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19. 놀이터 나들이



  우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면소재지 학교에 간다. 우리는 놀이터를 찾아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학교 나들이를 간다. 여덟 살 사름벼리는 처음 초등학교에 갔던 날을 가끔 떠올린다. 아침에 일산 할머니와 전화로 이야기를 하는데, 할머니한테 “벼리 학교에 한 번 가 봤는데, 답답했어.” 하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뛸 수 없고, 책상맡에 꼼짝없이 있어야 하는데다가, 조잘조잘 떠들어도 안 되고, 보고픈 책을 아무 때나 볼 수 없으며, 그리고픈 그림도 아무 때나 그릴 수 없고, 골마루나 운동장을 하루 내내 실컷 뛰거나 달리면서 놀 수 없으니, 우리 아이한테는 학교가 더없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는 아이한테 무엇을 가르치려 하는가? 우리는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가르쳐야 하는가? 아이를 학교라고 하는 건물에 가두어 ‘놀이’를 모두 빼앗지 않는가? ‘중간놀이 시간’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아주 괴로워서 죽으려고 하는 몸부림을 겨우 엿보고는 그나마 이렇게 숨통을 틔워 놓을 뿐 아닌가?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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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4) -의 : 솜씨의 좋고 나쁨


연장 없이는 솜씨의 좋고 나쁨도 없는 것입니다

《니시오카 쓰네카즈/최성현 옮김-나무에게 배운다》(상추쌈,2013) 67쪽


 솜씨의 좋고 나쁨도 없는

→ 솜씨도 좋고 나쁨이 없는

→ 솜씨가 좋고 나쁨도 없는

 …



  이 보기글에서는 토씨를 알맞게 붙이지 못했습니다. ‘-의’가 아닌 ‘-도’나 ‘-가’를 붙여야 올바릅니다. 말차례를 바꾸어 “연장 없이는 ‘좋고 나쁜 솜씨도’ 없습니다”처럼 쓸 수 있어요. “좋거나 나쁜 솜씨”로 써도 잘 어울립니다. 4348.3.2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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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없이는 솜씨가 좋거나 나쁠 수도 없습니다

연장 없이는 솜씨도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없는 것입니다”는 “없습니다”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6) -의 : 사랑의 노래


귀에서는 수천 명의 큐피드가 불러 주는 사랑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로알드 알/지혜연 옮김-아북거 아북거》(시공주니어,1997) 76쪽


 사랑의 노래

→ 사랑노래

→ 사랑스러운 노래

→ 사랑 가득한 노래

→ 사랑 넘치는 노래

 …



  한국말사전에 ‘사랑노래’라는 낱말은 안 나옵니다. 그러나 ‘봄노래’나 ‘꽃노래’ 같은 낱말은 나옵니다. ‘-노래’를 뒷가지로 삼아서 얼마든지 새로운 낱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봄노래’뿐 아니라 ‘여름노래’와 ‘가을노래’ 같은 낱말을 지을 만하고, ‘꽃노래’뿐 아니라 ‘풀노래’와 ‘숲노래’ 같은 낱말을 지을 만해요.


  ‘사랑노래’를 부르고, ‘마음노래’를 부릅니다. 사랑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고, 사랑이 출렁이는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꿈꾸는 노래를 불러요.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면 ‘기쁨노래’요, 마음을 무지개로 채우면 ‘무지개노래’이고, 동무들과 신나게 놀면 ‘놀이노래’입니다. 4348.3.29.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귀에서는 수천 큐피드가 불러 주는 사랑노래가 울려퍼졌다


“수천 명(名)의 큐피드”는 “수천 큐피드”로 손질하고, “울려퍼지고 있었다”는 “울려퍼졌다”나 “울려퍼진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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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33. 무당벌레하고 (15.3.15.)



