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비몽사몽



 비몽사몽 중에 → 잠결에 / 얼결에 / 멍하다가

 잠자리에서 비몽사몽의 경지를 헤맸다 → 잠자리에서 깼다 잠들었다 헤맸다


비몽사몽(非夢似夢) : 완전히 잠이 들지도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어렴풋한 상태



  잠이 깊이 들지도 않고, 또 잠에서 깨어나서 마음이 또렷하지도 않은 모습을 두고, 네 글자 한자말로 ‘비몽사몽’이라고 적습니다. 한자말 풀이를 따르면, “잠도 잠 비슷한 것도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놓고 예부터 ‘잠결’이나 ‘꿈결’ 같은 낱말로 가리키곤 했습니다. 흐름에 따라서 ‘얼결·얼떨결·얼떨떨·어렴풋’이나 ‘졸다·졸음·멍하다’ 같은 낱말로 가리키기도 하고요. 잠이 제대로 들지 못한 모습을 가리켜 ‘선잠·겉잠·살짝잠’이나 ‘풋잠·시늉잠’이라고도 합니다. ㅍㄹㄴ



비몽사몽간에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 잠결에 뭐라고 대꾸했는지 떠올릴 수 없었다

→ 얼떨결에 뭐라고 대꾸했는지 생각해 낼 수 없었다

→ 자다가 뭐라고 대꾸했는지 떠올릴 수 없었다

→ 졸린 나머지 뭐라고 대꾸했는지 알 수 없었다

→ 꿈결에 뭐라고 대꾸했는지 떠올릴 수 없었다

→ 선잠이 들어 뭐라고 대꾸했는지 알 수 없었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레너드 위벌리/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61쪽


데드라인에 이끌려 피곤함을 무릅쓰고 비몽사몽 간의 ‘노가다’를 뛰는 일로 밤샘작업을 설명한다면

→ 마감에 이끌려 고단하지만 자는지 깨는지 모를 막일을 뛰듯 하는 밤샘일을 말한다면

→ 마감에 이끌려 고달파도 멍한 눈으로 닥치는 대로 하는 밤샘일을 얘기한다면

→ 마감에 이끌려 지치면서도 졸린 눈으로 마구 해야 하는 밤샘일을 이야기한다면

→ 마감에 이끌려 힘겹지만 흐리멍덩한 몸으로 마구 뛰는 밤샘일을 말한다면

《나의 디자인 이야기》(이나미, 마음산책, 2005) 17쪽


깊이 잠들지 못한 채 비몽사몽

→ 깊이 잠들지 못한 채 꿈결에

→ 깊이 잠들지 못한 채 어렴풋이

→ 깊이 잠들지 못한 채 멍하게

《동토의 여행자》(다니구치 지로/김성구 옮김, 샘터, 2008) 188쪽


제동을 거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비몽사몽간에 학교 행사에도 참석했다

→ 멈추는 길을 몰랐기 때문에 잠결에 배움터 모임에도 갔다

→ 멈출 줄 몰랐기 때문에 멍한 채 배움터 일에도 갔다

《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사샤 마틴/이은선 옮김, 북하우스, 2016) 133쪽


깨어나면 ‘여기가 어디지’ 싶을 만큼 비몽사몽 해서

→ 깨어나면 ‘여기가 어디지’ 싶을 만큼 멍해서

→ 깨어나면 ‘여기가 어디지’ 싶을 만큼 얼떨해서

→ 깨어나면 ‘여기가 어디지’ 싶을 만큼 얼떨떨해서

《엄살은 그만》(가자마 도루/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2017) 37쪽


아침과 점심까지는 비몽사몽하기 때문에

→ 아침과 낮까지는 멍하기 때문에

→ 아침과 낮까지는 잠이 덜 깨기 때문에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18) 20쪽


비몽사몽간에 배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때도

→ 꿈결에 배가 가까이 다가오는 줄 느낄 때도

→ 멍하니 배가 가까이 다가온다고 느낄 때도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루이스 세풀베다/엄지영 옮김, 열린책들, 2025)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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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요일 문학의전당 시인선 361
이유선 지음 / 문학의전당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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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5.3.

노래책시렁 494


《그래도 일요일》

 이유선

 문학의전당

 2023.5.31.



  누구나 말을 합니다. 더더리인 사람이 있고, 재주꾼인 사람이 있습니다. 한 마디를 읊어도 혀가 꼬이는 사람이 있고, 온 마디를 풀어도 술술 흐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른 목소리로 다 다른 삶을 들려주고 듣습니다. 이때에 한 가지를 헤아릴 만합니다. 우리는 누가 듣기를 바라면서 말을 하나요? 우리는 누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나요? 《그래도 일요일》을 읽었습니다. 혼잣말 같기도 하지만, 사람들 곁에서 들려주고 싶은 말 같기도 합니다. 어디에 서서 읊거나 외거나 들려주는 말인지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즈음 흐르는 숱한 글은 ‘듣는 귀’인 이웃과 너를 그리 안 헤아리더군요. ‘말하는 입’인 숨빛과 나를 그다지 안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메마르다거나 외톨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만, ‘시’나 ‘문학’이 아니라, “서로 나눌 말”이라고 여긴다면, 낱말 하나를 어떻게 골라서 어떤 실로 엮고 여미어 옷으로 지을 적에 서로 ‘이야기’로 피어날 만한지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풋감이 지붕에 떨어질 적에 내는 소리는 ‘풋감소리’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낮을 누리고 저녁을 맞이한 뒤에 밤에 잠드는 길이란 우리가 다 다르게 보내는 삶입니다. 그저 삶을 적으면 모두 노래로 피어날 수 있습니다.


