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마을에 정전이 오면서 컴퓨터가 꺼졌다. 오늘 하루 몸살을 잔뜩 앓고 저녁에 몸을 겨우 추스른 뒤 일을 하려고 컴퓨터를 켜니 펑 소리와 함께 탄내가 방안 가득 찬다. 컴퓨터에서 어느 부속이 터진 듯하다. 이 태문에 저녁과 이튿날까지 일을 못하겠네. 더구나 수리비가 들 텐데 얼마나 나오려나. 허허. 손전화가 있으니 몇 글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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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4-12-29 22:09   좋아요 0 | URL
에공.

파란놀 2014-12-30 00:19   좋아요 1 | URL
이제 아침이 밝으면 고쳐야지요 ^^;;;
돈이 제법 들는지 모르지만
돈이 안 들는지도 모르고...
잘 지켜봐야지요 ^^;;

카스피 2014-12-30 22:5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컴이 터져 올 한해 거의 글을 못 올렸지요.함께 살기님도 잘 고쳐지길 바랍니다^^;;

파란놀 2014-12-30 23:02   좋아요 0 | URL
저런...
저는 국어사전 원고를 날마다 쓰기 때문에
서둘러 돈 들여서 고쳤습니다 ^^;;
에고고~
 
반쪽달걀에서 나온 수탉 내 아이가 읽는 책 2
나탈리 라코스트 그림, 디안느 바바라 글, 이경수 옮김 / 제삼기획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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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67



씩씩한 아이들과 함께

― 반쪽달걀에서 나온 수탉

 디안느 바바라 글

 나탈리 라코스트 그림

 편집부 옮김

 제삼기획 펴냄, 2001.12.10.



  간밤에 찬물을 만지면서 부엌일을 살짝 오래 했더니 이튿날 몸이 아픈 듯합니다. 아니, 좀 아픕니다. 시골에서 살기에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기는 하지만,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는 해가 떨어지면 이내 잠자리에 들 때에 몸이 튼튼하리라 느낍니다. 해와 함께 일어나고 별과 함께 쉰다고 할까요.


  몸이 아플 적에는 밥도 물도 몸에서 안 받습니다. 아픈 몸은 아무것도 안 바랍니다. 그저 쉬기를 바라고, 그저 기운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옷을 두껍게 입어도 오슬오슬 떨리고, 방바닥에 불을 넣어도 손발이 찹니다. 그렇지만 어버이는 몸이 아프더라도 밥을 지어서 아이들을 먹입니다. 밥이 몸에 안 받아 간을 보기 어렵지만 어림으로 간을 보면서 아이들한테 밥상을 차려 줍니다.



.. 옛날, 하지만 아주 먼 옛날은 아니에요. 한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달걀 반쪽씩을 나누어 주었어요. 큰아들은 달걀 반쪽을 먹어 버렸어요. 그렇지만 작은아들은 달걀 반쪽을 품어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품고, 또 품었어요. 그랬더니 그 달걀 속에서 ‘톡, 톡’ 소리가 나면서, 반짝달걀수탉이 알을 깨고 나왔어요 ..  (2쪽)





  우리 둘레를 살펴보면 으레 ‘안 아픈 사람’한테 모든 것을 맞춥니다. 버스이든 전철이든 안 아프거나 안 힘든 사람한테 맞춥니다. 아프거나 힘든 사람은 걸음이 느리거나 굼뜰 텐데, 느리거나 굼뜨게 움직이는 사람을 보는 ‘안 아픈 사람’은 자꾸 눈치를 주어요. 기다리지 못합니다.


  건물마다 높다랗게 놓는 계단은 ‘안 아픈 사람’한테는 대수롭지 않으나, 아프거나 힘들거나 늙은 사람한테는 몹시 대수롭습니다. 벅차거나 힘겹지요.


  공장에서든 공공기관에서든 학교에서든 늘 ‘안 아픈 사람’한테만 맞춥니다. 일자리와 배움자리 모두 ‘안 아픈 사람’이 일하기에 알맞는 얼거리요 ‘안 아픈 사람’이 배우도록 하는 얼거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롸 문화와 정치와 경제는 모두 ‘안 아픈 사람’끼리 맺고 짜고 얽는 흐름이라고 할까요.