  쑥을 뜯으며 놀던 시골순이가 마른 풀줄기에 무당벌레를 얹어서 보여준다. “아버지, 여기 봐요. 무당벌레예요. 예쁘지요? 얘가 자꾸 움직여서 등딱지에 있는 점이 몇 개인지 셀 수 없어. 가만히 있지를 않아.” 무당벌레하고 한참 논 시골순이는 “자, 이제 풀밭에 내려놓아야지. 잘 가. 다음에 또 놀자.”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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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3-29 09:31   좋아요 0 | URL
귀여워요^^
무당벌레 등에 점을 책으로만 배웠습니다. ㅋㅋ
다음에는 직접 세어보고싶네요^^

파란놀 2015-03-29 09:48   좋아요 1 | URL
점을 세다 보면 무당벌레가 늘 움직여요.
아주 재빠르게 세야
비로소 셀 수 있습니다~~
 
아북거, 아북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3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책 읽는 삶 89



네 짝님 마음을 아니?

― 아북거 아북거

 로알드 달 글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7.11.14.



  사귀고 싶은 동무가 있으면 온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귀고 싶은 동무한테 다가서고 싶으면 그 동무가 좋아하거나 바라거나 꿈꾸는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귀고 싶은 동무더러 ‘무턱대고 나한테 따라오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함께 걷는 길을 생각해야 하고, 함께 노래하는 길을 살펴야 하며, 함께 사랑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어울리는 동무가 있으면 따사롭게 마주해야 합니다. 함께 노는 동무더러 무턱대고 나를 따라오라 할 수 없습니다. 나 혼자만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없고, 나 혼자만 맛난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함께 즐길 놀이를 생각할 노릇이고, 함께 나눌 밥을 헤아릴 노릇입니다.


  그러니까, 두 나라가 서로 이웃이 되려고 하는 때를 헤아려 보셔요. 한쪽 나라가 다른 나라더러 ‘너희 나라는 나빠!’ 하고 외치면 두 나라가 이웃이 될 만할까요? 한쪽 나라가 다른 나라더러 ‘너희 나라는 나빠서 우리가 군대를 이끌고 짓밟아 주겠어!’ 하고 외치면 두 나라는 이웃이 될 수 있을까요?



.. 문제는, 실버 부인이 열렬히 사랑을 쏟아붓는 상대가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그 상대는 바로 알피하고 불리는 조그만 거북이었다 … 호피 씨는 거북이 되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거북이 된다는 것이, 매일 아침 실버 부인이 자기에게 다정다감한 말을 속삭이며 등을 어룸나져 주는 것을 뜻한다면 말이다 ..  (16∼17, 18쪽)



  로알드 달 님이 빚은 어린이문학 《아북거 아북거》(시공주니어,1997)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아북거 아북거》에는 두 사람이 나옵니다. 웃집에는 호피 아저씨가 있고, 아랫집에는 실버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이웃으로 지냅니다. 사이좋은 이웃인데, 호퍼 아저씨는 실버 아주머니하고 ‘이웃으로만 지내기’보다 한집을 이루어서 살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호퍼 아저씨는 실버 아주머니하고 함께 한집에서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합니다.



.. “이게 다 무슨 소리예요? 외국어인가요?” 실버 부인은 어안이 벙벙해져 물었다. “거북들의 말이죠. 거북들은 무엇이든지 거꾸로 하는 동물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말도 거꾸로 써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군요. 정말 대단하세요. 그런데 ‘쑥쑥’이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있네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실버 부인이 물었다. “‘쑥쑥’이라는 말은 어느 언어에서나 대단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단어랍니다.” ..  (32, 34쪽)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한집 사람’이 될까요? 둘은 어떻게 해야 ‘이웃집 사람’에서 ‘한집 사람’으로 거듭날까요? 네, 두 사람이 한마음이 되면 ‘한집 사람’이 될 테지요. 먼저 한 사람부터 다른 한 사람 마음을 읽고, 다른 한 사람 마음으로 따사롭게 다가설 수 있으면, 둘은 바야흐로 한집 사람으로 거듭날 테지요.


