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11.6. 큰아이―빵 먹을래


  낮잠을 거르며 그야말로 기운차게 노는 두 아이와 복닥거리면서 어울리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싶어 자전거를 태워 찬찬히 들마실을 다녀온다. 들마실을 마치면서 면소재지 빵집에 들러 빵을 몇 점 고른다. 집으로 돌아온다. 틀림없이 배가 고프다고 하지 싶어 저녁을 차린다. 이때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을 커다란 그림종이에 그림편지로 써서 건넨다. 저녁을 차리느라 부산하지만 밥냄비와 국냄비에 불을 다 넣고 살짝 한숨을 돌린 뒤 펼친다. 글순이는 아버지한테 “아버지! 빵 먹을지 아을거예요? 빵 먹을래요. 빵 먹을래요. 벼리가 산 동그란 빵 먹을래요. 아버지! 밥 먹고 빵 주세요. 벼리가.”와 같은 이야기를 띄웠다. 배가 고프니 밥보다 빵을 먼저 먹고 싶을 테지만, 이 마음을 꾹 누르고 그림편지를 쓴 큰아이가 고마우면서 애틋하다. 나는 큰아이한테 밥에 앞서 빵을 주었을까? 닷새 지나고 돌아보는데, 이때 큰아이한테 한 점 먼저 준 듯도 하고 안 준 듯도 하고, 도무지 안 떠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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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11.6. 큰아이―글쓰기 놀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입을 모아 “아버지 뭐 보여주셔요.” 하고 말한다. 만화영화를 보고 싶다는 눈치이다. 0.01초쯤 생각하다가 “그러면 공부 하나 해 봐.”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깍두기공책과 연필을 챙긴다. 작은아이가 누나더러 “아버지가 뭐래?” 하고 묻는다. “응, 공부하래. 누나 공부할 테니까 기다려.” “나도 할래.” “너도? 보라 너 아직 글씨 못 쓰잖아.” “나도 할래.” “알았어. 기다려 봐. 네 공책도 찾아 줄게.” 글순이는 먼저 동생한테 글씨놀이를 시킨다. 이러고 나서 제 몫을 신나게 쓴다. 쪽글을 공책 한 바닥에 다 옮겨적은 뒤, 언제나처럼 마무리는 이쁘장한 꼬물그림을 조그마한 칸에 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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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큰아이―커다란 우리 집


  잠자리에 들기 앞서 그림순이가 ‘커다란 그림’을 하나 쏟아낸다. ‘커다란 우리 집’을 그린다. 여러 층으로 집을 이루고, 맨 먼저 아버지가 일하는 방을 그린 뒤, 어머니가 밥을 짓는 방을 그리며, 보라가 노는 방과, 벼리가 노는 방, 이렇게 따로따로 그린 뒤, 맨 꼭대기에는 잠을 자는 방을 그린다. 이에 앞서 우리 몸을 그린 다음 파란거미줄과 파란별을 그렸다. 오직 파란 빛연필로 그린 이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큰아이 작은 책상맡에 잘 보이도록 세워 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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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작은아이―나도 하고 싶어


  누나가 그림을 그리니 동생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런데 산들보라는 아직 글을 못 읽으니 누나가 그린 ‘한집 네 사람’ 그림에서 어느 그림이 저를 그렸는지 모른다. 산들보라가 누나 그림에 그림을 덧붙이려 하니 얼른 빼앗고는 ‘보라’ 그림을 건네주면서 “자, 보라는 여기 네 그림에 그려야지.” 하고 말한다. 산들보라는 볼펜을 쥐고는 아주 천천히 동그라미를 그린다. 다만, 아직 동그라미가 오롯이 동그랗지는 않다. 동그라미를 그린다면서 펑퍼짐하게 되니, “구름이야.” 하고 한 마디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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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큰아이―네 사람


  그림순이가 ‘한집 네 사람’ 이야기를 그린다. 먼저 저랑 동생을 그린다. ‘벼리 어렸을 때?’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겨울’이라 하고 눈이 펑펑 오는 모습을 그린다. ‘보라 어렸을 때?’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가을’이라 하고 나누만 덩그러니 한 그루 그린다. 이러고 나서 ‘아버지 어렸을 때?’는 ‘봄’으로, ‘어머니 어렸을 때?’는 ‘여름’으로 그린다. 아이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 아이는 왜 이렇게 나누었을까? 그런데, 곰곰이 헤아려 보니, 그림순이가 본 네 철과 네 사람 숨결은 꼭 이대로 들어맞는 듯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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