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12.14. 작은아이―채우고 덧붙이기



  작은아이는 무엇을 그렸을까. 먼저 동그라미를 그리고 안을 채웠는데, 무엇을 그렸을까. 사람을 그렸을까, 아니면 눈이나 눈사람을 그렸을까. 작은아이가 그리는 그림은 그때그때 무엇을 그렸는지 묻지 않으면 나중에는 미처 못 알아채고, 빛과 결이 곱구나 하고만 느낀다. 작은아이가 그림놀이를 하면서 담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었을까. 어느 모로 본다면 여느 때에 작은아이 몸짓과 말소리에 찬찬히 귀를 기울였으면 작은아이 그림넋을 훨씬 손쉽게 알아챘을 만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184] 마음 주기



  노래 한 마디

  웃음보따리 하나

  사랑씨앗 한 톨



  마음을 나누려고 노래를 부릅니다. 마음을 주려고 웃음을 짓습니다. 마음을 보내려고 사랑을 꾹꾹 눌러담아 글월을 띄웁니다. 선물이란 언제나 ‘마음’입니다. 선물 받는 아이가 처음에 어떻게 여기거나 받아들일는지 몰라도, 나는 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으면서 선물을 줍니다. 받는 사람이 따스함을 받을는지 느낄는지 잘 모르지만, 내 마음속에서 흐르는 사랑을 선물이라는 옷을 입혀서 살며시 건넵니다. 4347.12.2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글 읽기

2014.12.18. 큰아이―연필이 요 모양



  일곱 살 글순이가 칼로 연필을 무던히 깎고 싶은 듯하다. 몰래 마당에서 연필을 깎더니 요 모양으로 해 놓고 마당 한쪽에 놓았다. 글순아, 칼로 연필을 깎자면 먼저 칼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칼을 잘 다루려면 손아귀에 힘이 제법 붙어야 해. 이러지 않고 시늉으로 ‘칼로 연필을 깎기’를 따라하려고 하면 연필이 망가진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빨래하는 뒤에서 부르는 소리



  복복북북 비비면서 한창 빨래를 하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난다. 네 살 작은아이가 바지를 살살 흔들면서 “여기, 바지.” 하고 한 마디 한다. “무슨 바지?” 하니까 “젖었어.” 한다. 젖은 바지를 작은아이 스스로 벗은 다음 새 바지로 갈아입은 듯하다. 바지 갈아입자면 안 갈아입더니, 바지를 벗자 하면 혼자 못 벗는다느니 혼자 못 입는다느니 하고 징징거리던 작은아이인데, 혼자 벗고 혼자 입었다.


  빨랫감이 한 점 늘지만 재미있다. 아직 오롯이 혼자 벗고 입지는 못할 테지만, 작은아이는 이렇게 차근차근 하나씩 새롭게 익히면서 자란다. 씩씩하게 자라고 멋지게 큰다. 바지를 혼자 벗고 입으니 이듬해에 다섯 살이 되면 혼자 웃옷도 벗고 입을 수 있을까? 잘 해 보렴, 모두 다 할 수 있어. 4347.12.2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편엽서, 초상권, 사진 (사진책도서관 2014.12.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읍내 우체국에 가서 ‘새로 나온 우편엽서’가 있느냐고 물으니, 읍내 우체국에서는 ‘우편엽서’를 아예 안 다룬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에서 펴내는 《우표》 12월호가 있어서 살피니, 이쁘장한 새를 그려 넣은 우편엽서가 새로 나왔지만, 시골 읍내 우체국에서조차 엽서는 장만할 수 없는 셈이다. 시골에서는 우편엽서도 인터넷으로 사야 할까? 아니면 다른 도시로 가서 사야 할까? 도서관 지킴이한테 우편엽서로 새해인사를 띄우자고 생각했지만 안 되겠구나 싶다.


  누군가 우리 집 큰아이와 곁님 동생(나한테는 처남)을 몰래 찍어서 어느 공모전에 내어 상을 받았다고 한다. 한동안 이 대목을 모르고 지냈는데, 어느 이웃이 보여준 사진을 보고 나서 뒤늦게 알았다. ‘미성년자 초상권 침해’ 작품 사진을 보여준 이웃은 이 사진에 깃든 두 사람이 우리 집 큰아이와 곁님 동생인 줄 몰랐단다. 그저 사진이 좋다면서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사진은 내가 2009년 9월 26일에 찍은 사진하고도 거의 똑같다.


  곰곰이 생각한다. 자그마치 다섯 해가 지난 뒤 몰래 공모전에 내면 초상권이 사라질까? 다른 사진 공모전에 내가 ‘우리 아이와 처남’을 찍은 사진을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ㄱ이라는 도서관에서 꾀한 사진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사진은 ‘내가 우리 아이와 처남을 사진으로 담은 다음 다른 볼일을 보느라 바쁘게 자리를 비운’ 틈에 몰래 찍은 사진이다. 나 몰래 사진을 찍은 그분은 왜 우리 처남한테, 그리고 처남 곁에 있던 장모님과 곁님한테 허락을 받을 생각을 안 했을까? ‘멋있어 보이는 모습’이라면 허락을 안 받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대도 될까? ‘책 문화를 널리 퍼뜨리려는 좋은 뜻’이라면 초상권을 함부로 짓밟으면서 공모전에 넣어도 되고, 이런 사진에 상을 주어도 될까?


  책을 찍는 사진, 책을 읽는 사람을 찍는 사진, 책방을 찍는 사진, 책이 있는 사진, 그러니까 ‘책 사진’이란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아니, 어쩐지 슬프다. 아니, 슬프다기보다 쓸쓸하다. 아니, 쓸쓸하다기보다 기운이 빠진다.


  사진 한 장은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 사진 한 장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사진 한 장은 어떻게 나누면서 읽어야 하는가. 사진 한 장에는 어떤 삶이 깃드는가.


  스치듯이 지나가는 사이에 아주 놀랍거나 멋진 모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스치듯이 지나가지 않고 발걸음을 멈추어 가만히 이야기를 귀여겨들을 수 있다면, ‘놀랍거나 멋진 모습’을 넘어서는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다운 삶’을 사진으로도 글로도 넉넉히 담을 수 있다.


  사진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사진가’라 할 수 있을까? 사진 공모전을 여는 ㄱ도서관은 사진을 어떻게 마주하면서 다루어야 ‘책과 사진’을 함께 아름다이 엮어서 ‘책 문화 북돋우기’를 할 수 있을까? 눈이 살짝 덮인 도서관에서 매우 무거운 마음이 된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