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47. 2015.2.2. 부침개를 하자



  새로운 밥을 어떻게 무엇으로 지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다가 ‘부침개’가 떠오른다. 부침개라면 그냥 부쳐서 먹는 밥이지만,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이름이 끝없이 나온다. 무엇이든 넣어서 살살 섞은 뒤 부칠 수 있다. 그래 부침개야. 좋았어. 두 장을 먼저 소금 간만 해서 부치고, 한 장은 김칫국물과 김치를 조금 넣어서 부친다. 버섯부침개는 아이들이 잘 먹으나 김치부침개는 아이들이 맵다고 못 먹는다. 오늘은 이 만하게 마무리.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밥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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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46. 2015.1.31. 내가 먹으려는 밥



  아이들한테 아침저녁으로 차려서 주는 밥은, 아무래도 내가 먹으려는 밥일 수 있다. 내가 먹으려는 밥을 아이들과 함께 먹으려 한달 수 있다. 내가 새로운 밥을 생각해서 차리려 한다면, 나부터 스스로 새로운 밥을 먹으려 한다는 뜻이고, 늘 똑같은 차림에 늘 똑같은 밥상이라면, 나 스스로 나한테 줄 밥을 새롭게 지으려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지 싶다. 파프리카를 작게 썰어서 데치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밥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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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정은혜) 샨티 펴냄, 2015.1.30.



  두려운 사람은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두렵기 때문에 삶을 새로움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새로움이 없기에 즐거움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삶을 모두 새롭게 받아들이기에, 날마다 즐거움이 피어난다. 두려움은 언제나 다른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움은 언제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미술 치료’를 이야기하는 《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를 읽는다. 글쓴이는 오랜 나날 ‘미술 치료’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느낀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이녁이 한 일은 ‘미술치료’라는 몸짓이었으나, 막상 이녁이 다른 사람들과 마주한 이야기란 ‘삶을 바라보기’이고, 허물이나 껍데기를 벗고 삶을 바라볼 적에 두려움이 모두 새로움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즐거움이 된다고 밝힌다.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술’로 남을 고치거나 다독일 수 없다. 따스한 마음이 있어야 남과 손을 잡고서 따스함을 나눈다. 남과 손을 잡을 적에 ‘그림’을 쓰든 ‘사진’을 쓰든 ‘글’을 쓰든 무엇이 대수로우랴. 남을 이웃으로 여길 줄 알고, 남을 동무로 사귈 줄 알면 된다. 남을 남으로만 여긴다면, 나부터 스스로 두려움에 휩싸인다는 뜻이다. 내가 두려움으로 휩싸이는 주제일 적에, 이웃이나 동무로 맞이해야 할 남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베풀겠는가.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스스로 ‘고쳐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이다. 남을 고치려 하는 사람은 나부터 고쳐야 하는 사람이다. 이리하여, ‘아픈 사람’이 눈에 보이는데, ‘내가 스스로 아픈 사람’이 될 때에, 아픈 남들과 동무나 이웃이 되어서, 따사로운 즐거움으로 나아간다.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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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미술 치료사 정은혜의 공감 노트
정은혜 지음 / 샨티 / 2015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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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83) 삶노래꾼 . 삶노래지기 . 삶노래님


시인(詩人) :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

전문적(專門的) :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시인’이라는 낱말이 쓰인 지 백 해쯤 됩니다. 한국사람이 지은 낱말은 아닐 테지만, 시를 쓰는 이들은 ‘시인’이라는 낱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한글로 ‘시인’이라고도 쓰지만, 이 낱말이 태어난 나라를 그리면서 ‘詩人’처럼 쓰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현대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시’나 ‘詩’를 쓰는데, 지난날에는 ‘시’도 ‘詩’도 쓰지 않았어요. 지난날 사람들은 ‘노래’를 썼어요. 그래서 지난날에는 ‘가객(歌客)’이나 ‘가인(歌人)’ 같은 한자말을 썼지요. 다만, 이러한 한자말은 ‘시골에서 안 지내는 사람’이 씁니다. 이런저런 한자말은 ‘흙을 안 만지는 사람’이 써요. 생각해 보셔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은 한자말을 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한자를 주고받을 일도 없어요. 그저 ‘말’을 쓰면서 주고받을 뿐이에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면서 삶을 짓는 사람은 ‘입으로 말을 짓’습니다. 따로 글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골사람이나 흙지기는 ‘입으로 지은 말’을 언제나 입으로 읊고, 입으로 읊을 적에는 언제나 가락이 붙어서 ‘노래’로 흐릅니다. 고전문학이나 현대문학 같은 이름이 없어도, 먼먼 옛날부터 시골사람과 흙지기는 ‘노래’를 손수 짓고 부르고 나누고 주고받으면서 삶을 가꾸었습니다.


 노래 . 삶노래

 노래꾼 . 노래지기 . 노래님

 삶노래꾼 . 삶노래지기 . 삶노래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노래꾼’입니다. 노래를 사랑하면 ‘노래지기’입니다. 노래를 아끼거나 살찌우면서 아이한테 물려준다면 ‘노래님’이라 할 만해요. 이리하여, 이러한 결을 헤아려 오늘날에 ‘시를 쓰는 사람’을 두고 ‘노래지기’나 ‘삶노래지기’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곰곰이 보면, ‘시’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은 ‘삶노래’입니다. 삶을 노래하는 글이 바로 ‘시’라 할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하자면, ‘삶노래’를 쓰는 사람이라서 ‘삶노래꾼’이고 ‘삶노래지기’이며 ‘삶노래님’입니다.


