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순이 12. 사진놀이는 함께 (2014.11.5.)



  사진순이가 마루에서 사진놀이를 한다. 사진돌이는 누가 곁에 찰싹 붙는다. 늘 누나 곁에 달라붙어서 이리저리 앙앙거리지만 누나만큼 멋진 놀이동무는 없다. 사진놀이를 하는 순이와 돌이 앞에 가만히 선다. “아버지를 찍자! 보라야, 우리 아버지 찍자!” 산들보라는 누나 말에 그리 재미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시큰둥하게 딴짓을 한다. 사진순이가 아버지 사진을 찍는다. “와, 보라야, 아버지 찍혔어. 여기 봐.” “어디? 어디?” 이제서야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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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3-25 00:47   좋아요 0 | URL
이 사진 넘 좋네요~~
절로 이야기가 흐르면서 벼리와 보라의 모습도~
커튼도 문창살에 붙여놓은 그림도 다~ 참으로 예쁘고 좋습니다~*^^*

파란놀 2015-03-25 06:14   좋아요 0 | URL
서로서로 고운 기운을 내뿜고
이 기운을 기쁘게 받으니
언제나 신나게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는구나 하고 느껴요~~
고맙습니다 ^^

hnine 2015-03-25 04:51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사진 쫗다는 말씀드리러 왔어요.
사진이 정지해있지 않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파란놀 2015-03-25 06:1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싱그럽게 노니까
저도
아이들을 사랑스레 찍을 수 있구나 하고 느껴요 ^^
고맙습니다~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문학과지성 시인선 178
김신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시를 말하는 시 83



시와 이곳에서

―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김신영 글

 문학과지성사 펴냄, 1996.4.25.



  나는 늘 이곳에서 바람을 마십니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도 마시고, 한들한들 부는 바람도 마십니다. 따사롭게 부는 바람도 마시며, 포근하게 부는 바람도 마셔요. 때로는 차갑게 부는 바람을 마시고, 어느 날에는 스산하게 부는 바람을 마십니다.


  어떠한 바람이든 기꺼이 마십니다. 어떤 바람이 불든 씩씩하게 마십니다. 어떻게 부는 바람이라 하더라도 고맙게 마십니다.


  왜냐하면, 나는 바람을 마셔야 살 수 있는 목숨이기 때문입니다. 나한테 밥이나 소금이나 물이 없어도 살 수 있으나, 나한테 바람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나는 밥을 달포쯤 끊거나 소금이나 물을 열흘이건 보름이건 입에도 못 댈 수 있습니다만, 바람 한 줄기는 1초라도 끊을 수 없습니다.



.. 여기 황폐한 문지방이며 무너진 흙담을 / 일으키어 내 출렁이는 바닷과 별들과 / 유성이 되어도 좋은 밤을 맞고 싶다 ..  (가벼운 섬 1)



  꽃이 핀 나무 곁에 서서 꽃바람을 마십니다. 꽃바람을 마시면서 생각합니다. 꽃바람이란 이처럼 향긋하고 놀랍구나. 꽃바람을 마시면서 나뭇줄기를 쓰다듬습니다. 네가 나한테 이렇게 놀라우면서 멋진 바람을 베풀어 주니, 너는 나한테 아름다운 님이로구나.


  꽃바람을 나누어 준 나무한테 입을 맞춥니다. 아직 꽃몽우리가 터지지 않은 나무 옆에도 서서 나뭇줄기를 살살 어루만지다가 입을 맞춥니다. 어떤 나무이든 모두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거든요.



.. 매일 내분이 이는 종로 오가 / 기독교연합회관 십층에서 나는 책을 만든다고 / 죽을 쑤는데 옆건물 기독농민회에서 머리에 붉은 두건 / 두른 전대협 예수들 연좌농성, 퇴근 시간 다되도록 일렁이고 ..  (개방 압력)



  김신영 님이 선보인 시집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문학과지성사,1996)을 읽습니다. 김신영 님이 선보인 시집에는 김신영 님이 누린 삶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김신영 님이 지은 웃음과 눈물이 드러나고, 김신영 님이 바라본 이웃과 동무가 드러납니다.


  웃음과 눈물은 좋은 웃음이나 나쁜 눈물이 아닙니다. 그저 웃음과 눈물입니다. 이웃과 동무는 좋은 이웃이나 나쁜 동무가 아닙니다. 모두 그대로 이웃과 동무입니다.


