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자동차 놀이 6 - 예쁘게 세우기



  작은 아이가 작은 장난감 자동차를 한참 갖고 놀다가 가지런히 세우기도 하고, 예쁘게 세우기도 한다. 요새는 퍽 값싼 장난감 자동차가 많은데, 아직 이런 장난감이 많지 않던 예전에는 나무토막이나 바둑돌이나 돌멩이로 이런 놀이를 으레 했다. 어른이 보기에는 돌멩이나 나뭇잎이라 하더라도, 어린 내 눈에는 비행기나 자동차가 되고, 사람이나 새가 된다. 방바닥이며 책상에 가지런히 놓거나 이모저모 꾸며서 놓는다. 방바닥과 마룻바닥을 온통 이렇게 꾸미니 바닥을 제대로 안 보고 걷다가는 그만 와지끈 밟을 수 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는 온 집안 바닥을 장난감이 차지한다. 4348.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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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복숭아나무



  어린나무를 어린이가 손에 쥔다. 아직 어리니 손에 쥘 만하다. 나무도 자라고 아이도 자란다. 나무는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줄기를 올릴 테고, 아이는 팔다리에 힘이 제대로 붙으면서 단단하고 야무지게 클 테지. 어린나무가 줄기와 가지를 뻗어 그늘을 짙게 드리울 무렵이면, 어린이도 제 손으로 괭이질을 할 수 있을 만하리라. 어린나무가 바람 따라 살랑살랑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를 무렵이면, 어린이도 목청을 곱게 뽑으면서 들노래를 부를 만하리라.


  아이들 곁에는 어린나무와 어른나무가 함께 있어야 한다. 어른들 곁에도 큰나무와 작은나무가 함께 있어야 한다. 어른도 아이도 숲을 누리면서 숲바람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 푸르게 물드는 마음이 되고, 푸르게 여무는 몸이 될 때에, 비로소 옹근 사람으로 살 수 있다. 4348.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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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12.27.
 : 놀이터로 달리는 자전거


-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면 어디로 가고 싶을까. 예전에는 바다였고, 여름에는 골짜기였는데, 이도 저도 아닌 때에는 놀이터이다. 예전에는 고흥에서 바닷가로 자주 놀러갔다. 그러나, 우리가 늘 가던 바닷가에 ‘광주교육청 청소년수련관’을 짓는다면서 숲과 바닷가를 몽땅 망가뜨리기 때문에, 더구나 이런 끔찍한 공사를 일삼으면서 커다란 짐차가 수없이 드나들기 때문에, 아예 그쪽으로는 발길을 끊는다. 모든 관광단지와 숙박시설과 수련관 따위는 ‘다른 고장에서 놀러오는 관광객’만 헤아린다. 이 고장에서 뿌리내려 살아가는 사람은 헤아리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토박이는 제 고향마을을 떠나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 놀이터로 달린다. 바람이 조용하고 볕이 따사로운 주말을 골라서 놀이터로 달린다. 여느 날에는 초등학교나 유치원에서 수업을 하니 못 가고, 주말을 골라서 볕과 바람이 모두 포근한 날에 놀이터로 달린다. 놀이터에 닿자마자 두 아이는 신을 벗고 웃옷을 벗는다. 따로 말하지 않아도 웃옷을 수레에 포갠다. 양말차림으로 뛰놀다가, 나중에는 양말까지 벗는다. 멋진 아이들이다. 예쁜 아이들이다. 다 받아 주는 줄 알기에 이렇게 놀 수 있다. 거리끼지 않고 놀면 되는 줄 알기에 마음껏 뛰놀 수 있다.

- 두 시간이 조금 못 되게 놀고 집으로 돌아간다. 겨울해는 짧고, 이제 돌아가서 밥을 먹을 때가 되었으니까. 발바닥 모래를 털고 손과 낯을 씻긴다. 두 아이는 얼마나 잘 놀았는지 서로 갈마들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켠다. 손과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 가게에 들른 뒤 집으로 달린다. 노래를 부르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최종규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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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4 06:59   좋아요 0 | URL
우와 자전거와 수레네요.
유용한 탈거리. ^^
언덕배기에 사는 저는 엄두도 못낼 것이지만요.

우리동네에는 놀이터가 없어요. 아파트단지도 근처에 없고 학교운동장은 휑하죠.

파란놀 2015-01-04 07:11   좋아요 1 | URL
놀이터 찾기도... 요새는 거의 일처럼 되지 싶어요.
어른들 사회에서는
그야말로 어른들 쇼핑센터와 무슨무슨 단지와 공장과 고속도로와 찻길과 발전소와
군부대와 운동경기장과...
수천억 원씩 들여서 경기장을 짓지 말고
동네와 마을마다 쉼터와 놀이터가 있어야 할 텐데요..
 
모험소년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446



이야기가 태어나는 곳을 돌아보며

― 모험소년

 아다치 미츠루 글·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07.9.15.