  이 얼거리를 헤아리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가리키는 이름도 새롭게 바라볼 만해요. 이를테면, 살림을 맡는 사람을 두고 ‘살림꾼’이라 하니, ‘살림지기’로 이어지고, 다시 ‘살림님’이 됩니다. 부엌일을 하는 사람을 두고 ‘부엌데기’ 같은 말을 으레 쓰지만, ‘부엌지기’나 ‘부엌님’처럼 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청소를 하는 사람을 ‘청소부’라 하는데 ‘청소꾼·청소지기·청소님’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꾼’입니다. 어느 만큼 일손이 잡혀서 익숙하게 할 적에는 ‘-지기’입니다. 이제 사랑을 가득 담아서 내 일을 아름답게 누린다면, 누구나 ‘-님’이에요.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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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0) -의 : 뒷날의 이야기


뒷날의 이야기지만,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남측 주요 실무자였던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에게 함께 통일고문을 하면서 후세의 역사가를 위해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과정의 상세한 기록을 남겨줄 것을 당부했다

《강만길-역사가의 시간》(창비,2010) 346쪽


 뒷날의 이야기지만

→ 뒷날 이야기이지만

→ 뒷날에 겪은 이야기이지만

→ 뒷날이지만

 …



  이 보기글에서는 ‘-의’만 덜어 “뒷날 이야기”처럼 적으면 됩니다. 오늘은 “오늘 이야기”이고, 어제는 “어제 이야기”예요. 모레는 “모레 이야기”이며, 지난해에는 “지난해 이야기”입니다. 사이에 ‘-의’를 넣을 일이 없습니다. 이 보기글을 더 들여다보면 “후세의 역사가”라는 대목이 있어요. 이때에도 “후세 역사가”라 하면 되고, 한자말 ‘후세’까지 다듬어서 ‘다음 역사가’나 ‘뒷날 역사가’처럼 적으면 됩니다.


  밥이라면 “오늘 밥”이나 “오늘 먹는 밥”이나 “오늘 먹을 밥”입니다. “오늘‘의’ 밥”이 아닙니다. 이야기라면 “뒷날 이야기”이나 “뒷날에 겪은 이야기”나 “뒷날에 겪을 이야기”입니다. 4348.2.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뒷날에 겪은 이야기이지만,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쪽 실무자였던 임동원 옛 통일부장관한테 함께 통일고문을 하면서 다음 역사가를 헤아려 첫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실무자가 만난 이야기를 꼼꼼히 남기자고 얘기했다


‘제1차(第一次)’는 ‘첫’으로 손보고, “남측(-側) 주요(主要) 실무자(實務者)였던”은 “남쪽에서 실무를 맡은 사람”이나 “남쪽에서 큰일을 맡은 사람”이나 “남쪽 실무자”로 손봅니다. ‘주요’는 꼭 넣어야 하지 않습니다. ‘전(前)’은 ‘옛’으로 손질하고, “후세(後世)의 역사가를 위(爲)해”는 “다음 역사가를 헤아려”로 손질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위(爲)한 실무접촉(實務課程)의 상세(詳細)한 기록(記錄)을”은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실무자가 만난 이야기”로 손질합니다. ‘당부(當付)했다’는 ‘이야기했다’나 ‘얘기했다’로 다듬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5) -의 :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는 작가야. 여기 이 친구는 애덤이야.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 이 꼬마 숙녀는 이 책의 주인공인 클로이야 … 다시 시작하겠어. 내 이름은 맥. 이 책의 작가야.”

《맥 바네트/고정아 옮김-사자 사냥꾼 클로이의 끝없는 이야기》(다산기획,2015) 1, 2, 3, 16쪽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에서 그림을 그리는

→ 이 책을 그리는

 이 책의 주인공인

→ 이 책에서 주인공인

→ 이 책에 나오는

→ 이 책을 이끄는

 …



  보기글을 잘 보면, 맨 처음에는 “이 책을 쓰는 작가”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이 책의 작가”라고 합니다. ‘-을 쓰는’처럼 잘 적은 대목을 잊고, 그만 ‘-의’로 적고 말아요. 다른 대목에서도 “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이라 하면 될 텐데 ‘-의’를 넣어요. “이 책에서 주인공”이라 하면 될 텐데 그만 ‘-의’를 넣습니다. 어떤 말을 쓸 때에 알맞거나 즐거운지 제대로 바라보면서 느끼지 않는다면, 글이 뒤죽박죽이 되면서 말빛과 말넋이 사그라듭니다. 4348.2.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는 사람이야. 여기 이 사람은 애덤이야. 이 책을 그리는 사람이지. 이 꼬마 아가씨는 이 책에 나오는 클로이야 … 다시 하겠어. 내 이름은 맥. 이 책을 쓰지.”


‘작가(作家)’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쓰는 작가”라고 하면 겹말이니 “쓰는 사람”으로 바로잡습니다. “이 친구(親舊)”도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이 사람”으로 손볼 수 있고, “그리는 화가(畵家)”도 겹말이니 “그리는 사람”으로 바로잡습니다. “다시 시작(始作)하겠어”는 “다시 하겠어”로 손질하고, ‘주인공(主人公)’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나오는 사람’이나 ‘나오는’으로 손질해도 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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