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살기 12호 (사진책도서관 2015.3.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사진책도서관 이야기책 ‘함께살기’ 12호를 찍었다. 지난 토요일에 택배로 집에 닿았고, 월요일부터 조금씩 부친다. 날마다 조금씩 봉투에 주소와 이름을 적은 뒤, 아이들을 이끌고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간다. 우체국 나들이는 자전거 나들이요, 이야기책을 띄우는 나들이가 되면서, 봄나들이도 된다.


  봉투에 주소와 이름을 적으면, 큰아이는 뭔가 옆에서 거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묻는다. 그래서 봉투에 이야기책 넣는 일을 맡기고, 테이프로 뒤쪽을 붙인 뒤 손톱으로 누르는 일을 맡긴다. 짐을 꾸려 우체국으로 가려는데, 큰아이가 마룻바닥에 봉투를 죽 늘어놓는다. 하나씩 깔면서 숫자를 센다. 네 나름대로 숫자놀이를 하는구나. 언제나 재미나게 놀고, 늘 신나게 뛸 수 있는 마음으로 지내면 아름답다. ‘함께살기’ 12호는 《어린이문학 생각》이다. 어린이문학을 읽으면서 삶과 넋과 말을 함께 읽도록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빈다. 어린이문학을 읽으면서 사진과 책과 도서관도 함께 읽도록 길동무가 된다면 기쁘겠다.


  사진책도서관에는 사진책뿐 아니라 온갖 책이 있다. 왜 온갖 책이 있는가 하면, 온갖 책을 두루 읽으면서 사진을 깊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요, 사진책을 읽으면서 온갖 삶을 두루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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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69) 부락/자연부락 (ぶらく, 部落, ひさべつぶらく, 被差別部落)


나라 안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든 마을들을 내 발걸음으로 찾아보고 적어도 하룻밤씩은 머물고 싶다는 것이었다 … 그 꿈은 다시 한 번 우리 나라의 모든 자연부락들을 찾아보고 그 마을들의 삶과 사랑과 꿈의 생채기를, 그 기침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곽재구-참 맑은 물살》(창작과비평사,1995) 121∼122쪽


 우리 나라의 모든 자연부락

→ 우리 나라 모든 마을



  이 보기글을 가만히 보면 ‘마을’이라는 낱말을 쓰면서 ‘자연부락’이라는 낱말도 함께 씁니다. 시골마을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자연부락’이나 ‘부락’이라는 낱말을 쓰니까, 글쓴이도 이 말을 따라서 쓸는지 모르고, 어쩌면 글쓴이가 스스로 이런 말을 먼저 쓸는지 모릅니다.


  일본말사전에서 ‘部落’을 찾아보면 “부락, 촌락, 취락”으로 풀이를 합니다. ‘部落’을 ‘부락’으로 풀이하니, 일본말사전도 참으로 엉뚱합니다. 이는 말풀이도 번역도 아니니까요. ‘thank you’를 ‘쌩큐’나 ‘땡큐’로 적는다면, 이는 말풀이도 번역도 아닙니다. 그리고, ‘촌락(村落)’이나 ‘취락(聚落)’도 올바르지 않습니다. 이런 말마디는 한국사람이 쓰지 않습니다. 일본사람이 쓰고, 더러 중국사람도 쓸 테지요.



ぶらく(部落)

1. 부락, 촌락, 취락(= 集落)

   - 山間さんかんの部落ぶらく

2. → ひさべつ(被差別)ぶらく


ひさべつぶらく(被差別部落) : 피차별 부락(江戶 시대에 최하층 신분이었던 ‘えた’ ‘非人’ 등의 자손이, 법령상 신분은 해방되었으면서도, 아직 사회적으로 차별·박해를 받아 집단적으로 살고 있는 곳. (= 部落·未解放部落)



  한국말은 ‘마을’입니다. 한국사람은 먼 옛날부터 ‘마을을 이루며’ 삽니다. 마을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나랏님이 마을을 지으라고 해서 마을을 짓지 않아요. 사람들이 스스로 저마다 보금자리를 지어서 가꾸기에, 이러한 보금자리가 하나둘 모여서 저절로 마을이 됩니다.


  마을은 저절로 생깁니다. 마을은 스스로 생깁니다. 마을은 저절로 이룹니다. 마을은 스스로 이룹니다.


