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나란히 앉은 군내버스



  2014년 12월 11일 낮, 마을 어귀를 지나 읍내로 가는 군내버스를 타는데, 두 아이가 나란히 앉는다. 어라, 너희끼리 앉게? 괜찮겠니? 큰아이 일곱 살에 작은아이 네 살인 올겨울, 곧 한 살씩 더 먹을 이즈음, 두 아이가 처음으로 따로 앉는다. 큰아이가 바깥쪽에 앉고 작은아이가 안쪽에 앉는다. 큰아이는 내내 손잡이를 잡으면서 작은아이가 밀리지 않도록 하는구나 싶다. 뒤쪽에 앉아서 20분 동안 지켜본다. 이쯤이라면 앞으로도 두 아이가 따로 앉을 만하겠다고 느낀다. 살짝 서운하지만, 두 아이는 두 아이대로 즐겁게 노닥거리면서 누릴 이야기가 있으리라 본다. 새로운 놀이를 빚고, 서로 아끼는 마음을 한껏 키우면서 더욱 야무지고 똘똘하게 클 테지.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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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2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34



마음에 쌓은 울타리를 털고

― 은여우 2

 오치아이 사요리 글·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4.6.30.



  여러 해 앞서부터 섣달에 귤을 선물로 받습니다. 귤을 선물로 주시는 분은 조용히 상자를 보냅니다. 귤 상자를 받고는 깜짝 놀라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데, 아이들은 귤 그림이 새겨진 상자를 보면서 와아아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러구러 제주섬에 아는 이웃이 여럿 있습니다. 이분들은 ‘잘생긴 귤’을 보내 주시기도 하고, ‘못생긴 귤’을 보내 주시기도 하는데, 잘생긴 귤은 잘생긴 귤대로 달고 시원하며, 못생긴 귤은 못생긴 귤대로 달고 시원합니다. 무엇보다 못생긴 귤은 저잣거리나 가게에서 파는 귤하고 댈 수 없을 만큼 달고 시원합니다.




- “이 여자는 신안이 있으면서도 신의 사자에 대한 말버릇이 돼먹지 못했어! 당당히 정중에 서 있는 걸 보면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나 봐!” “시끄러운 꼬마로군. 그런 사소한 일은 상관없잖아.” (23쪽)

- “신의 사자라고 해도 하루는 아직 어린 모양이라. 그곳에 자기 짝인 다른 신의 사자도 있는데, 놔두고 혼자 나오다니 신의 사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에요.” “놔두고 나온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45쪽)



  못생긴 귤은 내다 팔기 어렵다고 합니다. 못생긴 귤뿐 아니라 못생긴 호박이라든지 못생긴 배라든지 못생긴 오이라든지, 저잣거리에서 팔기에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보면 오늘날에는 속살이 아닌 얼굴을 먹는 셈이지 싶으니, 생김새가 떨어진다 싶으면 제값을 못 받을 테지요.


  못생긴 귤을 고맙게 먹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지난가을에는 못생긴 배를 선물로 조금 얻어서 먹으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우리 집 울퉁불퉁한 모과알을 썰어서 담근 차를 마시면서 새롭게 생각에 잠깁니다.


  눈을 감고 바라보면 잘생기거나 못생긴 겉모습은 없습니다. 눈을 감고 만지면 잘생긴들 못생긴들 똑같습니다. 눈을 감고 마주하면 키가 크든 작든 똑같습니다. 눈을 감고 어깨동무를 하면 모두 사랑스러운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여기에 있는 너와 나는 마음으로 사귀는 사이입니다. 여기에 있는 너와 나는 사랑으로 만나는 사이입니다.


  우리는 얼굴값으로 사귀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갑 무게나 은행계좌를 살피면서 만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졸업장이나 자격증 숫자를 세면서 사귀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가용 크기로 만나지 않습니다.