.. 주인의 말대로 반쪽달걀수탉은 도둑을 찾아 나섰어요. 한참을 가다가, 반쪽달걀수탉은 늑대를 만났어요. 늑대가 수탉에게 물었어요. “어디를 그렇게 서둘러 가고 있니?” “나랑 같이 가. 따라와 보면 알게 될 거야!” 늑대가 반쪽달걀수탉을 따라 나섰어요. 한 시간쯤 지났어요. 쉬지 않고 달려가다가, 너무나 지쳐 버린 늑대가 헉헉대며 말했어요. “어휴, 반쪽달걀수탉아, 힘들어서 더는 못 가겠어. 좀 쉬어야겠어!” “그러면 내 엉덩이 뒤로 들어와. 내가 데리고 갈게!” 반쪽달걀수탉은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어요 ..  (6쪽)




  디안느 바바라 님이 글을 쓰고, 나탈리 라코스트 님이 그림을 넣은 재미난 그림책 《반쪽달걀에서 나온 수탉》(제삼기획,2001)을 읽습니다. 반쪽달걀에서 깨어난 수탉이라니, 이 아이는 ‘반쪽이’라 할 만하군요. 반쪽에서 깨어났으니까요.


  그런데 달걀 한 알에서 두 목숨이 태어난다고 할 적에는 둘이 ‘반쪽과 반쪽’이라 하지 않습니다. 쌍둥이라 합니다. 사람도 두쌍둥이와 세쌍둥이가 있어요. 씨앗 하나에서 여럿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반쪽이나 쌍둥이는 힘이 여릴 수 있습니다. 반쪽이나 쌍둥이가 아닌 ‘한쪽이’가 힘이 여릴 수 있습니다. 반쪽이로 태어났기에 힘이 여리지 않고, 반쪽이로 태어날 적에 힘이 세지 않습니다. 반쪽이는 그저 반쪽이일 뿐입니다.




.. 도둑과 부인은 수탉을 사이에 놓고 힘껏 눌렀어요. 반쪽달걀수탉은 소리를 질렀어요. “말벌들아, 말벌들아! 어서 나와 나를 구해 줘. 안 그러면 우리 모두 죽게 돼!” 말벌들은 쏜살같이 튀어나와 도둑과 부인을 쏘아대기 시작했어요 ..  (23쪽)



  그림책 《반쪽달걀에서 나온 수탉》에 나오는 반쪽이는 몹시 씩씩합니다. 이 아이가 태어나도록 돌본 사람 말만 따르기는 하지만, 누구보다 기운이 넘치고, 누구보다 슬기로우며, 누구보다 야무집니다. 반쪽이는 어떻게 기운과 슬기로움과 야무진 매무새를 갖출 수 있을까요?


  반쪽이는 사랑을 받아 태어났습니다. 사랑 가운데에서도 더 따스하고 포근하면서 살가운 사랑을 받아 태어났습니다. 알뜰히 돌보는 사랑 가운데에서도 더욱 아끼고 보살피는 사랑을 받아 태어났어요.


  지구별 모든 아이는 사랑을 받아 태어납니다. 지구별 모든 아이는 앞으로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숨결입니다. 입시지옥에 시달리거나 시험기계가 되어야 할 아이가 아니라, 저마다 다른 숨결을 알뜰히 북돋우면서 아름답게 커야 할 아이입니다. 지구별 모든 아이가 즐겁게 노래하고 맑게 웃을 때에 비로소 지구별 어디에나 사랑과 꿈이 흐르리라 생각합니다.


  씩씩한 아이들과 사랑을 꽃피울 수 있기를 빕니다. 야무진 아이들과 꿈을 일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꾸밈없이 바라보셔요. 어른이 된 내 몸도 아이로 태어나서 사랑을 받아 자란 줄 물씬 느낄 수 있기를 바라요. 우리는 모두 사랑입니다. 4347.12.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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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큰아이와 나눈 말



  국수를 포크를 써서 집고 싶은 두 아이한테 젓가락을 쓰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문득 한 가지가 떠오른다. 이 아이들은 왜 젓가락을 쓰라고 이야기하는지 알까? 어른이 시키니까 마지못해 젓가락을 쓰지는 않을까? 그래서 “벼리야, 아버지가 왜 젓가락을 쓰라고 하는지 알겠니?” 하고 묻는다. “음, 모르겠어요.” “젓가락을 쓰면 손가락에 힘이 붙기 때문이야. 손가락에 힘이 골고루 붙으라고 젓가락을 쓰라고 하지.” “포크를 쓰면?” “포크를 쓸 적에 어떠한지 생각해 봐. 포크로 찍으면 손가락을 움직일 일이 없지?” “응.” “포크를 쓰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라, 너희가 온몸을 골고루 잘 쓰면서 손가락에도 힘이 붙으라고 젓가락을 쓰라고 하지.” “아, 그렇구나. 난 포크 안 쓸래. 그런데 벼리는 네 살 때 젓가락 썼어?” “벼리는 한 살 때에도 젓가락을 썼지.” “한 살에도? 왜?” “벼리는 그때에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 보고 싶다 해서 젓가락만 썼어.” “벼리가?” “응.” “두 살 때에는?” “두 살 때에도 벼리는 젓가락만 썼지. 그래서 벼리는 어릴 적부터 손가락에 힘이 붙어서 연필도 잘 쥐고 그림도 잘 그리지.” “보라는?” “보라는 아직 어려서 젓가락질을 잘 못 하는데, 옆에서 누나가 차근차근 도와주니까 아직 못 하기도 해. 그렇지만 보라도 곧 다 혼자서 잘 할 수 있어.” 이즈음, 네 살 작은아이가 “나도 포크 안 쓸래.” 하고 말하면서 젓가락을 야무지게 쥔다. 4347.12.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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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2-29 13:08   좋아요 0 | URL
젓가락을 쓰는데 저런 이유가 있군요. 저도 생각치 못했는데 깨닫고 갑니다.

