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04] 스스로 서기



  바람을 마시며 선다

  하늘과 함께

  이 땅에서



  아이가 스스로 서도록 삶을 보여주고 사랑스레 살 수 있으면 아름다운 어버이 노릇이 되리라 생각해요. 아이가 씩씩하게 서도록 사랑을 물려주고 아름답게 살림을 가꿀 수 있으면 슬기로운 어버이 구실을 하리라 생각해요. 아이가 기쁘게 노래하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고 포근하게 어루만질 수 있으면 너그러운 어버이 길을 걸으리라 생각해요. 4348.3.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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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님이 '고무신' 이야기를 여쭈셔서

문득 생각해 보니,

고무신 이야기로 글을 써 보면

재미있겠다고 여겨

고무신을 신는 즐거움을 한 번 적어 봅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마음을 건드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


..


고무신과 책읽기



  도시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에 고무신을 신을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도시에서도 틀림없이 고무신을 팔았을 테지만, 내 어버이가 나한테 고무신을 신으라고 사서 신긴 일이 없고, 내 동무 가운데 고무신을 신은 아이도 없습니다. 동네에서도 고무신을 발에 꿴 사람을 볼 수 없었어요. 어쩌다가 시골에 갔을 적에만 드문드문 고무신을 보았을 뿐, 이 신을 딱히 내가 신어야 한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2003년에 이르러 비로소 고무신을 처음으로 신습니다. 이무렵부터 시골에서 일을 했기에 ‘시골에서 흙을 밟으며 지내는 시골사람’이라면, 운동신이나 가죽신이 아닌 고무신을 발에 꿰어야겠다고 느꼈어요. 저절로 고무신을 찾았습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시골에서는 다른 신을 신으면 퍽 성가십니다. 으레 흙길을 다니고 숲길을 걸으니 운동신이나 가죽신은 안 어울립니다. 고무신은 흙이 잔뜩 묻어도 털기에 수월하고 빨기에도 쉽습니다. 게다가 고무신은 빨고 나면 곧 말끔하게 말라요.


  무엇보다 고무신은 신바닥이 아주 얇습니다. 그래서 고무신을 발에 꿰고 걸으면 땅바닥을 발바닥으로 짙게 느낄 수 있어요. 고무신을 한 번 꿴 뒤로는 이 느낌이 아주 사랑스럽고 즐거워서 다른 신을 꿸 생각을 한 번도 안 합니다.


  시골에서는 시골스러운 흙바닥이 살갑습니다. 도시에서는 도시다운 딱딱한 바닥이 차갑습니다. 살가운 시골바닥을 느끼면서 노래하고, 차가운 도시바닥을 느끼면서 춤을 춥니다. 어느 곳에서든 이 지구별을 느끼도록 북돋우는 고무신이기에, 내 발은 늘 고무신차림이요, 내 몸은 언제나 고무신과 함께 노래합니다. 4348.3.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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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42 이것 저것 그것


  한국말에는 ‘이·그·저’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 말에도 ‘이·그·저’를 가리키는 낱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처럼 ‘이·그·저’가 넓게 가지를 치면서 쓰이는 말은 없다고 느낍니다. 참말 한국말에서는 ‘이·그·저’를 붙여서 온갖 것을 다 나타냅니다. 맨 먼저 ‘이것·저것·그것’이 있어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대목이 하나 있는데, 낱으로 가리킬 적에는 ‘이·그·저’라 하는데, 이 말마디 뒤에 다른 말을 붙이면 ‘이·저·그’로 앞뒤가 바뀝니다.

 이것 저것 그것
 이이 저이 그이
 이곳 저곳 그곳
 이때 저때 그때
 이날 저날 그날
 이쪽 저쪽 그쪽

  곰곰이 생각하면 이 실마리를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언제나 ‘이’ 하나입니다. ‘이’는 바로 ‘나’입니다. 처음에는 언제나 ‘하나’요 ‘이’이며 ‘나’입니다. ‘처음’에 ‘하나(이·나)’가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움’이 싹트고 ‘다른 하나(둘)’가 나오면서 ‘너’가 됩니다. 둘만 놓고 본다면 ‘이것’과 ‘그것’입니다. 이것과 그것은 ‘이때’와 ‘그때’이며, ‘이때’는 ‘오늘’이요, ‘그때’는 ‘어제’입니다. 처음 두 가지는 “오늘과 어제”입니다. 그래서, 둘만 놓고 헤아릴 적에는 “이와 그”입니다.