  한국과 이웃한 일본에서는 ‘部落’을 ‘ぶらく(부라쿠)’로 읽습니다. 그리고, 이 일본말은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들어옵니다.


  그러면, 일본사람은 왜 한국에 이 일본말을 퍼뜨렸을까요? 일본에서는 ‘ぶらく(부라쿠)’를 ‘ひさべつぶらく(被差別部落)’와 같은 자리에서 썼어요. 일본에서는 ‘피차별부락’이 있고, ‘부락해방운동’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에 널리 있는 ‘마을’을 짓밟으면서 괴롭히려는 뜻으로 이런 ‘부라쿠(ぶらく, 部落)’를 한국에 끌어들여서 퍼뜨립니다. ‘村落’이나 ‘聚落’은 무엇일까요? 이런 낱말은 한국에 있는 마을을 ‘학술조사’를 하면서 퍼뜨립니다.



 집 . 마을 . 고을 . 고장 . 시골



  한국사람이 쓰는 말을 제대로 짚어야 합니다. 먼저 ‘집’이 있습니다. 저마다 ‘집’을 이루어 살림을 가꿉니다. 집이 모여서 ‘마을’이 됩니다. 마을이 모이면 ‘고을’이 됩니다. 고을이 모이면 ‘고장’이 됩니다. 여러 고장은 저마다 흙을 일구면서 손수 삶을 짓는 터전입니다. 이리하여 이 모두를 크게 아울러서 ‘시골’이라 합니다. ‘시골’이라는 낱말은 사람들이 손수 삶을 짓는 터전을 가리키고, 더 크게 헤아리면 옛날에 사람들이 ‘지구별’을 바라보면서 쓰던 낱말입니다. 숲과 들과 봉우리와 골짜기와 냇물이 골고루 어우러진 곳을 ‘시골’이라는 낱말로 가리켰거든요. 문학을 하거나 학문을 하는 모든 분들이 한국말을 잘 살펴서 알맞게 가려쓸 수 있기를 빕니다. 4348.3.27.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라 안에 저절로 생긴 모든 마을들을 내 발걸음으로 찾아보고 적어도 하룻밤씩은 머물고 싶다는 꿈이었다 … 그 꿈은 다시 한 번 우리 나라 모든 마을들을 찾아보고 그 마을과 얽힌 삶과 사랑과 꿈이 스민 생채기를, 그 기침소리를 듣고 싶다는 마음이다


“자연적(自然的)으로 형성(形成)된”은 “저절로 생긴”이나 “저절로 이루어진”이나 “스스로 이루어진”으로 손보고, “싶다는 것이었다”는 “싶다는 꿈이었다”로 손봅니다. “우리 나라의 모든”은 “우리 나라 모든”으로 손질하고, “그 마을들의 삶과 사랑과 꿈의 생채기”는 “그 마을과 얽힌 삶과 사랑과 꿈이 스민 생채기”로 손질하며, “듣고 싶은 것이다”는 “듣고 싶은 마음이다”로 손질해 줍니다.



부락(部落) : 시골에서 여러 민가(民家)가 모여 이룬 마을. 또는 그 마을을 이룬 곳. ‘마을’로 순화

   - 이웃 부락에서는 매달 5일에 장이 선

자연부락(自然部落) : 취락(聚落)으로서 한 무리를 이루고, 사회생활의 기초 단위가 되는 촌락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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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68) 비밀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콸콸콸 누가 수도꼭지를 틀어 놓아서 생긴 걸까? 궁금하지? 내가 이제부터 그 비밀을 말해 줄게

《장 뒤프라/조정훈 옮김-바다가 생겼대》(키즈앰,2012) 5쪽


 이제부터 그 비밀을 말해 줄게

→ 이제부터 그 수수께끼를 말해 줄게

→ 이제부터 수수께끼를 말해 줄게

→ 이제부터 숨은 얘기를 해 줄게

→ 이제부터 그 숨겨진 얘기를 해 줄게

 …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늘날 사람들은 ‘비밀’이라는 낱말을 무척 널리 씁니다. 어른도 아이도 이 낱말을 아주 널리 씁니다. 그런데, ‘비밀’은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낱말을 한국사람이 쓴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우리 삶자락에 이 낱말이 스며든 지는 그야말로 얼마 안 됩니다.


