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57. 2015.3.21. 책은 제자리에



  책돌이는 이제 ‘본 책을 제자리에 꽂기’를 할 수 있다. 혼자 스스로 할 때가 있고, 아버지가 말해 줄 적에 할 때가 있다. 스스로 책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책을 제자리에 두며, 스스로 웃고 노래하는 몸짓이란 더없이 아름답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은 스스로 하기를 차근차근 익히면서 천천히 철이 든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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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과 박태환과 ‘선처·규정’



  박태환이라고 하는 수영선수가 금지약물을 몸에 넣고 근육을 부풀려서 메달을 땄다는 혐의가 확정이 되어 자격정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리하여 그동안 딴 메달 가운데 몇 가지는 도로 물린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나는 박태환이라고 하는 수영선수가 예전에는 어떻게 메달을 땄을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다른 ‘금지약물’이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기운을 내어 메달을 땄을까? 앞으로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일구거나 누릴까?


  잘못 한 번을 했기에 삶을 끝장내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스스로 잘못을 제대로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먹으면서, 삶을 새로 지으면 된다. 그런데, 박태환 선수가 그동안 보여준 몸짓이나 말은 곰곰이 돌아보아야 하리라. 금지약물을 몸에 넣어 준 병원을 법원에 고소한 모습도 쓸쓸할 뿐이다.


  오늘까지 수영선수로 살아온 박태환이라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가? 오늘 어떤 사람으로 서려 하는가? t병원이라는 데에서 ‘금지약물’을 한 차례 맞은 것도 아니고 몇 차례 맞은 대목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왜 그래야 했을까? 도핑검사에서 한 번 안 걸렸으니 자꾸 맞아도 되었을까? 1초조차 아닌 0.1초를 다투는 운동경기에서 ‘열매(메달)’를 따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해도 되었을까?


  운동선수로 뛰려고 술과 담배를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이 꽤 많다. 술과 담배를 아예 안 해야 운동을 잘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나 스스로 내 몸을 아름답게 지키려는’ 뜻이다.


  운동선수로서 넘지 말아야 할 금을 넘었으니, 박태환 선수는 나라나 정부에서 이녁을 ‘선처’해 준다고 하더라도 이를 안 받아들이기를 빈다. 이녁 스스로 ‘규정’을 제대로 따르기를 빈다. 제대로 고개 숙일 줄 알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4348.3.2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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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규칙
숀 탠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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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95



즐겁게 노는 동안

― 여름의 규칙

 숀 탠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펴냄, 2014.10.30.



  아이들은 놀면서 스스로 틀을 세웁니다. 그때그때 새로운 틀을 세웁니다. 어느 때에는 이 틀로 놀고, 다른 때에는 저 틀로 놉니다. 왜냐하면 늘 똑같은 틀로만 하면 재미없거나 따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틀을 세우든 늘 똑같이 지키려고 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여린 아이를 괴롭히지 않기로 하고, 함께 노는 동무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빠뜨리지 않기로 하며, 놀이에서 졌다고 토라지지 않기로 합니다. 벌레 한 마리를 함부로 밟아 죽이지 않기로 하고, 꽃을 함부로 밟지 않기로 하며, 나뭇가지를 함부로 꺾지 않기로 합니다.


  어린 우리들은 이 모두 또렷이 깨닫습니다. 함께 놀다가 어느 한 사람을 누군가 괴롭히면, 놀이하는 기쁨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재미없습니다. 함께 잘 놀다가도 어느 한 사람이 빠진 줄 깨달으면 가슴 한켠이 철렁하면서 아차 싶습니다. 벌레를 함부로 죽이든 꽃을 함부로 밟든 가지를 함부로 꺾든, 이런 바보짓은 고스란히 우리한테 돌아오는 줄 느낍니다.



.. 내가 지난여름 배운 게 있어 ..





  숀 탠 님이 빚은 그림책 《여름의 규칙》(풀빛,2014)을 읽습니다. 여름 규칙이 따로 있고, 겨울 규칙이 따로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규칙이나 틀은 더 재미있게 놀려고 아기자기하게 세웁니다. 놀다 보면 규칙이나 틀이 있는지 없는지 느끼지 않는데, 다른 마을 아이하고 섞여서 놀려 하면 규칙이나 틀이 있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고작 바로 옆 마을 동무인데, 규칙이나 틀이 달라요. 그래서 그냥 놀다가는 자꾸 툭탁거리기 마련입니다.


  가만히 보면, 같은 마을 동무끼리도 먼저 규칙이나 틀을 세우지 않으면, 놀다가 또 툭탁거립니다. ‘자, 이렇게 하기로 하자’ 하고 얘기해야 하는데, 이렇게 얘기를 안 하다가 놀면서 멋대로 규칙이나 틀을 바꾸면, 서로 재미없습니다.



.. 밤새 뒷문을 열어 두지 말 것 ..





  우리는 온갖 것을 생각합니다. 우리 생각은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그대로 참말 우리한테 찾아온다고 느낍니다. 운동장만큼 커다란 새를 생각하면 참말 이렇게 커다란 새가 하늘을 덮는다고 느낍니다. 바다처럼 커다란 웅덩이를 그리면 참말 우리 앞에 커다란 웅덩이가 있어서 이를 건너지 못하리라 느낍니다.


  아무것이나 함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섣불리 아무것이나 생각했다가는 그만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이나 굴레에 갇힌다고 느낍니다. 놀이동무는 저마다 한 가지씩 규칙이나 틀을 말하는데, 내가 말하는 규칙이나 틀은 바로 나를 옥죄거나 얽맵니다.



.. 언제나 집에 가는 길을 알아 둘 것 ..



  놀이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놀이를 마친 뒤에는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마당이나 골목에서 놀 수 없습니다. 실컷 뛰놀았으니 기쁘게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집하고 너무 멀리 떨어진 데까지 나와서 놀다가는, 그만 기운이 다 빠져서 집에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놀이를 끝내고 뿔뿔이 흩어질 때가 되면 갑자기 배가 고프고 다리가 아픕니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잘 알아야 합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놀아야 합니다. 노는 동안에는 배고픈 줄 잊고, 해가 기우는 줄 모르며, 날이 추워지는 줄 알아채지 못해요. 그러니, 우리는 집 둘레에서 신나게 놀아야지요. 해가 꼴깍 넘어간 뒤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는 길을 잃을 수 있어요. 그림책 《여름의 규칙》을 넘기면서 어린 날 놀이를 하나하나 새롭게 되새깁니다. 오늘 이곳에서 어린이가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하나하나 새롭게 ‘놀이그림’을 마음속에 그리겠지요. 4348.3.2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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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63. 2015.3.9. 접시 비우기



  큰아이와 쑥을 뜯고 나서 부침개를 한다. 샛밥으로 부침개를 먹자 하니 어느새 접시가 거의 다 빈다. 출출할 적에 아이들은 말이 없고 젓가락을 재게 놀린다. 접시가 거의 빌 무렵 비로소 둘이 조잘조잘 말문이 터진다. 출출할 적에는 작은 일로도 툭탁거리지만, 배가 조금씩 차면 모든 일을 웃으면서 부드럽게 나눈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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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62. 2015.3.7. 뜨거워서 나무숟가락



  국물이 뜨거울 적에 나무숟가락을 쓰면 안 뜨겁다며 아이들이 나무숟가락으로 바꾸어서 쓰겠단다. 그러렴. 그렇지만 입술을 댈 적에 숟가락이 안 뜨거울 뿐, 국물은 똑같이 뜨겁겠지. 후후 불면서 천천히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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