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책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철수와영희,2014)를 한숨에 읽는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읽는다. 민주가 아닌 독재라 할 만한 정치권력이 밀어붙인 4대강 이야기를 곧장 읽는다. 그런데, 4대강 토목사업을 대통령 한 사람이 일으켰다고 하지만, 이를 따르고 추켜세운 사람이 아주 많다. 대통령 한 사람이 뽑히도록 표를 준 사람이 바로 이를 따르면서 추켜세웠고, ㅈㅈㄷ신문은 이를 힘껏 뒷받침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물러난 이즈음에는 ㅈㅈㄷ신문조차 이제서야 이를 나무라지만, 막상 대통령 한 사람이 뽑히고 이런 막짓을 일삼을 적에는 대통령 옆에 서서 떡고물을 받아먹기만 했다. 4대강 토목사업을 밀어붙인 대통령 한 사람한테 막표를 밀어 준 모든 사람을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느끼지만, 4대강 토목사업으로 돈도 벌고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터무니없는 잿빛 꿈을 키우며 막표를 퍼부은 사람을 안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라는 책을 한숨에 읽으면서 생각한다. 대통령 한 사람은 물러났지만, 도시와 멀리 떨어진 시골자락에서는 아직도 ‘4대강 지류사업’을 ‘하천정비’라느니 무어라느니 다른 이름으로 고쳐서 바닷가와 골짜기와 논도랑과 시냇물에 시멘트를 어마어마하게 쏟아부으면서 뒷돈을 챙기는 토목사업이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만 탓해서 바뀔 일이란 없다. 대통령을 둘러싼 ‘토건 마피아’와 시장과 군수와 국회의원과 시의원과 군의원과 토목회사 모든 사람들이 짬짜미를 벌이면서 눈먼 돈을 집어삼킨다. 삶자리를 망가뜨리면서 돈을 벌고, 망가뜨린 삶자리를 다시 삽차로 파헤치면서 돈을 벌고, 조금 되살아난 삶자리를 다시 허물면서 돈을 벌고, 허물어진 삶자리를 다시 되살린다면서 또 돈을 벌고, 거듭 삶자리를 무너뜨리면서 돈을 벌고, …… 이런 엉터리 쳇바퀴질이 끝없이 이어지는 한국 사회를 읽으라고 또렷한 목소리로 알려주는 책이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라고 느낀다. 자그마한 책 한 권이면 다 알 수 있다. 4347.11.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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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민주주의가 강을 살린다
박창근.이원영 지음 / 철수와영희 / 2014년 11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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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90. 두 손에 꼭 쥐는



  서리가 내린 늦가을 이른 아침에 네 살 아이가 밥그릇을 두 손으로 꼭 쥐며 섭니다. 아버지가 훑는 까마중알을 밥그릇으로 받습니다. 네 살 아이는 손이 시리다고 하면서도 밥그릇을 건네지 않습니다. 끝까지 제 두 손으로 꼭 쥐어 까마중알을 받아서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아이는 두 손에 주전부리를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밥그릇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뒷밭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풀내음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햇살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기쁨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아침을 쥡니다. 아이는 두 손에 찬바람을 쥐고, 재미난 놀이와 즐거운 사랑을 쥡니다.


  밥 한 그릇에 무엇이 있을까요. 밥 한 그릇에 웃음이 있습니다. 밥 두 그릇에 무엇이 있을까. 밥 두 그릇에 노래가 있습니다. 밥 세 그릇에 무엇이 있을까요. 밥 세 그릇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밥 네 그릇에 무엇이 있을까요. 밥 네 그릇에 사랑이 있습니다. 밥 다섯 그릇에 무엇이 있을까요. 밥 다섯 그릇에 삶이 있습니다.


  네 살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열네 살이 될 테고, 스물네 살이 됩니다. 서른네 살이 되고 마흔네 살이 됩니다. 앞으로 이 아이는 두 손에 사진기를 쥘 수 있습니다. 어린 날 밥그릇을 쥐고, 풀포기를 쥐며, 꽃송이를 쥐고, 자전거 손잡이를 쥐던 아이는, 사진기를 쥘 적에 그동안 온몸과 온마음으로 담은 웃음과 노래와 이야기와 사랑과 삶을 고스란히 녹여서 사진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습니다. 4347.11.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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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벌레 먹은 괭이밥잎



  괭이밥은 이 가을에도 새로 돋아 꽃을 피운다. 조그맣고 노란 꽃송이를 물끄러미 한참 바라보는데, 동글동글한 잎사귀마다 벌레 먹은 자국이 있다. 괭이밥잎이 맛있는 줄 아는 벌레가 있구나. 이 가을에도 풀은 새로 돋고, 이 가을에도 벌레는 아직 있어, 이렇게 야금야금 갉아먹는구나.


  괭이밥잎을 갉아먹는 벌레는 온몸이 괭이밥 숨결이 되리라. 괭이밥잎을 갉아먹으니 벌레한테서는 괭이밥잎 냄새가 퍼질 테며, 괭이밥잎이 맞아들인 햇볕과 빗물과 바람 냄새가 흐를 테지.


  고구마를 먹은 아이는 고구마 방귀를 뀐다. 감을 먹은 아이는 감 방귀를 뀐다. 고기를 먹은 아이는 고기 방귀를 뀐다. 고구마 방귀에는 고구마 내음이 섞이고, 감 방귀에는 감 내음이 섞이며, 고기 방귀에는 고기 내음이 섞인다.


  몸으로 받아들이는 대로 똥이나 오줌이나 땀이나 방귀가 된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대로 말이나 넋이나 생각이나 마음이 된다. 어떤 밥을 먹을까.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이웃을 사귈까. 나는 스스로 이웃한테 어떤 동무가 될까. 4347.11.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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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13. 샛노란 마을논 (2014.10.29.)



  대문을 열면 마을논이 보인다. 아니, 대문을 굳이 열지 않아도 나는 마을논을 내다볼 수 있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 대문을 열어야 비로소 마을논을 볼 수 있다. 벼베기를 앞둔 마을논을 작은아이가 바라본다. 기계가 들어갈 자리를 할매가 미리 벤다. 사람이 손으로 하자면 여러 날 걸릴 테지만, 기계는 고작 한 시간조차 안 걸려 일을 끝낸다. 샛노란 나락물결은 이제 이날로 끝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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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17 - 이렇게 달려야지



  놀이순이는 언제나 동생한테 놀이를 가르친다. 달리기를 할 적에 ‘이렇게 해야’ 한다면서 먼저 저 위로 올라간 뒤 동생한테 몸소 보여준다. 한쪽 다리를 하늘로 척 치켜든 다음 달려야 한단다. 그러나 동생은 누나가 아무리 보여주어도 따라하지 않는다. 아마 아직 다리가 안 올라가기 때문 아닐까. 네 살 아이가 다섯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면 누나처럼 다리를 하늘로 척 치켜든 다음 신나게 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4347.11.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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