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4.14.

숨은책 1039


《장돌뱅이 돈이 왜 구린지 알어?》

 유진룡 말

 김택춘 엮음

 1984.5.30.



  스스로 살아낸 나날을 남기고 싶으면 누구나 글을 씁니다. ‘어떤 종이(자격증·졸업장)’가 있어야 쓸 글이지 않습니다. ‘작은 종이’라면 어디에나 누구나 적어서 스스로 남기고 되새기는 글입니다. 예나 이제나 ‘글일(글 만지는 일)’을 하는 곳이면 ‘어떤 종이’를 따집니다. 글일이 아니어도 어떤 종이부터 바라기 일쑤입니다. 뜻이 있거나 꿈이 있대서 일터를 찾아내기란 까마득하거나 어렵습니다. 저는 아무런 ‘어떤 종이’를 하나도 안 땄지만 ‘국어사전 편집장’이란 자리를 2001∼03년에 맡았습니다. 한글학회 한글사랑지원단 단장이란 자리를 2009∼10년에 맡기도 했습니다. ‘편집장·단장’이란 이름을 받아서 일할 적에는, 밑말(기초어휘)을 모으려면 숱한 책을 읽고 살펴서 한 낱말씩 뽑아야 하기에 늘 온갖 책을 읽어야 했는데, “일삯을 받으며 책을 읽고 살필 수 있다”는 대목이 더없이 즐거웠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읽기만 하던 《장돌뱅이 돈이 왜 구린지 알어?(뿌리깊은나무 민중 자서전 5 마지막 보부상 유 진룡의 한평생)》 같은 책을 밑줄을 천천히 그으며 거듭거듭 읽었습니다. 길에서도 손님을 만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낱말책으로 다룰 낱말을 살피려고 끝없이 읽고 살피”면서 지냈습니다. 즐거우면 지치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안 즐겁기에 지치거나 힘들어요. 떠돌뱅이로 일한 장사꾼은 언제나 걷고 또 걷고 다시 걸으며 온누리를 누볐습니다. 발걸음 하나마다 이야기가 서려요. 낱말을 여미는 일꾼은 손끝이 닿는 데마다 이야기가 깨어납니다. 손끝과 눈끝으로 골골샅샅 누비며 길을 잇는 셈입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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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4.13.

숨은책 845


《전공투, 일본학생운동사》

 가하라 게이지 엮음

 다까아좌 고오지 글

 도요다가 주히꼬 그림

 편집부 옮김

 백산서당

 1985.1.25.



  지난날은 푸른배움터나 어린배움터를 다니던 분이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나라가 온통 수렁이요, 옆나라 총칼에 억눌리는 판이기에, 조금이라도 배운 이는 “이대로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더 앞서는 시골에서 들일을 하던 분이 들물결로 일어났습니다. 임금과 벼슬아치와 나리가 온나라를 옭죄는 굴레이기에, 낫과 쟁기를 쥐고서 벼슬집을 허물었습니다. 1960년 무렵에 이르러 ‘대학생’도 들너울로 일어섭니다. 그러나 이무렵부터 1990년에 이르는 동안 들너울에 몸담으면 소리없이 붙들려서 갇히는데, 조용히 삶터에 깃들어 집과 마을부터 수렁과 굴레를 치우려는 사람이 있다면, 벼슬판으로 나아가서 이름·돈·힘을 쥐는 사람도 나타납니다. 《전공투, 일본학생운동사》는 ‘전학공투회의(全學共鬪會議·ぜんがくきょうとうかいぎ)’가 일본에서 1960해무렵에 어떤 물결로 흘렀는지 글과 그림으로 들려줍니다. 어깨동무(평화)가 아닌 총칼나라로 돌아가려는 나라를 두고볼 수 없다는 젊은들꽃이요, 나라가 시키는 대로 허수아비가 되지 않겠다는 몸부림입니다. 그런데 ‘대학생 시위대’와 ‘전투경찰’은 한또래 젊은이입니다. 우리도 일본도 왜 한또래 젊은이끼리 부딪히고 싸워야 했습니다. 그들(권력자)은 높은자리에 앉아 팔짱질로 구경하는 얼거리는 예나 오늘이나 마찬가지로 단단한 담벼락입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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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4.13.

