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12. 양말차림 잡기놀이를 (2014.11.8.)



  양말차림에 웃옷을 벗은 두 시골아이가 잡기놀이를 한다. 놀이순이는 세발자전거로 앞에서 내빼고, 놀이돌이는 누나를 좇으며 따라잡는 놀이를 한다. 가볍게 내딛는 발걸음은 꽃잎을 디디듯이 조용하다. 힘차게 굴리는 자전거는 우르릉쾅쾅 벼락이 치는 듯하다. 놀이순이는 일부러 대문 쪽으로 굴러가면서 쿵 부딪힌다. 놀이돌이는 대문에 부딪혀 멈춘 누나를 잡는다. 누나는 언제나 일부러 동생한테 잡혀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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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살짝 숨고르기


  웃옷을 벗고 신까지 벗어던지면서 달리기놀이를 하던 산들보라가 살짝 숨을 고른다. 어깨를 들썩이면서 숨을 고르더니 다시 달린다. 한참 달리고는 또 살짝 숨을 고른다. 그렇지. 달리면서 크고, 놀면서 크며, 숨을 고르는 사이에 큰다. 더 오래 놀 힘을 키우고, 더 신나게 놀 힘을 키우며, 더 멋지게 놀 힘을 키운다. 4347.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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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16 - 신은 벗어던지고 양말차림으로



  한참 달려서 몸에 땀을 낸 아이들은 “더워! 더워!” 외치더니 웃옷을 벗는다. 웃옷을 벗은 뒤에는 신을 벗어던진다. “더워! 더워!” 외치면서 더 달린다. 아니, 끝없이 달린다. 봄에도 가을에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아이들 달리기놀이는 그치지 않는다. 모든 놀이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달리기는 언제 어디에서나 늘 마음껏 즐긴다. 4347.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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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15 - 놀이터는



  놀이돌이가 마당을 빙글빙글 돈다. 두 다리로 마당을 빙글빙글 달린다. 이 아이한테 놀이터라는 곳은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곳이다. 놀이기구가 있어도 재미난 놀이터가 될 테지만, 그저 너른 터가 있어도 얼마든지 놀이터가 된다. 땀을 내어 달릴 수 있을 때에 놀이터가 된다. 온몸을 휘저으면서 웃고 떠들 수 있으면 놀이터가 된다. 바람이 쌀쌀한 늦가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릴 수 있어야 놀이터이고, 아이들은 땀을 흠뻑 쏟으며 뛰놀 때에 씩씩하게 자란다. 4347.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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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빈들 책읽기



  도시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도시에서 살았기에 ‘빈들’이라고 하면 참말 ‘비어서 아무것도 없는 들’인 줄 알았다. 나이 서른 줄에 접어들어 비로소 시골에서 산 뒤에 ‘빈들’이란 없고, 그저 ‘가을들’이 있을 뿐인 줄 깨닫는다. 왜냐하면, 시골자락을 스치듯이 바라볼 적하고 시골마을에 뿌리를 내려 살 적하고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시골사람이 도시를 바라보는 눈도 비슷하리라 느낀다. 시골에서 태어나 사는 사람이 도시를 스치듯이 바라보는 느낌과 도시에서 태어나 오래도록 사는 사람이 도시에 뿌리를 내리며 바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를밖에 없다. 시골사람은 도시에서 재미나 보람을 조금도 못 찾을 수 있지만, 도시사람은 도시야말로 재미와 보람이 넘치는 곳이라고 여길 만하다.


  가을 빈들을 읽는다. 볏포기를 베어 이제 더 볼 것이 없다는 가을 빈들을 읽는다. 나는 이 가을들에서 새로 돋는 여린 볏포기에 눈길이 간다. 목아지가 뎅겅 잘려 싯누렇게 바뀐 볏줄기 사이에서 새롭게 오르는 푸른 줄기에 눈이 간다. 이 여리며 예쁜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가을들을 섣불리 빈들이라 말하지 못하리라. 예전에 나라님이 사람들을 들볶아 먹을거리가 없이 굶주려야 할 적에, 이 여린 줄기를 훑어서 먹었으리라 느낀다. 새로 오르는 여린 줄기를 나물로 삼아서 고마이 먹었겠다고 느낀다.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푸르게 올라오는 새 줄기는, 언제나 새로 기운을 내면서 이 땅에 두 다리를 붙이며 살아가는 시골내기 단단한 주먹과 같으리라 본다. 쟁기와 호미를 쥘 적에는 야무진 일손이 되고, 아이를 어루만질 적에는 가없이 보드라운 사랑이 되는 시골내기 두 손과 같은. 4347.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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