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새로운 첫걸음 (사진책도서관 2014.12.2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2014년이 저물고 2015년이 다가온다. 2015년에 선보일 ‘도서관 소식지’와 ‘도서관 1인잡지’를 곰곰이 생각한다. 2015년에는 ‘도서관 학교’로 꾸려서 큰아이와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로 꾸미기도 할 테고, 2015년에는 드디어 이 폐교를 먼저 빌린 사람들 계약기간이 끝나니 교육청한테 우리가 빌리겠다고 나설 수 있다.


  언제나 새로운 첫걸음이라고 느낀다. 오늘 읽는 책은 어제와 다른 책이 되니 새로운 첫걸음이고, 오늘 쓰는 글은 어제와 다른 글이 되니 새로운 첫걸음이다. 아이와 마주하는 하루도 언제나 새롭고, 아이와 주고받는 말마디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먹는 밥 한 그릇도 언제나 새롭다.


  하늘빛이 새롭다. 나무가 자라는 결도 새롭다. 우리 집을 찾아오고 우리 도서관 둘레에 내려앉는 멧새도 새롭다. 다만, 우리가 도서관으로 쓰는 폐교 자리에 있던 제법 큰 나무가 거의 다 베어 넘어지거나 사라진 탓에 멧새 노랫소리도 아주 많이 사라진다. 조그마한 멧새가 깃들 나무와 풀숲이 없으니 새가 찾아오기 어렵다.


  쓸쓸한 땅을 바라본다. 마을 할매나 할배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도 길가 빈터에 쓰레기를 몰래 버린다. 쓰레기라는 것이 생긴 뒤,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이 나타난다. 어떡하겠는가. 돈을 들여서 물건을 사서 쓰다가 낡았는데, 태워 버리기에 마땅하지 않거나, 길을 가다가 쓰레기 버릴 데를 마땅히 찾지 못하니 아무 데나 버릴밖에.


  앞으로 아이들과 할 일도 많고, 앞으로 심을 나무도 많다. 앞으로 건사해야 할 새로운 책도 많을 테지만, 앞으로 우리가 이 시골에서 즐겁게 살아가며 기쁘게 써서 새롭게 엮을 책도 많을 테지. 묵은 앙금은 살뜰히 털어서 내려놓자. 새로운 꿈을 지으면서 새해를 맞이하자.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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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낯 책읽기



  아이와 그림을 그리면서 놀 적에, 아버지가 아이들 모습을 웃는 낯으로 그리면 몹시 좋아합니다. 큰아이가 아버지 모습을 웃는 낯으로 그리면 나도 몹시 좋습니다. 그래, 서로 웃는 낯으로 지내면 참으로 좋으면서 즐겁고 노래가 나올 만하구나.


  작은아이가 쓰는 수저에 웃는 낯이 찡긋하고 인사를 합니다. 작은아이는 밥을 먹을 적마다 찡긋 웃는 얼굴을 봅니다. 아이 수저를 밥상에 놓을 적마다, 아이가 수저질을 하는 모습을 볼 적마다, 아이가 먹은 밥그릇을 치우고 설거지를 할 적마다, 나는 늘 웃는 낯을 바라봅니다. 그래, 늘 웃고 노래해야지. 내 웃음을 이웃한테 나누어 주고, 이웃이 웃는 기쁜 노래를 넉넉히 맞아들여야지.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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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아뜨 아뜨



  뜨뜻한 국물을 마시는 산들보라는 아뜨 아뜨 뜨겁지만 후후 분다. 씩씩하게 불어서 먹는다. 따스한 기운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즐겁게 마시면서 온몸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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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엘로이즈 - 여기는 뉴욕! - 튀는 아이 엘로이즈 1
케이 톰슨 지음, 힐러리 나이트 그림, 김이숙 옮김 / 리드북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62



우리 무슨 놀이를 할까

― 나야, 엘로이즈, 여기는 뉴욕!

 케이 톰슨 글

 힐러리 나이트 그림

 김이숙 옮김

 리드북KIDS 펴냄, 2000.5.5.



  놀이터에는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놀이기구에는 아이들이 매달립니다. 한 아이 두 아이 여러 아이가 골고루 매달립니다.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은 아주 조그마한 놀이기구에서도 와하하 까르르 웃음을 터뜨립니다. 조그마한 놀이기구를 타면서 조그마한 아이들은 온통 땀투성이가 됩니다.


  바람을 가르면서 달립니다. 하늘로 높이 치솟으려고 펄쩍펄쩍 뜁니다. 동무끼리 부딪혀서 넘어지기도 하고, 달리거나 뛰다가 걸려서 자빠지기도 합니다. 다쳐서 피가 흐르기도 하지만, 다쳐서 피가 나도 씩씩하게 그대로 놀기도 합니다.


  노는 아이들은 해가 넘어가는 줄 모릅니다. 노는 아이들은 배가 고픈 줄 모릅니다. 노는 아이들은 여름과 겨울이 따로 없고, 노는 아이들은 나이나 성별이나 계급 따위는 하나도 헤아리지 않습니다. 그저 어울리는 동무요, 살가이 어깨를 겯으면서 조잘조잘 떠드는 사이입니다.