  “이와 그(오늘과 어제)”일 때에는 아직 안 움직입니다. 하나에서 다른 하나가 나와서 “너와 나”로 되었을 뿐입니다. 이제, 너와 나 사이를 이으면서 새롭게 한 걸음을 내딛을 숨결이 찾아듭니다. 새로운 씨앗이 너와 나 사이에 놓여요. 이리하여, 비로소 ‘저’가 나오고, 저(저것·저곳·저때)는 바로 ‘모레(앞날)’입니다. 이리하여, 이와 그는 처음에 ‘이·그·저’였으나, 이내 ‘이것·저것·그것’으로 자리를 바꾸어요. 오늘(이)이 모레(저)로 가면서 어제(그)가 되거든요.

  나와 너가 있기에 ‘우리’가 태어납니다. 나와 너가 있어서 둘은 ‘우리’로 거듭납니다. 한국말에서는 오직 두 사람이어도 ‘우리’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라는 낱말은 처음부터 너와 나를 아우르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니와 나 둘이 있을 적에 “우리 언니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어머니와 나 둘이 있을 적에도 “우리 어머니입니다” 하고 말하지요. 게다가 내가 혼자서 사는 집을 말할 적에도 “우리 집입니다” 하고 말해요. 혼자 사는 집이 왜 “우리 집”인가 하면, 이 말을 듣는 사람(너)과 나(말하는 쪽)를 아우르기에 ‘우리’가 되거든요.

  오늘(이)과 어제(그)가 모이기에(만나기에) 모레(저)가 태어납니다. 오늘과 어제를 이어서 모레로 나아갑니다. 나와 너는 우리가 되어 아름다운 숨결로 거듭납니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기쁜 넋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4348.3.2.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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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210) 시작 1


밖으로 나가자 하늘도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했다 … 아직 잠이 덜 깬 경비에게 일러두고, 병원으로 가는 논두렁길을 걷기 시작했다

《야마모토 토시하루-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달과소,2003) 20쪽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했다

→ 조금씩 환해진다

→ 조금씩 밝아진다

 …



  나는 어릴 적에 “노래 시작했다 노래 끝났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놀곤 했습니다. 누군가 노래를 시키는데 딱히 부를 노래가 없거나 장난을 치고 싶으면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준비, 시이작!” 하고 외치면서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 ‘시작’이라는 낱말을 듣고 새기고 말하고 썼는지 잘 모르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둘레에서 익히 말했고 손쉽게 들었습니다.


 노래 불렀다가 노래 끝났다

 자, 달려!


  나는 어릴 적에 왜 “노래 불렀다가 노래 끝났다”처럼 말하면서 놀지 못했을까요? 어릴 적에 “자, 달려!” 하고 말하기도 했는데, 왜 “준비, 시작”이나 “준비, 땅”이나 “요이, 땅” 같은 일본말을 써야 했을까요? 왜 예전에는 이런 일본말을 제대로 짚거나 바로잡아 주는 어른을 찾아보기 어려웠을까요?


  어느 때에는 ‘시작’이라는 말이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불렀으며 장난과 놀이를 즐겼습니다. “시작과 끝”이라고들 말하기도 하지만 “처음과 끝”이라고도 말합니다. “공연이 시작되었어”라고도 말했지만 “공연을 해”라고도 말했습니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나 “시작도 끝도 없다”처럼 쓰는 분이 많지만,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나 “처음도 끝도 없다”처럼 쓰는 분이 있고, “수업을 한다고 알리는 종소리”처럼 쓰는 분이 있습니다.


 논두렁길을 걷기 시작했다

→ 논두렁길을 걸었다

→ 논두렁길을 걷기로 했다

→ 논두렁길을 걸어 보았다


  한국사람이 일본말을 쓴다고 해서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말뿐 아니라 영어나 프랑스말이나 중국말을 섞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사람이 이웃이나 동무한테 한국말이 아닌 외국말을 섣불리 섞어서 쓴다면, 서로 못 알아들을 수 있어요. 때로는 지식 자랑이 될 수 있어요. 그러면, ‘바이바이’처럼 무척 널리 쓰는 영어나 ‘시작’처럼 매우 널리 쓰는 일본 한자말은 어떤 말이 될까요?