 비밀이 탄로 나다

→ 숨긴 일이 드러나다

→ 감춘 것이 알려지다

 비밀을 누설하다

→ 숨긴 일을 드러내다

→ 감춘 것을 흘리다

 절대 비밀이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 꼭꼭 숨겨야 하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 꼭 감추어야 하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비밀’은 두 가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첫째는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숨긴 일’이나 ‘감춘 것’을 한자말로 옮겨서 ‘비밀’이 됩니다. 둘째는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수수께끼’를 한자말로 옮겨 ‘비밀’인 셈입니다.


  한국말사전에서 ‘수수께끼’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복잡하고 이상하게 얽혀 그 내막을 쉽게 알 수 없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어렵게 풀이말을 달았구나 싶은데, ‘비밀’ 말풀이와 같구나 하고 느낄 만합니다.


 우주의 비밀 → 우주 수수께끼

 뇌의 비밀 → 뇌 수수께끼

 피라미드의 비밀 → 피라미드 수수께끼


  꼭 오래된 낱말을 써야 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널리 쓰는 낱말도 얼마든지 쓸 만합니다. 다만, 한 가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과 얽힌 수수께끼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누구나 즐겨쓰던 낱말이 어느 날부터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다면, 왜 이렇게 되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어떤 낱말이 툭 불거져서 널리 퍼진다면, 왜 이렇게 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비밀’이라는 한자말이 오늘날처럼 널리 쓰이기 앞서 “우주 수수께끼”라고 말했습니다. “별 수수께끼”라든지 “지구 수수께끼”처럼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우주 비밀”이라고도 않고 “우주의 비밀”이라면서 ‘-의’까지 사이에 넣어서 말합니다. 왜 이런 말투가 갑작스레 널리 퍼졌을까요?


  수수께끼는 어렵지 않습니다. ‘-의’를 붙이는 말투는 일본 말투입니다. “우주의 비밀”이라는 말투는 “宇宙の秘密”과 같이 일본사람이 쓰는 말투를 껍데기만 한글로 옮겼습니다.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뇌의 비밀”이나 “피라미드의 비밀” 같은 보기글도 일본사람이 쓰는 말투를 고스란히 ‘한글 껍데기로만 옮긴’ 말투입니다.


  한자말 ‘비밀’을 쓰든 영어 ‘미스테리’를 쓰든 다 괜찮습니다. 다만, 한국사람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언제나 ‘수수께끼’라는 낱말을 쓰면서 생각을 주고받거나 키우거나 갈고닦았다는 대목을 잊지 않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8.3.27.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콸콸콸 누가 물꼭지를 틀어 놓아서 생겼을까? 궁금하지? 내가 이제부터 수수께끼를 말해 줄게


‘수도(水道)꼭지’는 ‘물꼭지’로 손질하고, “생긴 걸까”는 “생겼을까”로 손질합니다.



비밀(秘密)

1.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

   - 비밀이 탄로 나다 / 비밀을 누설하다 / 절대 비밀이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2.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은 내용

   - 우주의 비밀 / 뇌의 비밀 / 피라미드의 비밀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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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누나 옆에서 배운다



  산들보라는 늘 누나 옆에서 배운다. 누나가 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은 산들보라는, 누나 발걸음을 고스란히 배우고, 누나 목소리를 낱낱이 배우며, 누나 웃음짓을 하나하나 배운다. 여기를 가도 누나 촐랑이가 되고, 저기를 가도 누나 꽁무니가 된다. 무럭무럭 자라면서 신나게 배우렴. 4348.3.27.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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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생겼대
장 뒤프라 글, 넬리 블루망탈 그림,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99



수수께끼 함께 풀자

― 바다가 생겼대

 장 뒤프라 글

 넬리 블루망탈 그림

 조정훈 옮김

 키즈앰 펴냄, 2012.7.13.



  드넓은 바다가 있어서 이 땅이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가 없다면 이 땅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땅만 있으면 땅이 땅으로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땅만 있으면 어떠할까요? 아마 모든 땅은 쩍쩍 갈라지면서 메마르겠지요. 드넓은 바다가 햇볕을 드넓게 맞아들여서 따스하게 흐르기에 모든 땅이 싱그러우면서 푸르게 춤출 테지요.