- “상관없어! 아이니 뭐니, 그 전에 인간이니까! 인간은 누구나 혼자 살아가지 못해! 신에게 부탁 좀 해도 상관없잖아! 신에게 기대는 게 뭐가 나빠!” (57쪽)

- “저 아이는 이곳의 후계자란다. 지금은 아직 우리가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너를 보게 되겠지. 그래, 그때는 너를 ‘하루(봄)’라고 소개하렴.” (65쪽)



  오치아이 사요리 님이 빚은 만화책 《은여우》(대원씨아이,2014) 둘째 권을 읽습니다. 《은여우》 둘째 권에는 ‘신의 사자를 볼 줄 아는 아이’가 새롭게 하나 나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제가 나고 자란 신사에서 뿌리를 못 내립니다. 이 아이를 낳고 돌본 어버이가 모두 죽은 뒤, 이 아이는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마음을 꽉 닫아걸었어요. 어린 나이에 제 울타리를 도무지 어찌하지 못한 끝에 제 고향이면서 어버이 보금자리를 떠나기로 해요. 이 아이 어버이한테는 보금자리이지만, 이 아이 어버이가 떠난 뒤에는 보금자리가 아닌 가시방석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린 아이는 ‘신사를 잇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만, 돈을 얻거나 이름을 날리려는 뜻이 아닙니다. 먼먼 옛날부터 이녁 어버이가 물려주고 물려받은 즐겁고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은 뜻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을 털어놓을 동무나 이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래오래 마음을 닫아걸고 울타리를 세웠어요. 마음으로 사귈 이웃이나 동무가 없으니 외롭지요. 마음으로 만날 이웃이나 동무를 못 찾으니 허전하면서 시리지요.





- “우리가 보인다 해도 녀석이 함께 살아갈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 저쪽이야. 이대로는 결코 즐거운 인생을 보내지 못해.” (97쪽)

- “미안해, 아가씨. 이런 아저씨의 재미없는 옛날얘기나 듣게 해서.” “아, 아니에요! 딱히 상관없어요. 이곳은 신께서 무슨 이야기든 들어 주시는 곳이니까요.” (170∼171쪽)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외로운 아이가 물려받은 ‘신의 사자를 볼 줄 아는 눈’은 꼭 외로운 아이가 나고 자란 그 신사에서만 써야 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는 ‘몇 대 손’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아이는 앞으로 ‘첫 사람’으로서 ‘새로운 자리에서 뿌리를 내려서 살’ 수 있습니다. 꼭 어느 것을 물려받아야 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지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으로 사귈 이웃이 있고, 마음으로 만날 동무가 있는 포근한 보금자리를 찾는다면, 바로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짓고 새로운 꿈을 지으며 새로운 사랑을 지으면 돼요.


  우리가 발을 디딘 곳이 모두 고향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는 곳이 모두 보금자리입니다. 우리가 손을 뻗는 곳이 모두 삶터입니다.


  눈을 감고 바라봅니다. 눈을 뜨고 바라봅니다.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사랑을 그리고, 눈을 떠도 꾸밈없이 마주할 사랑을 그립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한결같이 흐를 사랑을 마음 가득 그립니다.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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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71. 풀짚에서 자는 마을고양이 (2014.12.11.)



  올해에 우리 집 헛간에서 들고양이 세 마리가 태어났다. 두 마리는 까망 무늬가 있고 한 마리는 흙빛 무늬가 있다. 흙빛 무늬가 있는 아이는 언제부터인지 잘 안 보이고, 까망 무늬가 있는 어린 고양이 두 마리와 어른 고양이 한 마리 셋이 어울리는 모습만 자주 본다. 어른 고양이는 수컷일까. 옆밭 자리에 깔아 놓은 풀짚에 앉아서 잔다. 시골에서는 풀짚이 아주 포근할 테지. 흙바닥에서 올라오는 기운이 있고, 풀짚에서 퍼지는 기운이 있을 테니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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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014년 알라딘서재 연간통계가 나왔다.

서재달인과 서재기네스도 함께 나왔구나 싶으나

나는 이제 달인이나 기네스에 눈이 안 간다.

어쩐지 재미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재기네스 여기저기에 이름이 오른들

이를테면, 알사탕 1개라도 주는 것도 없으니

그럴 만할 수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발표하는 서재기네스쯤 된다면,

그렇게 '이름'만 발표하지 말고

알사탕이든 콩사탕이든 1개이든 2개이든

주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 느낀다.


..


알라딘서재 연간통계에는 

내가 쓰는 글을

'글자수'와 '책 통계'로 볼 수 있기에

다른 무엇보다

이 대목이 궁금하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을 먼저 돌아본다.





2012년에 저만큼 하고도 '알라딘 죽돌이 1위'를 못하는구나 싶어

2013년에는 기운을 바짝 냈다.

그러면, 올 2014년에는?

올 2014년에는 딱히 기운을 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2014년에 쓴 글은 2013년과 견주면

고작 1200꼭지가 늘었다.


