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201 : 영기(靈氣)



레이키(relki靈氣)란 에너지 힐링의 한 갈래이자 그 에너지 자체를 이르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 이로 인해 만물이 존재하고 살아갈 수 있기에 생명의 에너지 또는 사랑의 에너지라고 불려요 … ‘레이키’는 ‘영기靈氣’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혜별-애니멀 레이키》(샨티,2014) 36쪽


 ‘레이키’는 ‘영기靈氣’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 ‘레이키’는 ‘영기靈氣’를 가리키는 일본말입니다

→ ‘레이키’는 ‘영기靈氣’를 뜻하는 일본말입니다

→ ‘영기靈氣’를 일본에서는 ‘레이키’라 합니다

→ ‘영기靈氣’를 일본에서는 ‘레이키’라 가리킵니다

 …



  《애니멀 레이키》라는 책을 읽으니, ‘애니멀 레이키’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밝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이름은 일본사람이 지어서 일본에서 썼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일본사람이 일본에서 지은 일본말을 그대로 따른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고개를 갸웃합니다. 영어이든 일본말이든 중국말이든 프랑스말이든 그대로 쓰고 싶다면 그대로 쓸 만합니다. 그리고, 한국말로 쉽고 또렷하게 풀어서 새 이름을 짓고 싶다면 새로 짓거나 쉽고 또렷하게 풀어서 쓰면 됩니다.


  책을 쓴 분이 밝힌 이야기를 살피니, “생명의 에너지”나 “사랑의 에너지”를 가리키는 ‘레이키’요 ‘영기’입니다.


 사랑넋 . 사랑결 . 사랑힘 . 사랑빛 . 사랑숨 . 사랑손

 사랑숨결 . 사랑기운 . 사랑내음 . 사랑손길


  우리 목숨은 사랑이 어우러져 태어납니다. 사랑이 없이 태어날 수 있는 목숨은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이면서 목숨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레이키’이든 ‘영기’이든, 한국에서는 한국말로 ‘사랑넋’이나 ‘사랑숨’과 같은 낱말로 담아서 나타낼 만합니다. ‘사랑결’이나 ‘사랑힘’ 같은 낱말을 쓸 수도 있어요. ‘사랑숨결’이나 ‘사랑기운’이라 적어도 됩니다.


  그런데, ‘애니멀 레이키’는 집짐승을 따스한 손길로 어루만지면서 달래거나 다스리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레이키’나 ‘영기’는 우리가 손을 써서 다른 넋이나 목숨이나 숨결을 곱게 보살피는 일입니다. 이러한 얼거리를 살핀다면 ‘사랑숨’이라든지 ‘사랑손’이라든지 ‘사랑손길’ 같은 낱말을 써 볼 만합니다.


  어떤 낱말을 쓰든 다 잘 어울립니다. 우리가 우리 마음을 기쁘게 담아 즐겁게 쓰면 넉넉합니다. 어느 낱말을 골라서 쓰든, 우리 뜻과 넋을 알뜰히 담아 살뜰히 쓰면 돼요.


  일본사람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는 결에 맞추어 일본말로 어느 일 한 가지를 가리키는 이름을 짓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결에 맞추어 한국말로 어느 일 한 가지를 가리키는 이름을 지어요. 이름짓기는 시나브로 삶짓기로 이어집니다. 생각과 마음을 아름답게 지어서, 우리 기운과 숨결도 아름답게 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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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키(relki靈氣)란 기운을 씻는 일 가운데 하나이자 바로 이 기운을 이르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 이 때문에 모든 것이 있고 살아갈 수 있기에 ‘목숨을 이루는 기운’이나 ‘사랑 어린 기운’이라고 해요 … ‘영기靈氣’를 일본에서는 ‘레이키’라 합니다


“에너지(energy) 힐링(healing)의 한 갈래이자”는 “기운을 씻는 일 가운데 하나이자”나 “기운씻기 가운데 한 갈래이자”로 손보고, “그 에너지 자체(自體)를 이르는”은 “기운을 가리키는”이나 “바로 이 기운을 가리키는”으로 손봅니다. “이로 인(因)해”는 “이 때문에”로 손질하고, “만물(萬物)이 존재(存在)하고”는 “모든 것이 있고”로 손질하며, “생명(生命)의 에너지”는 “생명 기운”이나 “목숨을 이루는 기운”이나 “목숨을 낳는 기운”으로 손질합니다. “사랑의 에너지”는 “사랑 기운”이나 “사랑 어린 기운”으로 다듬고, “‘영기’의 일본식(-式) 발음(發音)입니다”는 “‘영기’를 가리키는 일본말입니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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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틀 만에 읍내마실