  이야기가 태어나는 곳은 마음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서 태어납니다. 그래서, 글로든 그림으로든 만화로든 사진으로든 노래로든 춤으로든 영화나 연극으로든, 모두 우리 마음이 어떠한가 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어느 이야기이든 사람들 마음인 터라, 더 나은 이야기나 덜떨어지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높은 이야기나 낮은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이야기는 따분하거나 지겨울 수 있고, 어느 이야기는 새롭거나 새삼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어떤 사람은 어느 이야기를 따분하게 느낄까요. 왜 어떤 사람은 어느 이야기를 새롭다고 느낄까요. 따분함과 새로움을 가르는 자리는 무엇일까요. 지겨움과 새삼스러움을 나누는 금은 어디일까요.



- ‘그래, 내가 바라면, 어떤 일이라도.’ (6쪽)

- “질리지도 않고 신나게 뛰어놀았지. 오락실 하나 없는 이런 산 속에서.” (35쪽)






  아다치 미츠루 님이 빚은 짧은만화를 담은 《모험소년》(대원씨아이,2007)을 진작에 읽었으나 책꽂이에 모신 채 여러 해 흐릅니다. 다른 작품을 읽을 적에도 느꼈는데, 앞으로 이분 만화책은 더 읽을 일이 없겠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스스로 한 걸음씩 앞으로 걷는 매무새가 아니라,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을 하는 매무새라면, 이분 만화책에 흐르는 이야기는 더 볼 만하지 않구나 싶기 때문입니다.


  이녁은 만화를 왜 그리고 싶을까요. 이녁은 만화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요. 이녁은 만화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요. 이녁은 만화로 어떤 마음을 가꾸는 삶일까요. 만화책 《모험소년》을 읽으며 네 가지를 가만히 헤아리는데, 어느 한 가지도 또렷하게 안 잡힙니다. 청탁이 들어오니 그리고, 돈을 벌려고 그리고, 지면을 채우려고 그리고, 애독자가 있으니 그리고, 만화가라는 직업이니 그리고, 그저 그리고 그립니다.


  무엇이 모험이고, 무엇이 삶일까요. 무엇이 사랑이며, 무엇이 사람일까요.


  만화를 그리는 햇수가 늘어 붓질은 익숙하거나 매끄럽습니다. 그러나, 만화를 그리는 햇수만큼 삶을 지은 햇수가 모여서 이야기를 빚는 숨결이 환하게 드러나지는 않는구나 싶습니다. 한 마디로 간추리자면, ‘아다치 미츠루 이름으로 책이 하나 새로 나왔으니까 장만해서 볼 만하다’일 뿐입니다.





- “언제였더라, 다이고가 도쿄에 왔을 때, 바빴다는 핑계로 바람맞힌 적이 있어. 속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인데도, 녀석은 정말로 아쉬워하며 돌아갔지.” “우린 커져 버린 몸과 함께, 쓸데없는 것까지 키워 버린 모양이군.” (56쪽)

- ‘싸움은 어린애나 하는 짓이다.’ (73쪽)



  훌륭한 만화나 재미난 만화는 따로 없습니다. 놀라운 만화도 신나는 만화는 따로 없습니다. 이야깃감을 무엇으로 삼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이야기에 담는 삶을 스스로 짓고 가꾸어서 들려줄 수 있으면 됩니다. 이야기로 펼칠 사랑을 사람들 사이에서 곱게 갈무리할 수 있으면 됩니다.




- “얘, 꼬마야. 아빠가 오카무라 부동산 사장님 맞지?” “응. 아저씨는 누구야?” “으음, 이 아저씨는 말이지, 몸값을 노린 유괴범이란다.” (118∼119쪽)

- “아까 몸값이 500만 엔이라며?” “200만 엔은 내가 여기저기서 마련했어. 저런 인간에게는 최소한의 힘만 빌리고 싶었거든.” “어째서, 그런 남자랑?” “그때, 나이도 서른이 훌쩍 넘었고, 왕자님을 기다리다 지쳐서 반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어.” (129쪽)



  첫마음이 있다면 첫마음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마음이 없다면 이제라도 아직 늦지 않으니 첫마음을 짓기를 바랍니다. 만화를 왜 그리고, 만화를 그려서 누구하고 볼 마음이며, 만화로 이루려는 꿈은 무엇인지 언제나 밝힐 수 있어야 비로소 ‘만화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작품을 들여다보든 이러한 이야기가 싱그러운 바람처럼 푸르게 흐를 때에 비로소 ‘만화책’이라고 생각합니다. 4348.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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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 7 - 사름벼리 흙발


  작은아이는 흙놀이를 하면서 발을 쓰기는 쉽지 않다. 아직 힘이 모자라다. 큰아이는 흙놀이를 하면서 발을 잘 쓴다. 힘이 제법 붙었다. 손으로 파기 힘든 자리를 발을 놀려 꽤 깊이 판다. 멋지다. 그런데, 이렇게 흙발이 되니, 흙투성이 양말을 빨래하느라 조금 애먹었다. 4348.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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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4 07:02   좋아요 0 | URL
흙놀이 모래놀이 사라진지 오래라..이 사진보니까 부럽습니다.

파란놀 2015-01-04 07:09   좋아요 1 | URL
요새는 아파트 놀이터에도 모래밭이 없기 일쑤더라구요.
그렇다고 시골에서도 모래밭을 찾기는 만만하지 않답니다 ^^;;

오동석 2015-01-04 16:3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모래늘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파란놀 2015-01-05 02:21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