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저녁으로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오늘은 두 번 자전거를 탄다. 낮에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탔으며, 저녁에는 혼자 자전거를 탔다. 낮에는 우체국에 볼일이 있기도 했고, 아이들한테 바깥바람을 쏘이려 했다. 저녁에는 주전부리를 장만해서 세 사람을 먹이려고 나들이를 다녀온다. 그런데, 저녁에 혼자 자전거를 몰아서 면소재지를 다녀오는데, 자전거가 대단히 가볍다. 아이들을 집에 두고 혼자 자전거를 탄 때가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기도 하고, 이렇게 내가 혼자 자전거를 타도 되나 싶기도 하면서, 몹시 가볍게 자전거를 달렸다. 두 아이를 태우고 모는 자전거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혼자 모는 자전거는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혼자 모는 자전거가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을 이끄는 자전거는 이 자전거대로 재미있고, 혼자 모는 자전거도 모처럼 새로운 맛을 느끼도록 하니까 재미있었다. 4348.6.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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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64 자전거



  자전거는 ‘스스로 구르는 바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스스로 구르는가 하면, 내가 발판에 한 발을 디딜 적에 스스로 구릅니다. 그러니까, 자전거는 ‘스스로 구르는 바퀴’이되, 내가 한 발을 발판에 디뎌야 비로소 스스로 구릅니다.


  내 삶은 내가 짓습니다. 그런데, 내가 마음에 아무런 생각을 심지 않으면 나는 내 삶을 못 짓습니다. 내가 내 삶을 지으려면 나는 언제나 맨 먼저 스스로 생각을 품어서 마음에 씨앗으로 심어야 합니다. 이때에 곧바로 내 마음은 내 몸한테 ‘일(놀이)’을 알려줍니다. 내 몸은 내 마음한테서 받은 씨앗(어떤 일이나 놀이를 하라는 뜻)을 받아들여서 곧바로 움직입니다. 내 몸도 자전거와 똑같이 ‘스스로 움직이는 몸’이지만, 마음이 생각을 건네주어야 비로소 ‘스스로 움직이는 몸’이 됩니다.


  자전거는 바람을 가릅니다. 자전거는 바람을 마십니다. 자전거는 바람을 달립니다. 자전거에 몸을 실은 ‘나’는 자전거 발판을 구르면서 어느덧 자전거와 ‘한몸’이 되고, ‘한마음’으로 움직입니다. 이제 나는 스스로 구르는 바퀴요, 스스로 움직이는 몸이며, 스스로 짓는 삶입니다.


  자전거를 달릴 수 있으려면, 두 바퀴로 이 땅에 서야 합니다. 처음에는 새끼 바퀴를 뒷바퀴에 붙일 수 있으나, 이때에는 자전거답게 달리지 못합니다. 아기가 처음에 걸음마를 하듯이, 자전거를 달리기 앞서 새끼 바퀴를 붙여서 ‘걸음마 자전거’로 조금 움직이는 셈입니다. 걸음마를 마친 아기가 걸음을 걷듯이, 새끼 바퀴를 붙인 자전거는 ‘자전거’가 되려고 애씁니다. 마음을 쓰고 몸을 쓰며 기운을 씁니다. 이리하여, 어느 날 비로소 두 바퀴 자전거가 됩니다. 두 발로 이 땅에 우뚝 서서 걷듯이, 걷고 나면 뛰거나 달릴 수 있듯이, 두 바퀴로 오롯이 달릴 수 있는 자전거는, 바야흐로 ‘스스로 구르는 바퀴’로 거듭납니다.


  가만히 선 자전거는 그저 가만히 선 자전거입니다. 가만히 선 자전거는 구르지 않습니다. 생각이 없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그저 가만히 있는 사람입니다. 생각을 마음에 심어야 꿈이 자랍니다. 꿈이 자라는 마음일 때에 몸으로 할 일(놀이)이 있습니다. 몸으로 할 일이 생길 때에 비로소 사랑스레 하루를 짓습니다. 사랑스레 하루를 지으니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갑니다.


  자전거 발판을 구르면서 바람을 가르고, 바람을 마시면서, 바람을 달립니다. 내 온몸으로 삶을 지으면서 바람을 가르고, 바람을 마시면서, 바람을 달립니다. 바람을 가르며 내가 갈 곳을 찾습니다. 바람을 마시면서 내가 깃들 보금자리를 살핍니다. 바람을 달리면서 내가 지을 꿈을 이룹니다.


  자전거와 함께 살면서 내 몸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자전거와 하나되면서 내 마음을 새롭게 가꿉니다. 자전거와 한덩이로 달리면서 내 넋은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언제나 싱그러이 춤을 춥니다. 4348.3.3.불.ㅎㄲㅅㄱ


(최종규/숲노래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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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82. 2015.5.31. 양송이버섯볶음



  양송이버섯은 볶을 적에 맛있다는 말을 듣고는, 어떻게 하면 잘 볶으면서 맛을 살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감자와 양파와 양배추를 먼저 볶고 나서 고기를 볶은 뒤에 양송이버섯을 올리고는 여린불로 가만히 볶아 본다. 이렇게 하니 제법 맛난 양송이버섯볶음이 된다. 마당이랑 뒤꼍에서 풀을 뜯으면 더할 나위 없는 꽃밥상이 될 테지만, 볶음을 하랴 배추를 썰랴 바쁘고 허리가 결려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큰아이가 왜 풀을 안 뜯었느냐고 물어서 “힘들어서!” 하고 한 마디 해 주었다. 다음에는 힘들어도 풀을 뜯을게. 아니면, 너희가 뜯어 주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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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자전거 삶노래 2015.5.31.

