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11.16. 큰아이―차근차근 쓴다



  아이가 받아먹을 만한 이야기를 짓는다. 조그마한 종이에 짤막하게 이야기를 쓴다. 아이한테 들려줄 이야기는 어버이가 스스로 누리고 싶은 삶이다. 아이한테 물려주는 이야기는 어버이가 손수 짓는 삶이다. 책이나 교과서에 기대지 말고, 어버이가 하루하루 사랑을 씨앗으로 심으면서 이야기를 지어서 살그마니 건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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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핵발전소는 어떤 곳일까 하고 묻고 이야기하는 《한국 원전 잔혹사》를 읽는다. 책이름에 나오듯이 ‘잔혹’한 역사라서 ‘잔혹사’라고 한다. 그러면, 무엇이 끔찍하거나 모질까? 핵발전소는 무엇보다 끔찍한 방사능을 내보내고, 수십만 해 동안 씻기 어려운 쓰레기를 내놓을 뿐 아니라, 여느 때에는 열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낸다. 도시하고 되도록 멀이 떨어진 시골에 짓는 핵발전소이기 때문에 송전탑을 시골에서 도시까지 어마어마하게 때려박을 뿐 아니라, 핵발전소를 건사하는 일꾼은 하청에 비정규직 일꾼이기 일쑤이다. 가장 위험하게 전기를 만들 뿐 아니라, 가장 나쁘게 전기를 만드는 얼거리가 핵발전소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핵발전소가 소련과 미국과 일본에서 하나씩 터지는 동안 한국에서는 ‘원전 마피아’가 늘어나기만 한다. 왜 그럴까? 대통령이 어리석기 때문인가, 아니면 한국사람 스스로 바보이기 때문인가? 4347.11.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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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전 잔혹史-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사회를 물려주고자 고민하는 시민들에게
김성환.이승준 지음 / 철수와영희 / 2014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11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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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 재再- 1


언젠가는 재배열을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존 버거,장 모르/김현우 옮김-행운아》(눈빛,2004) 111쪽


 재배열을 할 수도

→ 다시 배열을 할 수도

→ 다시 배열할 수도

→ 다시 묶을 수도

→ 다시 벌일 수도

→ 다시 엮을 수도

 …



  한국말은 ‘다시’나 ‘또’나 ‘거듭’이나 ‘둘’입니다. 한국말이 아닌 한자 ‘再-’를 빌어서 새 낱말을 짓거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습니다. 다시 가르친다면 “다시 가르친다”고 하면 됩니다. “재교육을 한다”고 할 까닭이 없습니다. 다시 엮으면 “다시 엮는다”고 하면 됩니다. “재편성을 한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시험을 친다”나 “또 시험을 치른다”라 하면 될 뿐, “재시험을 친다”나 “재시험을 치른다”라 할 일이 없습니다.


 재교육 → 다시 가르침 . 새로 가르침 . 거듭 가르침

 재편성 → 다시 편성 . 다시 엮음 . 새로 엮음

 재시험 → 다시 시험

 재작년 → 그러께 . 지지난해


  한국말은 ‘그러께’나 ‘지지난해’입니다. ‘재작년’ 같은 한자말을 빌어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한국말을 다시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들 누구나 한국말을 새로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한국말을 거듭 배우면서 꾸준히 가다듬어야 합니다. 4338.4.14.나무/4347.11.18.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언젠가는 다시 엮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는 “있으리라 생각했지요”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로 손질합니다.



재(再)- : ‘다시 하는’ 또는 ‘두 번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 재교육 / 재시험 / 재편성 / 재작년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855) 재再- 2


1970년에 서울에 갔을 때 그 동기들과 재회할 기회가 있었는데, 서울에 있던 여섯 명 중 다섯이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었어요

《이응노,박인경,도미야마/이원혜 옮김-이응노 : 서울·파리·도쿄》(삼성미술문화재단,1994) 35쪽


 재회할 기회가

→ 다시 만날 자리가

→ 또 만날 때가

 …



  “다시 만나는” 일과 “두 번째 만나는” 일을 가리킨다는 한자말 ‘재회(再會)’입니다. 여러 가지 뜻을 담은 낱말이 수없이 있으니, ‘재회’도 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한자말로 두 가지 자리에 쓰기보다는, 다시 만나는 자리에서는 “다시 만났다”라 하고, 두 번째 만나는 자리에서는 “두 번째 만났다”라 하면 한결 낫고 알맞으리라 생각합니다.