  곁님이 열이틀 만에 읍내마실을 함께한다. 셋째 아이가 두 달 동안 곁님 몸에서 살다가 떠난 지 열이틀이 흘렀다. 이제 조금 걸어서 다닐 만하다 싶어 읍내에 살짝 다녀온다. 지난 열이틀 동안 눈코 뜰 사이 없이 몹시 바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아니, 바삐 이것저것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분하게 생각을 다스릴 겨를을 내지 못했다. 마침 읍내마실을 하던 날이 장날이라, 군내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곁님과 두 아이는 자리에 앉고 나는 가방과 짐을 지키면서 선다. 모처럼 아이들이 내 곁에 없으니 홀가분한 몸이 되고, 홀가분한 몸을 오랜만에 느끼면서 셋째 아이가 스치고 지나간 나날을 되새긴다.


  셋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우리한테 찾아왔을까. 셋째는 어떤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또 어떤 노래를 듣고 싶어서 우리한테 찾아왔을까.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우리 집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지 더듬는다. 두 아이는 모두 사랑이고 기쁨이다. 사랑과 기쁨이 어우러져 언제나 웃음이고 노래이다. 셋째 아이도 틀림없이 사랑이고 기쁨일 테지. 사랑과 기쁨이 어우러져 웃음이요 노래일 테지.


  셋째 아이를 뒤꼍 무화과나무 둘레에 묻고 난 뒤, 어쩐지 자꾸 그쪽에 발걸음을 한다. 무화과나무 둘레에서 돋는 가을풀을 날마다 뜯는다. 셋째 아이를 묻은 자리 옆에 탱자씨를 심기도 했는데, 이 아이가 탱자나무에 숨결을 담아서 피어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우리 집 뒤꼍 울타리를 따라 무화과나무와 탱자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덮으면 얼마나 이쁠까 하고 헤아려 본다.


  아침 낮 저녁으로 뒤꼍에 올라 이웃걷기를 한다. 찬찬히 뒤꼍을 거닐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셋째를 묻고 첫째랑 둘째랑 곁님이랑 지내는 이 보금자리를 푸르게 가꾸는 길을 생각한다. 한 해가 저무는 십일월에 내 삶을 새로운 생각으로 짓는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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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놀이 1 - 찰싹 달라붙는 동생과



  동생이 누나 뒤를 졸졸 따르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이는 마치 ‘짝꿍놀이’가 아닌가 싶다. 동생은 누나나 오빠나 언니 뒤를 졸졸 따르기 마련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살붙이요 동무요 길잡이라 할 만하다.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누나가 이곳에 있으면 저도 이곳에 있어야 하고, 누나가 저것을 보면 저도 저곳을 보아야 한다. 차림새도 누나를 따라야 한다. 말씨도 누나를 따라야 한다. 여기에 셋째와 넷째와 다섯째가 있으면, 아마 첫째 아이 뒤로 모두 올망졸망 뒤따르는 아주 재미난 모습이 되리라.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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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나들이 가방차림



  네 살 산들보라가 나들이를 갈 적에 빨간가방 챙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생각한다. 산들보라네 누나도 이 나이 무렵에 이렇게 가방을 챙겨서 스스로 메겠노라 했다. 참말 씩씩하게 가방을 멨다. 아버지처럼 가방을 메고는 제 가방에도 짐을 나누어 달라 했다. 아버지가 너희한테 짐을 나누어 줄 생각은 없고, 다만 너희가 너희 가방에는 기쁨과 노래와 웃음을 담고 나긋나긋 홀가분하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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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36) 시작 59


가구는 숲에서 시작되므로 그 안에 반드시 숲의 흔적을 담고 있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318쪽


 가구는 숲에서 시작되므로

→ 가구는 숲에서 비롯하므로

→ 가구는 숲에서 태어나므로

→ 가구는 숲에서 얻으므로

→ 가구는 숲에서 오므로

 …



  가구는 나무로 짭니다. 나무로 짜는 가구이니, 가구는 숲에서 ‘옵’니다. 숲에서 오는 나무라 할 적에는, 나무를 숲에서 ‘얻는’다는 뜻입니다. 나무를 숲에서 얻는다고 한다면, 나무가 먼저 숲에서 ‘태어나’서 ‘자라야’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가구는 숲에서 ‘비롯’합니다.