 이야기가 시작되다 → 이야기를 하다 / 이야기를 열다

 회의가 시작되다 → 모임을 하다 / 모임을 열다

 곧 학기가 시작하면 바빠질 것이다

→ 곧 새 학기가 되면 바쁘다

 날이 어둡기 시작했다 

→ 날이 어두워진다

→ 날이 어둑어둑진다

 날이 밝기 시작한다 → 날이 밝는다


  한국말에서는 따로 ‘시작’을 붙이지 않고 ‘하다’ 꼴로 씁니다.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가 아닌 “밥을 먹습니다”이고, “길을 가기 시작한다”가 아니라 “길을 간다”입니다. “이제 막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가 아니라 “이제 막 이야기를 듣는데”예요.


 처음 . 첫

 첫끈 . 첫삽 . 첫머리 . 첫술 . 첫발


  때와 곳을 살펴서 ‘처음’이나 ‘첫’ 같은 말을 넣을 수 있습니다. ‘첫끈’이나 ‘첫삽’이나 ‘첫머리’나 ‘첫술’이나 ‘첫발’ 같은 말을 넣어도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맨 처음”을 가리키는 ‘꽃등’이라는 오래된 한국말도 있습니다.

곰곰이 헤아리고 살펴서 알맞게 쓰면 됩니다. 4337.4.24.흙/4342.6.19.쇠/4348.3.28.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밖으로 나가자 하늘도 조금씩 환해진다 … 아직 잠이 덜 깬 지킴이한테 일러두고, 병원으로 가는 논두렁길을 걸었다


지키는 사람을 가리켜 한자말로 ‘경비(警備)’로 적습니다. 우리는 ‘경비는 경비일 뿐’이라고 여기지만, 경비 같은 낱말을 쓴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경비원(警備員)’도 그렇고, ‘수위(守衛)’도 그렇습니다. 그나마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두고는 ‘등대지기’라고 이야기합니다. ‘등대경비’나 ‘등대경비원’처럼은 쓰지 않습니다. 이러한 우리 말투와 말씨를 헤아리면서 ‘건물지기’나 ‘건물지킴이’, 또는 ‘학교지기’나 ‘학교지킴이’, 아니면 ‘바다지기’나 ‘바다지킴이’ 같은 말을 쓸 수 있습니다. ‘산림감시원(山林監視員)’이 아닌 ‘산지기’나 ‘산지킴이’나 ‘숲지기’나 ‘숲지킴이’ 같은 이름을 빚어내어 쓸 수 있습니다. 단출하게 ‘지킴이’나 ‘지기’라고만 써도 잘 어울립니다.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 공연 시작 / 업무 시작 /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 시작도 끝도 없다 /

     이야기가 시작되다 / 회의가 시작되다 /

     이제 곧 학기가 시작하면 바빠질 것이다 / 날이 어둡기 시작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820) 시작 2


내가 뒤늦게 글쓰기라는 걸 시작하여 체험수기류의 잡문이나마 열정을 가지고 끼적일 수 있었던 건 내 팍팍한 삶에서 빚어지는 나와 세상의 긴장감 덕이었다

《김규항-비급 좌파》(야간비행,2001) 179쪽


 뒤늦게 글쓰기라는 걸 시작하여

→ 뒤늦게 글쓰기라는 걸 해서

→ 뒤늦게 글쓰기라는 걸 알아서

→ 뒤늦게 글이라는 걸 써서

→ 뒤늦게 글이랍시고 써서



  뒤늦게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고, 뒤늦게 배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뒤늦게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 있고, 뒤늦게 나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뒤늦게 해서”라고만 적으면 되고, “뒤늦게 알아서”라고 적어도 됩니다. ‘처음으로’를 꾸밈말처럼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4337.8.6.쇠/4348.3.28.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내가 뒤늦게 글쓰기라는 걸 해서 내 삶을 어쭙잖게나마 힘을 내고 끼적일 수 있던 까닭은 내 팍팍한 삶에서 나와 세상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었다


“체험수기(體驗手記)류(類)의 잡문(雜文)이나마”는 “내 삶을 어쭙잖게나마”나 “내 이야기를 어설프게나마”로 손보고, “열정(熱情)을 가지고”는 “힘을 내고”나 “씩씩하게”나 “기운차게”나 “힘껏”이나 “다부지게”로 손봅니다. “있었던 건”은 “있던 까닭은”으로 손질하고, “내 팍팍한 삶에서 빚어지는 나와 세상의 긴장감(緊張感) 덕(德)이었다”는 “내 팍팍한 삶에서 나와 세상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었다”나 “내가 팍팍하게 살며 세상과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었다”로 손질해 줍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826) 시작 3


그는 20대에 접어들면서 아르헨티나의 여러 지방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한다 … 비올레따는 유년시절부터 기타와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다

