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제자리에 꽂기 (사진책도서관 2015.3.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나들이를 마친 뒤, 자전거 마실을 가려는데, 두 아이 모두 ‘본 책’을 책상에 올려놓은 채 나가려 한다. 두 아이를 불러서 ‘본 책은 제자리에’ 놓자고 이야기한다.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책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커다란 그림책을 한꺼번에 들고서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 한다. 너한테는 그 그림책이 가볍지 않을 텐데 하나씩 들고 가서 꽂아야 하지 않을까? 작은아이는 씩씩하게 두 권을 가슴에 안는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작은아이가 늘 들여다보는 리처드 스캐리 님 그림책을 바닥에 안 떨어뜨리고 잘 들고 가서는 하나씩 잘 꽂는다. 스스로 아끼는 책이라면 스스로 잘 건사한다. 그런데 두 권만 꽂고 두 권은 안 꽂네. 잊었나? 남은 두 권은 내가 제자리에 꽂는다.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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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품’을 찾아서 읽는다



  아이들과 누릴 책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재미난 작품이라서 아이들한테 읽히지 않습니다. 놀라운 작품이기에 아이들한테 읽힐 만하지 않습니다. 학교나 집이나 동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기에 아이들한테 걸맞지 않습니다. 생각날개를 펴는 이야기라든지, 모험을 다루는 이야기라든지, 공상과학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해서 아이들한테 즐겁게 보여줄 만하지 않습니다.


  어른문학이든 어린이문학이든 언제나 ‘아름다운 작품’을 찾아서 읽기 마련입니다. 아름답지 않다면 구태여 읽을 까닭이 없습니다. 어떤 이야깃감(소재)을 다루든 그리 대수롭지 않습니다. 더 놀랍거나 재미나거나 새롭다 할 이야깃감은 없습니다. 어떤 이야깃감을 다루든, 이야기로 다루려 하는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마주하면서 어루만질 수 있는 마음이 될 때에, 비로소 ‘아름다운 작품’이 태어납니다.


  이야깃감에 매달릴 적에는 이야깃감을 더 재미나게 보이거나 놀랍게 보이려고 겉치레를 하기 마련입니다. 이야깃감에 따라 글을 쓰거나 책을 엮으면 얼핏 보아서는 눈길이 끌릴 만한 재미가 있다고 여길 수 있지만, 막상 책을 손에 쥐어 읽으면 가슴에 남을 만한 이야기는 없기 일쑤입니다.


  ‘아름다운 작품’에는 세 가지 숨결이 흐릅니다. 첫째, 홀가분하게 날아오르는 생각입니다. 둘째, 정갈하면서 맑게 그리는 손길입니다. 셋째, 기쁘게 웃음을 터뜨리거나 눈물을 짓도록 이끄는 착한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아름다운 작품’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문학이나 책이나 작품이라면, 언제나 이 세 가지가 아기자기하면서 사랑스레 어우러집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작품’이라면 어른문학도 어린이가 함께 읽을 만하고, 어린이문학도 어른이 함께 읽을 만합니다. ‘아름다운 작품’이 못 될 때에는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삶을 비추는 해님 같은 숨결이 못 됩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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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72) ‘-의’를 쓸 자리 (‘之’와 ‘의’)


형설지공(螢雪之功) : 반딧불·눈과 함께 하는 노력

부자지간(父子之間) : 아버지와 아들 사이

호연지기(浩然之氣) :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

무용지물(無用之物) : 쓸모없는 물건이나 사람

어부지리(漁夫之利) :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서로 싸우는 사이에 엉뚱한 사람이 애쓰지 않고 가로챈 이익



  지난날에 이 나라에서 한문을 쓰던 지식인은 중국사람이 쓰는 말투를 좇아서 ‘之’를 으레 썼습니다. 이 중국말과 중국 말투는 옛 지식인 입과 손을 거쳐서 한국에 스며들었고, ‘부자지간’이나 ‘모자지간’이나 ‘형제지간’ 같은 말투를 여느 사람도 으레 쓰도록 내몰았습니다.