  좋은 시가 있을까요? 나쁜 시가 있을까요? 독재부역을 하지 않았으나 맹숭맹숭한 시라면, 이러한 시는 좋은 시일까요? 맛깔스럽게 빚었으나 독재부역을 한 시라면, 이러한 시는 나쁜 시일까요?



.. 소풍 가는 학생들 쏟아져내리고 / 지하철 환승역 나갈 출구가 없다 // 역은 최상의 포화 상태, 긴 줄을 세우는 거대한 / 공포의 특급 놀이시설이 된다 아무도 나갈 수 없다 / 역무원은 목이 쉰 호루라기를 쉭쉭 불어대고 ..  (환승역에서)



  이곳에서 시가 태어납니다. 다른 곳이 아닌 이곳에서 시가 태어납니다. 흔히들, 사진은 바로 오늘 이곳에서 찍는다고 말하는데, 사진만 바로 오늘 이곳에서 찍지 않습니다. 시도 바로 오늘 이곳에서 태어납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글쓴이 스스로 겪고 느끼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한숨쉬고 노래하고 춤추고 짝짓기를 한 모든 이야기가 시라는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납니다.



.. 아산만까지 따라온 詩集은 / 산보다 바다보다 넓어 보였다 ..  (復原)



  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사진을 읽을 줄 압니다. 사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시를 읽을 줄 압니다. 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만화를 읽을 줄 압니다. 만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시를 읽을 줄 압니다. 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동화를 읽을 줄 압니다. 동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시를 읽을 줄 압니다.


  그러니까, 시는 읽되 사진이나 만화나 동화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시읽기’를 겉훑기로만 한다는 뜻입니다. 사진이나 만화나 동화를 읽을 줄 아는 넋이나 마음이 될 수 있어야, 비로소 시를 읽으면서 아름답게 사랑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 새는 구름을 부르며 하늘에 오르고, / 나는 노래를 부르며 꿈에 오른다 ..  (마른 종자 활동 장치)



  문학평론을 쓰는 이들은 사진을 찍을까요? 문학비평을 하는 이들은 만화책을 읽을까요? 문학평론을 쓰는 이들은 아이를 낳아 말을 가르칠까요? 문학비평을 하는 이들은 갓난쟁이한테 젖을 물리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하면서 아이와 함께 삶을 지을까요?


  우리는 평론이나 비평을 하기 앞서 삶을 먼저 지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시를 쓰거나 읽기 앞서 삶을 먼저 가꿀 줄 알아야 합니다.


  삶이 없이는 아무런 평론이나 비평이 나올 수 없습니다. 삶을 모른다면 어떠한 시도 쓸 수 없습니다. 삶이 없다면 빈 껍데기일 뿐입니다. 삶을 모른다면 헛소리일 뿐입니다.



..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 길은 많지만 / 나는 고속도로를 탄다 / 통행료를 지불하고서 /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권한 누린다 / 신호등에 걸릴 염려 없는 곳 /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되는 곳 ..  (고속도로)



  좋은 삶은 없습니다. 좋은 시는 없습니다. 그저 삶이 있고, 그예 시가 있습니다. 나쁜 삶은 없습니다. 나쁜 시는 없습니다. 그대로 삶이요, 고스란히 시입니다.


  이곳에서 시가 태어나고, 이곳에서 시를 읽습니다. 이곳에서 시를 노래하고, 이곳에서 시를 사랑합니다. 4348.3.2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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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형사 ONE코 9
모리모토 코즈에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84



함께 일하는 사이라면

― 개코형사 ONE코 9

 모리모토 코즈에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2.15.



  모리모토 코즈에코 님 만화책 《개코형사 ONE코》(대원씨아이,2015) 아홉째 권을 읽습니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원코’라는 형사는 개코입니다. 개처럼 생긴 코가 아닌, 개처럼 냄새를 맡는 코입니다. 사람이면서 개처럼 냄새를 잘 맡아서, 냄새로 여러 가지 실마리를 풀고, 막히거나 어려운 고비를 넘깁니다. 다만, 냄새는 잘 맡는데, 이래저래 덜렁거리고, 앞을 잘 내다보지 못한 채 섣불리 덤비기도 합니다.