  깊은 바다가 있어서 이 땅이 있습니다. 깊은 바다가 없다면 이 땅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땅만 있으면 땅에서 새로 나오는 갖가지 쓰레기와 주검은 갈 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땅만 있으면 어떠할까요? 아마 모든 땅은 썩고 찌들면서 죽음수렁이 되겠지요. 깊은 바다가 ‘땅에서 생긴 모든 쓰레기와 주검’을 빗물로 씻고 냇물로 쓸어서 바다로 흘러오도록 하기에 모든 땅에 기름지면서 해맑게 노래할 테지요.



..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콸콸콸 누가 수도꼭지를 틀어 놓아서 생긴 걸까? 궁금하지? 내가 이제부터 그 비밀을 말해 줄게 ..  (5쪽)




  장 뒤프라 님이 글을 쓰고, 넬리 블루망탈 님이 그림을 그린 《바다가 생겼대》(키즈앰,2012)라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바다가 생긴 바탕을 짤막하면서 재미있고 뜻깊게 보여주려는 그림책입니다. 온갖 인문지식이나 철학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너르면서 깊게 바다와 삶과 별과 온누리를 밝히려는 그림책입니다.



.. 잠깐, 바위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그건 말이야 ..  (12쪽)



  그림책 하나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글 몇 줄과 그림 몇 점으로 얼마든지 이야기를 지어요. 그림책 둘은 아주 놀랍습니다. 글 두어 줄과 그림 한두 점으로 끝없는 이야기를 펼쳐요. 그림책 셋은 아주 아름답습니다. 글 한두 마디와 그림 한 점으로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나누어 주지요.




..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마시는 물도 아주 먼 우주에서 날아온 거야. 정말 놀라운 비밀이지 ..  (16쪽)



  지구라는 별을 이루는 모든 이야기는 그야말로 수수께끼입니다. 바다도 수수께끼이고, 흙도 수수께끼입니다. 해와 달도 수수께끼일 테고, 풀과 나무도 수수께끼예요. 이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까요? 과학으로 풀까요? 종교나 철학으로 풀까요? 학문이나 역사로 풀까요?


  아니에요. 이 모든 수수께끼는 바로 우리 ‘생각’으로 풀어요. 생각이 없으면 어떤 수수께끼도 풀 수 없습니다. 왜 그러할까요? 이 또한 수수께끼인데, 이 수수께끼를 ‘생각’해 보셔요. 우리가 생각을 해야 수수께끼를 풀 수 있어요.


  과학 실험도 ‘생각’이 낳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으리라 하고 생각을 해야, 무엇을 실험할는지 알 수 있고, 바라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생각을 하는 내’가 있기에 모든 과학과 수학과 철학이 태어납니다. 생각이 없다면 아무것도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리하여, ‘관찰자’와 ‘양자’라는 두 가지를 맞물려 놓으면서 밝히는 참다운 과학인 양자물리학이 오늘날 새롭게 깨어났습니다. 그림책 《바다가 생겼대》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찾을’ 때에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는 조그마한 실마리를 넌지시 들려줍니다.




.. 오늘은 그만 자는 게 어때? 내일 다시 그 비밀을 말해 줄게 ..  (20쪽)



  그런데, 그림책 《바다가 생겼대》는 더 이야기해 주지 않아요. 오늘은 그만 자자고 말합니다. ‘굵고 짧으면’서 재미나고 알차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야말로 깔끔하게 끝맺습니다. 오늘은 그만 자고, 이튿날 새 이야기를 들려주겠노라 말합니다.


  장 뒤프라 님과 넬리 블루망탈 님이 엮은 다른 그림책도 만날 수 있을까요? 틀림없이 뒷이야기가 다른 그림책으로 더 있으리라 느끼는데, 《바다가 생겼대》 다음으로 흐를 새로운 이야기도 만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그림책이 나올 수 있어도 반갑고, 새로운 그림책이 나올 수 없으면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겠지요. 바다와 얽힌 수수께끼를 풀었다면, 흙과 나무와 꽃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우리가 스스로 풀고, 온누리와 별하고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야지요.


  생각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슬기롭게 생각을 기울이면 우리는 누구나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을 살찌우고 북돋우면서 멋진 넋을 빛내는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자랍니다. 예쁜 그림책을 길동무로 삼으면서. 4348.3.27.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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