나는 '고작 1200꼭지'라고 하지만,

다른 알라딘 죽돌이나 죽순이 분들을 헤아리면

'많다'고 할는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 놀란 대목은

'글 숫자는 고작 1200꼭지'가 늘었으나

글자수는 5,201,687자에서 14,775,504자로 늘었다.

글자수가 거의 세 곱 늘었다.

(사흘에 책 한 권을 쓴 셈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재미난 숫자이다)

(내가 나를 실험했다고 할까, 

예전에는 '책을 한 해에 얼마나 읽는가'를 실험했다면

이제는 '글을 한 해에 얼마나 쓰는가'를 실험한 셈이라고 할까)

(내 서재에 자주 오는 이웃님이라면 알 테지만

나는 내가 쓴 '모든 글'을 서재에 올리지는 않는다.

서재에 '안 올린 글'이 더 많다.)


그러고 보면, 올해에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한국말사전 쓰기'가 있고,

이 원고 가운데 아주 조금 서재에 함께 올리기는 했는데

얼마 올리지는 않았다.


그 원고 때문에 이만큼 숫자가 늘지는 않았을 텐데

무던히도 글잣수가 늘었구나 싶다.


나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은 책소개를 하면서 '맛보기'로 삼아서

좀 옮기기는 하지만, 거의 모두 내가 새로 쓴 글이니,

아마 나 스스로 이 기록을 깨지 않는다면

다른 서재 죽돌이나 죽순이 분들 가운데

"한 해 128.26권 글쓰기" 기록을 깰 일은 없으리라 본다.


어쩌면 2015년에 내가 이 기록을 깰는지 모르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떠한 기록으로 깰는지

나 스스로 몹시 두근두근 설레면서 궁금하다.




올 한 해 서재에 이모저모 글을 많이 올렸기 때문일까.

함께살기 서재에 나들이를 오신 분들이 여러모로 늘었다.

방문자 그래프를 보면 이렁저렁 춤을 추는데,

왼쪽에 있는 '한 달 방문자 통계' 숫자가 2만 4만 6만이다.


2015년에는 왼쪽에 있는 '한 달 방문자 통계' 숫자가 20만 40만 60만쯤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그래도, 알라딘서재에서 글을 가장 많이 쓴 사람 서재이니

네이버블로그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2015년에는 '하루 방문자' 1만 이웃님이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그러니까, 

올 한 해에 함께살기 서재에 찾아오신

모든 이웃님들께 고맙고 반가우면서 기쁘다.

성탄절과 새해를 앞두고

모든 이웃님한테 새삼스레 고마움과 반가움과 기쁨으로

시골마을 포근한 숨결을 선물로 보내고 싶다~~ ♥




2014년에는 '마이리뷰'를 365*2, 그러니까 730꼭지를 쓰고 싶었으나

134꼭지가 모자라다. 600꼭지에도 아슬아슬하게 4꼭지 모자라다.


이 대목은

그저 내가 나한테 잘했다고 인사하고 싶다.

애썼어, 함께살기야.


이제 시골살이가 몸에 잘 맞는가 보구나,

앞으로도 시골노래를 즐겁게 갈무리해서

아름다운 이웃님한테 기쁘게 띄우자.


..


저무는 2014년 섣달에도

다가오는 2015년 새달에도

모든 서재 이웃님과

알라딘 죽돌이와 죽순이 모든 분들한테

웃음과 노래와 사랑이 피어날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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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4-12-20 01:12   좋아요 0 | URL
ㅁㄴ 님도 언제나 즐거운 일이 가득하면서
다가오는 새해에도 늘 웃고 노래하는 하루 누리시기를 빌어요.
아름다운 이야기와
멋진 책으로
따사로운 마음 되셔요~ 고맙습니다 ^^

2014-12-20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4-12-20 09: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섣달 즐거이 마무리하시면서
새해에도 아름다운 삶과 책과 이야기
기쁘게 누리셔요~ ^^
 

선물놀이 1 - 산타할아버지한테 주려고



  사름벼리가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을 주겠다면서 그림종이를 오리고 접었다. 겉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도 분홍빛으로 넣는다. 댕기를 어머니한테서 얻어서 곱게 꽃댕기 매듭을 짓는다. 그런데 이를 작은아이가 보고는 뜯겠다면서 부산스레 군다. 보라야, 네 누나가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만 받지’ 않고 ‘선물을 주겠’다고 하는데, 네 것이 아닌 선물을 네가 함부로 뜯어서 열려고 하면 되겠니? 얼른 양말에 도로 넣자.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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