- “아, 그럼 당신이 원코? 어머, 귀여워라.” “네? 아잉 몰라. 선배, 지금 저 말 들으셨어요?” “옷 칭찬이잖아.” (7∼8쪽)

- “전 반장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는 거예요! 사모님이 불쌍하잖아요. 반장님의 건강을 그렇게 걱정하시는데.” “그러다가 만약 진짜 바람이라면 어쩌려고? 반장님한테 바람 피우지 말라고 말할 거야?” “당연하죠!” (17쪽)




  ‘개코형사’인 ‘원코’는 제 솜씨를 아낌없이 뽐냅니다. 냄새 하나만으로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니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다른 일은 그리 잘 하지 못합니다. 다른 형사도 가만히 보면 저마다 잘 하는 일이 있어요. 그런데 다른 형사도 잘 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누구한테나 뛰어난 솜씨가 한 가지 있으면서, 조금 어수룩하거나 많이 어설픈 대목이 있습니다. 잘 하는 솜씨는 서로 북돋우고, 어수룩하거나 어설픈 대목은 서로 감싸면서 채워 줍니다. 함께 모임이나 모둠을 이루어 돕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일을 해냅니다.



- “사람이 한 명 죽었어요. 범인은 고작 푼돈 때문에 노인을 죽인 인간이에요. 뭔가 아시면 부디 말씀해 주세요.” (57쪽)

- “아베 유타, 진짜 못 말릴 녀석이구만. 넌 지난 6년 동안 뭔가 하나라도 배운 게 없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 게냐?” “시끄러! 시끄럽다고! 네놈 때문에 그 망할 여자를 죽이지 못했어! 빌어먹을!” “그거 참 안됐군.” (72∼73쪽)




  아주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혼자 모든 일을 다 풀는지 모릅니다. 아주 빼어난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한테서 도움을 안 받을는지 모릅니다. 깊은 멧골에서 혼자 지내는 사람이라면 밥도 옷도 집고 손수 건사할 테니, 굳이 다른 사람이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그러나, 손수 삶을 지으면서 지내는 사람도 낱낱이 따지면 모든 일을 혼자 해내지는 못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해님이 비추어야 하고, 비가 와야 하며, 바람이 불어야 하고, 풀과 나무가 자라야 하며, 새와 벌레가 있어야 하고, 흙이 기름져야 하는데다가, 냇물과 샘물이 흘러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서 서로 돕고 기대는 삶을 이룹니다. 사람과 사람은 다른 이웃인 숲과 들과 온누리하고 이어지면서 서로 돕고 기대는 삶을 이룹니다.



- “새벽에 정원을 파다니 딱 봐도 이상하잖아요.” “꽃이라도 심으려던 게 아닐까?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까.” (95쪽)

-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원코가 걱정돼서 그냥 둘 수 없었던 거죠? 부럽다.” “아니거든! 너희가 바보라서 그래! 정원에 몰래 들어가서 원코한테 냄새 맡아 보라고 시킬 생각인 거 누가 모를 줄 알아?” (116쪽)





  삶을 이루는 바탕은 사랑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웃이 되어 어깨동무를 할 적에는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짝짓기 같은 살섞기가 아닌,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아낄 줄 아는 사랑입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뭇느낌이 아닌, 마음으로 손을 맞잡을 줄 아는 사랑입니다.


  개코형사가 일을 풀 적이든, 다른 형사가 실마리를 찾을 적이든, 사건이나 사고를 풀려는 뜻만으로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이웃을 믿고, 나 또한 서로 이웃이 되며, 저마다 살가운 동무가 될 수 있는 마음일 때에 함께 일을 합니다.



- “당연히 너도 원코랑 뜻을 함께하는 줄 알았거든.” “하긴 뭘해요.” “원코는 아직도 혼자서 냄새를 맡고 다니는 모양이던데.” “예?” … “그 녀석은 자신이 맡은 냄새에 확신을 가지고 있잖아? 넌 우리보다 원코와 더 오래 알고 지냈으니 그 녀석의 코를 믿고 함께 행동하는 줄 알았지.” (147∼148쪽)




  운동선수는 운동을 하는 선수입니다. 운동을 할 적에 남몰래 나쁜 짓을 한다든지 꾐수를 쓴다면, 이녁은 운동도 안 하는 셈이요 선수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여느 회사원과 공무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규칙이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 떳떳한 삶으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규칙이나 원칙이라서 지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왜 나쁜 짓을 굳이 몰래 하려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저마다 착한 마음이 되어 즐겁게 일한다면, 규칙이나 원칙이 있을 까닭이 없어요. 우리는 모두 법 없이 아름다운 삶을 이룰 때에 사랑스럽습니다. 따로 법이 없어도 아름답게 아끼고 어깨동무를 할 때에 사랑이 싹터요.


