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가 뜯은 풀꽃이야



  “아버지, 빨래터에 꽃 피었는지 보러 가도 돼요?” 일곱 살 시골순이가 동생을 이끌고 마을 빨래터를 다녀온다. 세 차례쯤 집과 빨래터 사이를 오가던 시골순이가 문득 손을 내민다. “자, 아버지 먹어요. 풀꽃 뜯었어요.” 얘야, 우리는 아무 데에서나 뜯은 풀은 안 먹지. 우리 집만 농약을 안 칠 뿐, 마을 곳곳은 마을 할매와 할배가 엄청나게 농약을 뿌려대어 아예 쳐다보지도 않잖니. 그 아이들은 풀숲에 갖다 놓아 주렴. 우리 집 풀을 뜯어서 먹자. 4347.1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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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누나 바지 물려입었어



  일곱 살 큰아이한테 이제 작은 꽃무늬바지를 네 살 작은아이가 물려입는다. 큰아이는 꽃무늬바지를 더 입고 싶지만 어쩌는 수 없다. 너한테 작으니 이제 못 입지. 그만큼 네가 무럭무럭 자랐어. 누나가 그동안 입던 어여쁜 꽃무늬바지를 물려입은 작은아이가 함박웃음을 짓고 춤을 춘다 누나 옷을 입어서 참으로 기쁘구나. 4347.1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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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2-01 08:30   좋아요 0 | URL
참 예쁩니다~12월의 첫 날을
산들보라의 환하고 예쁜 웃음으로 시작하니
참 좋습니다~~*^^*

파란놀 2014-12-01 08:33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아이들 웃음을 보면서 하루를 열기에 새롭게 기운이 나요.
appletreeje 님도 appletreeje 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날마다 새 기운이 샘솟으실 테지요~~~

후애(厚愛) 2014-12-01 17:59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 많이 자랐네요.^^
참 귀엽습니다!!!!

파란놀 2014-12-01 20:43   좋아요 0 | URL
많이 자라고 날마다 자라는데...
아아... 이 개구쟁이를...
 

자전거순이 51. 누나 태운 동생 (2014.11.11.)



  자전거돌이가 세발자전거에 누나를 태운다. 누나는 동생과 함께 세발자전거를 타되, 바퀴를 발로 밀어 준다. 동생이 발판을 잘 굴리기를 바라면서 거드는 셈인데, 가만히 지켜보니, 이렇게 할 적에도 자전거돌이가 다리힘을 키우도록 돕는구나 싶다. 게다가 둘이 엉겨붙어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가. 자전거는 재미있고 즐거우면서 노래하고 웃으려고 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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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3. 억새와 버스



  제주섬처럼 억새가 물결치는 고흥은 아니다. 제주섬에는 오름이 온통 억새물결이지만, 고흥은 어디이든 들이니까, 논둑 언저리에 조금조금 억새가 있다. 흐드러지는 억새는 아니나, 조금 살랑이는 억새 옆을 군내버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버스를 모는 사람과 버스에 탄 사람은 억새물결을 살짝살짝 느낄까. 가을에도 창문을 열고 버스를 달리면 억새내음을 맡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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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12-01 07:42   좋아요 0 | URL
음..이제 정말 가을은 지나가고 겨울이 오는 느낌이네요. 파란 버스와 억새풀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파란놀 2014-12-01 08:07   좋아요 0 | URL
웬만한 길섶이나 논둑은 마을 할매와 할배가 콩이나 서숙을 심느라 파헤치지만, 꼭 이곳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서 억새가 잘 자라서, 이 앞을 지나갈 때면 으레 버스를 가만히 지켜보곤 해요. 어느새 겨울로 접어든 오늘 하루네요~
 

자전거쪽지 2014.11.27.

 : 바쁜 날



- 바쁘구나 바뻐 하고 노래를 한다. 금요일에 비가 오겠구나 싶어 두꺼운 옷가지와 아이들 옷가지를 잔뜩 빨래해서 마당에 넌다.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 주고, 우체국에서 가서 부칠 소포를 싸며,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 어귀 빨래터에 가서 신나게 물이끼를 치운 뒤, 도서관에 들러서 이것저것 손보고는, 다시 자전거를 달려 우체국으로 간다. 바쁘게 여러 일을 몰아치다 보니 ‘빨래터 치우기’를 할 적에 ‘물놀이를 하고프던 아이들’한테 다음에 물놀이를 하자고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들은 한겨울에도 빨래터 차가운 물에 들어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늦가을 빨래터 찬물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 우체국에 닿으니 숨을 돌릴 만하다. 아니, 숨을 돌린다. 이제 오늘 하루 바쁜 일은 다 끝냈구나 싶다. 면소재지 가게에 들러 아이들더러 과자를 한 점씩 고르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다가 면소재지 기름집을 흘깃 쳐다보니, ‘보일러 등유’값이 1100원이 되었다. 지난달에는 1150원이더니 50원이 내린다. 이제 겨울 문턱이니 우리 집 보일러에도 기름을 200리터는 넣어야 할 텐데, 22만 원을 모아야 하는구나.


- 볕과 구름과 하늘과 들이 사이좋게 어울리는 가을길을 달린다. 두 아이가 함께 노래하다가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진다. 큰아이와 나랑 노래를 부르면서 천천히 집으로 달린다. 구름을 보고 들을 보며 달린다. 나는 자동차를 딱히 싫어하지만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왜 자동차를 그리 안 좋아하는지 문득 깨닫는다. 나는 이렇게 온몸으로 바람을 쐬면서 천천히 달리기를 즐긴다. 앞으로 내가 자동차를 몰 일이 있다면, 뚜껑이 없는 자동차를 천천히 달리면서 하늘을 보고 들을 보며 바람을 실컷 쐬고 싶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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