.. 난 맨 끝 방에 살아요. 두 손에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벽에다 쭉 그으면서 뛰어갈 때도 있어요. 복도를 뛰어갈 때는 쿵쿵 발을 굴러요. 발을 질질 끌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에 마룻바닥만큼 좋은 건 없어요 ..  (17쪽)





  지난날에는 놀이터라는 곳이 없었습니다. 지난날에는 어떤 어른도 놀이터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날에는 어느 곳이나 모두 놀이터요 일터였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키우는 나무가 놀이기구입니다. 마을에 있는 숲정이가 놀이터입니다.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펼쳐지는 숲이 놀이터요, 바다와 들과 골짜기와 냇물이 모두 놀이터입니다.


  지난날에는 어느 누구도 돈 한푼 안 들였으나 온통 놀이기구였습니다. 지난날에는 모든 아이가 어버이 곁에서 심부름을 하거나 일을 거들었는데, 이렇게 하면서도 늘 늘고 노래하며 웃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집도 놀이터요 마을도 놀이터이고 들과 숲과 바다와 냇물 모두 놀이터였으니, 지난날에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뛰놀면서 씩씩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놀이터’가 아니면 놀 수 없습니다. 오늘날 아이들은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학교’에만 가야 하고,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놀이터’에만 가야 하며,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장난감’만 갖고 놀아야 합니다. 이리하여, 오늘날 아이들은 씩씩하게 자라기 몹시 어렵습니다.



.. 전화를 끊고 나서 난 잠깐 천장을 올려다보며 선물 받을 방법이 뭐 없을까 궁리해 봐요. 나도 입을 쩍 벌리고 아함 여러 번 하품을 해요 ..  (25쪽)



  케이 톰슨 님이 글을 쓰고, 힐러리 나이트 님이 그림을 그린 《나야, 엘로이즈, 여기는 뉴욕!》(리드북KIDS,2000)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 ‘엘로이즈’는 퍽 어립니다. 그러나 아주 어리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엘로이즈는 혼자 전화를 걸 줄 알고, 승강기를 타고 내릴 줄 알며,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면서 놀 줄 압니다.


  엘로이즈한테는 어느 곳이나 놀이터입니다. 다른 어른들은 엘로이즈가 노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길 때가 있지만, 엘로이즈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엘로이즈는 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엘로이즈가 기운차게 노는 모습을 귀엽게 바라보는 어른이 있고, 엘로이즈와 함께 즐겁게 노는 어른이 있습니다.





.. 난 이 호텔에서 안 가는 데가 없어요. 그러니 길을 잃는 때도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대개는 2층에 있어요. 파티 준비를 하는 곳이니까요. 그러니까 날마다 적어도 세 시간은 2층에 내려가 있어야 하고, 가끔은 밤에 가야 될 때도 있엉 ..  (45쪽)



  종이 한 장이 있으면 종이를 접으면서 놉니다. 때로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놉니다. 종이를 오리면서 놀고, 종이로 인형을 만들어서 놉니다.


  종이는 묶이고 묶여서 책이 됩니다. 아이도 어른도 책을 읽으면서 놉니다. 그리고, 종이가 태어나기 앞서 나무는 언제나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아이들이 타고 오르는 놀이벗이 되기도 하지만,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서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바람이 불 적에 나무가 춤을 추며 온몸으로 부르는 노래도 아이한테 놀이벗이 됩니다. 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도 아이한테 놀이벗이고, 나무 둘레에서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와 풀벌레도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구름도 놀이벗입니다. 해도 별도 달도 모두 놀이벗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은 아이한테 놀이벗이요, 어른이 된 모든 사람도 어릴 적에 숱한 놀이벗한테 둘러싸여서 자랐습니다.



.. 어쨌든 난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아, 세상에,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내일은 우편함에 물을 한 주전자 부어 줘야겠어요. 우와아아아아아아 난 플라자 호텔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  (64∼65쪽)



  우리 무슨 놀이를 할까요?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길까요?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삶을 밝히고,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사랑을 속삭일까요?


  함께 놀아요. 즐겁게 함께 놀아요. 함께 웃고 놀아요. 함께 노래하고 놀아요. 어디에서나 즐겁게 놀아요. 자동차보다 아이를 생각하고, 아파트보다 숲을 생각해요.  도시가 아닌 지구별을 생각하고, 문명이나 문화가 아닌 온누리를 생각해요. 마음속에 꿈을 담고, 가슴속에 사랑을 담으면서 놀아요. 아이 손을 잡고 씩씩하게 놀아요.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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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8. 2014.12.22. 꽃접시 쓰기



  밥상을 차릴 적에 곧잘 꽃접시를 쓴다. 밥그릇과 국그릇은 모두 꽃무늬가 들어간 그릇인데, 일부러 둥그런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는다. 왜냐하면 밥그릇이 아닌 접시에 밥을 담을 적에는 어쩐지 다른 느낌이 되기 때문이다. 밥은 똑같은 밥이요, 반찬도 똑같은 반찬일는지라도, 꽃무늬가 훤하게 드러나는 둥그런 접시를 받는 아이들은 밥상맡에서 “응? 오늘은 뭔가 다르네?”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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