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5.4.23. 큰아이―걸상에 받치고



  작은 걸상에 공책을 얹는다. 가볍게 글을 쓴다. 우리 집을 넓게 키워서 아이들이 놀고 공부할 방을 마련해 줄 수 있으면, 이 예쁜 글순이는 책걸상에 반듯하게 앉아서 글놀이를 하겠지. 작고 좁은 집이라 이렇게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 이렇게 쓰는 글 한 줄로 네 가슴과 내 가슴에 함께 고운 바람 한 줄기를 담자. 고맙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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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5.4.20. 작은아이―얼마든지 잘 써



  글돌이도 글씨를 얼마든지 잘 쓴다. 다만, 개구지게 놀고 싶으니 글놀이는 좀 꺼릴 뿐이다. 연필을 단단히 쥔 다음, 손을 바닥에 착 붙이고는, 손가락을 가볍게 놀리면 글씨가 얼마나 예쁘게 흐르는데. 그렇지? 알겠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글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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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28] 춤짓



  온갖 말을 들려주면서 마음을 나타내려고 하는데, 도무지 내 말이 가 닿지 못하니, 손짓을 쓰고 발짓을 씁니다. 말짓과 글짓으로는 마음이 흐르지 못해 갖은 몸짓을 보여줍니다. 가만히 눈짓을 하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고, 기쁘게 춤짓을 선보이면서 웃음꽃을 피우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뻘짓을 말하기도 합니다. 엉뚱한 짓을 한대서 뻘짓인데, 바보짓이라고도 하겠지요. 갓난쟁이는 배냇짓을 합니다. 어른은 어떤 짓을 할까요? 어른은 저마다 어떤 삶짓으로 하루를 새로 지으면서 기쁨을 노래할까요? 술을 먹고 술짓을 하려나요, 담배를 태우며 담뱃짓을 하려나요. 새는 날갯짓을 하면서 훨훨 날고, 꽃은 향긋하면서 싱그러운 냄새를 퍼뜨리는 꽃짓으로 온누리를 곱게 어루만집니다. 숨을 고르게 쉽니다. 내 숨짓은 내 몸을 살립니다. 바람이 문득 붑니다. 바람짓을 느끼는 내 마음짓은 얼마나 푸근하거나 너른가 하고 돌아봅니다. 차분한 생각짓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따사로운 사랑짓으로 서로 아끼면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4348.5.1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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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가 줍는 후박잎



  우리 집 멋진 ‘순이’는 무슨 일을 하든 춤사위가 된다. 나는 우리 집 순이를 바라보면서 춤을 배우고, 다시 아이한테 춤사위를 보여준다. 놀면서 춤추고, 밥을 하면서 춤춘다. 책을 읽으면서 춤추고, 자전거를 달리면서 춤춘다. 이리하여, 마당에 떨어지는 후박잎을 주울 적에도 언제나 춤짓이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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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고 손질하고 다시 쓰는



  글은 쓸 적마다 언제나 달라진다. 한 번 쓴 글은 한 번 생각한 마음이다. 한 번 고친 글은 한 번 더 생각한 마음이다. 새로 손질하는 글은 새롭게 더 생각한 마음이다. 거듭 되짚으면서 다시 쓰는 글은 거듭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러니, 글을 한 꼭지 쓸 적에 먼저 한 번 죽 쓰고 나서, 차근차근 고치고, 새롭게 손질할 뿐 아니라, 이래저래 다시 쓰기 마련이다.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느라 몇 분이 안 걸리고,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면서 몇 시간이 걸리며, 어느 때에는 이렇게 글쓰기를 하려고 며칠이나 몇 달을 들이기도 한다. 어느 글은 몇 해에 걸쳐서 조금씩 손질하거나 고치거나 다시 쓰기도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어느 글은 몇 분 만에 수없이 고치고 깎고 손질하고 다듬고 다시 쓰는데, 어느 글은 몇 해에 걸쳐서 끝없이 고치고 깎고 손질하고 다듬고 다시 써도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한다. 4348.5.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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