  “재회의 기쁨”이 아닌 “다시 만난 기쁨”이나 “다시 만나는 기쁨”이라 하면 됩니다. “재회를 기약하며 헤어졌다”가 아닌 “다시 만나기를 빌며 헤어졌다”나 “또 만나자 하며 헤어졌다”라 하면 됩니다. 4340.3.9.쇠/4347.11.18.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1970년에 서울에 갔을 때 그 동기들과 다시 만날 자리가 있었는데, 서울에 있던 여섯 사람 가운데 다섯이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었어요


‘기회(機會)’는 ‘자리’나 ‘때’로 다듬고, “여섯 명(名) 중(中) 다섯이”는 “여섯 가운데 다섯이”나 “여섯 사람 가운데 다섯이”로 다듬습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058) 재再- 3


내복은 재활용도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언니 내복이나 형 내복을 물려입는 일이 흔했다

《박경화-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북센스,2006) 113쪽


 내복은 재활용도 할 수 있다

→ 내복은 다시 쓸 수도 있다

→ 내복은 물려입을 수도 있다

→ 내복은 돌려입을 수도 있다

 …



  한국말사전에서 ‘물려입다’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안 나옵니다. ‘물려 입다’처럼 띄어서 써야 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이 낱말 ‘물려입다’는 우리가 아주 익히 씁니다. ‘물려쓰다’도 이와 같아요. 우리는 먼먼 옛날부터 옷을 ‘물려입’었고, 물건도 ‘물려쓰’며 살았습니다. 이러한 낱말은 마땅히 한국말사전에 올림말로 실어야 옳습니다.


  다시 한국말사전을 뒤적입니다. ‘물려받다·물려주다·물려지내다’ 세 가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다른 ‘물려-’ 낱말은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물려읽다’라든지 ‘물려보다’라든지 ‘물려듣다’라든지 ‘물려나누다’ 같은 낱말도 쓸 수 있습니다. 대물림을 하거나 이어받는 일을 가리키는 낱말은 얼마든지 새로 지을 수 있습니다.


 자원 재활용 정책

→ 자원 되살림 정책

 고철의 재활용을 통해 철강재 수입을 줄일 수 있다

→ 헌 쇠붙이를 되살려서 철강재 수입을 줄일 수 있다

 폐식용유는 재생 비누로 재활용된다

→ 묵은 기름은 되살림 비누로 다시 쓴다


  한국말사전에서 한자말 ‘재활용(再活用)’을 찾아보면, “폐품 따위를 용도를 바꾸거나 가공하여 다시 씀. ‘다시 씀’으로 순화”처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씀’으로 고쳐써야 하는 한자말 ‘再活用’입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다시쓰기·다시쓰다’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을 만합니다. ‘되쓰다·되살리다’는 한 낱말로 한국말사전에 실립니다. 우리는 우리 삶자락을 알맞게 나타낼 낱말을 차근차근 살려서 새롭게 지으면 됩니다. ‘거듭쓰기·거듭쓰다’ 같은 낱말도 즐겁게 지어서 쓸 만합니다.


 다시쓰기 . 다시씀

 되쓰기 . 되씀

 되살리기 . 되살림

 거듭쓰기 . 거듭씀


  그러고 보니, ‘다시보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재생(再生)’이라는 한자말보다 ‘다시보기’라는 새 낱말을 널리 쓰는 듯해요. 이 낱말도 한국말사전에는 아직 안 실리지만, 사람들은 아주 즐겁게 ‘다시보기’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새로보기’나 ‘거듭보기’도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열면 새로운 말을 신나게 지을 수 있습니다. 4341.3.9.해/4347.11.18.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복은 물려입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언니 내복이나 형 내복을 물려입는 일이 흔했다