  중국말과 중국 말투가 이 나라에 처음 퍼졌을 적에는 ‘부자지간’처럼 썼는데, 이 말투는 일본 말투와 번역 말투를 만나면서 조금씩 꼴을 바꾸었습니다. 이를테면 “부자의 사이”나 “모자의 사이”나 “형제의 사이” 같은 꼴이 됩니다. “아버지와 아이의 사이”라든지 “어머니와 아이의 사이” 같은 꼴로도 바뀝니다. 이러면서도 ‘부자간·모자간·형제간’ 같은 중국말을 함께 쓰고, “부자 사이·모자 사이·형제 사이”처럼 ‘-의’가 없는 말투로도 나란히 쓰며, ‘“아버지와 아이 사이·어머니와 아이 사이·형제 사이”처럼, 말투도 낱말도 말씨도 곱게 한국말로 쓰기도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잣수 맞추기를 좋아합니다. 이러다 보니, ‘之’를 빌어서 넉 자로 짜맞춘 중국말이 퍼졌습니다. ‘형설지공’이나 ‘호연지기’나 ‘무용지물’이나 ‘어부지리’는 모두 ‘之’가 끼어들 까닭이 없던 말투입니다. 그런데, 사이에 ‘之’를 넣어서 넉 자로 맞추었어요. ‘형설공·호연기·무용물·어부리’처럼 쓰면 될 말이었지요. 중국사람은 ‘之’를 쓰고, 일본사람은 ‘の’를 쓴 셈인데, 이를 한국 지식인은 몽땅 ‘-의’로 뭉뚱그렸습니다.


 반디와 눈 . 반딧불과 눈으로 애씀

 아비아들 . 아버지와 아들 사이

 하늘바람 . 하늘기운

 쓸모없음 . 못 쓰는 것

 고깃꾼 덤 . 고기잡이 보람


  그런데, 중국말에서 퍼진 ‘之’는 쉽게 털 수 있습니다. 이 말투에서는 ‘之’를 군말로 넣었을 뿐이기에 그대로 덜기만 하면 됩니다. 중국말을 한국말로 옮길 적에는 굳이 ‘넉 자’로 맞추어야 하지 않으니 때와 흐름에 맞추어 알맞게 쓰면 됩니다. 때로는 말놀이 삼아서 일부러 넉 자에 맞추어 한국말로 새롭게 이야기를 지을 수 있습니다.


  생각을 빚을 때에는 언제나 알맞고 바르면서 아름답게 말을 살리고, 생각을 빚지 않으면, 일본 말투나 번역 말투나 중국 말투에 그예 휘둘리기만 합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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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릭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8
토미 웅게러 글, 그림 | 장미란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04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요 이웃

― 크릭터

 토미 웅거러 글·그림

 장미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6.6.7.



  들에 피는 꽃 가운데 좋은 꽃과 나쁜 꽃이 없습니다. 더 좋은 꽃과 덜 좋은 꽃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어느 꽃을 더 좋아할 수 있고, 어느 꽃은 안 좋아할 수 있어요. 사람들 마음에 따라 ‘좋아하는 꽃’이 다를 뿐, ‘좋은 꽃’은 따로 없습니다.


  숲을 이루는 나무 가운데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가 없습니다. 더 좋은 나무와 덜 좋은 나무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어느 나무를 더 좋아할 수 있어요. 어느 나무는 썩 안 좋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마음에 따라 ‘좋아하는 나무’가 갈릴 뿐, ‘좋은 나무’는 딱히 없습니다.



.. 보도 할머니는 소포를 열어 보고 꺅 비명을 지르고 말았어. 할머니의 아들이 생일 선물로 뱀을 보냈지 뭐야 ..  (7쪽)




  동무를 사귈 적에는 모두 동무입니다. 더 좋은 동무나 덜 좋은 동무가 없습니다. 이웃과 어깨를 겯고 서로 아낄 적에는 모두 이웃입니다. 더 좋은 이웃이나 덜 좋은 이웃이 없어요. 나를 조금 더 돕기에 좋은 동무나 이웃이 아닙니다. ‘더 돕는다’는 말도 덧없지요. 어떻게 해야 ‘더 돕는’ 셈이 될까요?