  이리하여, 실버 아주머니한테 마음이 끌린 호퍼 아저씨는 실버 아주머니가 아끼고 돌보는 거북이를 함게 아끼고 돌보는 길을 살핍니다. ‘내 뜻’을 바보스럽거나 우악스레 밀어붙이려 하지 않습니다. 호퍼 아저씨한테 마음이 있는 실버 아주머니가 따사롭게 마음을 열 수 있을 때까지 기쁘게 기다리면서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실버 아주머니가 기쁘게 웃음짓는 일을 살피고, 실버 아주머니와 함께 호퍼 아저씨도 멋지고 신나게 웃음지을 만한 일을 꾀합니다.



.. “이게 모두 우리 알피 덕택이에요.” 실버 부인은 다소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대단히 고마운 녀석이죠. 우리 영원히 데리고 살도록 합시다.” ..  (78쪽)



  사랑은 아주 쉽습니다. 서로 한마음이 될 때에 사랑이 싹틉니다. 사랑은 아주 따사롭습니다. 서로 아끼면서 즐겁게 돌볼 수 있는 마음이기에 사랑이 자랍니다. 사랑은 아주 기뻐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한길을 노래하면서 걸어가니, 이 사랑이란 늘 노래잔치요 춤잔치이며 기쁨잔치입니다.


  ‘사랑’은 입맞춤이나 손잡기가 아닙니다. ‘사랑’은 마음짓기입니다.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한마음이 되어 한길을 기쁘게 노래하면서 걷는 마음살이입니다.


  사랑은 어른만 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어른도 하고 아이도 합니다. 누구나 사랑이 됩니다. 마음을 따스하게 돌보고, 마음을 넉넉하게 가꿀 때에, 누구나 가슴에서 사랑이 태어납니다. 《아북거 아북거》는 아이들도 ‘사랑’이 무엇인지 환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이끄는 예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로알드 달 님은 “어린아이들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쑥쑥 크고 있지만 어머니들은 옷이 맞지 않을 때까지는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한다(59쪽).” 같은 이야기를 살짝 곁들입니다. 참말 이럴까요? 참말 이럴 수 있을까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이 말은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들 몸이 자라는 흐름을 못 알아볼 수 없어요. ‘어머니는 아이가 자라는 결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기다립’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저 스스로 얼마나 자랐는가를 깨달으면서 기쁘게 웃음짓고 노래하는 때까지 기다립니다. 아이가 스스로 노래하고 웃을 적에 비로소 말하지요. ‘어머나, 네가 이렇게 컸구나’ 하고.


  《아북거 아북거》에 나오는 실버 아주머니는 이녁 거북이가 커졌다가 작아진 줄 몰랐을까요? 모를 턱이 없습니다. 모른 척을 했을 테지요. 거북이를 사이에 놓고 실버 아주머니한테 따스하게 다가오려는 호퍼 아저씨 마음을 읽고, 느긋하고 넉넉하게 기다렸으리라 느낍니다. 사랑으로 사람을 믿고 다가오려는 따스한 숨결을 느끼면서, ‘아이 같은 호퍼 아저씨’가 스스로 기쁜 사랑을 채워서 다가오는 날까지 날마다 두근두근 기다렸으리라 느낍니다. 4348.3.2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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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3-2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도 이 책 좋아했어요.
다시 한번 읽어보자 해야겠어요

파란놀 2015-03-29 09:46   좋아요 0 | URL
번역을 조금 더 가다듬으면 아주 멋진 작품이었을 텐데
아무튼, 어린이한테도 `사랑`을 알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로구나 하고 느껴요~
 

갯기름나물이라는 풀



  “자, 벼리야, 잘 봐. 여기 얘는 갯기름나물이라는 풀이야.” “갯기름나물? 먹어도 돼?” “응, 그런데 기다려. 아직 얼마 안 돋았어. 더 기다렸다가 먹으면 돼. 오늘 먹어도 되기는 한데, 오늘 먹으면 더 퍼지지 못해.” 우리 집 뒤꼍에서 해마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싱그럽게 돋는 갯기름나물을 바라본다. 쑥을 뜯을 적마다 살며시 쓰다듬고, 나무한테 인사하면서 꼭 어루만진다. 올해에도 우리한테 고운 잎사귀를 넉넉히 나누어 주렴. 올해에도 네 씨앗을 우리 뒤꼍에 널리 퍼뜨려 주렴. 4348.3.2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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