파란놀 2014-12-29 15:29   좋아요 0 | URL
어릴 적부터 젓가락을 잘 쥐고 노는 아이는
연필도 힘껏 잘 쥐어요.

손가락을 잘 놀리면 그만큼
놀이도 신나게 누릴 테고요.

언제나 아이들과 즐겁게 하루 누리면서
새해도 맞이하셔요~ ^^
 

나쁜 초콜릿 (샐리 그랜들리) 봄나무 펴냄, 2012.1.25.



  지구별 어느 한쪽에서는 어린이한테 총을 쥐어 주고는 사람을 마구 죽이도록 내몬다. 지구별 어느 한쪽에서는 어린이한테 고된 일을 시키면서 괴롭힌다. 그리고, 지구별 어느 한쪽에서는 어른들이 새로운 전쟁무기를 끝없이 만든다. 지구별 어느 한쪽에서는 어른들이 낮은 일삯과 푸대접과 신분·계급 차별을 겪으면서 고단하게 하루를 맞이한다. 카카오 농장에서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고, 축구공을 꿰매느라 힘겨운 아이들이 있으며,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쉽게 빼앗기는 어른들이 있고, 고향을 빼앗기면서 삶자리가 흔들리는 어른들이 있다. 《나쁜 초콜릿》은 수많은 생채기와 아픔 가운데 ‘지구별 어느 한쪽에서 아프면서 슬픈 어린이’가 보내야 하는 나날을 그린다. 곰곰이 돌아보면, 한국도 얼마 앞서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름을 박아 내다파는 물건을 공장에서 만드는 사람들이 이에 못지않게 짓밟히거나 시달렸다. 4347.12.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나쁜 초콜릿
샐리 그린들리 지음, 정미영 옮김, 문신기 그림 / 봄나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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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1. 취학유예·정원외관리



  날이 밝는다. 한 해가 저물기까지 며칠 안 남는다. 새로운 한 주를 연다는 월요일을 지난주부터 기다렸다. 왜냐하면, 오늘 월요일에 면사무소나 면내 초등학교에 가서 ‘취학 유예 신청서’를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알아보고 여쭈니, 면사무소에 가서 ‘취학 유예 신청서’를 쓰면 된다 하고, 한 해를 넘기고 난 뒤에는 초등학교에 가서 이 신청서를 쓰면 된다 하는데, 더 살피니, ‘정원 외 관리 신청서’를 써서 ‘정원 외 관리 증명서’까지 받아야 한다. 학교는 공공기관이라서 처음부터 ‘정원 외 관리 증명서’를 내주지는 않고, 석 달 동안 ‘무단결석’으로 두는 때를 기다리고 나서야 이 증명서를 내준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집 큰아이가 여덟 살이 되는 이듬해에 우리 집 아이가 ‘우리 집 배움자리’에서 놀고 배우면서 지내도록 하기까지 앞으로 여섯 달이 남는다. 학교는 삼월에 첫 학기를 열 테니까.


  아침 열 시에 먼저 초등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서 ‘취학 유예 신청서’나 ‘정원 외 관리 신청서’를 학교에서 한꺼번에 쓸 수 있는지 물을 생각이다. 면사무소와 면내 초등학교가 나란히 붙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이래저래 오가려면 두 아이가 힘들어 할 테니까. 한 곳에서 다 볼일을 볼 수 있는지, 어느 쪽에 먼저 가야 하는지 전화로 묻고 나서 볼일은 일찍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야지.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 집 큰아이 사름벼리는 ‘우리 집 배움자리’ 첫날을 보낸다고 하겠다. 벼리야 보라야, 우리 모두 즐겁게 우리 삶을 배우자. 4347.12.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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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 2014-12-2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홈스쿨링을 계획하시는 건가봐요..
벼리는 행복하겠네요
저는 방학이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벌써 버겨워지는데요...ㅎㅎ

파란놀 2014-12-29 15:30   좋아요 0 | URL
이제껏 일곱 해를 이렇게 지냈어요 ^^
앞으로 지내는 나날도 늘 그렇듯이 신나게 배우면서 놀려고 해요~ ^^

자몽사랑 님은 아무쪼록 새롭게 기운을 내어
아이와 신나게 노는 하루가 되시기를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