《배윤경-노동하는 기타 천일의 노래》(이후,2000) 61, 63쪽


 여러 지방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한다

→ 여러 곳을 떠돌아다닌다

→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다

 기타와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다

→ 기타와 노래를 배운다

→ 기타와 노래를 배웠다

 …



  말끝을 늘이면서 ‘시작’을 붙입니다. 말끝을 늘이면서 ‘것’을 붙이는 말씨하고 비슷합니다. 말끝을 늘이고 싶다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 하겠다면 이렇게 할 노릇이지만,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기로 한다”라든지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기로 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더 생각해 본다면, “떠돌아다니며 지냈다”나 “떠돌아다니며 살았다”나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다”나 “떠돌아다니며 사람들하고 어울렸다”처럼 쓸 수 있어요. 말끝을 늘이려 한다면, 이야기가 될 말을 붙여야 합니다. 기타를 배운 일을 나타낼 적에도 이와 같아요. “기타와 노래를 차근차근 배웠다”라든지 “기타와 노래를 하나하나 배웠다”라든지 “기타와 노래를 즐겨 배웠다”라든지 “기타와 노래를 둘레 어른들한테서 배웠다”처럼 말끝을 늘이면 됩니다. 4337.8.22.해/4342.6.19.쇠/4348.3.28.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는 스무 살로 접어들면서 아르헨티나 여러 곳을 떠돌아다닌다 … 비올레따는 어릴 적부터 기타와 노래를 배웠다


‘20대(二十代)에’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스무 살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여러 지방(地方)”은 “아르헨티나 구석구석”이나 “아르헨티나 여러 곳”이나 “아르헨티나 이곳저곳”으로 손질하고, ‘유년시절(幼年時節)’은 ‘어릴 때’나 ‘어릴 적’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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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 - 우물쭈물 기웃대는 당신을 위한 마법의 주문
샬롯 리드 지음, 최고은 옮김 / 샨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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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182



하늘을 마시는 우리 목숨

―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

 샬롯 리드 글·그림

 최고은 옮김

 샨티 펴냄, 2015.3.17.



  하늘을 마시는 목숨입니다. 모든 사람은 누구나 하늘을 마십니다. 사람은 ‘숨’을 쉰다고 하는데, 숨이란 언제나 하늘입니다. 하늘을 흐르는 바람입니다. 하늘을 마시고 바람을 마시기에 숨을 쉰다고 합니다. 하늘바람을 마시기에 목숨입니다.


  풀과 나무와 꽃도 하늘바람을 마십니다. 지구별에 있는 모든 목숨은 하늘바람을 마십니다. 하늘이 바람이고 바람이 하늘입니다. 그리고, 우리 몸을 감돌면서 새 기운을 나누어 주는 숨이 하늘이면서 바람입니다.


  하늘을 마시는 사람은 하늘님(하느님)입니다. 바람을 마시는 사람은 바람님입니다. 하늘이요 바람으로 늘 새롭게 깨어나는 목숨이 바로 사람이로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일이든 꿈을 꿀 수 있고, 꿈으로 짓는 모든 일을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이룰 수 있는 줄 알아차립니다.



-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보다 기적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신날 거야. (7쪽)

- 만약 네가 그 과정을 즐기지 않는다면, 목표를 이룬다 해도 무의미할 거야. (19쪽)

- 지혜로운 사람이란 절망의 바닥까지 여행한 뒤 세상에 줄 선물을 가지고 돌아오는 사람들이야. (27쪽)

- 어느 누구도 현대의 삶이 바빠야 한다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네 삶의 속도는 네가 만들기 나름이야. (43쪽)





  꿈을 생각으로 짓는 사람은 꿈을 이룹니다. 꿈을 안 짓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이룹니다. 지을 꿈이 없으니 지을 삶이 없습니다. 지을 꿈이 있을 적에 스스로 길을 열어 삶을 활짝 열어젖힙니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한테는 꿈이 태어날 겨를이 없습니다. 내가 하려는 일을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일 때에 비로소 꿈이 태어날 자리가 열립니다.


  학교를 다니며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삶을 돌아보면서 배워야 합니다.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제대로 바라보면서 배워야 합니다.