ㅍㄹㄴ


서럽지도 않게 왔다가 / 서럽지도 않게 떠나가기에 바쁜 / 우리는 풀꽃이다 //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뜯어 / 점심으로 먹고 싶은 일요일 / 오후의 귓불 느닷없이 아카시 향기에 닿았다 (어린 기억들/26쪽)


비탈길 폐지 싣고 오르는 할머니에게 / 전봇대 위에서 기다리던 비둘기 / 물똥을 쌌다 // 흥건한 이마의 땀을 닦는 할머니 / 일순간 얼굴이 일그러졌다 // 눈길 마주친 / 전봇대 위의 비둘기 / 꽃 한 송이 더 필요한가요? (낮달/68쪽)


+


《그래도 일요일》(이유선, 문학의전당, 2023)


허무주의자도, 무골호인도, 외톨박이도, 불한당도, 한량도

→ 넋빈이도, 뭉술이도, 외톨박이도, 각다귀도, 노는이도

→ 멀뚱이도, 느물이도, 외톨박이도, 날라리도, 빈둥이도

13쪽


바람 부는 날 잎들은 비워졌고

→ 바람 부는 날 잎을 비우고

14쪽


과육의 살갗은 더 이상 부풀어 오를

→ 살점도 살갗도 더는 부풀어 오를

→ 열매살은 더 부풀어 오를

14쪽


나날의 고통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 괴로운 나날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 나날이 고달파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15쪽


바퀴와 노면 사이에

→ 바퀴와 바닥 사이에

24쪽


용서와 배려라는 너의 말은 그만

→ 봐주고 살피라는 네 말은 그만

→ 눈감고 보라는 네 말은 그만

31쪽


결국엔 일족인 바람이 데리러 오겠지만

→ 끝내 한집안 바람이 데리러 오겠지만

→ 뭐 집에서 바람이 데리러 오겠지만

61쪽


나는 형용사를 버렸다

→ 나는 그림씨를 버렸다

62쪽


전봇대 위의 비둘기 꽃 한 송이 더 필요한가요

→ 빛줄대 앉은 비둘기 꽃 송이 더 바라는가요

68쪽


물의 보법을 본다

→ 물살을 본다

→ 물씨 걸음새 본다

72쪽


나그네로 머물게 하는 수상가옥이 된다

→ 나그네로 머물 물살림집이 된다

→ 나그네로 머무를 물살이집이 된다

73쪽


매 순간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수변 물빛은

→ 늘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둔덕 물빛은

→ 노상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냇가 물빛은

→ 언제나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기슭 물빛은

89쪽


직립의 시간에 눌려

→ 바로설 때에 눌려

→ 곧설 틈에 눌려

→ 곧게펼 짬에 눌려

9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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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돌이와 신나는 음악회 비룡소의 그림동화 313
나카에 요시오 지음, 우에노 노리코 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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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3.

그림책시렁 1564


《ねずみくん ねずみくん》

 なかえ よしを 글

 上野紀子 그림

 ポプラ社

 1978.5.첫/1993.7.20벌



  궂은 일이 있으면 풀릴 실마리가 있습니다. 푸는 실마리가 있으면 뭉치거나 엉키는 실타래가 있습니다. 여러모로 꼬이면서 어긋나는 나날이 있기에 하나씩 가다듬어서 다독이는 하루를 맞이합니다. 천천히 맺고 잇고 여미는 사이에 손놀림이 늘고 눈썰미가 깊습니다. 《ねずみくん ねずみくん》은 ‘쥐’를 불러서 몸무게를 달아 보라고 하는 잔나비가 첫머리를 엽니다. 잔나비는 쥐더러 “넌 요렇게 눈금이 안 바뀔 만큼 가볍네?” 하면서 놀립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짐승이 하나둘 나오면서 “너도 뭘 나보다 가볍네?” 하면서 놀려요. 마침내 코끼리까지 저울에 올라서서 “나보다 누가 무겁겠어?” 하면서 놀리는데, 쥐가 저울에 다시 올라가니 코끼리가 깜짝 놀라지요. 아이들은 워낙 서로 “안 놀리”는 사이입니다. 아이들은 모름지기 함께 “놀이”를 하는 사이입니다. 놀리지 않고 놀기에 아이입니다. 놀이가 아닌 놀림이라는 손가락질이나 핀잔은 모두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한테서 배웠다고 해야 옳습니다. 그런데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도 처음부터 놀림질에 길들지는 않았어요. 작은집과 작은마을로 어울리던 때에는 그저 사랑이었다면, 큰마을과 큰나라가 불거지면서 놀림질이 불거졌다고 해야 맞습니다. 작은쥐는 동무를 놀리지도 나무라지도 않아요. 그저 그대로 제 마음을 돌봅니다. 이 마음이 늘 빛나요.