  동무라면 모두 동무요, 이웃이라면 모두 이웃입니다. 아이를 여럿 낳은 어버이한테는 더 좋아하는 아이가 있을 수 없고, 더 좋은 아이라든지 덜 좋은 아이조차 있을 수 없습니다. 다섯손가락은 손가락으로서 모두 사랑스럽고, 아이도 아이로서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 할머니는 크릭터가 편안하게 지내도록 야자나무를 집 안에 들여놓았어. 크릭터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댔지. 마치 기분 좋은 강아지처럼 말이야 ..  (10쪽)




  토미 웅거러 님이 빚은 그림책 《크릭터》(시공주니어,1996)를 읽습니다. 그림책 《크릭터》는 ‘크릭터’라는 이름을 얻은 뱀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아들한테서 받은 선물은 뱀이라고 해요. 뱀은 ‘살아서 움직이는 목숨’이기에, 누가 누구한테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없습니다. 누구 곁에 있다가 누구 곁에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아프리카에 살던 뱀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디먼 나들이를 떠나 ‘도시에 있는 할머니’한테 가요.



.. 겨울이 왔고, 크릭터는 눈밭을 꿈틀꿈틀 기어다니는 게 너무나 재미있었어. 보도 할머니는 학교 선생님이었어. 어느 날, 할머니는 크릭터를 학교에 데려가기로 했지 ..  (16∼17쪽)




  할머니는 뱀을 멀리하거나 꺼리지 않습니다. 뱀은 그저 뱀일 뿐이니, 멀리하거나 꺼릴 까닭이 없습니다. 쥐라면 멀리해도 될까요? 토끼라면 꺼려야 할까요? 고양이라서 더 반갑지 않습니다. 강아지라서 더 귀엽지 않습니다. 어떤 짐승이나 벌레이든, 모두 똑같은 숨결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요 이웃입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크릭터’라는 뱀한테 가장 따사로우면서 너그러운 사랑을 베풀고 주고받습니다. 할머니는 크릭터를 아끼고, 크릭터는 뱀을 아끼지요.



.. 시에서는 ‘크릭터 공원’을 지었고 ..  (32쪽)




  크릭터라는 뱀은 할머니 집에 들어온 도둑을 사로잡습니다. 크릭터로서는 몸을 바쳐서 할머니를 돕습니다. 얼마나 마땅한 노릇인가요. 할머니는 여느 때에 늘 온 사랑을 다해서 크릭터를 아꼈어요. 할머니가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되었으니, 크릭터는 온힘을 쏟아서 할머니를 돕습니다.


  둘레 사람들은 크릭터한테 훈장도 주고 동상도 세웁니다. 그러나 크릭터는 이러거나 말거나 대수롭지 않아요. 할머니와 지내는 삶이 즐겁고, 할머니와 함께 마실을 다니면서 기쁩니다. 할머니는 크릭터를 따사로이 돌보고, 크릭터는 할머니를 포근하게 마주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입니다. 너와 나는 한마음이 되어 삶을 짓는 이웃입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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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꽃과 부추



  아침을 차리려고 마당에서 풀을 뜯다가 냉이꽃과 부추가 살짝 맞닿은 모습을 본다. 빗방울이 매달린 냉이꽃도 사랑스럽고, 부추한테 살며시 고개를 숙인 냉이꽃도 곱다. 아침 보슬비를 맞으면서 풀을 뜯다가 옷 젖는 줄 잊고 한참 냉이꽃과 부추잎을 바라본다. 집으로 들어가서 사진기를 가져와서 몇 장 찍는다. 사진기를 집에 갖다 놓고 다시 풀을 뜯는다. 싱그러운 풀은 입에 넣어 씹으면 맛나고, 눈으로 그윽하게 바라보면 즐겁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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