  그러니까, 법을 어긴다든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법을 어긴 잘못’이나 ‘범죄를 저지른 나쁜 일’ 때문에 붙잡혀서 감옥에 가야 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범죄자 스스로 삶을 아끼지 못하고 사랑이 없는 모습’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나쁜 짓은 언젠가 들통이 납니다. 나쁜 짓은 냄새가 나기 마련이니, 개코형사 같은 사람이 있어서 이를 샅샅이 찾아내기 마련입니다. 남몰래 숨어서 나쁜 짓을 일삼아서 성적이나 결과나 성과만 내려고 한다면, 이런 껍데기로는 내 삶조차 북돋우지 못합니다.


  꽃내음이 향긋하게 퍼질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을 걸을 노릇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이라면, 함께 삶을 지으려는 이웃이라면, 함께 사랑으로 나아가려는 동무라면, 우리는 아름다운 웃음꽃을 피울 노릇입니다. 4348.3.2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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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3) 진짜 3


미국에서도 이런 상황은 거의 진실에 가깝다. 미국에서 진짜 권력은 가장 많은 돈을 소유한 자들에게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로버트 W.맥체스니/전규찬 옮김-디지털 디스커넥트》(삼천리,2014) 48쪽


 진짜 권력은

→ 참 권력은

→ 숨은 권력은

→ 가장 큰 권력은

→ 가장 힘센 권력은

→ 가장 무서운 권력은

 …



  보기글을 보면 ‘진실(眞實)’이라는 한자말이 나옵니다. 이 낱말은 “거짓이 없는 사실”을 뜻한다고 합니다.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한다고 합니다. ‘실제(實際)’는 “사실의 경우나 형편”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래저래 돌림풀이인데, “거짓이 없는”이라는 말풀이를 헤아린다면, ‘진실·사실·실제’는 모두 ‘참’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한국말로는 ‘참’이라고 하면 되는데, 여러 가지 한자말을 자꾸 쓰는 셈입니다.


  “진실에 가깝다”라 적은 글월 바로 뒤에 “진짜 권력”이라는 글월이 나옵니다. ‘진실’도 ‘참’을 가리키고 ‘진짜’도 ‘참’을 가리킵니다. 글흐름을 살핀다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나 가장 돈이 많은 사람한테 ‘권력이 참으로 있다’는 이야기이니, “참 권력”이나 “참된 권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권력이라 할 수 있고, 이는 “숨은 권력”이라 할 수 있는 한편, “가장 큰 권력”이나 “가장 센 권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4348.3.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미국에서도 이런 모습은 거의 똑같다. 미국에서 가장 큰 권력은 틀림없이 가장 돈이 많은 이들한테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모습은 똑같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돈이 가장 많은 이들한테 가장 큰 권력이 있다


“이런 상황(狀況)”은 “이런 모습으로 다듬고, “거의 진실(眞實)에 가깝다”는 “거의 똑같다”나 “거의 똑같이 볼 수 있다”로 다듬습니다. “가장 많은 돈을 소유(所有)한 자들에게”는 “돈을 가장 많이 가진 이들한테”나 “돈이 가장 많은 이들한테”로 손질하고, “-에게 있다는 점(點)에 의심(疑心)의 여지(餘地)가 없다”는 “틀림없이 -한테 있다”나 “말할 것도 없이 -한테 있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4) 진짜 4


카토를 좋아하지만, 진짜 사랑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쿄우 마치코/한나리 옮김-미카코 5》(미우,2012) 67쪽


 진짜 사랑

→ 참된 사랑

→ 참다운 사랑

→ 참사랑

 …



  사랑이 참답다면 ‘참사랑’이라 하고, 사랑이 거짓스럽다면 ‘거짓사랑’이라 합니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는 ‘참사랑’이라 적으면 되고, “참된 사랑”이나 “참다운 사랑”이라 적으면 돼요. 또는 “사랑다운 사랑”처럼 적어 볼 수 있어요. 4348.3.24.불.ㅎㄲㅅㄱ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5) 진짜 5


스스로 만족스러운 목적을 찾아낼 줄 아는 것, 이것이 진짜 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존 테일러 개토/김기협 옮김-바보 만들기》(민들레,2005) 88쪽


 진짜 교육

→ 참된 교육

→ 참다운 교육

→ 참교육

→ 참 가르침

→ 참 배움

 …



  교육을 놓고 “진짜 교육”을 말하려 한다면, “가짜 교육”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교육이 ‘진짜’이거나 ‘가짜’라는 말은 어떤 뜻일까요. 제대로 된 교육이거나 제대로 되지 않은 교육이라는 뜻일 테지요. 참답게 하는 교육이거나 참답게 하지 못하는 교육이라는 뜻일 테고요.