숨은책 929


《하천풍언 선생 강연집》

 하천풍언 글

 장시화 옮김

 경천애인사

 1939.4.20.첫/1960.4.14.재판



  오늘 우리가 쓰는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맞잡으면서 작은살림을 여는 길은 ‘일제강점기·태평양전쟁’이라고 하는 무렵에 일본사람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라는 분이 첫발을 뗐습니다. 한 사람 힘은 작을는지 몰라도, 열 사람이 뭉치고 쉰과 온 사람이 모이면 단단하다면서, ‘두레·품앗이·울력’을 언제 어디에서나 펼 수 있다고 알리고 밝혔어요. ‘두레’는 두루 어우르면서 둥그렇게 맺는 동무길이요, ‘품앗이’는 품을 앗으면서(서로 줄이면서) 일손을 함께하는 들길이요, ‘울력’은 한울처럼 크게 아우르는 일손을 펴는 새길입니다. 《하천풍언 선생 강연집》은 1939년에 처음 나오고서 1960년에 옛판을 고스란히 살려서 나옵니다. 일본 우두머리와 총칼잡이와 장사꾼은 옆나라를 잡아먹으려고 안달을 하며 사나웠다면, 적잖은 일본 살림꾼은 이웃나라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면서 총칼을 물리치려고 온마음을 기울였어요. 1939년이면 이 나라 숱한 먹물꾼이 일본 우두머리한테 빌붙으면서 끔찍한 말을 한참 쏟아내던 즈음인데, 이런 수렁 한복판에 이웃나라로 찾아와서 말꽃을 남긴 일본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몸짓과 말과 마음이 사랑일까요? ‘애국·충성·국민’ 같은 이름을 내세우는 이들이야말로 사람들을 거짓으로 휘감으려는 눈속임이라고 느낍니다.


#かがわとよひこ #賀川豊彦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사전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내가 사랑한 사진책》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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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63 : 우주 -ㄴ 과거의 역사 존재


우주처럼 깊은 과거의 역사가 존재한다

→ 온누리처럼 깊고 오래되었다

→ 별누리처럼 깊으며 오래 흘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37쪽


우리가 살아가는 푸른별도 기나긴 날이 흘렀습니다. 우리별을 비롯한 뭇별을 품은 별누리라면 가없는 나날이 흘렀어요. 온누리는 참으로 깊습니다. 오래도록 잇고 엮고 맺은 길이며 발자취란 얼마나 그윽할는지 돌아봅니다. ㅍㄹㄴ


우주(宇宙) : 1.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 2. [물리] 물질과 복사가 존재하는 모든 공간 3. [천문] 모든 천체(天體)를 포함하는 공간 4. [철학] 만물을 포용하고 있는 공간. 수학적 비례에 의하여 질서가 지워져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강조할 때에 사용되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용어이다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5. [책명] 기원전 425년 무렵에 그리스의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책 6. [책명] 기원전 400년 무렵에 그리스의 투키디데스가 쓴 역사책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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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69 : 인공호흡 후― 후― 불어 넣자


인공호흡을 하듯이 후― 후― 불어 넣자

→ 숨을 후 후 불어넣자

→ 후 후 불어넣자

→ 숨살림을 후 후 하자

《토마토 기준》(김준현, 문학동네, 2022) 54쪽


숨을 불어넣는 일을 따로 ‘인공호흡’이라고도 합니다. 이 보기글에는 ‘후’라든지 ‘불어넣다’라는 낱말을 나란히 쓰는데, “숨을 후 후 불어넣자”나 “후 후 불어넣자”로 손보면 됩니다. ‘숨살림’이라는 낱말을 넣어서 “숨살림을 후 후 하자”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인공호흡(人工呼吸) : [의학] 호흡이 정지된 사람이나 호흡 곤란을 겪는 사람에게 인위적으로 폐에 공기를 불어 넣어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응급 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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