  숲에서 태어나 자란 나무에는 숲에서 태어나 자란 자국이 깃들어요. 우리가 걸어온 자국은 ‘발자국’이라 하듯이, 숲에서 나무가 자란 자국이라면 ‘숲자국’이라 하면 됩니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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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숲에서 비롯하므로, 반드시 숲자국을 담는다


‘-되므로’는 ‘-하므로’로 손보고, “그 안에”는 덜어내거나 “가구에는”으로 손봅니다. “숲의 흔적(痕跡)”은 “숲자국”으로 손질하고, “담고 있는다”는 “담는다”로 손질합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37) 시작 60


마사에는 꼭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는데”라며 말을 시작했다

《사노 요코/윤성원 옮김-나의 엄마 시즈코상》(이레,2010) 91쪽


 -라며 말을 시작했다

→ -라고 하며 말을 열었다

→ 하면서 말을 했다

 …



  말을 하니까 “말을 한다”고 합니다. 말은 ‘시작’하지 않습니다. 첫말을 꺼낸다든지 첫말을 연다고 한다면 “첫말을 한다”나 “말문을 연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리에 ‘시작’을 쓰지 않습니다. 일본사람이라면 ‘始作’이라는 한자를 빌어 말을 할 테지만, 한국사람이라면 수수하게 ‘하다’나 ‘열다’라는 한국말을 기쁘게 씁니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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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에는 꼭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는데”라고 하며 말을 했다


‘-라며’는 ‘-라고 하며’나 ‘하면서’로 바로잡습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39) 시작 61


셀프 힐링을 시작한 학생들의 수련 일지를 보면 이구동성으로 “시작하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고 나니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안 하려고 했을까?” 하고 감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혜별-애니멀 레이키》(샨티,2014) 61쪽


 시작하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고 나니

→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하고 나니

→ 처음 하기까지가 어렵지 한번 하고 나니

→ 첫걸음이 어렵지 한번 첫발을 떼고 나니

 …



  이 보기글에서는 ‘시작’이라는 한자말을 세 차례 씁니다만, 세 차례 모두 군더더기입니다. 세 군데에서 모두 ‘시작’을 덜 노릇입니다. ‘셀프 힐링’이라는 영어를 그대로 쓰고 싶다면, “셀프 힐링을 한 학생들이 쓴 글을 보면”이나 “셀프 힐링에 나선 학생들이 쓴 글을 보면”처럼 첫머리를 열어야 알맞습니다. 뒤쪽에 나오는 ‘시작’은 ‘처음’이나 ‘첫걸음’이나 ‘첫발’로 손질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아주 좋은 일이요, 말과 글을 바르면서 알맞고 곱게 쓰는 일도 아주 좋은 일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듯이 말과 글도 정갈하게 다스리기를 바랍니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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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다스린 학생들이 쓴 글을 보면 한목소리로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하고 나니 이렇게 좋은데 왜 안 하려고 했을까” 하고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셀프(self) 힐링(healing)을 시작(始作)한”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이나 “손수 마음씻기를 한”으로 손보고, “학생들의 수련(修鍊) 일지(日誌)를 보면”은 “학생들이 쓴 글을 보면”으로 손봅니다. 이 보기글을 살피면, ‘힐링’과 ‘시작’과 ‘수련’을 잇달아 적지만, ‘시작’과 ‘수련’은 군더더기로 넣었습니다.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는 ‘한목소리로’로 손질하고, ‘일단(一旦)’은 ‘한번’으로 손질하며, “이렇게 좋은 것을”은 “이렇게 좋은데”로 손질합니다. “감탄(感歎)하는 것을”은 “놀라는 모습을”로 고쳐씁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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