  교육이라면 ‘참교육’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이와 맞물려 ‘거짓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낱말은 ‘가르침’을 뜻하니 “참 가르침”이라 적어도 어울리고, “참 배움”이라 적어 볼 수 있어요. 4348.3.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스스로 받아들일 만한 뜻을 찾아낼 줄 알기’가 바로 참교육에서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

‘스스로 기뻐할 만한 길을 찾아낼 줄 알기’가 바로 참된 배움을 이루는 한 가지입니다

‘스스로 마음에 드는 삶을 찾아낼 줄 알기’가 바로 참 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만족(滿足)스러운 목적(目的)을 찾아낼 줄 아는 것”은 “기뻐할 만한 길을 찾아낼 줄 알기”나 “받아들일 만한 뜻을 찾아낼 줄 알기”로 다듬습니다. ‘이것이’는 ‘바로’로 손볼 수 있고, “교육(敎育)의 중요(重要)한 한 부분(部分)입니다”는 “교육에서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나 “배움을 이루는 한 가지입니다”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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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3-24 21:29   좋아요 0 | URL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의 편에서 쓰는 말이니 참가르침은 괜찮은데 참배움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명사로만 볼 때요.

파란놀 2015-03-24 21:33   좋아요 1 | URL
네 그럴 수 있어요.
그저 이 보기글은 `가능성`으로만 적어 보았어요.
어떤 자리에서는 `배움`으로 써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1) 진짜 1


진짜 못 말릴 녀석이구만. 넌 지난 6년 동안 뭔가 하나라도 배운 게 없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 게냐

《모리모토 코즈에코/이지혜 옮김-개코형사 ONE코 9》(대원씨아이,2015) 73쪽


 진짜 못 말릴 녀석이구만

→ 참 못 말릴 녀석이구만

→ 아주 못 말릴 녀석이구만

→ 끔찍히 못 말릴 녀석이구만

→ 바보처럼 못 말릴 녀석이구만

 …



  나는 어릴 적에 ‘진짜·가짜’라는 낱말은 올바르지 않으니 쓰지 말라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어린 우리가 이런 말을 쓰면 낯을 찡그리면서 ‘참·거짓’으로 바로잡으라고 이르셨고, 학교(국민학교)에서도 ‘참·거짓’으로 쓰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 흐르는 동안 ‘참·거짓’으로 쓰라고 말하는 어른은 차츰 사라져서 이제 거의 안 보이고, 요즈음 어른들은 그냥 ‘진짜·가짜’라는 낱말을 널리 씁니다.


  이 보기글에 나오는 “‘진짜’ 못 말릴 녀석”은 ‘= 진짜로’를 가리키는데, ‘진짜로’는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참으로”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진짜로’는 ‘참으로’로 바로잡을 낱말인 셈입니다. 또는 ‘참말로’나 ‘꾸밈없이’나 ‘거짓없이’로 바로잡을 만합니다. 흐름에 따라 ‘참·아주·매우·몹시’나 ‘끔찍히·대단히·그지없이’로 손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진짜 지루하다

→ 영화가 참 따분하다

→ 영화가 매우 지겹다

 너 진짜 혼자서 집에 갈 거니

→ 너 참말 혼자서 집에 가니

 진짜 무지무지하게 아프다고요

→ 참말 무지무지하게 아프다고요

→ 거짓말 아니고 무지무지하게 아프다고요


  한편, ‘진품(眞品)’을 가리킨다는 ‘진짜’가 있습니다. ‘진품’은 “진짜인 물품”을 뜻한다는데, ‘진짜 1’ 말풀이를 보면 “본뜨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참된 것”으로 나옵니다. 다시 말하자면, ‘참된 것’이나 ‘거짓이 아닌 것’으로 써야 할 말을 ‘진짜’라는 낱말로 쓰는 셈입니다.