보기글에서 말하는 ‘내복(內服)’은 ‘속에 입는 옷’이라기보다 ‘따스하게 껴입는 옷’을 가리킵니다. 서양에서 들여온 옷이 널리 퍼지면서 이러구러 말을 엉터리로 쓰고 마는데, ‘속내의(-內衣)’처럼 우스꽝스레 말하기도 합니다. ‘속옷’과 가르려고 따로 지은 억지스러운 낱말입니다. 그런데, ‘속내의’처럼 굳이 또 “속에 다시 속에 입는 옷”처럼 가리키려면, ‘속속옷’처럼 써야 한결 알아듣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아예 다른 낱말을 써서 ‘속에 입는 옷’과 ‘따스하게 껴입는 옷’을 갈라야지 싶어요. 이를테면, ‘속옷’과 ‘밑옷’처럼 다르게 나타낸다면, 겉에 입는 옷 안쪽에 받치는 옷을 알맞게 가리킬 만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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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시티 SE 스페셜 에디션 (씨네석스 겨울 할인)
씨넥서스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밤마을 (다크 시티)

Dark City, 1998



  어둠을 비추는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늘에서 올까, 해한테서 올까, 저 먼 별 어디에서 올까. 과학으로 본다면 지구가 돌고 해가 빛을 비추기에 아침이 되어 낮이 흐르다가 다시 저녁과 밤이 찾아온다. 그러나, 과학으로 보더라도 어둠은 따로 있지 않다.  빛은 늘 우리한테 있지만 빛을 생각하지 않고 쉴 때에 비로소 어둠이다. 그러니까, 어둠이나 밤은 무섭지 않다. 그저 고요히 쉬면서 새롭게 생각을 가다듬는 때가 어둠이나 밤이 된다.


  밤에는 새로운 빛을 본다. 온누리에 가득한 수많은 별이 저마다 환하게 뿜는 빛을 본다. 낮에는 우리 스스로 빛이 되어 삶을 새롭게 일군다. 눈을 뜨어 깨어나 움직이는 동안에는 우리 생각으로 삶을 짓고, 눈을 감고 잠들어 쉬는 동안에는 우리 마음으로 삶을 그린다.


  영화 〈밤마을(다크 시티,Dark City)〉는 온통 어둠뿐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삶을 가꾸’지 않는다. 어느 바깥별 사람들이 지구별 사람들을 몰래 데려가서 저희 별이 되살아날 길을 찾으려고 한다. ‘밤마을’에 갇힌 사람들은 지구별에서 끌려왔으며 실험 도구이나 실험 대상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아무 생각이 없고 어떤 마음도 없으며, 그저 이끌리고 휩쓸리는 소모품이다. 게다가 사람들 스스로 어떤 몸이거나 삶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그저 쳇바퀴처럼 움직인다. 쳇바퀴처럼 돌면서 생각을 짓지 못하고 마음을 그리지 못한다.


  생각짓기와 마음그리기를 못하기에 바깥별 사람한테 사로잡혀서 실험 도구나 실험 대상이 될 테지.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 어떠할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입시지옥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도시 물질문명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삶을 스스로 짓고 사랑을 스스로 가꾸면서 꿈을 스스로 그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돈을 얼마쯤 벌고, 어떤 아파트를 얻으며, 어떤 자가용을 몰면서, 어느 나라로 여행을 다닐까 하는 쳇바퀴질 말고, 삶을 사랑하는 꿈을 그리거나 짓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영화 〈밤마을〉은 아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삶도 죽음도 따로 없다. 부수는 것도 망가지는 것도 따로 없다. 모든 것은 아주 작은(그렇지만 작지 않고 아주 커다란) 점이 모여서 이루는 모습이다.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으로 그린 바탕에 생각으로 지으면서 나타난다. 내 하루는 내가 그려서 짓는다. 재미있는 삶이나 재미없는 삶 모두 스스로 그려서 짓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러니까, 우리는 바로 이 대목을 그리면서 지어야 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하며 살 때에 즐겁고 기쁘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 하는 대목을 우리가 손수 그려서 지어야 한다. 4347.11.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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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74] 살림 가꾸기



  맑은 바람 큼큼 들이켜며

  푸른 마음 될 때에

  차근차근 가꾸는 하루



  넉넉하고 느긋하게 하루를 맞이할 적에, 내가 나한테 넉넉하고 느긋합니다. 내가 나한테 넉넉하고 느긋할 적에, 아이한테도 이웃한테도 모두 넉넉하고 느긋하게 마주합니다. 누구한테나 넉넉하고 느긋하게 마주할 적에, 살림을 넉넉하고 느긋하게 가꾸면서, 삶도 시나브로 넉넉하고 느긋한 길로 나아갑니다. 4347.11.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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