 : 꽃치마 입고 달리는 길



꽃순이가 꽃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달리겠단다. 이 꽃치마는 ‘기모노’라고 하는 일본옷인데, 일본에서는 저희 겨레 옷에 꽃무늬를 참 큼지막하게 새겨 넣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치마는 ‘꽃치마’라고 해도 되지 싶다. 모든 기모노가 꽃치마는 아닐 테지만, 꽃무늬 치마가 많은 기모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여름 시골길은 시원하다. 맞바람일 적에는 더 시원하고, 등바람일 적에는 덜 시원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더라도 발판을 알맞게 구르면 땀이 흐르지 않는다. 힘을 많이 내어 빨리 달리려고 하면 땀이 흐르지만, 느긋하게 산들바람을 쐬면서 자전거를 달리려고 할 적에는 그야말로 느긋하면서 시원하다.


먼 길을 걷는다고 해서 꼭 땀이 흐르지 않는다. 알맞다 싶은 빠르기보다 더 빠르게 걸으려고 하면 땀이 흐르기 마련이요, 짐을 무겁게 짊어질 적에도 땀이 흐르기 마련이다. 홀가분한 차림으로 가볍게 걸으면 한여름에도 땀이 흐를 일은 드물다.


마을에서 벗어나 면소재지로 접어드는 길목에 금계국이라는 샛노란 꽃이 가득 피었다. 여름이로구나. 큰아이가 저 노란 꽃은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래서 큰아이한테 “무슨 꽃일까? 저 샛노랗게 예쁜 꽃은 무슨 꽃일까? 벼리가 스스로 이름을 붙여 주면 꽃이 좋아할 텐데.” 하고 말한다. 이럴 때에 여덟 살 큰아이는 아직 ‘노란꽃!’이라고만 말하는데, 조금 더 생각을 쏟아서 꽃을 바라보고 숲을 마주한다면 꼭 알맞춤한 새 이름을 지을 수 있으리라 본다.


- 놀이터에서 땡볕을 쬐면서 실컷 논 뒤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손발을 씻기고 낮잠을 재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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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숲’이 나아갈 길은 ‘숲노래’ (사진책도서관 2015.5.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집은 ‘책숲’이다. 나는 그동안 책을 몹시 가까이에 두면서 살았기에 책숲을 이루었는데, 책숲을 이루며 사는 동안 언제나 마음 한쪽에 ‘나무숲’이랑 ‘풀숲’을 함께 이루자는 꿈을 키웠다. 시골로 삶터를 옮겨서 뿌리를 내리려 한 까닭에도 이런 마음이 흐른다.


  2011년에 고흥으로 들어와서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는 동안, 이곳을 우리 책터이자 책숲으로 제대로 가꿀 수 있다면, ‘도서관’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일도 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국어사전 박물관’하고 ‘헌책방 박물관’ 같은 일이다. 사진책도서관을 지키는 밑힘은 여러 지킴이 이웃님하고 ‘한국말사전 엮는 일을 하며 글을 써서 버는 돈’이다. 이리하여, 그동안 그러모은 여러 가지 한국말사전과 자료를 바탕으로 ‘국어사전 박물관’을 꾸밀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면서 참으로 바지런히 드나든 헌책방 이야기를 발판으로 삼아서 ‘헌책방 박물관’을 열 수 있다.


  가만히 보면, 이제껏 내가 헌책방을 다니며 찍은 사진만 한 장씩 뽑아서 모아도 ‘헌책방 박물관’ 모습을 꾸밀 수 있다. 이래저래 그러모은 ‘한국말사전 자료’로도넉넉히 ‘국어사전 박물관’이 된다. 다만, 이제껏 ‘사진책으로 꾸미는 도서관’에 더 마음을 쏟았을 뿐이다.


  앞으로 우리 책숲이 나아갈 길은 사진책 한 가지만이 아니다. 사진책을 보는 도서관이면서 국어사전이나 헌책방을 읽는 도서관도 되고, 사진책과 국어사전과 헌책방과 얽힌 이야기를 그러모은 박물관도 된다. 이러한 책터가 시골자락에 깃들어 나무한테 둘러싸인 포근하며 짙푸른 ‘책숲’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새삼스레 가슴에 꿈으로 품는다. 그래서 내 글이름도 얼마 앞서 바꾸었다. 앞으로 우리 도서관을 새터로 옮길 수 있다면, 도서관 이름도 바꿀 생각이다. ‘함께살기’는 이제 마무리를 짓고, ‘숲노래’로 나아갈 생각이다. 그러니까, ‘숲노래 도서관’이나 ‘숲노래 박물관’이 될 테지.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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