이 신을 발끝에 꿰고는 마룻바닥을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춘다. 그저 즐거우면서 재미있다. 4347.10.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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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84] 숲집



  들에는 들짐승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바다짐승이 있습니다. 집에는 집짐승을 두는데, 요즈음은 도시에 머무는 짐승이 꽤 많아, 이 아이들을 가리켜 ‘길짐승’이나 ‘골목짐승’이라 일컬을 수 있습니다. 시골이라면 ‘마을짐승’쯤 될 테지요. 멧골에는 ‘멧짐승’이 있습니다. 멧토끼나 멧돼지는 멧짐승입니다. 그러면, 숲에는 누가 있을까요? ‘숲짐승’이 있을 테지요. 숲짐승은 숲살이를 합니다. 숲에는 이 아이들이 누릴 먹이가 있고 보금자리가 있어요. 사람들이 자꾸 고속도로나 골프장이나 공장 따위로 괴롭히지만, 숲짐승은 조그마한 숲에서 씩씩하게 이녁 삶을 가꿉니다.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시골과 도시로 나누어서 살고, 거의 모든 사람이 도시에서 삽니다. 도시에서는 ‘다세대주택’이나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나 ‘빌라’ 같은 데에서 삽니다. 요즈음은 ‘집’에서 사는 사람이 없어요. 시골에서조차 ‘전원주택’을 짓기 일쑤입니다. 나는 숲짐승과 이웃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숲에서 흐르는 숲노래를 듣고 싶으며, 아이들과 숲놀이를 누리고 싶은 한편, 숲내음과 숲빛과 숲나물을 즐기고 싶어요. 이리하여 내 마음속에서 ‘숲집’이라는 낱말이 태어납니다. 숲을 이루는 집에서 살고 싶은 꿈을 키웁니다. 숲집에서 숲아이를 돌보는 숲사람이 되면, 내가 하는 말은 늘 ‘숲말’이 될 테지요. 4347.10.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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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글쓰기



  나는 날마다 글을 씁니다. 자판을 두들겨 글을 쓰기도 하지만, 수첩이나 공책에 글을 쓰기도 합니다. 자판도 수첩도 없으면 마음에 글을 씁니다. 나 스스로 느낀 이야기를 마음속에 쓰고, 나 스스로 생각한 이야기를 마음밭에 쓰며, 나 스스로 알아채거나 깨달은 이야기를 마음자리에 씁니다.


  누군가는 글을 책으로 내놓습니다. 누군가는 인터넷에 글을 띄웁니다. 누군가는 일기장에만 글을 씁니다. 누군가는 어느 곳에도 글을 남기지 않으나 손바닥과 눈망울과 뼛속에 글을 새깁니다. 모양새는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똑같이 글입니다. 왜냐하면, ‘글’은 말을 담는 그릇이요, ‘말’이란 넋이 바깥으로 드러난 모습이고, ‘넋’이란 삶을 짓는 숨결이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기에 삶을 짓습니다. 삶을 짓는 말을 하기에, 이 말이 뼛속으로 스미기도 하고 꽃이 되거나 나무가 되기도 할 뿐 아니라 온누리를 그득 채웁니다. 책에 태어나야 글이 아닙니다. 나무한테서 얻은 종이로 묶은 책은 ‘글’이 새롭게 태어난 여러 가지 모습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들풀 한 포기에서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들풀 한 포기나 들꽃 한 송이에서 ‘삶’을 읽을 줄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넋으로 지은 말이 깨어난 모습인 풀이나 꽃에서 삶을 읽을 때에, 비로소 내 하루가 깨어난다는 뜻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스스로 깨어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냅니다. 글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깨어나는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을 나타냅니다. 글이 ‘말을 담는 그릇’인 까닭을 잘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넋이 드러난 모습’인 ‘말’인 까닭을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이웃한테도 바라고 나한테도 바랍니다. 4347.10.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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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0월 7일에 한 사람이 숨을 거두었다. 이야기책 《기억의 정원》은 그때 숨을 거둔 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마음자리에 곱게 건사하려는 꿈을 담아서 엮는다. 작은 손길로 따사롭게 한길을 걸은 사람이 보여준 고운 눈망울을 ‘사진길 이웃’이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뜻을 담는다.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은 어떻게 빛나는가. 사진은 언제 즐거운가. 사진으로 살리는 사랑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자그마한 이야기조각을 읽으면서 아침햇살을 바라본다. 4347.10.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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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정원
육영혜 지음 / 포토넷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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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에 《노라의 장미》가 새 출판사에서 새 옷을 입고 태어났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포근하면서 어여쁜 물감으로 가득 채운 그림책인 《노라의 장미》이다. 콜록콜록 아픈 노라는 몸이 아파서 퍽 오랫동안 집에서만 지낸다. 제 방에 드러누워서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본다. 동무들과 놀지 못하고, 잔치마당에 마실을 못 가지만, 창문 바로 앞에서 자라는 장미나무는 아름답게 꽃을 피우면서 노라를 달랜다. 아름다운 장미꽃을 바라보는 노라는, 침대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즐거운 이야기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도, 기쁜 이야기도, 꿈 이야기도, 모두 마음속에 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면 우리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 4347.10.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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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의 장미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정숙경 옮김 / 다산어린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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