- 깊숙이 파다 보면 모든 것의 근원에 사랑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될 거야. (50쪽)

- 진정한 자유를 맛보려면, 상황을 컨트롤하려고 하지 마! (63쪽)

- 두려움, 결핍 따위는 과거의 것으로 흘려보내. (77쪽)

- 학교에서는 배운 적 없는 방정식. 단순함 + 균형감 = 행복. (83쪽)




  샬롯 리드 님이 쓴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샨티,2015)를 읽습니다. 이 책은 샬롯 리드 님이 스스로 겪은 모든 일을 바탕에 두면서 짤막하게 쓴 글과 단출하게 붙인 그림으로 엮습니다. 남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샬롯 리드 님이 스스로 깨달은 이야기입니다. 남이 알려준 슬기가 아니라, 샬롯 리드 님이 스스로 알아차린 슬기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한테 기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네가 나한테 기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사회라는 곳은 사람이 서로 어우러지는 곳이라 하지만, 우리는 누구한테도 기댈 까닭이 없습니다. 참말, 사람은, 아무한테도 기대야 하지 않습니다. 오직 내가 스스로 할 뿐이고, 오직 내가 스스로 지을 뿐이며, 오직 내가 스스로 깨달을 뿐입니다.



- 자기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렴. (91쪽)

- 직관력은 근육과 같아. 자주 쓰면 쓸수록 더욱 튼튼해지지. (103쪽)

- 원치 않는 걸 거절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겠어? (109쪽)

- 기억해, 넌 언제든 우주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어. (139쪽)




  너와 나는 서로서로 기댈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할 뿐입니다. ‘기대기’와 ‘어깨동무’는 다릅니다. 한 사람이 몹시 아파서 드러누워 지낸다 하더라도 ‘기대기’가 아닙니다. ‘어깨동무’를 합니다. 도움을 주거나 받는 일은 ‘기대기’가 아니라 ‘서로 하나가 되는 어깨동무’입니다. 몸으로도 어깨를 겯고, 마음으로도 어깨를 겯어요. 내가 너보다 더 있어서 선물하는 몸짓이 아니고, 내가 너보다 덜 있어서 선물받는 몸짓이 아니라, 언제나 오롯이 따스한 사랑을 나누는 몸짓입니다.


  우리는 ‘이웃돕기’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이웃사랑’입니다. 그래서 ‘불우이웃돕기’ 같은 몸짓으로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말로는 하나도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왜 그러할까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말은 처음부터 ‘도움 받는 사람’을 낮게 내리깔기 때문입니다. 서로 동무로 여기고 이웃으로 느껴서 사랑을 나누려 한다면 ‘이웃돕기’를 하지 않습니다. 참말 그렇지요. 사랑을 나누려 하는 사람은 ‘이웃사랑’을 합니다. ‘사랑’과 ‘돕기’는 바탕도 몸짓도 넋도 모두 다릅니다.



- 영혼은 강아지와 같아서 자연에서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147쪽)

- 넌 이미 무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되고 싶은지 다 알고 있고, 네 문제에 대한 답도 알고 있어. 네가 영혼을 가진 이유가 그거 말고 달리 뭐가 있겠어? (153쪽)

- 사랑은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야. (179쪽)

- 꿈은 정말 이루어져. (234쪽)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를 쓴 샬롯 리드 님은 ‘우리를 도우려는 뜻’에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오직 샬롯 리드 님 스스로를 일으켜세워서 활짝 웃으려는 몸짓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바로 글쓴이 스스로 살리는 글과 그림이기에, 이 글과 그림은 이웃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사랑으로 피어날 수 있습니다.


  책이란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너보다 더 많은 일을 겪었기에, 이 일을 바탕으로 너한테 가르쳐 주려고 한다면, 책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너보다 학교도 많이 다니고 책도 많이 읽었기에, 너보다 많이 쌓은 지식을 너한테 알려주려고 한다면, 책이 될 수 없습니다.


  책이 책다울 수 있으려면, 언제나 사랑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책을 책으로 여겨 기쁘게 가슴에 안으려면, 언제나 사랑이 가득하여 사랑을 주고받는 이야기꽃이 되어야 합니다.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를 읽는 이웃님이라면 아마 다 알리라 느껴요. 무엇을 아느냐 하면,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 알 테지요? 무엇을 알까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주 쉽고 홀가분한 말마디’입니다. 우리가 모를 수 없는 말마디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와 힘들다는 핑계와 가난하다는 핑계로 이 말마디를 등지면서 지내기 일쑤입니다. ‘다 안다’고 하지만, 막상 어느 한 가지조차 ‘삶으로 누리지’ 않는 말마디라고 할까요. 차근차근 가슴으로 새기면, 모든 아름다운 말은 내 삶으로 태어납니다. 4348.3.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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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3-2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내주신 함께살기책 잘 받았습니다. ^-^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파란놀 2015-03-28 16:10   좋아요 0 | URL
아, 즐겁게 누리셔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