 진짜 도자기 → 참 도자기 / 참것인 도자기

 진짜 보석 → 참 보석 / 참것인 보석

 이 위조지폐는 진짜 같다 → 이 거짓돈은 그럴듯하다


  곰곰이 생각하면, 도자기나 보석이라면 모두 도자기나 보석이지, 도자기나 보석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진품·위조품’을 가린다든지 ‘진짜·가짜’를 나눈다고 한다면, ‘참된 것·시늉인 것(흉내낸 것)’을 따지려는 뜻이지 싶습니다.


  한국말사전을 더 찾아보면 1940년대 《조선어사전》(문세영 엮음)에는 ‘진짜·가짜’가 안 실립니다. 1957년에 나온 《큰 사전》(한글학회 엮음)부터 비로소 이 낱말이 실립니다. ‘-짜’라는 말끝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알 길은 없는데, 비슷한 얼개로 ‘공짜(空-)’가 있고, 이 낱말은 1940년대 한국말사전에도 나옵니다.


  곰곰이 살피면 ‘眞’이든 ‘假’이든 ‘空’이든 한자이고, 이러한 한자는 한국사람이 처음부터 쓰지 않았습니다. ‘진짜·가짜·공짜’가 쓰인 햇수는 아주 짧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자를 앞에 붙인 낱말’이 널리 퍼진 때는 일제강점기입니다. 일본사람이 쓰던 말투가 일제강점기에 물결처럼 밀려들어서 퍼졌고, 이 말투는 해방이 끝난 뒤에도 좀처럼 가시지 않았어요. 마흔 해 가까이 일본말과 일본 말투에 길든 탓에 ‘진짜·가짜·공짜’ 같은 말투는 사그라들 줄 모릅니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닌 1980년대 무렵에는 일제강점기를 겪은 어른이 매우 많았고, 이분들 가운데 ‘일본 말투’나 일본말을 몹시 못마땅해 하는 분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무렵에는 ‘진짜·가짜’뿐 아니라 ‘공짜’ 같은 말을 아이들이 쓰면 크게 나무라면서 ‘참·거짓’이나 ‘거저’로 바로잡으라고 이르셨구나 싶어요.


  “이 보석은 진짜냐 가짜냐?” 같은 말은 “이 보석은 참이냐 거짓이냐?”라든지 “이 보석은 참것이냐 거짓것이냐?”로 손볼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참것’이라는 낱말을 때와 곳에 알맞게 쓸 수 있기를 빕니다. ‘참것’과 맞물려 ‘거짓것’이라는 낱말도 새롭게 지어서 쓸 만합니다. 4348.3.2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참 못 말릴 녀석이구만. 넌 지난 여섯 해 동안 뭔가 하나라도 못 배운 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느냐


‘6년(六年)’은 ‘여섯 해’로 손보고, “배운 게 없이”는 “못 배운 채”로 손봅니다. “못했던 게냐”는 “못했느냐”로 손질합니다.



진(眞)짜

1. 본뜨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참된 것

   - 진짜 도자기 / 진짜 보석 / 이 위조지폐는 진짜 같다

2. = 진짜로

   - 영화가 진짜 지루하다 / 너 진짜 혼자서 집에 갈 거니 /

     진짜 무지무지하게 아프다고요

진(眞)짜로 :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참으로

   - 진짜로 따분하다 / 진짜로 웃고 있었다 / 진짜로 죽어 버리고 말았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2) 진짜 2


그 코를 깍, 깨물었지요. 진짜로 형인가 보려고요

《모리스 샌닥/서남희 옮김-나의 형 이야기》(시공주니어,2013) 28쪽


 진짜로 형인가 보려고요

→ 참으로 형인가 보려고요

→ 참말 형인가 보려고요

→ 형이 맞는가 보려고요

→ 형인지 아닌지 보려고요

 …



  요새는 “놀러갈까?” “진짜?” “그래, 진짜.”와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예전에는 “놀러갈까?” “참말?” “그래, 참말.”과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습니다. 훨씬 더 옛날에는 ‘진짜’라는 낱말을 쓰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 ‘참·참말·참으로’라는 낱말을 알맞게 썼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참·참말·참으로’ 가운데 하나를 넣으면 됩니다. 또는 “형이 맞는가”나 “형이 맞는가 아닌가”처럼 쓰면 됩니다. 4348.3.2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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