#나카에요시오 #우에노노리코 #또또와저울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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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뜸부기 2025.4.25.쇠.



오래도록 사람곁으로 찾아드는 참새·박새·딱새·뱁새·동박새·굴뚝새가 있고, 제비·꾀꼬리·까치·까마귀·직박구리·물까치에 비둘기·꿩·뜸부기가 있어. 이밖에 숱한 새가 저마다 다른 날갯짓과 노랫가락으로 찾아온단다. 이런 새와 저런 새 모두 푸른살림을 함께 이었어. 사람이 먹는 낟알과 열매라면 새도 나눠받고, 새가 거리끼지 않으며 쪼는 낟알과 열매라면 모든 사람이 즐겁게 누릴 만하지. 사람은 새를 반기면서 새한테서 배운 나날이란다. 날씨를 읽는 길을 알아채고, 알을 낳아 새끼를 돌보는 둥지에 매무새를 헤아리는 동안 “아기를 낳아 돌보는 집살림”을 어떻게 펴야 아름다울는지 생각했어. 이러다가 요 온해(100년) 사이에 사람들은 그만 ‘죽임물(농약)’과 ‘죽임거름(화학비료)’과 ‘죽임켜(비닐)’를 만들어 내는구나. 넉넉히 나누면서 배우는 살림을 등지네. 지난날에도 나리(양반)와 임금과 벼슬아치(권력자)와 땅임자(지주·부자)는 똑같이 사람들을 들볶고 우려내고 괴롭혔지만, 새를 내쫓거나 죽이거나 미워하지 않았어. 사람들은 손으로 흙을 만지고 씨앗을 건사하는 동안 늘 숨빛을 살폈어. 사람들은 맨발로 땅을 디디고 나무를 타는 동안 언제나 숨결을 익혔어. 보겠니? 뜸부기만 죽음더미(농약·화학비료·비닐)에 시달리다가 괴롭지 않아. 그런데 뜸부기는 그만 거의 모조리 목숨을 빼앗기며 사라져 가는구나. 여름새 한 마리가 온몸과 온빛으로 사람들한테 외치는데, 이 외침을 귀담아듣거나 느끼기가 어려울까? 뭐, 이제 눈감고 귀닫았으니 마음을 잃고 잊는 사람들이겠지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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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어느 아이 2025.4.24.나무.



어느 곳에나 틈이 있기에 바람이 스며서 기운을 바꿔. 틈이 없이 막거나 가두거나 조이거나 얽으면, 바람조차 못 스미거나 못 드나들면, 이때에는 그만 아무 기운도 빛도 숨도 없이 고이다가 곪는데, 어느새 썩고 터져서 죽어. 틈을 낼 줄 알기에 싹을 틔우고 움을 틔우고 눈을 틔우고, 이내 마음과 생각을 틔워서 하늘이 탁 트인단다. 틈을 낼 줄 모르기에 싹이 안 트고 움이 안 트고 눈이 안 트니까, 내내 마음이 갇혀서 생각이 없으면서 그저 꽉 막힌 채 숨을 거두고 말아. 아이가 어떻게 태어날까? 아이는 서로 숨을 틔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 혼자서는 아이를 깨울 수 없는 몸이야. 아무리 잘나거나 뛰어나거나 훌륭해도 혼자서는 아이를 못 깨우고 못 낳지. 아이를 깨우려면, 다른 모든 솜씨와 재주를 멈추고서, 오로지 사랑이라는 빛과 숨과 기운을 틔울 노릇이야. 사랑은 솜씨가 아니거든. 사랑은 재주가 아니야. 사랑은 이름도 돈도 힘도 아니야. 사랑은 굴레도 재갈도 허물도 껍데기도 몽땅 털어내는 ‘숨길’이자 ‘빛길’이면서 ‘기운’을 일으키는 눈망울이란다. 어느 아이라도 사랑일 적에 태어나. “태어난 아이”는 이미 사랑을 받았어. 자라는 길은 가시밭과 자갈밭일 수 있고, 불수렁이나 갖은 고비일 수 있는데, 이러한 나날이란 ‘삶’이야. 어느 아이라도 ‘사랑받은 몸’에 ‘살아가는 마음’을 담아서, 이제까지 없던 눈길을 틔우는 몫이자 넋이란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자라나며 이 터전을 바꾸지.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아늑하게, 때로는 미움으로, 꾸준히 틈을 내거나 막으면서, 함께 배우고 스스로 익히는 길이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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