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94] 빨래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하루에도 열 차례 스무 차례

  신나는 빨래놀이



  즐겁게 하는 사람은 지치지 않습니다. 즐겁게 노는 아이는 놀이를 한대서 지치지 않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어른은 힘을 아주 많이 쓰는 일을 한대서 지치지 않습니다. 즐겁게 하지 않으면 아주 힘들고 지치지만, 노래하고 웃으면서 하면 새롭게 이야기가 솟는 일이에요. 갓난쟁이를 돌보며 기저귀를 갈자면 하루에 스무 차례쯤 빨래를 해야 하는 날이 있고, 어느 날에는 이불만 석 채를 빨아야 하는데, 이렇게 빨래를 하고 저렇게 빨래를 하면서, 날 좋네 온몸 골고루 쓰네 새롭게 기운을 더 내네 하고 노래하면서 아기 볼볼 살살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4348.2.27.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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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흙신 되어 무릎 걷기



  산들보라는 웅덩이가 있으면 첨벙 밟는다. 산들보라는 진창길이 있으면 신나게 밟는다. 이리하여 산들보라는 양말이나 신이 자주 젖는다. 집에서라면 신을 갈아 신길 수 있으나 바깥이라면 그냥 신을밖에 없다. 신에 진흙이 잔뜩 묻으니 산들보라는 바지를 걷는다. 진흙이 바지에는 묻었어도 바지에는 안 묻기를 바라나 보다. 재미있네. 4348.2.27.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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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책을 ‘읽을 마음’이 있는가



  배울 마음이 없는 사람은 배울 수 없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배울 마음이 있는 사람은 배울 수 있습니다. 참말로 이와 같습니다. 눈을 뜨고 싶다면 눈을 뜰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싶다면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모든 일을 합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을 기울여서 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가르치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남들이 내 앞에서 멋진 강의와 강연을 베풀어도 ‘나 스스로 들어서 배울 마음’을 끌어내야 비로소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가르치는 사람은 언제나 나일 뿐입니다. 수많은 스승이나 멋진 길잡이나 훌륭한 이슬떨이는 내 곁에서 이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일 뿐입니다. 이들이 나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스스로 나를 가르치려고 이들을 불러서 함께 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살리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살립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 머리에 ‘산소마스크’를 씌워 주어도, 내 마음이 움직여서 내 몸이 숨을 쉬도록 말을 걸지 않으면, 나는 숨을 못 쉬고 죽습니다. 내가 살려면 내가 스스로 기운을 내어 숨을 쉬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배우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배웁니다. 살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삽니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책을 읽습니다. 돈을 벌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돈을 법니다. 삶을 지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삶을 짓습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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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피는 동백꽃



  우리 집에는 동백나무가 한 그루 있다. 우리 도서관에는 동백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우리 마을에는 동백나무가 곳곳에 많이 있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동백마을일는지 모르는데, 매우 우람한 동백나무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마을을 감싸안는 뒷메인 천등산에 있는 금탑사라는 절에도 무척 우람한 동백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꽃마다 꽃이 피는 날이 다르다. 봄까지꽃이라 하더라도 같은 날에 함께 피지 않는다. 별꽃도 같은 날에 나란히 피지 않는다. 볕바른 자리에서는 먼저 피고, 볕이 덜 바른 자리에서는 나중에 핀다. 그리고, 이 꽃은 봄이 저물어 여름이 될 때까지 피니까, 차근차근 피고 진다.


  우리 마을 둘레에서 가장 일찍 핀 동백꽃이라면 언제 피었다고 해야 할까? 섣달인 12월에 피면 가장 일찍 필까? 양력으로 첫달인 1월에 피면 가장 먼저 필까? 차례를 따질 수는 없으나, 섣달로 접어든 뒤에 피는 동백꽃이 있고, 1월과 2월에 피는 동백꽃이 있으며, 3월에 흐드러지다가 4월에도 이글이글 타는 동백꽃이 있다. 가만히 보면, 우리 집 동백나무는 꽤 느즈막하게 봉오리를 터뜨린다.


  다른 고장에서는 2월에 무슨 꽃이냐 할는지 모르나, 우리 고장에서는 1월에도 12월에도 벌써 동백꽃을 보았다. 우리 도서관에 있는 동백나무를 살피니, 2월 끝자락인 요즈음에는 ‘다 지고 시든 동백꽃 봉오리’가 꽤 많다.


  꽃이 피는 철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사람들 마음결이나 마음씨도 함부로 가를 수 없다. 우리 삶은 이것이다라든지 저것이다라고 함부로 나눌 수 없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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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숲집 배움터 (2015.2.26.)



  우리 도서관에 붙일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그동안 그림을 집에만 붙였으나,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을 도서관에도 붙이자. 우리가 늘 바라보고, 우리가 늘 꿈꾸며, 우리가 늘 생각하는 숲집을 기쁘게 짓도록 온마음을 기울이자. 작은아이가 빗금을 죽죽 그은 종이에 아버지 그림놀이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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